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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왜 셀프의 대명사가 돼었나.

작성자북극성|작성시간19.11.18|조회수61 목록 댓글 0

물은 셀프!” (식당) 해석-물은 알아서 먹으삼. 우리는 손이 없어요. “셀프 사면!” MB 해석-내가 많이 해봐서 아는데, 내 주변 사람들의 죄는 내가 제일 잘 알아. 그러니까 내가 사면하는 것이 가장 좋아! “훈장은 셀프” MB 해석-내가 많이 해봐서 아는데, 전임에게 훈장을 주기는 싫어. 혹시 나중에 안 줄지 모르니까, 내가 높은 데 있을 때 스스로 받는 것이 낫지. 윤무영이 “아주 복잡하고 상징적인 영어인 셀프(self)를 알기 쉽게 풀어 드립니다”라면서 한 말이다. “MB정권 말기에 한때 ‘셀프’라는 단어가 유행한 적이 있다. 그런데 또 다시 ‘셀프’가 유행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원 개혁에 대해 ‘개혁안을 스스로 마련해주기를 바란다’고 한 후 ‘셀프 개혁’이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이렇듯 셀프는 정말 이해하기 힘들고, 실천하기도 힘들다.” 이렇듯 말 많은 self의 역사는 의외로 짧다. 1400년경이 되어서야 self는 명사가 되었지만, “자신을 부정하고 전능하신 우리 주 하나님을 따르라”와 같은 구절에서 보듯 처음에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었다. self는 16세기에 긍정적인 의미로 바뀌면서 복합어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1549년 ‘자찬(self-praise)’이 나온 후에 ‘자기애(self-love)’, ‘자부심(self-pride)’, ‘자존감(self-regard)’ 등 수많은 복합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명사 ‘의식(consciousness)’은 1678년에 등장했고, 1690년에 자아와 의식이 결합한 ‘자의식(self-consciousness)’이 근대의 신인간을 묘사하는 중심 개념이 되었다. Don’t forget to love yourself(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걸 잊지 마라). 덴마크 철학자 쇠렌 키르케고르(SØren Kierkegaard, 1813~1855)의 말이다. 아니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도 있단 말인가? 그런 반문이 나올 법하지만, 의외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자신을 돌보라(Look after number one)”라는 속담은 좀 다른 맥락에서 나온 것이긴 하지만, 행복의 제1계명으로 손색이 없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순간 행복의 반 이상은 거저 굴러떨어진 거나 다름없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선 self-acceptance(자기수용)가 필요한데, 이 또한 쉽지 않은 일이다. 자기수용을 위해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고 그걸 긍정적으로 보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미국 심리학자 로버트 홀덴(Robert Holden, 1964~)은 “Joy is self-acceptance-it is freedom from self-judgment(행복은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 즉 자신을 평가하는 것에서 벗어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아닌 게 아니라 끊임없이 자신을 분석하고 평가해 스스로 자신을 못 살게 구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물론 자기 발전을 위한 노력이겠지만, 적당한 선에서 멈출 줄 알아야 한다. 자기발전을 꾀하더라도 일단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일부터 확실하게 해두는 게 행복으로 가는 길이다. self-acceptance 수준이 높은 사람은 자기 능력과 현실에 대한 객관적 인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욕구, 단점, 감정, 충동 등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스스로 학대하거나 거부하지 않는다고 한다. ‘셀픽션(selfiction)’이나 ‘셀피(selfie)’와 같은 신조어의 출현도 self라는 단어의 복잡성과 상징성을 잘 말해준다. 셀픽션은 자기계발서(Selp-Help)와 소설(Fiction)의 합성어로, 소설적인 구성으로 메시지를 전하는 방식이다. 스토리에 감정을 이입하기가 쉽고, 그 메시지를 이해하기 쉬워 독자들은 부담 없이 자기계발서를 읽을 수 있었다. 우화식 자기계발서가 진화한 셈인데, 2007년에 유행했다. 인터파크도서에서 매주 발표한 주간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2007년 1월 1주부터 3월 1주까지 종합 20위 내에 평균 5~6권의 셀픽션 도서가 포함되었다. 2013년 11월 영국 옥스퍼드대학출판사는 2013년을 대표하는 단어로 ‘셀피(selfie)’를 선정했다. ‘셀피’란 우리나라의 ‘셀카’와 같은 의미로 SNS 활용이 활발해지면서 등장한 단어다. 2002년 호주 온라인 포럼에서 한 누리꾼이 아랫입술에 1센티미터가량의 상처가 난 자신의 얼굴 사진을 직접 찍어 공개하면서 ‘셀피라서 초점이 안 맞다’고 쓴 것이 최초로 알려져 있는데, 이후 유행의 물결을 타면서 헬피(helfie, 머리카락 사진), 벨피(belfie, 둔부 사진), 웰피(welfie, 운동 중 셀피), 드렐피(drelfie, 술에 취한 셀피) 같은 다양한 파생어가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프로필을 많은 이에게 공개하는 소셜 미디어는 새로운 형태의 나르시시즘을 일깨우고 있다”면서, “셀피의 확산은 이런 시대 흐름을 상징한다”고 분석했다. 절벽 끝이나 고층빌딩에 아슬아슬 매달린 셀피, 비행기 조종석에서 또는 스카이다이빙 도중의 셀피 등 이른바 ‘극한의 셀피’를 찍다가 목숨을 잃는 사람들마저 나오는 걸 보면 그런 나르시시즘의 정도가 매우 심한 것 같다. 개인이건 집단이건 ‘셀프’가 아주 복잡하고 상징적인 단어가 된 것도 바로 그런 나르시시즘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self Don’t forget to love yoursel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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