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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지기

48. 신곡-천국편(1곡-10곡)

작성자마음지기|작성시간16.04.30|조회수1,162 목록 댓글 1

천국편: 제1곡


단테는 셋째 노래 ‘천국편’의 허두에서 대시인답게 아폴론에게 기도를 드린다. 그는 베아트리체의 눈을 보며 월천(月天)으로 올라간다. 거기 천상의 휘황한 빛과 화음 속에서 넋을 잃은 단테에게 베아트리체가 아리스토텔레스 및 토마스 아퀴나스의 설(說)을 따라 하늘 나라의 신비와 인간의 영혼이 하느님께 돌아가게 마련되었음을 가르친다.


모든 것을 움직이시는 그분의 영광이

온 누리를 꿰뚫고 빛나시어도

어디는 더하고 또 어디는 덜하시나니, (천국편 제1곡 1-3, p551)


☑ 만물을 움직이시는 분, 즉 하느님의 영광이 우주를 두루 관통하는데 그 빛은 어떤 곳에는 충만하고 또 어떤 곳에는 덜하였다. 천국은 하느님의 빛으로 충만하지만, 연옥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지옥은 그 빛이 거의 없었다.

- 이마미치 도모노부 지음, 이영미 옮김, 단테 「신곡」강의, p417


그 빛이 더할 나위 없이 담겨진 하늘에

내가 있어, 위에서 내려온 몸으로선

어떻다 말할 수 없는 여러 가지를 내 보았노라. (천국편 제1곡 4-6, p551)


☑ 나는 빛이 가장 강하고 충만한 하늘에 있었으므로 여러 가지 것들을 보았다. 그렇지만 내가 본 광경을 다시 한 번 이야기할 수는 없다. 하계로 내려온 사람은 다시금 그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는 신적인 광경을 보고 온 것이다.

- 이마미치 도모노부 지음, 이영미 옮김, 단테 「신곡」강의, p424


이는 우리의 지성(知性)이 그 소원에

가까워질수록 깊이깊이 가라앉아

기억이 미처 따라올 수 없는 까닭이니라. (천국편 제1곡 7-9, p551)


☑ 하늘로 들어가 훌륭한 것들을 보고 왔는데 왜 그에 대해 맘껏 이야기할 수 없는가. 그 이유는 자기 지혜의 소망은 하느님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싶다는 데까지 깊이 들어갔으나, 직관적으로 본 그 모습을 기억하고 그대로 쓰려고 해도 도무지 쓸 수 없을 만큼, 그토록 하느님께 가까이 다가갔기 때문이다. 그러한 신비적인 내용에는 기억조차 따라갈 수 없으며 제대로 표현될 수도 없다.

단테는 『신곡』안에서 베아트리체를 좇아 천국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자기가 본 천국을 글로 충분히 표현해 낼수는 없다. 천국은 빛으로 가득하며 아무리 깊게 본다고 해도 기억으로 재현해 낼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천국은 인간 언어의 길을 실로 긍정적인 의미에서 끊어낼 뿐 아니라, 인간 지성이 포괄하는 힘과 범위를 넘어 기억에조차 담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빛으로 넘쳐 난다고 말하는 것이다.

- 이마미치 도모노부 지음, 이영미 옮김, 단테 「신곡」강의, p418, 425


이제야 바야흐로 내 노래의 줄거리는

내 정신 안에 보화로 간직할 수 있었던

거룩하고 성스러운 나라의 일이 되리라. (천국편 제1곡 10-12, p551)


☑ 그렇기는 하지만 그 왕국, 즉 하느님의 나라 천국에 관련해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것들은 내 노래의 소재가 될 것이다.

- 이마미치 도모노부 지음, 이영미 옮김, 단테 「신곡」강의, p418

오, 선하신 아폴론이여, 마지막인 이 일에

그대 사랑하는 월계관을 주리라 한 대로

나로 하여금 네 힘에 알맞은 그릇이 되게 하라. (천국편 제1곡 13-15, p551)


☑ 단테는 아폴론에게 이처럼 호소하며 새로운 세계로 들어선다. 마지막인 이 일이란 천국편을 완성해 내는 것이다.

천국편은 아폴론을 부르며 시작했다. 지옥편에서도 연옥편에서도 고전적 서사시의 전통에 따라 ‘무사이여’라고 뮤즈의 여신에게 호소한 데 반해 천국편에서는 ‘아폴론이여’라고 부른다. 이것이야말로 지금까지의 서사시와는 전혀 다른 글을 쓰겠다는 단테의 선언이다. 천국은 평범한 사람이 살아서 오를 수 있는 역사적 세계의 장이 아니다. 그곳에서는 인간의 역사를 노래한 서사시의 여신 무사이가 아니라, 예언의 신 아폴론을 부른다. 비극시대에는 아직 죽음의 신의 그림자를 드리우지만, 고전시대의 아폴론은 이제 지혜의 신이며 남성이라 아홉 기둥의 여신인 뮤즈들(무사이)의 우두머리에 해당한다. 단테는 바로 그 신에게 “그대의 월계관을 받기에 마땅한 자로 만드소서”라고 기도한다. 이 말은 ‘계관시인이 되고싶다’는 명예에 대한 희망이라기보다 그런 미지의 세계를 노래하는 사람이라면 ‘그대가 사랑하는 월계관을 받기에 마땅한 자가 아니면 안 된다’는 당위의 인지이며, 일종의 메타모르포제(변신)의 자율적 요청의 표명인 것이다. 그것은 고전적 서사시와의 결별을 의미하며, 처음으로 그리스도교적 서사시를 구성하는 데 대한 자랑스런 선언이다.

- 이마미치 도모노부 지음, 이영미 옮김, 단테 「신곡」강의, p444. 555


드시라, 내 가슴 안에. 그리고 마르시아스를 그

지체의 칼집에서 뽑아내던 그 때와 같이

너의 숨을 불어 주시라. (천국편 제1곡 19-21, p552)

☑ 여기에서 단테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폴론 “당신이 예술의 기예로 마르시아스에게 큰 승리를 거두었듯이 내가 이 시를 성공적으로 지을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라는 말이다.

- 이마미치 도모노부 지음, 이영미 옮김, 단테 「신곡」강의, p442



제2곡


신학적 교양이 없는 독자에게 단테는 미리 셋째 노래의 내용이 어렵다는 것을 귀띔하면서 동시에 그 새로움과 숭고함을 내세운다. 하늘의 첫층 월천(月天)으로 들어가 달의 검은 얼룩을 보고 의심할 때 베아트리체가 그 의혹을 풀어주고 하늘의 조직과 크고 작은 별들의 빛을 설명해 준다.


아, 귀기울이고 들고 싶어서 자그마한

쪽배에 앉아 있는 그대들이여, 노래부르며

저어가는 내 배를 뒤따르라. (천국편 제2곡 1-3, p559)


☑ '아, 듣고 싶어서‘ 단테가 노래하는 것을 들으려고, ’자그마한 쪽배에 앉아 있는 그대들이여‘. 노래는 거문고나 피리 소리에 맞춰 그 음을 타며 부른다. 음악은 멜로디가 있어서 파도와는 다르다. 시도 음악적으로 들린다. 특히 단테의 시는 매우 음악적이다. 그러한 노래가 듣고 싶어 사람들은 쪽배에 오른다. 천국의 노래를 듣는데 군함 같은 배는 어울리지 않는다. 또한 자기의 이성으로는 도무지 파악할 길 없는 거대한 천국의 세계로 들어간다는 것의 대비로서 ’쪽배‘는 효과적이다. 또한 ’배‘는 ’교회’의 다른 명칭이기도 하다.

- 이마미치 도모노부 지음, 이영미 옮김, 단테 「신곡」강의, p446


삼가 그대들의 물가를 돌아다보고

깊은 바다로 들어서지 말지니, 혹여

나를 잃고 남아서 헤맬까 하노라. (천국편 제2곡 4-6, P559)


☑ 어중간한 마음가짐으로 오는 거라면 돌아서서 당신의 물가로 다시 돌아가기 바란다. 힘들다고 엉거주춤한 태도를 취할 바에는 먼 바다로 나갈 생각은 접는 것이 좋다. 열심히 따라오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없으면, 아폴론의 힘에 의지해 가며 힘겹게 노래하는 나를 잃고 당신들을 먼 바다에서 헤매다 어딘가로 사라져 버리게 될 것이다.

단테는 자기 자신은 가능한 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지만, 천국을 노래하기란 참으로 힘든 일이므로 자신의 표현도 그에 미치지 못해 이해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고 다시금 강조하는 것이다.

- 이마미치 도모노부 지음, 이영미 옮김, 단테 「신곡」강의, p447


내 스쳐 지나는 물은 일찍이 아무도 건넌 바 없고

미네르바가 영감을 주며, 아폴론은 나를 이끌며

아홉 무사가 내게 북두를 가리키느니라. (천국편 제2곡 7-9, p559)


☑ '미네르바의 올빼미‘라는 말이 있듯이 미네르바는 지혜의 신이다. 예언의 신 아폴론이 나를 이끌어 내가 모르는 세계로 안내해 준다. 그곳에 가기 위해서는 미네르바의 지혜가 필요하며, 그리고 또한 아홉 명의 무사, 요컨대 예술의 여신들이 모두 도와준다. 미네르바는 지식·학문, 아폴론은 예언·종교, 그리고 무사가 예술의 신이므로, 이제부터 천국에 관해 공부하는 데는 학문과 종교와 예술, 이 세 가지 지식을 모두 합해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단테는 여기에서 말하는 것이다. 천국에 관한 지식은 이처럼 정신의 완성을 이룬 후에야 빛을 발한다.

- 이마미치 도모노부 지음, 이영미 옮김, 단테 「신곡」강의, p447



제3곡


월천(月天)에 들어간 시인이 포레세의 누이 피카르다를 만난다. 그는 단테에게 말하기를, 여기 있는 혼들은 동정(童貞)의 서원(誓願)을 했음에도 폭력으로 해서 그 서원을 채우지 못한 이들이라 한다. 그리고 황후 코스탄차의 얘기를 하고 아베 마리아를 외우며 사라진다.



나는 세상에서 동정 수녀이었노라.

그대의 기억이 똑똑히 돌아볼진대

썩 아름다웠던 나를 모르지 않을 터이요,


내가 피카르다인 줄을 알아보리니

이 여러 복된 분들과 내 여기 놓여져

보다 더 더딘 천구(天球)에 복되이 있노라.


오직 성령의 뜻 안에서만이

불붙어지는 우리들 애정이 당신의

질서대로 형성되어 있기에 기쁘나니라.


이 아주 낮게 보이는 운명이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우리가 서원을 소홀히

하고 어느 점엔 전혀 지키지 않은 탓이니라. (지옥편 제3곡 46-57, p568)


☑ 피카르다는 단테의 아내의 친척으로 클라라회의 수녀였다. 그녀의 오빠가 그녀를 정치적인 이유로 환속시켰다.


색싯적부터 그이를 따르고자 세상을

피하여 나는 그의 옷 속에 나를 가두었고

그 회(會)의 길에 나를 맹세하였더니라.


그 뒤 선보다는 악에 젖었던 사람들이

즐거운 수녀원에서 나를 앗아 내었나니

그 뒤에 내 생활이 어떠하였는지 하느님은 아시도다. (천국편 제3곡 103-108, p570)


그 역시 수녀였으며 그의 머리에서도 거룩한

수건의 그림자가 앗기어졌느니라.


비록 그 뜻과 착한 몸가짐과는 반대로

세속으로 아주 돌아가기는 했을 만정 그 뒤

언제고 마음의 너울이 늦추어진 적은 없었으니


이이가 바로 위대한 코스탄차의 빛

슈바벤의 둘째 바람에 이어 셋째 바람

이를테면 마지막 힘을 낳으신 분이니라. (천국편 제3곡 113-120)


☑ 시칠리아 왕 로체르1세의 딸 코스탄차는 처음에는 수녀였는데 뜻에 없는 결혼을 하여 황후가 되었다. 하인리히 6세의 아내요 프리드리히 2세의 어머니다.



제4곡


단테는 두 가지 의문에 시달리면서 베아트리체한테 묻고 싶으나 침묵하고 있을 때 베아트리체는 그의 마음을 읽고 있다. 시인은 피카르다와 콘스탄차가 폭력으로 꺾여진 수도서원 때문에 어찌하여 상(賞)을 덜 받고 있는지, 그리고 영혼들은 어찌하여 교회의 교리가 아닌 플라톤의 설(說)처럼 별로 돌아가는지 알고 싶어 한다. 베아트리체가 이 두 가지 의문을 풀어 준다.


설사 폭력이 있을 때 그것을 받는 자가

그걸 강행한 자에게 아무 짓도 아니했다 치더라도

이런 영혼들은 그에 대한 탓을 벗어나지 못하니,


의지란 의지(意志)하지 않는 한 죽는 것이 아니요

도리어 폭력이 천만 번 뒤튼다 할지라도

불 안에 있는 본성처럼 작용하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의지가 많게든 적게든

굽어지면 폭력이 뒤따르는 것이니 이렇듯

저들은 성소(聖所)로 돌아갈 수 있으면서 이리 했느니라.


라우렌티우스가 그 철판 위에 태연하였듯,

무키우스가 그의 손에 냉엄하였듯,

저들의 의지가 온전한 것이었던들


저들이 풀려지자마자 끌려왔던 그 길을

거쳐 되돌아갔어야 마땅한 것이어늘

이같이 굳센 의지란 매우 드문 것이로다. (천국편 제4곡 73-87, P575)

☑ 라우렌티우스부제는 258년 8월10일 박해로 순교했다. 무키우스는 로마의 청년으로 로마를 포위한 포르세나 왕을 죽이려다 붙들렸다. 그 실패의 원인이 자기의 오른 손이라 하여 왕의 면전에서 자기의 손을 불 속에 집어넣어 태웠다.



제5곡


베아트리체가 단테에게 새로운 빛이 어디로부터 비롯되었는지 설명하고 수도서원에 대한 문제를 풀어준다. 다음 시위를 떠난 활처럼 제2천인 수성천(水星天)으로 든다. 거기 있는 영혼들은 큰 뜻을 품고 세상을 떠났던 자들의 것이다. 그들 중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있어 단테를 반가이 맞는다.



그러므로 그대 여기서부터 따져 나간다면 서원이란

그대가 뜻을 둘 제 하느님도 뜻을 같이하사

이루어지나니 그대 그 높은 값을 똑똑히 알리라.


하느님과 사람 사이에 계약이 맺어질 제

내가 말하는 이 보배가 희생되고

그것도 제 자작으로 그리 되는 것이어든


이럴진대 그 보상으로 무엇을 드릴 수 있겠는가?

이미 바치고 난 것을 좋도록 쓰리라 생각하는 것은

나쁘게 얻은 것으로써 착한 일을 하고자 함이니라. (천국편 제5곡 25-33, P580)

☑ 서원을 통해 스스로 자유의지를 포기하고 하느님께 전적으로 의탁하는 것인데, 동기야 어떻든 한 번 하느님께 서원을 한 이상 이를 바꾸는 것은 그 뒤의 삶이 아무리 좋더라도 하느님과의 약속을 어긴 것이다.


사람들아, 서원을 가벼이 여기지 말라

모름지기 성실할지니 입다가 그 첫 번

제물에 하였듯이 이 일에 한눈을 팔지 말라.


차라리 ‘잘못했나이다’라 아룀이 나았을 것을

오히려 지키면서 더 잘못하였나니 이와 같이

어리석었던 그리스의 대장을 그대는 보리로다. (천국편 제5곡 64-69)

☑ 판관 입다는 승전을 하러 돌아오는 길에 처음으로 만나는 사람을 하느님께 바치겠다고 가벼이 서약한 때문에 그의 딸을 제물로 바쳤다. 그리스의 대장 아가멘논은 트로이 전쟁때 역풍을 막고자 그 해에 난 가장 예쁜 여자 아이를 디아나 여신에게 바치겠다고 서약하는 바람에 제 딸을 바치게 되었다.


기독교인들이여, 좀 더 무겁게 행동하라.

뭇 바람 앞에 새 깃처럼 되지 말아라.

물이면 다 너희를 씻는 줄로 여기지 말라.


너희는 구약과 신약을 지니고

너희를 이끄시는 교회의 목자를 뫼시나니

이것이 너희 구원에 넉넉한진저.


다른 못쓸 탐욕이 너희에게 앙탈할지라도

사람이 되거라. 지각없는 짐승이 되지 말거라. 이리하여

너희 가운데의 유다인이 너희를 비웃지 못하게 하라.


혹여 너희는 저, 제 어미의 젖을 버리고

제멋대로 저와 싸움질하는

철없고도 드레 없는 어린 양이 되지 말라. (천국편 제5곡 73-84, P582)

☑ 성경과 교회의 가르침에 따른 것으로도 구원에 충분하다.



제6곡


로마 법전의 편찬자인 황제 유스티니아누스가 단테에게 나타난다. 로마사에 있어 로마제국의 굳건한 건설을 위한 하느님의 섭리를 단테에게 보여주고 동시에 이상을 저버리고 정쟁(政爭)을 일삼는 이탈리아의 현상을 개탄한다. 그는 또 시인에게 자기 동료들을 들어 말하고 로메오에 대한 찬사로 말을 맺는다.


내 지금 네게 이를 되풀이하는 바를 지금 여기서 너

기이히 여겨 마땅하니 그 뒤 이것은 티투스와 함께

옛 죄의 복수를 행하고자 치달았느니라. (천국편 제6곡 91-93, p590)


☑ 베아트리체는 단테를 비롯해 사람들이 가지는 의문에 ‘회답’하는 동시에, 세상 일반의 역사관에 대해 반박한다. 그것은 역사란 인간의 자기 결정이라는 사고에 대한 것인데, 통념에 반론하는 자신의 태도가 베아트리체에게는 왠지 모르게 겸연쩍었고, 그런 까닭에 자기 생각을 의미의 통합으로서 위의 3행으로 이야기했다. 그러자 단테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을 수밖에 없다. 제6곡에서는 단테가 ‘옛 죄가 복수당하고, 또다시 그에 대한 복수가 일어난 것은 무슨 뜻일까’라는 의문을 베아트리체에게 묻고 싶어 하면서도 머뭇거리는 부분부터 그리스도교의 근본문제가 논해진다.

‘옛 죄의 복수를 행하고자’라고 되어 있는데 무슨 뜻일까? 옛 죄의 복수가 복수를 당한다. 옛 죄, 즉 옛날의 죄란 아담이 하느님의 말씀을 어기고 지혜의 과실을 먹은 것을 가리킨다. 아담의 죄는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매달림으로써 소멸되었다. 다시 말해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아담의 죄는 복수를 당한다. 그리스도의 죽음은 우리에게는 구원의 근원이 되었지만, 하느님의 아들이 우리를 위해 죽어야만 하는 상황은 하느님에게는 몹시도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리스도의 처형은 유다 왕국에서 행해졌으며 그곳의 수도는 예루살렘이다. 그러므로 로마 황제 티투스가 예루살렘을 낙성(落成)시킨 것은 하느님의 아들의 죽음을 초래한 자에 대한 복수라는 것이다. 아담의 죄를 극복해 낸것은 그리스도였지만, 그 그리스도는 유다 민족에게 살해당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리스도를 죽인 이들은 티투스가 다시 멸망시킨다. 이처럼 복수는 복수를 부른다. 이것은 어떤 역사적 사건, 예를 들면 티투스가 예루살렘을 함락시킨 역사적 사건을 사건을 하느님의 계획, 즉 인간 구원의 논리로 설명하려는 것이다.

- 이마미치 도모노부 지음, 이영미 옮김, 단테 「신곡」강의, p467-468



제7곡


유스티아누스와 그 반려들이 넋이 노래부르고 춤추며 청화천(淸火天)으로 오른다. 베아트리체는 정녕코 단테의 머리 속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풀어준다. 그리고 어찌하여 인류 구원을 위하여 그리스도의 강생과 죽으심이 필요했던가를 설명한다.


“호산나, 만군의 주님이시여, 당신은

높은 데서 풍요한 빛을 발하시어 이 하늘나라의

복된 불들을 비추시나이다.“


두 겹 빛을 위해 껴입은 이 실체가

제 노랫가락에 맞추어 몸을 틀면서

이렇게 노래 부르는 것을 나는 보니라.


문득 이와 다른 빛들이 춤을 추더니

아주 날쌘 불티들처럼 홀연

까마득히 나에게서 자취를 감추어 버리더라. (천국편 제7곡 1-9, p595)


☑ 천국에서는 영혼이 빛과 같은 형태로 자기에게 접근해 온다. 천국에는 길게 경과하는 시간은 없으며 영원과 순간뿐이다.

- 이마미치 도모노부 지음, 이영미 옮김, 단테 「신곡」강의, p453


나는 의심이 나서 말하되, “아뢰어라, 아뢰어라.

그 달디단 물방울로 내 목마름을 축이시는

내 마님께 아뢰어라“라고 속으로 말하니라.


그러나 ‘베’와 ‘리체’만으로도 온통 나를

지배하여 버리는 그 외경(畏敬)이 나로 하여금

스르르 잠드는 사람처럼 머리를 숙이게 하니라. (천국편 제7곡 10-15, p595)


☑ 단테는 베아트리체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다. 마음속으로 ‘아뢰어라, 아뢰어라. 내 마님께 아뢰어라’라고 하지만 ‘허나 다만 ’베‘와 ’리체‘라고만 나올 뿐, ’나를 지배해 버리는 외경‘, ’자신을 지배하는 그녀를 존경하는 마음이‘, ’나로 하여금 스르르 잠드는 사람처럼 머리를 숙이게 하노라‘, 깊은 잠에 막 빠져 들 때 말도 제대로 못하고 이상하게 변하듯이 그녀를 너무 존경한 나머지 말을 머뭇거리게 된다.

- 이마미치 도모노부 지음, 이영미 옮김, 단테 「신곡」강의, p451-452


그르칠 수 없는 내 소견으로는 옳은

복수가 어떻게 옳게 이루어졌는가 함이

그대를 생각에 잠기게 하는 것이로되,


이제 곧 나는 그대의 마음을 풀어 주리니

그대 듣거라. 내 말들은 위대한 교리의

선물들을 그대에게 주려는 때문이니라. (천국편 제7곡 19-24, p596)


☑ 단테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물을까 말까 머뭇거리자, 베아트리체가 그 마음을 꿰뚫어 보고 “당신이 묻고자 하는 건 그런 것일 테죠. 그럼 대답해 드리죠”라며 설명을 시작한다.

이미 천국에 있는 자는 의견에 잘못이 있을 수 없다. 결국 베아트리체는 단테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신처럼 훤히 읽어내는 것이다. … 자기가 생각하는 것을 뽐내며 말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전해 들어서 아는 진리의 가르침이 들어있는 교리를 들려주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베아트리체는 무엇이 그리스도교의 근본적인 가르침인가에 대해 말하기 시작한다.

- 이마미치 도모노부 지음, 이영미 옮김, 단테 「신곡」강의, p472-473


나지 않았던 그 사람이 제 잇속 때문에

의지의 힘 위에 재갈을 견디지 못한 탓으로

스스로 벌을 받고 그의 모든 자손도 벌을 받았으니, (천국편 제7곡 25-27, p596)


☑ '나지 않았던 그 사람‘이란 아담을 가리킨다. 아담은 인간은 부모로부터 태어난 게 아니라 하느님으로부터 창조되었으므로, ’나지 않았던 그 사람‘이 된다. ’의지의 힘 위에 재갈을 견디지 못한‘은 하느님이 내린 유일한 금지령, 다시 말해 지혜의 열매를 먹지 말라는 그 명조차 지키지 못하고 금단의 열매를 먹었던 일을 뜻한다. 아담에게 하느님의 금지를 지켜낼 의지가 굳었다면, 하와가 유혹했을 때 그 의지로 물리쳤다면 낙원에 머물 수 있었지만 이를 이겨내지 못했다. 그로 인하여 아담은 자신과 자손을 죄 속에 빠뜨렸다. 이는 아담의 죄에서 비롯되어 원죄가 생겨난 것을 나타낸다. …

하느님이 아담을 창조했을 때에는 하느님이 창조한 자연의 인간이 있었고 하느님은 그에게 초자연의 은총을 부여했다. 그 은총이란 영원히 죽지않고 하느님과 함께 에덴동산에서 사는 것이다. 그러한 은총을 받았음에도 아담이 하느님의 금지령에 반하는 죄를 저질렀기 때문에 하느님은 아담의 자연의 힘을 쇠하게 만들기보다는 아담에게 부여했던 초자연적 은총을 거두는 벌을 내렸다. 따라서 그에 이어 벌어진 낙원으로부터의 추방은 자연 상태 그대로 추방당해 대지로 내몰리는 일이었다.

본디 하느님이 창조했을 때는 자연은 물론 그 위에 초자연의 은총까지 입었으나, 인간이 하느님의 은총을 빼앗기고 자연만으로 남게된 것은 아담의 책임이다. 아담의 죄로 인해 아무리 어린 갓난아기라도 하느님의 초자연적 은총을 앗긴 상태로 태어나는 것이다. 즉 태어나면서부터 은총이 결여된 상태, 불완전한 상태, 원죄를 갖고 태어난다.

- 이마미치 도모노부 지음, 이영미 옮김, 단테 「신곡」강의, p473-474


그러기에 취함을 받은 본성에서 헤아린다면

십자가가 부과한 형벌 아닌 다른 어느 형벌도

그렇듯 외롭게 찔러 줄 수 없었던 것처럼


마찬가지로 이러한 본성을 지니신 채

고난을 당하시고 그 위격을 살핀다면

이렇듯 큰 불의도 더 없었느니라. (천국편 제7권 40-45, p596)


☑ 그리스도가 띠고 있던 인성(人性)에 비취 본다면 그리스도가 전 인류를 대표해 십자가에서 죽임을 당하는 것은 정당한 벌이다. 한편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아들이며 하느님이기도 한 점을 생각한다면, 하느님의 인격, 페르소나가 입은 불경함은 일찍이 없었던 부당한 벌이라 할 수 있다.

- 이마미치 도모노부 지음, 이영미 옮김, 단테 「신곡」강의, p478


그렇다면 한 가지 일에서 여러 가지가 생겨났으니

하나의 죽음을 하느님과 유다인이 다 좋아하고

그로 해 땅은 진동하고 하늘은 열렸도다. (천국편 제7권 46-48, p597)


☑ 자신이 창조하고 그리고 자신이 사랑했던 인류가 구원되므로 하느님은 기뻐한다. 한편, 유다교로부터 나왔는데도 유다인만의 특권을 인정하지 않고, 게다가 유다인의 왕이라 일컬어진 그리스도가 죽임을 당해 유다인도 기뻐했다.

- 이마미치 도모노부 지음, 이영미 옮김, 단테 「신곡」강의, p479


의로운 복수가 그 뒤 의로운 법정으로부터

이루어졌다 함이 이제 바야흐로 그대에게

그다지 까다롭게 보이지 않으리라. (천국편 제7곡 49-51, p597)


☑ 그리고 더 나아가 이번에는 티투스에 의해 하느님의 죽음을 기뻐했던 사람들(유다인들)의 도시(예루살렘)가 또 다시 전멸되는 보복을 당하는데, 이러한 정의의 복수에 그다지 당황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 이마미치 도모노부 지음, 이영미 옮김, 단테 「신곡」강의, p479


그에서 직접 방울져 나오는 것은 나중에

끝을 아니 가지나니, 하느님이 인을 치시자

그 자국이 스러지지 못하는 까닭이니라. (천국편 제7곡 67-69, p597)


☑ 창조된 것은 무릇 소진되는 일이 없으며 불멸한다. 하느님의 진정한 선의, 친절, 은총으로부터 ‘직접 나오는 것’이라고 되어 있는데, 우리의 신체는 부모를 매개로 태어난다. 그리스도교 가르침에 따르면 육체가 만들어져 세상에 태어날 때, 영혼은 하느님이 그 순간 직접 창조해 부여한다고 한다. 우리 인간은 자식에게 심신의 부모는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영혼 그 자체는 하느님이 직접 창조한다. 그러므로 ‘그에게 직접 방울져 나오는 것’이란 ‘영혼’을 가리킨다. 영혼에는 끝이 없다. 즉 영혼은 불멸이다. 마음과 육체에는 끝이 있으나 영혼은 불멸이다.

- 이마미치 도모노부 지음, 이영미 옮김, 단테 「신곡」강의, p480


그로부터 직접 흘러내리는 것은 오롯이

자유롭나니, 이는 버금가는 것들의 힘에

딸려 있지 않는 까닭이니라. (천국편 제7곡 70-72, p597)


☑ 버금가는 것은 자연 내지는 우주의 상징이다.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자연의 종(種)적 규정에서 자유롭다.

- 이마미치 도모노부 지음, 이영미 옮김, 단테 「신곡」강의, p482


그것은 그에게 더욱 가까울수록 더욱 그를

기쁘게 하나니, 모든 것을 비추는 거룩한 열이

더욱 비슷한 것 속에 더욱 활활거리는 까닭이니라.


이 모든 특권을 피조물인

인간이 누리므로 그 하나만이라도 모자라면

그는 제 존엄성에서 떨어져야 하느니라.


이를 앗아가고 지고선(至高善)에서 틀어지게 하는 것이

다만 죄악 하나뿐인 것이니, 이로 말미암아

차츰 그 빛이 뽀오얗게 되어졌고


그리고 죄악이 흠낸 자리를 죄스런

쾌락에 대항하는 마땅한 보속(補贖)으로 채우지

않는 한 언제나 제 존엄에로 돌아가지 못하느니라. (천국편 제7곡 73-84, p598)


☑ 범죄는 인간 이성이 일으키는 죄다. 따라서 그리스도교에서는 인간의 품격은 가능한 한 하느님과 비슷한 상태, 즉 죄가 없는 상태, 죄를 범했다면 잘못을 빌고 사죄를 구하거나 죄를 부끄러워하는 상태에 두고자 한다. 죄로부터 완전하게 해방될 수는 없으므로 죄를 부끄러이 여기는 상태, 그러한 빛이 있다면 인간은 성덕(聖德)에 가깝다고 가르친다.

- 이마미치 도모노부 지음, 이영미 옮김, 단테 「신곡」강의, p484


그대는 말하누나, ‘내 물을 보고 불과 공기와

땅을 보니 섞어서 된 그 모든 것은

스러지고 오래 가지 못하는도다.


피조물이란 이런 것들이거늘 아까

이른 바가 참되다 할진대 그것들은

스러짐이 없이 성하여야 옳으리로다‘라고. (천국편 제7곡 124-129, p599-600)


☑ 하느님이 직접 창조한 것은 부패하지 않는다, 멸망하지 않는다고 들었다. 물과 불, 흙도 모두 하느님이 창조한 것이라면 이들 역시 부패하지 않아야 마땅한다는 단테의 생각에 대해 베아트리체는 다음과 같이 일러준다.

- 이마미치 도모노부 지음, 이영미 옮김, 단테 「신곡」강의, p485


형제여, 천사들이며 그대가 지금 있는

순전한 나라는 지금처럼 그 존재를

갖춘 그대로 창조되었다 할 수 있느니라.


그러나 그대가 들어 말한 원소들이며

그것들로 이루어진 저것들은 창조된

힘에서 형상을 받은 것이니라.


그것들을 지니는 물질도 창조된 것이요

그것들을 싸고 도는 그 별들 안에서

형상을 마련하는 힘도 창조된 것이니라.


온갖 짐승, 온갖 식물의 혼을

거룩한 빛들의 빛살과 움직임이

복능(伏能)을 지닌 원질(原質)에서 뽑아내느니라. (천국편 제7곡 130-141, p600)


☑ 인간이 감각적으로 지각하는 것은 흙이나 물인데 이들은 모두 소멸한다. 인간은 그러한 원소밖에 볼 수 없다. 인간은 그러한 물질만 지각할 수 있다. 그러나 하느님이 처음 그 원질료(재료)를 창조했다. 그러한 질료로부터 갖가지 힘에 의해 물(物)이 형성되었다. 따라서 일체는 하느님에 의해 창조된 것과 하느님에 의해 창조된 힘으로부터 형성된 것이다. 여기에 창조와 형성의 기본적인 구별이 행해진다.

- 이마미치 도모노부 지음, 이영미 옮김, 단테 「신곡」강의, p486


그러나 그대들 생명만은 지고의 자비가

직접 불어 넣으시고 당신을 사랑케 하시니

그로부터 인생은 당신을 그리워하느니라.


이로부터 미루어 그대는 그대들 부활을

헤아릴 수 있으리라. 맨 처음 조상들이

함께 지움을 받았을 그 때


사람의 육체가 어떠했는지를 살펴본다면 …… (천국편 제7곡 142-148, p600)


☑ 여기에서는 하느님에게서 영혼을 직접 부여받았다는 근거만 가지고 부활을 논하고 있는데, 부활은 그리스도교의 중요한 가르침이다. 바오로가 아테네에서 선교할 때 다른 설명은 모두 다 납득했지만, 죽은 자의 부활을 이야기하자 어떤 사람은 조소하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는 이야기가 바오로의 선교 역사에 기술되어 있다(사도 17,32). 부활은 매우 난해하지만, 그리스도교에서는 매우 중요한 근본교리중 하나이다.

- 이마미치 도모노부 지음, 이영미 옮김, 단테 「신곡」강의, p483



제8곡


시인이 셋째 하늘 금성천(金星天)에 올라 평생 애욕에 치우쳤던 넋들을 만난다. 그들 중 하나인 카를로 마르텔로가 단테 앞에 나와 지상에서 왕이었음을 밝히고 나폴리의 왕 로베르토의 인색함을 꾸짖는다. 그리고 관대한 아비에게서 어떻게 자식이 날 수 있는 가를 설명하고 인간 교육의 바탕이 되어야할 천성을 들어 말한다.




제9곡


카를로 마르텔로가 시인한테서 떨어지고 에첼리노의 누이 쿠나차 다 로마노가 나서서 베네치아 신민의 썩은 풍속을 얘기한다. 그의 다음에 마르실리아의 폴코가 자기를 들어 말하고 라합의 영혼을 가리켜 주며 교황은 회복할 생각이 모자란다고 슬퍼한다.


그렇다 하여 내 여기 뉘우침이 없이 다만

웃음이 있을 뿐이니, 마음 속에 돌아오지 못하는 허물

때문이 아니라 마련하고 돌보시는 ‘힘’ 때문이니라. (천국편 제9곡 103-105, p613)


☑ 천국에서는 그 누구도 후회하지 않고 웃는다. 천국에서는 죄를 범했던 사람이라도 그 죄를 떠올리고 고민하는 일은 없다. 그곳은 빛으로 충만하며 웃음이 있다. 춤도 있다. 단테는 이곳이 즐거운 곳임을 묘사한다.

연옥에서 마텔다가 등장하는 부분, 마텔다는 단테를 유혹해 망각의 강 레테의 물속으로 들어가게 했다. 망각의 강을 건너 천국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세례로 죄가 사해지는 것과 비슷하다. 레테 강에 씻음으로써 모든 더러움을 완전히 망각해 버린다. 그리고 천국에서는 그야말로 티 없이 웃는다. 과거 죄에 대한 심적 트라우마, 상처로 고통당하는 일은 없다. 그 원인은 하느님의 덕[죄를 없애 주신 하느님의 섭리] 때문이다.

- 이마미치 도모노부 지음, 이영미 옮김, 단테 「신곡」강의, p483


여기 내 곁에 마치 맑은 물 속의 태양의

광선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이 빛 속에

어떤 이가 있는가 하고 너 알고 싶어하니


그럼 알려무나. 그 속에 라합이 평안히 있고

우리 대열과 하나처럼 합쳐서 높다란

층에 그것으로써 인(印)을 치고 있는 것을. (천국편 제9곡 112-117, p613)


너희 세계가 만드는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이 하늘에로 그는 그리스도 승리의

어느 영혼보다도 앞서 올림을 받았느니라. (천국편 제9곡 118-121, p613)


☑ '너희 세계‘란 지구를 가리키는 것이며, 그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곳은 내 그림자가 미치는 마지막 지점이다. 그림자는 영향을 가리키며, 대지의 흔적이 가까스로 미치는 지점이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순수한 천국이다. 이곳은 금성천(金星天이)이라 불리는데 금성천에서부터 진정한 천국이 시작되며 그곳에서는 대지의 잡음도 전혀 들리지 않는다. 이곳에서부터 성인이 등장한다.

- 이마미치 도모노부 지음, 이영미 옮김, 단테 「신곡」강의, p449



제10곡


넷째의 하늘, 태양천(太陽天)에 오르니 지상에서 철학과 신학으로 이름을 떨친 학자들의 넋들이 베아트리체를 마치 화관처럼 에우고 있다. 성 토마스 아퀴나스가 동료들과 함께 시인에게 나타나 참다운 사랑을 들어 말하고 다른 영혼들에 대하여 얘기한다. 말이 끝나자 영혼들이 노래와 춤을 되풀이 한다.


한 분과 또 한 분이 영원하게 기운을 불어 주는

그 사랑과 함께 당신 아드님 안에 보시면서

처음이시오 이를 데 없으신 힘이


정신과 공간을 꿰뚫고 도는 그 모든 것을

오묘하신 안배로 지으셨으니, 이를 보는 자

그를 맛봄이 없이는 있을 수 없도다. (천국편 제10곡 1-6, p617)

☑ '처음이시오 이를 데 없으신 힘‘이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최고의 힘, 아버지이신 하느님을 가리키며, ’당신 아드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한 분과 또 한 분이 영원하게 기운을 불어주는 그 사랑‘이란 아버지와 아들의 친숙한 대화의 숨결이며 성령을 가리키므로, 위의 시 3행은 ’창조주가 성령의 사랑으로 구세주를 바라보시며‘ 뭔가를 하고 있는 것에 대한 서문이다. 무엇을 하고 있을까. 하느님은 정신을 꿰뚫고 도는 것과 공간을 꿰뚫고 도는 것을, 즉 가시적 세계와 비가시적 세계를, 오묘하신 안배로 지으셨다.

- 이마미치 도모노부 지음, 이영미 옮김, 단테 「신곡」강의, p492


이에 베아트리체 시작하되, “감사하라.

천사들의 해님께 감사드리라. 당신 은총으로

너를 끌어올려 이것을 보게 하신 그분에게“

일찍이 사람의 마음이 믿음 도탑고 또

그 온 정성을 다하여 자기를 하느님께

바치기로 아무리 재빠르게 마음먹었다 할지라도

그 말들을 듣고 내가 한 것처럼 못하였었나이

그만큼 내 사랑이 그분한테로 빨려들어가

베아트리체조차 망각 속에 흐르게 했느리라. (천국편 제10곡 52-60, p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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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참나리 | 작성시간 16.05.01 귀한 것 주시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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