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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지기

72. 그리스도의 육신론(3)

작성자마음지기|작성시간20.10.26|조회수180 목록 댓글 2

3, 이단자들의 교설

 

1) 영지주의(靈知主義)의 발생 배경과 핵심 내용


2세기 중엽부터 교회는 외적 박해의 위협과 함께 교회 내부에서 발생한 이단사상들을 단속해야 하는 이중의 어려움을 겪게 된다. 당시 교회를 가장 괴롭히던 대표적인 이단사상은 영지주의 (Gnosticismus) 라 할 수 있다. “지식”이란 뚯을 가진 그리스어 “그노시스”는 이단적 문헌들에서 특수 계층의 사람들에게만 비밀리에 전해 오는 구원에 관한 지식, 즉 “영지”(靈知)를 말하며, 이에 속한 이단사상을 “영지주의”(gnosticism)라 부른다.
☑ 초기 교회는 밖으로는 박해, 안으로는 이단의 도전을 받고 있었다. 이중의 어려움을 겪은 셈이다.

 

희랍철학에 기원을 둔 영지주의 사상은 동방 종교들의 이원론(二元論)을 흡수하여 독특한 구원론을 전개시켰다. 영지주의는 여러 가지 종교와 다양한 철학에서 요소들을 끌어들여 혼합적인 사상운동으로 시작되었다. 사실 플라톤 철학의 신과 인간의 중개사상, 피타고라스 철학의 자연 신비사상, 스토아 철학의 개인의 가치와 윤리성의 의미가 복합되어 있으며, 여기에 희랍신화, 유대교, 페르시아 종교 등의 요소가 두루 가미되어 있다.
☑ 결국 영지주의는 똑똑한 사람들이 만들아낸 사상인 셈이다. 그들은 선택된 똑똑한 사람(靈知)만 구원된다고 주장했다.

 

신약성서 특히 요한 복음서와 바울로 서간들 안에 이원론적 언급이 있고, 한편으로 영지주의의 그룻된 교설을 경계하는 구절들도 있다. '그러나 사도들의 시대에는 영지주의가 하나의 사상운동 차원에 머물러 있었지만, 2세기부터 그리스도교의 요소들을 받아들여 교회 안에서 조직화되면서 신자들에게 큰 혼란을 초래하였다. 교부들은 일반적으로 사도행전 8장에 나오는 마술사 시몬(Simon Magus)을 영지주의의 원조로 보고 있다.
☑ 이론적으로 무장되어있었기에 교회를 혼란으로 빠뜨린 것이다.

 

영지주의는 이원론(二元論)에 기초를 두고 있는데. 우리 나라의 음양사상 을 조화적인 이원론이라 한다면, 영지주의의 이원론은 철저히 대립적인 이 원론이다. 선과 악, 영(靈)의 세계와 물질의 세계, 영과 육 등은 서로 존재 론적으로 대립의 관계에 있다. 영지주의자들이 말하는 신은 영의 세계만 관 할하고 물질의 세상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신이다. 그들은 영의 세계를 어떠한 물질적 요소도 존재하지 않는 “완전함”(플레로마)의 세계라 부른다. 인간의 육신을 포함한 세상의 모든 물질은 나쁜 것이며, 데미울구스 또는 사악한 창조신이 세상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 영지주의는 철저한 이원론으로 대립과 분열을 초래한다. 그들은 세상을 하느님이 아닌 악한 신이 창조했다고 주장한다.

 

영지주의자들이 말하는 구원은 “신적 섬광”을 지니고 있는 극소수의 사람에게 국한된다는 점에서 선민적 운명론이며, “영지”가 일반 대중에게 공개될 수 없는 비밀이라는 점에서 밀교적(密敎的) 성격을 띠고 있다. 한편 영이 육신에서부터 해방되어야 한다는 그들의 논리에 따라, 인간 육신을 적대시하고 천시하는 태도는 서로 다른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첫째, 극단적인 금욕주의로서 일체의 육식과 결혼을 금한다. 둘째, 이와는 정반대로 육신은 전혀 쓸모없는 것이기 때문에 어떠한 짓을 해도 상관없다는 윤리적 방탕주의에 빠지게 된다. 따라서 순교나 금욕은 구원에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말한다.
☑ 그동안 막연하게 알고 있었던 영지주의에 대하여 자세하게 이해를 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당시 영지주의 이단이 '교회에 미친 해악은 극심하였다. 영지주의자들은 그리스도교의 용어와 개념들을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구약성서와 신약성서를 대립시키고, 성삼론, 그리스도론, 구원론, 창조론 등 그리스도교의 기본 교리를 뿌리째 왜곡시키고 흔들어 놓은 것이다. 영지주의 아단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일반 신자들은 그들의 이교 집단에 가입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때로는 정통 교회 안에 머물면서 의식 없이 그들의 이단에 깊이 빠져드는 경우들도 있었다. 그래서 호교 교부들(Patres Apologetici) 이후 2세기말과 3세기 초의 교회 교부들의 최대 과제는 영지주의자들의 교설을 분석하고 오류를 논박하는 일이었다. 그 대표적인 교부는 리옹의 성 이레네우스였다. 그의 뒤를 이어 알렉산드리아의 오리게네스, 로마의 히뿔리뚜스, 카르타고의 떼르뚤리아누스가 반 영지주의 논쟁가들로 활약하였으며, 이들은 거의 같은 시기의 인물들로서 동방교회와 서방교회 신학에 기초를 놓은 위대한 학자들이었다. 이들 중에 특히 떼르뚤리아누스는 영지주의를 논박하는 저서들을 가장 많이 저술하였으며, 『그리스도의 육신론』은 바로 여기에 속 한다.
☑ 영지주의는 교회에 막대한 해악을 끼쳤기에 교부들은 이들과 맞서 싸웠다.

 

2) 『그리스도의 육신론』의 저술 배경과 연대


떼르뚤리아누스는 『그리스도의 육신론』 첫머리에서 “그리스도의 육신을 믿지 않고서는 인간 육신의 부활을 바랄 수 없다”는 원칙하에 “그리스도의 육신은 실제로 존재하는가?”, “어디서 왔는가?”, “어떤 형태로 존재하는가?”라는 세 가지 문제를 제기한다.
☑ 그리스도의 육신을 믿지 않고는 인간 육신의 부활을 바랄 수 없다. 이단들은 그리스도의 육신을 부정했다.

 

떼르뚤리아누스가 『그리스도의 육신론』에서 겨냥한 의도와 주요 목적은 무엇인가? 앞에서 언급하였둣이, 영지주의자들의 이론 체계는 서로 다르지만, 모두 존재적이며 배타적인 이원론(二元論)에 기초를 두고 있다. 이 이원론의 근본 이유는 인간 영혼만이 구원될 수 있고, 인간 육신은 구원의 가능성에서 철저하게 배제되어야 한다는 원칙에 있다. 따라서 마르치온과 아펠레와 발렌띠누스 모두는 그리스도께서 우리와 같은 육신 안에 실제로 육화하지 않았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고통과 죽음을 겪어야 하는 우리 인간 육신은 우리의 물질세계를 지배하는 하급의 창조신에 의해 만들어진 피조물이기 때문이다. 반면 그리스도는 영적 세계를 지배하는 “상위(上位)신”의 존재를 계시하러 우리에게 오신 분이라는 것이다. 그리스도가 우리 인간에게 전해 주는 구원은 영적 요소를 이 육신의 감옥에서 해방하는 것이므로, 그분이 우리와 같은 육신을 입으실 수 없다는 것이 모든 영지주의자들의‘ 기본 입장이었다.
☑ 이단들은 세상을 하급신이 창조하였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죄에 빠진 세상을 구하러 상급신의 존재를 계시하러 예수님이 오셨다는 것이다.

 

마르치온은 그리스도의 육신이 존재하지 않고 하나의 환상이라는 가현설(假現說)을 주장하였고, 아펠레는 별에서 온 육신이라 하였으며, 발렌띠누스는 영혼에서 온 육신 또는 영에서 온 육신이라 하였다.
☑ 이단들이 주장하는 그리스도의 육신은 각각 다르다. 마르치온은 그리스도의 육신을 존재하지 않는 환상이라는 가현설을, 아펠레는 별에서 온 육신, 발레띠누스는 영혼(또는 영)에서 온 육신이라 했다. 그들은 그리스도가 사람의 아들이라는 것을 부정했다.

 

영지주의자들의 이러한 주장은 그리스도께서 인간의 영혼과 육신 모두를 구원하셨다고 하는 그리스도교의 전인적(全人的)구원론을 전면적으로 부인하는 것이었다. 떼르뚤리아누스는 『그리스도의 육신론』에서 “그리스도의 육신을 믿지 않고서는 인간 육신의 부활, 즉 구원을 바랄 수 없다"는 그리스도교적 구원론의 원칙하에 그리스도의 육신이 우리 인간 육신과 같은 육신이었다는 점을 입증함으로써 인간 육신의 구원 가능성을 입증하는 데에 그 목적을 두었다.
☑ 떼르뚤리아누스는 그리스도의 육신이 우리 인간의 육신과 같은 육신임을 이 책을 통하여 입증한다.

『그리스도의 육신론』은 반영지주의적 논박서이지만 동시에 그리스도론적 성격을 띤 저서인 것이다.

 

4. 발렌띠누스 이단

 

영지주의라 부르는 여러 형태의 학설을 특징짓는 공통된 사항은 이러하다. 인간 안에 신적 섬광(閃光)이 있는데, 이 신적 섬광은 원래 영적 세계의 존재로서 죄를 지어 탄생과 죽음의 운명에 속한 이 물질 세상에 떨어져서 육신 안에 감금되어 있다는 것이다. 영적 세계에 다시 복원되기 위해서는 신적 존재의 "영지”를 통해 깨우침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영지는 일반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부 선택된 사람들에게 국한 되어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영지는 자기 자신 안에 신적 섬광이 있다는 사실, 즉 자기가 영적 존재에 속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도구인 것이다.
☑ 자신 안에 신적 섬광 즉, 영지를 지닌 선택된 사람만이 구원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단자들은 “예수”, “그리스도”, “구세주”, “동정녀 마리아”,“성령께서 마리아에게 내려오심", "예수의 세례 때 성령이 비둘기 모양으로 내려오심” 등 복음서에 나오는 내용과 용어들을 사용하지만, 자기들의 이단 체계에 꿰어맞추기 식의 설명을 하고 있다.
☑ 오늘날 신천지같은 이단들도 성경을 교묘히 해설하여 자신들의 교리에 맞추어 왜곡하지 않는가? 예나 지금이나 수법이 다르지 않다.

 

5. 마르치온 이단

 

마르치온은 2세기 로마 교회에 가장 위험한 이단자였다. … 그는 그라스도적 개념과 용어의 틀 안에서 영지주의 이론을 전개하였기 때문에 마르치온 이단이 교회에 미친 위험과 해독은 매우 컸었다. 그는 구원의 조건으로 세례와 독신과 엄격한 수덕생활을 추종자들에게 요구하였다.
☑ 그냥 들으면 그 말들이 다 옳은 것 같이 들리기 때문에 위험한 것이다.

 

마르치온 이단은 로마로부터 시작하여 로마 제국 전역으로 급속히 퍼져나갔다. 그러나 200년경부터는 그 세력이 상당히 줄어들었지만. 5세기까지도 시리아에 그의 추종자들이 남아 있었다.
☑ 박해의 와중에도 이단이 발생했던 것이다.

 

마르치온 이단은 세상에 존재하는 악의 문제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는 하느님께서 무한히 선하시고 전능하신 분이라면 어떻게 불행과 악이 만연해 있는 그런 불완전한 세상을 창조하셨겠는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였다.
☑ 신앙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제기하는 문제가 아니겠는가?

 

그가 로마 사제단 앞에서 인용한 루가 6,43(“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지 않고 나쁜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지 않습니다”)의 말씀을 통해 말하려 한 것은, 악으로 가득 찬 물질 세상은 "선한 신”이 창조할 수 없고 분명히 다른 신이 창조하였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마르치온에 의하면 서로 다르고 대립되는 두 가지 신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 마르치온에 의하면 물질 세상을 창조한 악한 신과 영의 세계를 창조한 선한 신이 양립한다는 것이다.

 

세상의 창조주는 이스라엘 백성의 신, 즉 구약의 신으로서 본성상 사악하지는 않지만, 그가 창조한 물질 세상이 불완전하기 때문에 세상 악의 원인이 되며, 율법적 사고방식에 따라 물질적 제사를 요구하며, 보복과 정의와 분노의 신이라는 것이다. 이 창조신은 모세의 율법의 기준에 따라 세상을 엄하게 다스리기 때문에 선해질 수 없으며,' 인간을 죽음의 틀 안에 가두어 두는 인색하고 폭군적인 신이다. 그러나 이 물질세계와는 전혀 다른 영의 세계가 있는데, 그 영의 세계에는 무한히 선하고 인자하며 사랑 지극한 신이 계시는데. 이 신이 신약의 "선한 신”이라는 것이다. 영의 세계는 엄청난 심연(深淵)을 사이에 두고 물질세계와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영의 세계에 있는 선한 신은 물질세계에 전혀 알려져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 마르치온은 구약의 신과 신약의 신은 전혀 다르다고 주장한다.

 

마르치온의 이원론은, 구약의 창조신과 신약의 "선한 신”이라는 신적 이원론에서 출발하여. 구약의 예언자들로부터 예고된 창조신의 그리스도와 갑자기 세상에 내려온 “선한 신”의 그리스도라는 그리스도론적 이원론, 불완전한 물질세계와 순수하고 완전한 영적' 세계라는 우주론적 이원론, 그리고 물질세계에 속하는 육신과 영의 세계에 속하는 영혼이라는 인간론적 이원론으로 세분화되고 확장된 것이다. 창조신이 만든 물질은 불완전하고 악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선한 신”의 그리스도는 물질적인 육신을 절대로 취해서는 아니된다는 것이다. 또 인간의 구원에서 육신은 제외되고 영혼만이 구원받을 수 있는 것이다. 마르치온이 자기 추종자들에게 결혼을 금하는 이유는 어떤 수덕적인 이유에서라기보다는 또 다른 인간 육신을 만들어 내는 기회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 육신은 악한 신이 만들었기에 선한 신인 그리스도께서 육신을 지닐 수 없다는 것이다.

 

마르치온의 주장에 의하면, 그리스도는 구약의 예언자나 다른 누구의 예고도 없이 갑자기 나타나 갈릴래아의 가파르나움에 있는 회당(시나고가)에서 가르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즉, 그리스도는 인간적 탄생을 거치지 않
고 하늘에서 직접 내려왔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과 같은 육신을 지니고 있지 않으며, 구약과 완전히 단절된 새로운 인물인 것이다. 그리스도의 기적들과 새로운 가르침은 그의 신성을 입증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도는 사람들과 만나 구원을 가르치기 위해 일종의 “가상적 육신”을 가지고 행동하였다고 한다. 이 가상적 육신은 실제로 존재하지는 않지만 마치 “환상”과 같이 사람들의 눈에 그렇게 보이기만 하는 것이다. 마르치온의 이러한 주장을 그리스도의 “가현설”이라 부른다. 말하자면,"선한 신”의 그리스도에게 창조신이 만든 어떠한 물질적 요소도 배제하기 위해 그분의 탄생을 부인한 것이다.
☑ 마르치온은 그리스도가 가상적 육신을 가졌다는 ’가현설‘을 주장한다.

 

교회의 반 이단 저술가들은 그가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구원 사건이 되는 그리스도의 수난을 어처구니없는 코미디로 전락시켰다고 비난하였다. 왜냐하면 그리스도가 실제의 육신을 지니고 있지 않았다면 아무런 고통도 느낄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 그의 말에 따른다면 그리스도가 인류에게 사기를 친 셈이다.

 

마르치온의 주장들을 종합해 보면, 그리스도의 십자가상 수난은 일종의 효력있는 상징이라는 가치밖에 지니고 있지 않다. 구약의 창조신은 인간에게 죽음의 올가미를 씌워 인간을 자기 권하에 계속 잡아두려 하는데, 신약의 “선한 신”의 그리스도는 수난을 통해 인간이 지불해야 할 값을 대신 지불함으로써 인간을 구원하였기 때문에 창조신도 이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 결국 그리스도는 십자가 상에서 고난을 받은 것이 아니라, 그의 고난은 구원의 상징일 뿐이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영지주의자들은 “신적 섬광”, 즉 신적 요소를 지니고 있는 사람들만이 구원받을 수 있고. 이를 지니고 있지 못한 사람들은 운명적으로 구원에서 제외된다고 주장하였던 반면, 마르치온은 그러한 차별을 두지 않고 모든 인간이 구원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구원은 전인적(全人的)인 구원이 아니라 영혼만이 구원의 대상이 되고 육신은 제외된다고 한 점은다른 영지주의자들의 주장과 동일하다.
☑ 마르치온은 인간의 육신은 구원받지 못하고 영혼만이 구원된다고 주장한다.

 

교회는, 마르치온이 신·구약 성서를 자기의 이론에 따라 취사선택한 것에 대항하여 성서의 정전 목록을 확정하는 데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따라서 우리는 신약성서의 정전이 어떤 과정을 통해 교회 안에 확정되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2세기 중엽, 즉 마르치온이 자기 이론을 선전하기 전까지는 어떤 책이 신약성서에 속하느냐 하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사도들이 살아 있던 초기에는 구약성서와 주님의 어록집, 그리고 사도들의 구두 가르침이 권위를 가지고 있었다. 그후 주님의 단편적인 어록집들이 복음서로 집필되었고, 사도들의 가르침이 서간 '형식으로 기록되면서 교회 안에서 권위있게 읽혀지게 되었다. 그러나 27권의 신약성서가 모두 처음부터 교회 안에서 같은 권위로 읽혀진 것은 아니다. 복음서 네 권, 사도행전, 바울로의 열세 개 서간, 요한의 서간들은 모든 교회에서 처음부터 인정을 받은 반면, 히브리 서간, 요한 묵시록, 베드로 서간들, 야고보 서간, 유다 서간 등은 지역교회마다 차이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어떤 교회에서는『디다케』나 『헤르마스의 목자』같은 문헌도 성서처럼 읽혀지다가 4세기 말에야 27권의 신약성서가 동방교회와 서방교회 안에서 확정된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고려한다면, 일찍부터 자기 집단을 위한 신약성서 목록을 마련했던 마르치온이 교회로 하여금 성서의 정전 목록을 확정지어야 하는 필요성과 자극을 주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 성경을 자신들의 이론에 맞게 취사선택한 마르치온 이단 때문에 교회로 하여금 신약성경 목록을 확정케했다는 것에서 악을 선으로 이끄시는 하느님의 섭리를 엿볼 수 있다.

 

두 가지 신이 존재한다고 하는 가르침 안에서 “믿음”이란 말은 무엇을 뜻하는가? 신약의 "선한 신”의 존재가 구약의 “창조신"과의 대립을 '통해 비로소 발견되고 인지될 수 있다고 할 때, 그것은 그리스도교가 그처럼 주장하며 고수하고 있는 유일신 사상과는 전혀 다르다. 또 인간은 자기 죄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마르치온의 학설 안에서 "구원”이란 말은 궁극적으로 무엇을 뜻하는가? 마르치온이 주장하는 구원은. "선한 신"이 인간에게 준 은총이라고 하기보다는 창조신에 대한 단죄라고 하는 편이 더 적절할 것이다. 또 그리스도 육신의 가현설을 주장하는 마르치온의 학설에서는 그리스도의 육화 신학, 영혼과 육신의 전인적(全人的) 구원이 철저히 무시되어 있으며, 따라서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의 의미가 완전히 변질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 그들은 구원이 하느님의 은총이 아니라 선한 신에 의한 악한 신의 응징이라고 주장한다.

 

6. 아펠레 이단

 

떼르뚤리아누스는 이러한 두 가지 원천을 말하는 마르치온의 논리의 부당성을 예리하게 지적하였었다. 즉, 신성(神性)의 본질은 "최상(最上)의 위대함”인데, 차등이 있는 두 가지 원천 모두에게 "하느님"이라는 명칭을 같이 붙일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하나는 “최고 신”인 반면, 다른 하나는 “최고 신”에 종속된 하위의 데미울구스(“조물주” 또는 “창조주”)에 불과하며, 물질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이 창조주는 자기 경쟁자인 최고 신의 존재를 알고 있는 이상 절대로 자기를 하느님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 하느님은 오직 한 분 뿐이다.

 

마르치온은 그리스도의 육신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가상적 육신, 즉 환상에 불과하다고 보았기 때문에 그리스도 수난의 가치는 어디까지나 상징적인 의미만을 지닐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아펠레는 그리스도께서 우리 인간과 같이 단단한 육신을 지니고서 실제로 십자가에서 죽고 부활하고 승천했으며. 그분의 수난을 통해 우리 인간이 속량되었다고 주장한다.
☑ 마르치온에서 나온 아펠레 이단은 그리스도의 육신을 부정한 마르치온과는 달리 그리스도의 육신을 인정한다.

 

오리게네스는 히뿔리뚜스보다 더 자세한 내용을 전해 주고 있으며,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어떤 이단자들은 이렇게 주장한다. 우리 구세주께서 당신 몸을 지니시고 땅에서부터 하늘로 올라가시면서 우리가 태양계라고 부르는 마지막 지점에 이르러서는 당신 육신의 너울을 그곳에 벗어놓으셨는데, 왜냐하면 그것을 지니고는 더 이상 올라가실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 아펠레 이단은 그리스도께서 하늘로 올라가실 때 육신을 벗어놓았다고 주장한다.

 

오리게네스의 이 증언에서 “어떤 이단자들”은 아펠파를 말하는 것으로 보이며, 앞에서 열거한 아펠레의 주장들과 쉽게 조화될 수 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육신에 관한 아펠레의 학설에 대해 다음과 같은 가설을 정립할 수 있다. 그리스도의 육신은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째 요소는 상위 세계의 순수한 영적 실체이고, 둘째 요소는 우리가 살고 있는 하위 세계의 별들에서 온 실체이다. 이 둘째 요소인 별들에서 온 실체는 우리 인간 육신과 가까운 것이지만 죄스럽지 않은 것이다.
☑ 아펠레 이단에 따르면 그리스도의 육신은 별들에서 왔다는 것이다.

 

떼르뚤리아누스는 인류 구원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이 있기 위해서는 그분의 탄생이 필요불가결한 조건임을 강조하면서 아펠레의 이론을 반박하였다.
☑ 그리스도의 육신은 별에서 온 것이 아니라 마리아에게서 육신으로 난 것이다.

 

구약의 천사들의 경우에는 죽을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태어날 필요도 없었지만, 그리스도께서는 인류 구원을 위해 죽으시고 부활해야 하셨기 때문에 반드시 죽올 육신을 지니고 태어나셔야했다고 역설한다. 여기에서 “그리스도께서는 취하신 것을 모두 구원하셨다"는 떼르뚤리아누스의 신학이 나오며, 이것은 사도 바울로의 가르침이며 동시에 그리스도교의 기본적 가르침인 것이다. 이런 점에서 그리스도께서 탄생 없이 직접 별들에서 온 육신을 지니셨다고 하는 아펠레의 주장은 그리스도교의 구원론과 근본적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 그리스도께서 실제로 육신을 가지고 태어나셨다는 것은 초기 교회의 중요한 쟁점이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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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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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Abel2011 | 작성시간 20.10.27 교부들은 일반적으로 사도행전 8장에 나오는 마술사 시몬(Simon Magus)을 영지주의의 원조로 보고 있다.
  • 작성자베르나 | 작성시간 20.10.27 마태 11, 25-27
    '' 그때에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그래서
    아버지외에는 아무도 아들을 알지 못한다.
    그리고 그가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 주려는 사람외에는 아무도 아버지를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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