이렇게 멋진 포스터(?)가 있군요.
요즘 이 드라마 '베이츠 모텔'을 야금야금 보고 있습니다.
1960년에 알프레드 히치콕이 감독한 영화 '사이코'를 배경으로
다시 만들어져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다섯 시즌으로 방영된 미국 드라마.
심리 공포영화로 분류가 되어있네요.
공포영화이니 어둡지요. 스트레스 쌓이게 만드는 극.
그런데도 왜 보는지 사실 이상한 일입니다.ㅎ
이 드라마를 보기 전에 1960년에 나온 영화 '사이코'를 먼저 봤습니다.
역시 오래 전 영화라서 정말 단순한 진행이네요.
놀라운 일입니다.
'베이츠 모텔'의 처음 4개의 시즌은 전적으로 옛날 영화 '사이코'에 전혀 없었던 내용으로
다시 쓰인 듯하거든요.
그 영화에서 왜 그 주인공이 그런 남다른 인물이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정말 잘 쓰였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스토리 라인.
이제는 복잡한 내용이 등장하고
스트레스를 감수하며 계속 보게 만드는 드라마틱한 극입니다.
시즌 4까지 봤는데
이제까지의 내용으로 떠오르는 질문이 이것이네요.
사람마다
죽을 때까지 집착하는 무엇이 있지 않겠나?
이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인 엄마 '노마'에게는
둘째아들인 '노먼'이 바로 그 대상이었거든요.
그 아들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어도
심지어 사람을 죽여도
그것도 계속 죽여나가도
그 병적인 상태를 인정하지 않는 겁니다.
그가 한 잔혹한 행위까지
감싸고
감추며
그 상태를 벗어나도록 적극적인 도움을 얻으려 하지 않다.
아들이라면
그냥
머리가 돌아버리는 엄마 '노마'.
결국은 그 아들의 손에 의해 자신이 살해 당할 때까지 말입니다.
머리가 흔들어집니다.
어쩌면 그럴 수 있을까?...
그러다가 생각해보니
그 사람만 그런 치명적인 집착대상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님을 발견하네요.
누구나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머리로 알면서도
가슴으로 느끼면서도
그만두지 못하는
반복하고 마는
어떤 생각,
어떤 습관이 있지 않는가?
이 드라마에서처럼
자식에게
엄마에게 집착할 수도 있고
배우자에게 집착하고
돈에 집착하고
권력에 집착하고
인기에 집착하고
술에 빠져들고
담배에 빠져들고
약물에 빠져들고
음식에 빠져들고
이러저러한 쾌락에 빠지고.
그러지 말아야함을 알면서도
머리로는 알면서도
집착을 끊지 못하다.
몸에 해로움을 알면서도 그만두지 못하고
마음에 해로움을 알면서도 계속하고
자신과 주변을 망치는 것을 알면서도 멈추지 못하다.
사실은 진정으로 아는 것이 아닌 거지요.
가슴 깊은 곳에서
정말 안다면
그러지 않을 겁니다.
그 가슴 깊은 곳의 앎이 아직 못되었기에
집착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
그래서 망해보는 겁니다.
병도 나보고
배반도 당해보고
깡통도 차보고
사고도 쳐보고
사고를 당하기도 하고
법의 구속에 걸려들기도 하고
심하면 죽기도 해본다.
망해보다.
이런 삶을 여러번, 무수히 살다보면
드디어 어느 삶, 어느 순간에서
그 지긋지긋함을 깨닫고
손을 털고 일어서는 것이 아닐까?
이제 깊은 가슴이 아는
앎을 가질 때를 맞이하다.
이런 생각이 들게 만드는
집착의 끈질김과
집착으로 인한 파멸을
상세하게 보게 만드는 드라마...베이츠 모텔...
극본을 정말 잘 쓴 거지요.
이제 마지막 시즌 5는 예전 영화 '사이코'와 닮은 점이 더 많을 것같은데
글쎄요, 두고 볼 일입니다.
또 한 가지의 집착을 떠올립니다.
'과거'에 대한 집착.
이미 경험한 어떤 것으로 인한
생각과 느낌을
계속 붙잡다.
어떤 경험으로 인한 생각과 느낌...
어느것도 무의미한 것은 없지요.
모든 것이 교훈이고 배움의 자료인 것.
아무리 험악한 경험도
목적이 있어 하게 되는 것.
그러니 아무리 험악한 과거라도
고개를 돌리지만 말고
배울 것을 찾을 일입니다.
무엇을 배울 것인가?
배울 것을 정리하고 나면?
앞을 봐야지요.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연구하며
최선의 삶을 위해 몰두하다.
재료를 갖고
작품을 만드는 겁니다.
밝으면 밝은 대로
어두우면 어두운 대로
그 재료들을 갖고
삶을 아름답게 만들어가다.
어떤 상황에서도
그 상황을 보는 수많은 관점이 있음을 상기해야할 겁니다.
한가지 관점만 있지 않다.
두가지 관점만 있지 않다.
수없이 많은 관점이 있을 수 있다.
고요한 마음으로 귀를 기울이면
가슴이 말해줄 겁니다.
그렇게 과거도
다시 만들어 갈 수 있는 것.
이 드라마에서 여주인공 '노마'는 정말 험악한 과거를 가졌지요.
하지만 그러한 과거라도
그녀는 다른 관점으로
다른 삶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누구라도 그럴 수 있는 것.
편협한 관점에 집착하지 않았어야 했을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쉽지는 않을 일이긴 하구나...
마음 속에서 떠드는 수많은 목소리들을 잠재울만큼
강한 무엇이 있지 않으면 말입니다.
노머도 그런 힘이 없었기에
그녀의 삶을 망치고 만 것.
삶이 한 번만, 한가지만 있는 것이 아님이 참으로 다행이지요.
누구나 다른 기회를 또 가질 겁니다.
또 다시 시도를 해보다.
또 망칠 가능성이 높지요.
하지만 또 다시 시도를 해보고.
그렇게 성장해가는 영혼
그것이 우리이지요.
그래서 지금의 실패에 너무 심하게 좌절하지 말 일입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무엇인가
아름다운 시도를 해볼 일.
왜 새로운 날들이 주어지는가?
새로운 기회를 가지라고
다시 시도를 해보라고...이런 답을 얻네요.
매일매일은
아름다운 선물인 것.
이미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아름다운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아름다운 선물.
이 드라마를 마지막까지 볼 작정입니다.
그러고나면
가슴 속에서 들고일어나는 생각들이 더 많아질 듯합니다.
이 극본을 쓴 여러 작가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마음을 갖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