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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지기

48. 신곡-지옥편(21곡-34곡)

작성자마음지기|작성시간16.04.06|조회수1,969 목록 댓글 2

제21곡


단테는 제5낭에 이르러 직권을 남용하여 사리를 도모한 오리(汚吏)들의 벌을 본다. 그들은 끓는 역청 속에 파묻혀 마귀들에게 준엄한 감시를 받는다. 마침내 단테는 한 떼의 마귀들과 함께 언덕을 따라 제6낭으로 향한다.




아아 얼마나 영독한 그의 모양인고?

활짝 편 날개에 나는 듯 가벼운 발에

그 행동이 얼마나 내게 매서워 보이는고.


날카롭고 치뜨린 그의 어깨는

한 죄인의 허리를 걸쳐 메고

그 발의 힘줄을 움켜쥐고 있더라.


우리의 다리에서 그가 말하되, “보라,

말레브란케여, “성 치타 고을을 다스린 자

저놈을 처박아라. 나는 저런 종락을


그득히 잡아 놓은 고을로 되돌아가노라.

거기 본투로 말고는 모두 토색질하던 놈들이니

‘아니’가 거기서는 돈 때문에 ‘그렇다’로 된단다. (지옥편 제21곡 31-42, P157)

☑ 직권을 남용하여 자신의 배 속을 채운 자들이 벌을 받는다. 그들은 끓는 역청 속에서 고통을 당하고 있다. 말레브란케는 이들을 감시를 하는 마귀들이다



여기서는 세르키오에서처럼 헤엄칠 수 없으니

너 우리의 쇠갈퀴가 싫거든 아예

역청 위에 뜨지를 말아라.


그런 다음 백도 넘을 작살로 그놈을 콱콱 찍으며

놈들이 말하되, "숨어서 추는 게 이 고장

춤이란다. 어디 할 수 있거든 슬쩍 훔쳐 보시지.“


그것은 음식을 만드는 자가 제 종을 시켜 고기가

뜨지 않도록 곱창칼로 가마솥 한복판에

푹 잠그는 것이나 다름없더라. (지옥편 제21곡 49-57, P158)

☑ 마귀들은 역청 위에 뜬 자들을 작살로 찍으며 어디 도망가보라고 조롱한다



제22곡


단테는 열 놈의 마귀와 함께 걸어가 돌고래처럼 등을 역청 위에 띄우고 있는 오리(汚吏)들을 본다. 그 중의 하나 참폴로란 자가 마귀들의 칼쿠리에 찍히었으나 묘하게 도망가 역청 속에 잠겨 버린다. 마귀들은 이 때문에 서로 싸우기 시작하여 끓는 역청 가운데로 떨어진다.



흡사 돌고래가 뱃사람에게 등어리의

활을 내 보여 그 바람에 저들의

배를 구원하라고 가르쳐 주는 것처럼


그와 같이 괴로움을 덜고 싶은 한 죄인이

제 등어리를 떠 보이고는

번갯불 못지않게 감추어 버리더라.


그리고 방죽가에 개구리 떼가

다만 코끝만 내어놓고 발모가지와

딴 굵은 데는 숨기고 있는 것처럼


죄인들도 그같이 사방에 있더니라.

그러나 바르바리차가 가까이 하자

놈들은 펄펄 끓는 밑으로 자취를 감추더라. (지옥편 제22곡 19-30, P164)

☑ 악마 바르바리차가 가까이 다가오자 그들은 펄펄 끓는 물 밑으로 숨어 버린다. 지상에서 사리사욕을 채운 자의 이 같은 말로를 미리 볼수 있다면 제 직위를 이용하여 잇속을 챙길 사람이 있을까!



나의 길잡이가 저자의 옆에 바짝 다가서

저에게 어디 있었더냐고 물으매 그가

대답하되, “나는 나바라 왕국에 태어났노라.


나를 낳은 자는 제 몸과 제 것을 모두

헐어버린 도둑놈이었기에 내 어미는 나를

어느 상전의 종으로 보내었더니라.


그 뒤 나는 어진 임금 테오발도의 신하이더니

거기서 사기질하기에 골똘한 탓으로

이 뜨거운 속에서 그 벌을 받는 것이로다.“ (지옥편 제22곡 46-54, P165)

☑ 베르길리우스는 그들에게 다가가 사연을 묻는다. 한 사내는 아비는 자살을 했고, 어미가 자기를 종으로 보냈는데 임금의 신하가 되었지만 사기를 친 탓에 벌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고미타라는 수도자였는데

갈루라 사람으로 온갖 허기의 그릇이었나니,

그는 제 상전의 원수들을 손 안에 넣고


저들로 하여금 모두 저를 받들게 했느니라.

제 말마따나 그는 돈을 걷어먹고는 저들을

그냥 놓아 주었고 다른 직책에 있어서도


크면 컸지 작은 오리(汚吏)는 아니었나니라. (지옥편 제22곡 81-87, P167)

☑ 또 한 사람인 고미타는 사르디나의 수도자로서 가루라 주지사의 비서관으로 신임을 얻었으나, 뇌물을 먹고 포로들을 풀어주었기에 교살당했다. 수도자의 신분이 문제가 아니라, 잘 살지 않으면 큰 벌을 받는 것이다.


제23곡


단테가 마귀들에 쫓기어 제6낭에 이르니 여기는 위선자들이 벌받는 곳이다. 그들은 겉은 화려하나 안은 무거운 납으로 된 옷을 입고 다닌다. 볼로냐의 두 수사와 이야기하고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박은 가야파가 길 위에 못박혀 있음을 본다.



어느새 나는 놈들이 날개를 펴고 우리를

붙들고자 그리 멀지 않는 곳에서 날아옴을 보았노라.


그러자 내 길잡이는 마치 어머니가

시끄러움에 놀라 깨어, 아주 가까이

타오르는 불꽃을 보고 속옷 한 벌을 입은 채


제 몸보다는 아들을 더욱 걱정하여 이를

껴안고 멈추지 않고 달아나는 것처럼

부리나케 나를 꼭 붙드시더라.


이리하여 그는 탄탄한 언덕 한 꼭대기에서

그 아래 다음 볼지아의 한 쪽을 막는

깎아지른 바위로 곤두박질치셨나니,


뭍에서 물레방아의 바퀴를 돌리고자

흠통을 흐르는 물이 바퀴살에 맞부딪칠

그 때의 빠른 줄달음질이라도


내 스승이 나를 길벗이 아닌

제 자식인양 가슴에 끌어안고 그

가장자리를 뛰어넘는 것에 견줄 수 없을레라. (지옥편 제23곡 35-51, p172-173)

☑ 마귀들이 쫓아오자 베르길리우스는 단테를 껴안고 달아난다. 단테에게 그는 단순한 길벗이 아닌 어머니 같은 존재다.



눈부실 만큼 겉은 금칠을 하였어도

안은 다 납뿐으로 어찌나 무겁든지

프리드리히가 입힌 것은 차라리 짚일레라.


오, 영원토록 고달파야 할 망토여,

슬픈 통곡에 마음이 죄는 채 우리는

그들과 함께 또 왼쪽으로만 향하니라. (지옥편 제23곡 64-69, p173)



한 놈이 내게 대꾸하되, “납으로 된

귤빛 망토가 몹시 육중하여 그 무게가

이렇듯 저울들을 삐걱대게 한단다.


우리는 놀아먹던 수도자, 볼로냐 내기들,

나는 카라라노, 저의 이름은 로데린고,

둘이 다 그대 고장에서 붙잡혀 왔노라. (지옥편 제23곡 100-103, p176)

☑ 수도복을 입은 위선자의 무리가 다가온다. 그들은 독일 괼른에 있던 부유한 수도원의 수사들로 그들은 오만하여 생전에 사치스런 수도복을 입었다. 황제 프리드리히2세는 반역자를 벌할 때 발가벗겨 두꺼운 납옷을 입히고 큰 솥에 넣어 끓였다고 전하다. 그러나 이 납옷도 지옥에 있는 위선자들이 입고 있는 것에 비하면 그 무게가 짚과 같이 가볍다는 것이다.



“오, 수사들이여, 너희 불행은”하고 시작했다가

나는 더 말하지 않았노라, 말뚝 세 개로

땅바닥에 못박힌 한 놈이 내 눈에 띄었음이리라.


나를 보자 수염 속으로 긴 한숨을

내뿜으며 그는 온몸을 비틀었나니,

이것을 안 수도자 카탈라노가


나더러 이르되, “너 보는 바 요 못박힌 놈은

바리사이에게 온 민족을 위하여 한 사람을

죽음에 부쳐야 마당하다고 권한 자니라.


너 보다시피 놈은 벌거숭이로

척 걸쳐 누웠으니 누구든 딛고 넘어가는 자가

얼마나 무거운지를 먼저 맛보아야 한다.


요 모양으로 그의 장인과 아울러 유다인들에게

나쁜 씨앗이었던 의회의 다른 놈들도

이 구렁창에서 또한 고통을 겪나니라.“ (지옥편 제23곡 109-124, p176)

☑ 길 위에 못박혀 있는 카야파(요한 11,49-50)를 발견한다.



제24곡


위선자의 골짜기를 나온 단테는 험한 길을 따라 제7낭에 이르러서 아래를 본다. 여기 무수한 독사가 있어 도둑놈들을 벌한다. 그 중의 반니 푸치라는 자가 있어 자기 내력을 말하고 피렌체의 재앙을 예언한다.



스승이 이르시되, “이제야말로 너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때로다. 새깃 위에 앉아서나

이불 밑에 누워선 이름을 내지 못하나니,


이것 없이 제 목숨을 마치는 자는

제 흔적을 공중의 연기나 물의 거품처럼

세상에 남길 따름인 것이니라.


그런즉 너 나른해진 몸 때문에 약해지지

않았다면 일어나라. 온갖 싸움에 쳐 이기는

그 넋으로써 숨가쁨을 이겨 내라. (지옥편 제24곡 46-54, p182)

☑ 이 세상은 게을리 살아야 할 곳이 아니다. 이제부터라도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



그가 말하시되, “실행밖에는 내 너에게

다른 대답을 줄 수 없나니, 무릇 좋은

청이면 말없는 행실이 따라야 하느니라.“ (지옥편 제24곡 76-78, p183)

☑ 우리 삶은 말없는 행실이 중요하다.



여덟째 언덕에 이어지는 다리의

머리에서 우리가 내려왔을 때에야

구렁은 내 앞에 환히 드러났으니,


거기 그 안에 나는 뱀의 징글징글한

무더기를 보았는데 그 흉칙한 꼴이란

지금 생각만 하여도 내 피가 거슬러 흐르도다.


리비아 사막인들 그 모래를 자랑 못할지니

무자수에 나는 배암, 흙파는 배암, 그리고

쌍두사(雙頭蛇)에, 점박이 독사가 난다 한들


통틀어 이디오피아며 홍해 언저리에

있는 그 모두를 합친대도 이러한

역질과 흉악한 것을 보여 주지 못할레라.


이 혹독하고 극히 처참한 무리 가운데에

벌거벗고 벌벌 떠는 족속이 있어, 숨을 데도

비취 구슬도 바랄 길 없이 달려가더라.


그들의 손은 뒤로 젖혀져 뱀들로 묶이었고

허리론 꼬리며 대가리가 삐져나왔는데

그것들은 이마에 서리고 있더니라. (지옥편 제24곡 79-96, p183)



나는 길잡이에게 “도망치지 말라 하시고 놈에게

물으소서, 무슨 죄가 그를 여기다가 처박았는지.

그가 피와 분노의 인물임을 내 보았음이니이다.“


저 죄인이 말을 듣자 아닌 체하기커녕

마음과 얼굴을 내 편으로 향하여

슬픈 부끄러움에 물들여진 다음


말하되, “너 나를 보고 있는 이 비참 속에서

내 너를 만나게 된 일은 차라리 내가

저 세상에서 죽은 때보다 한결 아프구나.


네가 무엇을 묻든 나는 거절할 수 없나니,

이렇듯 내가 깊은 데에 빠져 있기는 옛날

찬란한 성물(聖物)의 제의실의 도둑이었던 탓이로다. (지옥편 제24곡 127-138, p185)

☑ 그는 성 세노네 성당에 침입하여 성모상 등 성물을 훔쳤다.



제25곡


반니 푸치는 욕스런 주먹을 휘두르며 하느님을 모욕한다. 단테는 이 곳에 그대로 머울러 있어서 피렌체의 도둑놈들이 뱀으로 변형되는 것을 본다.



이 때부터 여기선 뱀들이 내 벗이었나니

한 마리는 바로 “네 놈 말이란 딱 싫다“

는 듯 그의 모가지를 칭칭 감았고,


또 한 마리는 팔에 휘감기어

앞으로 꽁꽁 묶어 버렸기 때문에

그놈은 팔을 옴쭉달싹할 수 없더라. (지옥편 제25곡 4-9, p188)



제26곡


단테는 고국 피렌체의 참상을 개탄한다. 이 곳을 떠나 제8낭에 이르니 모략가들이 불꽃에 싸여 골짜기를 걸어감을 본다. 단테는 그 중에서 트로이 전쟁의 영장 오딧세우스를 본다. 그는 비참한 자기의 항해의 최후를 이야기한다.



그 때 나는 슬퍼졌고 내가 보고 온 것에

정신이 쏠릴 제 더욱 거듭 슬펐나니,

전에 없이 재주를 붙들어 매었기는


혹여 덕의 가르침이 싫어 어긋날까 함이요,

이리하여 운 좋은 별 더 좋은 무엇이 내게 좋은

일을 이바지하면 내 스스로 시기 않고자 함이로다. (지옥편 제26곡 19-24, p197)

☑ 하늘로부터 재능을 받은 사람이 그 재능을 악용하여 지옥에서 벌을 받는 것을 보고 슬퍼한다. 재능을 아무리 많이 받아도 옳은 곳에 사용하지 못하면 오히려 화가 될 뿐이다.



제27곡


오딧세우스의 불꽃이 침묵하니 새로운 불꽃이 다시 짖어댄다. 이것은 무인(武人)으로 후에 수사(修士)가 된 구이도다 몬테펠로트로의 영혼이다. 그는 단테에게 로마냐의 현상(現狀)을 묻고 또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무릇 뉘우치지 않는 자는 죄를 벗지 못하고,

뉘우침과 제멋대로와는 서로 어긋나는

모순이기에 함께 있을 수 없나니라. (지옥편 제27곡 118-120, p209)

☑ 죄에서 벗어나려면 먼저 회개를 하여야 한다. 고해성사는 바로 그 길인 것이다.



제28곡


단테는 제9낭에서 종교 내지 정치상의 분쟁을 일삼던 자들이 벌받는 것을 본다. 그들은 모두 지체가 찢기고 잘라졌는데 그 중 몸뚱이 한가운데가 찢어진 마호메트를 보고 그와 이야기한다.



나는 턱으로부터 방귀뀌는 자리까지 찢어진

한 놈을 보았는데 설령 허리나 밑바닥이

헐어진 통이라도 이렇듯 창이 나지 못할레라.


종아리 사이로 창자가 축 늘어졌는데

오장과 아울러 삼켜진 것을 똥으로

빚어내는 처량한 주머니도 엿보이더라.


못박힌 듯 그를 보느라 내가 골똘할 적에

그는 나를 보고 두 손으로 가슴을 헤치며

말하더라 “자아, 찢어진 내 꼴을 보려무나, (지옥편 제28곡 22-30, p214)

☑ 종교를 앞세워 세상을 혼란하게 하는 자는 신곡을 읽어야 한다.



그리고 너 여기서 보는 뭇 놈들은 생전에

무지와 분열을 씨뿌리던 놈들이니

그 때문에 이렇게 토막난 것이란다.


여기 바로 뒤에 한 마귀가 있어

우리가 애수의 거리를 한 바퀴 돌고 나면,

이 무리의 하나하나를 또 다시


칼날로 이렇듯 혹독히 다스리나니,

그놈 앞을 되짚어 가기 전에

상처가 아물러 버린 까닭이니라. (지옥편 제28곡 34-42. p214)

☑ 종교를 가지고 분쟁을 일으킨 자는 몸이 토막나는 벌을 받는다.



진정 나는 머리 없는 흉상이 슬픈 족속 중의

딴 놈들처럼 걸어가는 것을

보았는데 아직도 눈앞에 보는 것만 같구나.


놈은 끊어진 대가리의 머리채를 쥐고

초롱인 양 손에 쳐들고 있는데

그것은 우리를 쳐다보며 말하더라, “흐흐으”


스스로 제 자신에게 등불이 된 그것은

하나면서 둘이요, 둘이면서 하나인데, 어이

그럴 수 있는지는 이를 마련한 이가 아시리라. (지옥편 제28곡 118-126, p218)


☑ 베르트람은 영국 왕 2세의 장남 헨리를 꾀어 부친을 모반케 하고, 사이가 좋았던 부모자식을 멀어지게 만들었다. … 남에게 배신을 권하는 것은 지극히 나쁜 일임에 분명하다. 지옥에서는 그런 사람에게 본래 하나였던 사람 사이를 찢어 둘로 만들었다는 뜻에서 몸을 찢는 벌을 내린다. 어떤 사람은 미간부터 얼굴이 둘로 갈라져 있다. 어떤 사람은 손이 찢겨있다. 어떤 사람은 발이 갈라져 있다. 그중에서도 베르트람의 모습은 유난히 섬뜩하다.

단테는 머리 없는 몸뚱이 하나가 팔 같은 것이 잘려 나간 다른 자들 무리에 섞여, 그 사람들이 걸어가듯이 걸어가는 모습을 보았다. 그 인상이 너무나도 강렬하여 마치 지금도 그 모습이 눈앞에 보이는 것 같다. 머리 없는 몸뚱이가 자기 머리칼을 움켜쥔 채, 그 머리를 초롱처럼 매달고 무리 속을 걸어가고 있다. 매달린 초등 꼴이 된 머리가 ‘흐흐으’ 하고 탄식한다.

- 이마미치 도모노부 지음, 이영미 옮김, 단테 「신곡」강의, p266-267



그대 내 기별을 전할 사람이어니 그대는 알라.

나는 바로 보르니오의 베르트람, 젊으신

나라님께 몹쓸 간언을 드린 자로다.


부자(父子)를 서로 등지게 한 자가 바로 나이니

간특한 교사로 압살롬이 다윗을

모반케 한 아히도벨도 이에서 더할 수 없으리라.


이렇듯 화합한 사람들을

갈라놓은 탓으로, 이 몸뚱이에 있는 근본에서

떨어진 머리를, 아아, 나는 지니노니,


이같은 응보는 내 안에 드러나느니라.“ (지옥편 제28곡 136-142, p219)

☑ 사람 사이를 벌려 놓는 자는 육체가 찢기고 절단된다. 이런 섬뜩한 표현을 보면, 친한 사람 사이를 갈라놓거나 나쁜 말을 해서 남에게 등을 돌리게 만드는 배신이 얼마나 나쁜 일인가를 절실히 깨닫게 된다.

- 이마미치 도모노부 지음, 이영미 옮김, 단테 「신곡」강의, p269


제29곡


단테는 제9낭을 떠나 제10낭의 다리를 건너 마지막 언덕 위로 내려오니, 갖가지 수단으로 사람을 속인 자들이 징그러운 병에 걸려 고통을 당하고 있다.



마치 서로 맞붙어 끓는 남비와 남비처럼

한데 어울려 앉은 두 놈이 머리에서 발끝까지

더럽게 딱정이가 진 것을 내 보았노라.


그러나 미칠 듯 못 견디게 근지러워도

어느 놈이고 하는 수 없이 손톱으로 제 몸을

쉴 새 없이 쥐할퀴고 있었는데, 내 일찍이


제 상전을 애타게 기다리는 ― 마지못해

깨어 있어야 하는 말꾼에게서도 이렇듯

호된 말빗질이란 보지 못하였노라.


또 마치 잉어나 아니면 그보다 훨씬 큰

생선의 비늘을 벗겨 내는 식칼인 듯

손톱은 딱정이를 긁어 내더라. (지옥편 제29곡 73-84, p225)



제30곡


단테는 제10낭의 언덕을 걸어가면서 속임수 때문에 지옥에 떨어진 죄인들을 본다. 그 속에는 변장하고 불륜의 정욕을 채운 미라와 위조지폐를 만든 자, 말로서 남을 속인 자들이 갈증과 수종으로 신음하고 있다.



사람의 가랑이가 돋힌 거기서부터

몽땅 다리가 끊기어 흡사 비파

모양으로 생긴 것을 나는 보았노니,


심한 수종이 잔뜩 빨아들인

물기로 인해 사지가 고르지 못했으니,

그의 얼굴은 배에 너무도 안 어울렸고


그로 하여금 입술을 벌린 채로 버려 두어

마치 열병 환자가 갈증에 못이겨 입술

하나는 턱으로 또 하나는 위로 쳐드는 것 같더라.


그는 우리에게 이르더라. “오, 이 짓궂은 세계에

무슨 수로 벌 없이 지나가는 그대들인지

내 모르거니와 그대들은 보고 잊지 말라.


마에스트로 아다모의 가엾은 꼴을……

살아선 무엇이든 마음껏 실컷 가지더니

이제 나는 흥…… 한 방울 물에 허덕이누나, (지옥편 제30곡 49-63, p231)

☑ 살아 부귀영화가 무슨 소용인가, 죽어서 물 한 방울에 허덕이고, 영원한 생명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말이다.



내 그에게 “너의 오른손 쪽에 아주

바싹 달라붙어 겨울날의 축축이 젖은 손처럼

연기를 피우는 그 기구한 두 놈은 누구뇨?“


대답하되, “내가 이 벼랑으로 빗발같이

내려왔을 때 여기에 저들을 보았는데 그런 뒤

저들은 꼼짝 않고 아마도 영원히 못 움직이니라.


한 년은 요셉을 모함하던 거짓말쟁이,

한 놈은 트로이의 거짓말쟁이 그리스인 시논,

연놈은 호된 열병으로 가득한 내를 뿜고 있나니라.“ (지옥편 제30곡 91-99, p232)

☑ 포티파르의 아내와 트로이의 목마를 만든 시논이다.



나는 차마 말을 꺼내지 못 하였나니,

사과하고 싶고 줄곧 사과는 하여도

아무래도 그리 했는가 싶지 않더라.


스승이 이르시되, “보다 적은 부끄러움이

네가 저질렀던 것보다 큰 잘못을 씻나니

이젠 너 그 모든 슬픔에서 벗어날지라. (지옥편 제30곡 139-144, p234)

☑ 부끄러움을 안다는 것이 인간이 아닐까! 그런데도 점점 부끄러움을 모르는 세상이 되어가는 것 같다



제31곡


단테는 커다란 뿔나팔 소리를 따라 제8환을 떠나서 가다가 배처럼 우뚝 솟은 굴때 장군들을 본다. 그 중의 하나인 안타이오스란 자가 베르길리우스의 청으,로 그 거대한 몸을 꾸부려 단테를 지옥 최종의 환(제9환)으로 보낸다.



자연은 코끼리와 고래 때문에

뉘우치는 일이 없나니, 알뜰히 보는 자일수록

그 자연을 더욱 옳고 슬기롭게 여기나니라.


지성의 힘이 몹쓸 뜻과 권력에

어울리는 거기에는 어느 누구도

이를 능히 막아 내지 못하기 때문이니라.

☑ 나쁜 지성과 나쁜 권력이 야합하면 얼마나 많은 자연을 파괴하는가! 사대강처럼.



베르길리우스는 자신이 붙잡힌 것을 알자

내게 이르시더라, “이제 오너라, 안아주마.”

이러고는 그 서슬에 그와 내가 한 묶음이 되니라.


기울어진 아래쪽에서 카리센다를 볼작시면

그 위를 지나가는 구름을 반겨

매어달리듯 보이는 것처럼


내 눈여겨본 안타이오스도 굽은 모양이

그와 흡사하였고, 그러기에 딴 길을

거쳐 가고파 한 것도 그 때였느니라.


그러나 놈은 루시퍼를 유다와 한꺼번에

삼켜버린 밑바닥에 우리를 놓아 두고는,

꾸부린 채 오래 머물러 있지 아니하고


배의 돗대인 양 몸을 일으키더니라. (지옥편 제31곡 133-145, p243)



제32곡


단테는 지옥 최종의 환으로 내려간다. 제9환은 각종의 배신자들이 벌을 받는 곳으로 4원으로 구분되어 있다. 먼저 제1원 카이나에서 혈족을 배신한 자를 보고, 다음으로 제2원 안테노라에서 조국 또는 자당(自黨)을 팔아먹은 자들이 얼음 속에서 묻혀 있음을 본다.



시골 색시가 이따금씩 이삭 줍는

꿈을 꿀 때, 물 위로 콧마루 내밀고

개구리가 개골개골 우는 것처럼


얼음 속에 있는 슬픈 영혼들은 수줍음이

드러나는 그 자리까지 납빛이 되어

황새의 입장단 모양 딱딱 이를 떨더라.


어느 놈이고 얼굴을 푹 숙였어도

추위는 입에서, 슬픈 마음은 눈매에서

저마다의 표적을 지니고 있더라. (지옥편 제32곡 31-39, p246)

☑ 지옥의 가장 낮은 층에 배신자들이 있다. 그들은 얼음 속에서 추위에 떨고 있다. 단테는 배신을 가장 큰 죄로 보았다.



보아하니 한 구덩이에 고드름 된 두 놈이

있어 골통 하나가 딴 놈의 갓이 된 셈인데,


마치 굶주린 자가 빵을 씹어 먹듯이

위에 있는 놈이 다른 놈의 머리통과 목덜미가

맞닿는 곳을 깨물고 있더라.


요것이 대갈통이나 나머지 부분을 물고 채는

꼴이란 티데우스가 골이 나서 멜라니포스의

관자놀이를 깨물어 버린 것과 다름없더라. (지옥편 제32곡 125-132, p250-251)

☑ 우골리노 백작이 대주교 루지에리의 머리를 물어뜯고 있다. 그 한맺힌 사연은 제33곡에 드러난다.



제33곡


단테는 아직도 안테노라에 있어 제 자식들과 함께 굶어 죽은 우골리노 백작의 비참한 최후를 듣는다. 다음으로 제3원으로 내려가 지기(知己)를 판 파엔차의 알베리고와 이야기한다.



너는 내가 백작 우골리노이며 저놈이 대주교

루지에리임을 알아 두어야 하나니,

자, 내가 이런 놈과 이웃하게 된 사연을 네게 이르리라. (지옥편 제33곡 13-15, p253)



☑ 우골리노 백작은 피사의 대주교 루지에리의 모략으로 어린 자식들과 함께 새둥지까지 있는 버려진 탑 속에 유폐된다. 대주교 루지에리는 우골리노 백작이 피사를 배신했다는 이유를 들어 그와 네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주지 않았다. 이 분쟁은 배신자들 간의 다툼이었다. 지옥에서는 두 사람 모두 최하층에 떨어졌고 현세에서 아사당한 우골리노가 대주교의 두개골에 매달려 물어뜯는다. 우골리노가 옛이야기를 회상하는 대목은 그야말로 비참 그 자체다.

- 이마미치 도모노부 지음, 이영미 옮김, 단테 「신곡」강의, p274


꼭두 새벽 잠이 깨었을 무렵,

나와 같이 있던 내 자식들이 꿈결에

울며 빵을 보채는 소리를 들었노라.


내 마음을 짓누르던 이 일을 생각할 때

너 슬퍼할 줄을 모른다면 진정 매정하리라.

그리고 울지 않는다면 눈물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 (지옥편 제33곡 37-42, p254)



이윽고 나는 무시무시한 탑 아래의 문에

못질하는 소리를 들었고 그리하여 나는

우두커니 내 자식들의 얼굴만 들여다보았노라.


나는 울지 않았노라. 그만큼 마음은 속으로

차돌이었노라. 우는 것은 저들이었는데 안셀무초 놈은

‘아빠, 이렇게 앞만 보시니 왜 그러시지요?’라 하더라.


그래도 나는 눈물을 흘리지 않았고

진종일 그 날, 그 밤에 대꾸도 없이

드디어 해는 다시금 누리에 솟으니라. (지옥편 제33곡 46-54, p255)



아련한 빛줄기가 애달픈 옥중에

새어들어 내가 내 행색을

네 아이의 얼굴을 통하여 짐작할 수 있을 때


아픔에 못 이겨 나는 두 손을 깨물었노라.

이내 저들은 먹고 싶어서 내가 그런 줄

여기고 당장에 일어나 말하더라.


‘아버지, 차라리 저희들을 잡수시는 게

저희에게 덜 쓰라린 일이리다. 이 비참의 살을

입혀 주신 아버지시니 이젠 이를 벗겨 주소서. (지옥편 제33곡 55-63, p255)


☑ 굶주린 아이들의 이같은 오해와 탄원, 우골리노는 굶주림으로 일그러진 네 아이의 쇠약한 얼굴을 보고 슬픔에 이기지 못해 무심코 자기 손을 물어뜯었는데, 아직 어린 자식들은 아버지가 배고픔 때문에 자신의 손을 먹으려고 했다고 생각한다.

- 이마미치 도모노부 지음, 이영미 옮김, 단테 「신곡」강의, p275


이렁저렁 우리가 나흘째 되었을 즈음

가도가 내 발 아래 쭉 뻐드러진 몸을 내던지고

‘아버지, 왜 나를 부축하시지 않아요’ 하며


그 자리에 죽어 가니라. 그리고 너 나를 보다시피

나는 닷새, 엿새 동안에 한 놈씩 한 놈씩 세 놈이

거꾸러짐을 보았고, 그러기에 아주 눈이 먼


나는 하나하나 그들을 더듬어 보며 그 죽은 뒤

꼬박 이틀을 그것들을 부르고만 있었나니라.

허나 어느덧 슬픔보다는 배고픔이 더 컸더니라.“ (지옥편 제33곡 67-75, p255-256)


☑ 우골리노는 더 이상 아이들을 슬프게 하지 않으려고 마음을 가라앉히고, 며칠간이나 서로 말할 기력조차 없이 지냈는데, 나흘째에 가도라는 아이가 우골리노 발치에 몸을 던지며 마지막으로 ‘아버지, 왜 나를 도와주지 않으시나요?’ 라고 말하고 그 자리에서 죽어 버렸다. 그리고 한 사람씩 굶어 죽어갔다. 이 이야기가 지옥에 있는 우골리노 백작의 원한이 담긴 옛 추억이다.

- 이마미치 도모노부 지음, 이영미 옮김, 단테 「신곡」강의, p275


울음, 그것이 그들을 울도록 그냥 두지 않는 거기,

슬픔은 눈시울에 남았던 피눈물에 가로막혀

숨가쁜 아픔을 북돋고자 안으로만 번지나니


이리하여 먼저 눈물은 덩어리져서

흡사 수정으로 만든 눈꺼풀인 양

눈썹 아래 오목한 데를 가득 채우더라. (지옥편 제33곡 94-99, p256)



너 내 얼굴에서 유리알 같은 눈물을

너그러이 떼어 줄 수 있기 위해서 너는 알거라.

내가 그랬듯이 영혼이 배반하자마자


그 몸뚱이는 마귀에게 앗기고

그런 뒤부터 그의 모든 시간이 돌고 도는 동안

마귀는 그를 다스리게 되느니라.


영혼은 이렇게 생긴 물구덩이에 떨어지나니,

여기 내 뒤에서 겨울을 나는 영혼도

정녕 그 몸을 아직 거기 드러내고 있으리라. (지옥편 제33곡 127-135, p258)



아, 제노바 내기들, 온갖 미풍양속일랑 버리고

갖가지 악덕만 그득 찬 사람들아,

너희는 어찌 세상에서 꺼지지 않느뇨.


너희 중 하나의 영혼이 로마냐의

짓궂은 넋과 함께 저지른 그런 일로 하여

코키토스에 이미 미역감고 있고, 몸뚱이는


정녕 아직도 윗세상에 있는 것을 내 보는 듯하건만. (지옥편 제33곡 151-157, p258-259)



제34곡


단테는 지옥의 맨 밑바닥, 주데카에 내려가 은인을 판 사람들이 벌받는 것을 본다. 즉 브루투스‧유다‧카시우스의 무리가 루시퍼에게 물어 뜯기고 있다. 마침내 지옥의 모든 것을 본 두 시인은 루시퍼의 털에 매달려 지심(地心)을 지나서, 또다시 지상의 아름다운 별을 보고자 한가닥 거친 길을 따라 걸어간다.



지금 흉참스러운 그만큼 옛날엔 아리따왔더니

저를 창조하신 자를 거스려 눈썹을 치켜떴기에

일체의 통곡이 그로부터 나와야 했느니라. (지옥편 제34곡 34-36, p262)

☑ 루시퍼는 대천사였으나 하느님께 반기를 들어 무든 재앙의 바탕이 되었다



“저기 드높이 가장 무서운

벌을 받는 영혼이 유다이니

그 골통이 쑥 들어가고 정강이만 쑥 내밀었구나.


머리를 처박고 있는 다른 두 놈 가운데 시꺼먼

부리에 대롱대롱 매달린 게 브루투스인데

그 비틀리고 말 없는 꼴을 보아 두려무나.

또 한 놈 몸집이 커 보이는 게 카시우스

허나 밤이 다시 접어드나니, 자, 이제

떠나야겠도다. 볼 것은 다 본 것이로다.“ (지옥편 제34곡 61-69, p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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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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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명금당 | 작성시간 16.04.06 주님 회개합니다. 지옥으로 보내지만 마십시오. 무섭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작성자참나리 | 작성시간 16.04.07 고마운 마음으로 가져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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