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는 맥주·소시지·빵 외에는 먹을 게 없다"고 흔히 말한다. 즉, 이웃한 프랑스나 이탈리아에 비해 음식 맛이 떨어진다는 말인데, 역설적으로 생각해보면 독일 맥주와 소시지, 빵이 그만큼 훌륭하다는 뜻도 될 것이다. 독일의 음식이 화려하거나 그 명성이 다른 국가보다 낮은 이유는 지리적인 상황이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독일은 바다와 육지에서 풍부한 해산물과 고기 그리고 많은 곡식이 자라는 지역이 아니다.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풍부한 일조량이 없고, 산림지역이 많아 다양한 먹을거리가 부족했다.
독일에서 유달리 빵 종류가 다양하게 발달하게 된 원인은 전 세계적으로도 독특한 밀과 호밀의 다양한 조합방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경제회의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독일 국민 1인당 빵 소비량은 87킬로그램에 달한다고 한다. 또 곡물 시장 영양 연구소(GMF)는 2005년 독일 제분회사에서 생산된 밀가루와 호밀가루는 약 560만 톤에 달한다고 밝혔다. 독일에는 300여종이 넘는 다양한 빵 종류가 있어서 가히 세계 최고라 할 수 있으며, 케이크와 패스트리의 종류는 이보다도 한층 더 다양하다. 전문가들은 독일 전역의 빵집에서 매일 신선하게 구워져 나오는 패스트리 종류가 1,200여 가지가 넘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종류의 빵이 있는 나라가 바로 독일이고, 독일의 빵은 그 자체로 "일상적 음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유독 독일에서만 다양한 빵이 발달하게 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빵은 이집트에도 있었는데, 독일에서는 기독교가 전파되기 이전에 벌써 빵을 구웠다. 빵의 기본원료는 그 때나 지금이나 별로 변한 것이 없다. 밀가루와 곡물가루, 물, 이스트, '사우어 타이크' (Sauerteig)라 불리는 반죽, 그리고 소금이 기본이다. 하지만 독일, 특히 북독일에서는 일찍이 밀가루에 호밀가루를 섞어 빵을 굽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전형적인 독일 빵의 기본이다.
옛 독일에서는 각 가정이 개인 오븐을 사용할 여유가 없어 마을에 공동 오븐이 있었다. 주로 1주일에 한 번 마을 아낙네들은 집에서 만든 반죽을 들고 공동 오븐에서 구워낸 것이다. 물론, 단지 빵만 만드는 곳은 아니었다. 마을 오븐은 아낙들이 남편 흉도 보면서 수다를 떠는 만남의 장소였고, 마을마다 돌아다니며 전설과 화젯거리를 전하는 이야기꾼의 무대이기도 했다. 특히, 겨울철에는 남녀노소 관계없이 그곳을 찾아 따뜻한 훈기를 얻기도 했다. 어찌 보면 한국 아낙네들이 동네 빨래터에서 수다를 마음껏 떨면서, '빨래는 곧 남편'이란 생각으로 방망이를 힘차게 내리쳤던 모습과, 독일 아낙네들이 '반죽은 곧 남편'이란 생각에 반죽을 식탁에 세게 치대는 모습은 유사한 점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후, 기적적인 경제 발전으로 마을의 오븐은 점차 그 의미를 잃어갔다고 한다.
중세 이후, 수많은 전쟁으로 배고픔을 경험하고, 힘들었던 그들이지만 결국 경제대국으로 일어난 독일. 이는 외향적이기 보단 기본에 성실하고 정직한 독일인의 국민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그 삶 속에 자리 잡은 음식 문화도 화려하기보다는 내면이 알차면서 소박하다. 독일 빵 또한 그렇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달콤한 빵에 길들여진 한국인에게는 독일의 빵이 조금은 거칠고 투박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일단 음미하기 시작하면, 오랫동안 지속되는 구수한 향과 담백한 맛으로, 독일인의 서민적 정서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독일 빵 중 약 2/3 에는 호밀이 들어간다.하지만 귀리, 보리, 스펠트 밀(spelt), 양파, 너트, 그 외의 특수한 곡식과 향료도 흔히 들어가는 빵의 재료다. 옛 독일 서민 말에 "호밀빵은 얼굴에 홍조를 띄게 한다"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를 먹으면 건강에 좋아 활기를 돋워 준다는 말이다. 그리고 독일내 통계에 따르면 부자일수록 검은 빵, 잡곡 빵을 먹는다고 한다. 밀에 비해 상대적으로 글루텐 성분이 적은 호밀은, 빵을 구울 때 발효 반죽을 많이 첨가하기 때문에 좀 더 강하고 구수한 맛과 함께 은은한 신맛이 배어 있다. 호밀의 특성상 독일의 빵은 조직이 촘촘하고 딱딱해서 들었을 때 묵직한 느낌이 난다. 그래서 거칠고 묵직한 돌덩이 같아서 "빵으로 맞으면 아프지 않을까?"하는 생각마저 들기도 한다.
독일의 남쪽과 서쪽으로 갈수록, 그리니까 흰 빵만 먹는 프랑스 쪽으로 갈수록 빵의 색깔은 흰 색에 가까워진다. 다시 말해서 밀가루 비율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따라서 흰색에 가까운 밀가루 빵에서부터 거의 검정색으로 보이는 품퍼니클(Pumpernickel)에 이르기까지, 독일의 빵의 종류는 무궁무진하다. (품퍼니클은 서쪽의 베스트팔렌(Westfalen) 지방에서 흰 빵에 대적하기 위한 만들어진 것이다. 품퍼니클은 독일의 빵 중에서 가장 검은색에 가깝다. 호밀가루가 주원료이며 오븐에 굽지 않고, 증기로 익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독일의 빵은 호밀가루가 들어간 비율에 따라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분류된다.
독일에는 빵을 이용한 관용구와 속담이 많이 있다. "우리가 매일 먹는 빵이다(Das ist unser taegliches Brot)"는 어떤 일이 본인의 일상생활이 되었다는 표현이다. 또 "그는 그것이 빵처럼 필요하다"(Er hat es noetig wie das liebe Brot)" 는 어떤 것이 없어서는 안 되는 꼭 필요한 것이라는 관용구이다.
그리고 "그는 차라리 더 작은 빵을 굽는 것이 낫겠다(Er sollte lieber kleiner Broetchen backen)"는 본인의 능력을 생각지 않고 어떤 일을 하려고 한다는 표현으로 사용된다. 독일어 속담으로는 "빵을 얻어먹은 사람은 그의 노래를 부른다(Wes Brot ich ess, des Lied ich sing.)"가 있는데, 이는 빵을 얻어먹게 되면 빵을 준 사람의 의사를 대변하고 따른다는 뜻이 된다.
그리고 알프레드 굇쩨 (Alfred Goetze)는 "아침 시간은 입에 빵과 금을 가져다 준다 (Morgen stund bringt brot und Gold im Munde)"라는 표현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속담 속에는 이른 시간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교훈적인 의미가 숨겨져 있다.
이런 관용구들과 속담들을 통해서 독일인들의 생활과 빵이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살펴볼 수 있다.
독일인들의 식사는 따뜻하게 데워 먹는 음식과 찬 음식으로 크게 나뉜다.
따뜻한 음식은 "Warmes essen(바르메쓰 에쎈)"이라고 하여 불을 이용하여 만든 요리를 말하는데, 주로 점심식사를 따뜻한 요리로 먹으며, 간혹 저녁에 누군가를 초대하였을 때에도 따뜻한 음식을 요리하여 대접한다.
반면에 냉장고에서 버터, 치즈, 햄등을 꺼내어 빵과 함께 먹는 경우나 샐러드처럼 따로 불을 쓸 필요가 없는 음식을 "Kaltes essen(칼테스 에쎈)"이라고 하는데, 주로 아침식사와 저녁식사가 해당된다.
독일의 아침은 한집 걸러 하나라고 해도 될 만큼 많은 거리의 빵집에서 배어 나오는 커피의 진한 향과 함께 시작된다. 이 커피의 향은 정말 아름다운 유혹처럼 사람의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데, 게다가 갓 구워낸 빵들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향은 하루의 그 어느 때보다 모든 것이 아직 어둠 속에서 추위만큼이나 스멀거리는 아침의 기운과 만날 때 최고조에 달한다. 독일의 아침은 갓 구워낸 빵과 파리의 거리에서 스쳐 지나가는 고급 향수의 여운이 무색한 진한 커피 향으로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흔히 독일을 맥주의 나라로 알고 있지만, 한 통계조사에 따르면 독일인들이 가장 많이 마시는 음료는 맥주가 아니라 커피라고 한다. 독일인들은 커피를 2006년 연간 일인당 146리터를 소비하여 맥주나 물보다도 많고, 에스프레소의 나라 이탈리아에 비해서 10%나 높았다. 그래서 독일이 미국, 브라질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커피시장이고 함부르크, 베를린의 소비량이 가장 높았다.
그리고 독일인들은 아침에 브뢰헨(Broetchen)이라고 하는 작은 빵을 즐겨 먹는다. 독일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갓 구워낸 이 브뢰헨을 사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빵집 앞에서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브뢰헨은 빵을 의미하는 독일어 단어 'Brot'에 축소형 후철 '-chen'이 붙어서 말 그대로 '작은 빵'이라는 뜻이고, 보통은 무게 250g 이상의 큰 빵은 Brot, 250g 이하의 가벼운 빵을 브뢰헨이라고 한다. 브뢰헨은 독일 사람들이 가장 애호하는 빵으로써, 독일 내에서 그 종류만도 무려 1200여 가지에 달하고 달걀과 버터를 넣지 않은 저배합 반죽으로 구운 담백한 발효빵으로써 자신의 기호에 맞게 버터나 햄, 햄이나 소시지등과 함께 아침식사로서 많이 먹는다. 이 브뢰헨은 겉은 약간 두껍고 단단하지만 속은 부드러운데 그래서 어떤 저자는 마치 딱딱하고 무뚝뚝해 보이지만, 한 번 친해지면 굉장히 친절하고 부드러운 독일 사람의 성격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른 아침의 시작은 점심시간인 열두시까지 지내기엔 다소 버거운 감이 있다. 그래서 학교의 휴식시간 중에는 "Große Pause(그로쎄 파우제)"와 "클라이네 파우제(Kleine Pause)"라는 두 가지 형식이 있는데, 그로쓰(groß)는 크다는 뜻이고, 클라인(klein)은 작다는 뜻이므로 말 그대로 긴 휴식시간과 작은 휴식시간이 있다는 것이다.
대개 직장에서 일을 시작한 경우든 학교에서 수업과 수업의 중간에 하게 되는 휴식 시간이든 열시 즈음에 바로 이 그로쎄 파우제 시간을 가지게 되는데, 이때 대부분 'Pausenbrot(파우젠 브로트)'라고 하는 간식을 먹게 된다. '파우젠 브로트'를 말 그대로 번역해 놓으면 '휴식 빵'이다. 즉 휴식시간에 먹는 빵이라는 의미이다.
학교는 "그로쎄 파우제"라는 휴식 시간이 정해져 있는 반면, 일터에서는 따로 정해놓은 시간은 없다. 대충 열시 즈음해서 관공서나 사무실을 찾게 되면 한 손에는 마실 거리를, 또 다른 한 손에는 간식으로 마련된 빵을 들고 있거나, 입안에 빵을 우물거리면서 업무를 보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때문에 이 시간에 관공서 업무를 보려고 한다면 다른 때보다 업무시간이 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염두에 두는 것도 괜찮다.
학생들도 그로쎄 파우제가 되면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샌드위치 같은 빵이나 간식거리를 가지고 건물 밖으로 나와 삼삼오오 모여서 먹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밖에도 직장에서는 "카페 파우제"나 "찌가레텐 파우제"등으로 업무 시간 사이사이에 꿀맛 같은 휴식시간을 두어 자칫 너무 길어질 수 있는 오전시간의 활력소가 되게 한다
"아침은 황제처럼 먹고, 점심은 왕처럼 먹고, 저녁은 거지처럼 먹어라."라는 독일의 옛말이 말해주듯이 독일인들은 하루 중 점심을 가장 든든하게 먹는다. 점심에는 따뜻한 음식, "Warmes essen(바르메쓰 에쎈)"이라고 하여 불을 이용하여 만든 요리를 먹는다.
독일인들은 점심을 먹고 나서 오후 4~5시쯤 "Kaffee und Kuchen"이라는, 미국과 영국의"Coffee break"나 "Tea time"정도에 해당하는 시간을 가진다. 이때 커피나 차와 함께 독일식 케이크인 쿠헨(Kuchen)을 먹는데, 여기엔 과일, 초콜릿, 크림 등이 켜켜이 얹혀져 있어 독일인들에게 '비만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현 독일의 메르켈(Merkel)총리도 빵집 주인의 아들인 남편(Sauer, a baker's son from the Eastern town of Hoyerswerda)과 함께 이따금 쿠헨를 구워 먹는 것이 취미라고 전해진다.
독일어로 "조금 전에 저녁을 먹었다"는 뜻의 문장은 "Ich habe vorhin mein Abendbrot (zu Abend) gegessen."이라고 한다. 여기서 볼 수 있듯이, 저녁을 Abend와 빵을 뜻하는 brot를 합해 "Abend Brot(저녁 빵)를 먹는다"는 말이 일상적으로 "저녁식사를 한다"는 뜻으로서 사용되고 있다.
우리가 마치 식사라는 말 대신에 "아침밥을 먹는다"는 말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저녁에는 차가운 음식, 즉 "Kaltes essen(칼테스 에쎈)"을 먹는데 빵과 소시지, 햄, 치즈 등의 찬 음식을 곁들여서 먹는다.
프레첼은 독특한 매듭의 형태로 만들어져 있는 과자의 하나이다. 8자 모양으로 팔을 엮고 있는 형태로서 독일인들이 간식거리로 아주 즐겨먹는다. 브레첼은 단맛은 거의 없고 굵은 소금을 듬성듬성 뿌려놓아서 다소 짭짤한 맛이 나는데, 우리나라의 "새우깡"에 필적할만한 아이들의 간식거리로서, 독일에서는 유모차 안에서 엄마가 소금을 털어내고 잘라 손에 쥐어준 브레첼 조각에 심취해 있는 꼬맹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독일 거리를 걷다 보면 우리나라의 떡볶이나 오뎅 같은 색다른 군것질 거리를 찾아볼 수 없어서 참으로 단조로운 거리음식 문화를 가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Brezelk?rble(브레첼쾨르볼레)라고 하는 몇 가지 종류의 브레첼을 파는 나무로 만든 아주 작은 가게가 대표적인 독일 거리음식 문화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브레첼을 다양한 행사 스낵으로 먹는데, 우리에게는 뮌헨의 맥주축제인 옥토버 페스트때 긴 막대기에 끼워진 맥주안주로 자주 등장하는 과자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브레첼의 유래에 관해서는 많은 이야기들이 전해지고 있다. 그 중 독일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Baden- Wuerttemberg)주의 전래에 따르면 몇 백년 전, 어느 백작은 유명한 제빵 마이스터(Meister)를 두고 있었는데, 하루는 그 마이스터가 백작 물건을 훔친 죄를 저질러, 사형 판결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그의 제빵 솜씨가 너무 아까웠던 백작은 3일 안으로 '한 번에 해를 3번 볼 수 있는 빵'을 만들라는 명령을 내렸다. 황당한 주문에 놀란 마이스터는 고민을 거듭하다가 해답이 보이지 않아 단념하려는 순간, 팔짱 낀 자세로 문에 기대어 동네 아줌마들과 수다를 떨고 있는 아내가 보게 되었다. 그 순간 아이디어가 번쩍하면서 팔짱 모양의 브레첼 모양을 만들었고, 그 구멍을 통해 해를 3번 보이게 했다는 이야기이다.
브레첼은 또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바로 독일 제빵업을 나타내는 문장 표시로 사용되는데, 이는 독일 남서부의 이야기와는 다르게 그 모양이 기도를 드리는 사람의 모습을 본뜬 것으로, 강한 믿음을 의미한다. 강한 믿음은 고통 받는 영혼을 치유하는 특별한 힘을 지닌다고 하여 성스러운 빵으로 불렸다. 그러므로 브레첼은 단순히 빵이 아닌, 그 이상 종교적인 중요성을 내포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독일에서 제빵업은 전통 깊은 수공업으로, 지방마다 자신만의 독특한 빵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리고 거리 곳곳에 100년이 넘은 빵집이 많을 정도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 많은데 그 중 대표적인 곳이 Hofpfisterei (호프퓌스터라이)라는 1331년에 뮌헨에 처음 문을 연 빵집으로 무려 700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으며 전국에 지점을 두고 있다.
독일에서 마이스터(Meister) 자격증은 한 분야의 직업인이 딸 수 있는 최고의 장인 자격증이다. 그래서 마이스터는 그 분야의 최고경지(기술)에 도달한 사람들에 대한 칭호이며 경칭이기도 하다. 따라서 독일에서 마이스터가 되는 과정은 무척 험난하다. 대학 진학을 원치 않고 직업 교육을 받고자 하는 학생들은 김나지움에서 9년을 마친 후 바로 3년 과정의 직업학교에서 일주일 중 하루의 직업 교육과 4일의 현장 교육의 실기 위주의 교육을 실시하는 2원화 교육제도로 이루어진다. 이는 업체와 직업학교가 계약에 의해 체결을 이룬 독특한 직업 교육제도로 [직업교육법]에 토대를 두고 이루어진다. 직업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도제, 보조공, 기능공으로 급료를 받으며 직업인의 길을 걷는다. 그에 따른 수년간의 전문분야의 직종에서 일하고 나면 해당 전문분야의 장인, 즉 마이스터가 될 수 있는 시험을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마이스터를 취득한 사람은 사회적으로 높은 대우를 받으며, 견습생을 교육할 수 있는 자격을 얻으며, 또한 마이스터만이 자영업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빵굽는 마이스터(Boeckermeister) 역시 마찬가지이다. 3년간 현장에서 견습과 직업학교를 마치고 숙련공 시험에 합격한 후에 3~5년간의 경험이 있으면 장인의 수험 자격이 주어진다. 그리고 마이스터 시험에는 단 2번의 응시기회 밖에 없으며 실기 시험뿐만 아니라 부기, 상법, 민법등 경제나 법률 분야와 경영 관련 과목도 통과해야 하기에 매우 취득하기 어려운 자격이다.
전 세계적으로 몇 년 전부터 식품내의 트랜스지방(불포화지방의 일종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혈관에서는 포화(동물성)지방처럼 활동)이 큰 이슈가 되고 있다. 트랜스 지방은 체중을 늘게 하고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지단백(LDL)을 증가시켜 심장병과 동맥경화, 뇌졸중을 유발, 촉진시킨다. 트랜스 지방 섭취를 2% 늘리면 심장병 발생위험이 25%나 '점프'한다는 연구논문도 있다. 또한 트랜스 지방산이 성인들의 만성피로증후군과 어린아이들의 과잉행동증후군과 닿아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그런데 이런 트랜스 지방은 페이스트리나 케이크처럼 부드럽고 고소하며 바삭바삭한 맛을 내는 음식일수록 트랜스 지방산이 더 많이 함유됐을 가능성이 크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섭취 열량 중 트랜스 지방에 의한 열량이 1%를 넘지 않도록 권고한다. 1일 필요 칼로리가 2000kcal인 성인 여성(20~49세)의 경우 하루 섭취량을 2.2g 이하로 제안해야 한다는 뜻. 따라서 크루아상 1/2개, 마가린 바른 토스트 1장 이상을 먹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 독일의 빵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독일빵이 곧 '건강 빵'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 한번이라도 빵이나 쿠키를 구워본 사람은 빵 하나에 얼마나 설탕, 마가린과 버터, 쇼트닝이 들어가는지를 알 수 있다. 스푼이 아니라 계량 컵으로 이런 재료들을 넣어 단맛을 내는 우리의 빵과는 달리 독일의 빵은 단맛을 최대한 자제하고 신선한 과일과 견과류를 이용하여 풍부한 맛을 낸다. 또한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던 방식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는데, 밀가루와 곡물가루, 물, 이스트, 소금 이외의 다른 재료를 사용하기 않고 고지식하다고 할 만큼 원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곧 원칙이다. 이것이야말로 독일빵 맛의 비결 아닌 비결인 셈이다.
독일에서 독일빵을 공부하고 서울에서 독일빵 전문점인 악소(Ach So!)를 운영하고 있는 분의 말을 인용해본다. "우리도 밥 먹을 때 기름에 비비거나 설탕을 뿌려서 먹지는 않잖아요? 독일인에게 빵은 우리의 밥이나 마찬가지에요. 주식이기 때문에 기름이나 설탕을 넣지 않는 거죠." 독일에서 빵은 우리의 쌀밥과 같이 하나의 주식이기 때문에 독일인들도 특별한 맛을 내려고 빵에 어떤 변화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10명중 한명이 당뇨병 환자라고 하며, 전세계적으로도 '웰빙'열풍이라는 문화코드의 변화로 인하여 우리의 식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이러한 우리의 상황에서 독일의 빵이 우리의 빵 문화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설탕과 마가린 같은 첨가물이 가득한 기존 빵의 달콤하고 부드러운 유혹을 물리치고, 그 대안으로서 독일의 빵으로 고개를 돌려보면 맛과 건강을 동시에 챙길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 요즘은 호밀이 첨가된 빵이나 곡물이 들어있는 빵들이 '건강 빵'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조금씩 인기를 얻어가고 있으므로 건강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기 위해 독일의 빵에 지속적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