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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길가메서 2

작성자思空|작성시간26.06.10|조회수45 목록 댓글 2

第二篇 野性之形與天之制衡

2편 야성의 형상과 하늘의 균형

 

題詩

王勢極處生異形 왕의 힘이 극에 이르자 이질적인 형상이 생겨나고

林野之氣破城明 숲과 들의 기운이 성의 밝음을 깨뜨리네

非人非獸非善惡 인간도 짐승도 선악도 아닌데

自然之意自成形 자연의 의지가 스스로 형상을 이루네

誰知野性即秩序 야성이 곧 질서임을 누가 알리오

不見文明亦未平 문명도 평화도 아직 완전하지 않고

一念對立天地動 한 생각의 대립이 천지를 움직이고

一步之內入初鳴 한 걸음 안에서 최초의 울림 속으로 들어가네

 

本文

그러던 어느 날, 우루크의 사람들은 바람이 실어 온 이상한 소문을 듣기 시작했다.

성벽 너머 먼 황야에서 인간 같으나 인간이 아니고, 짐승 같으나 짐승도 아닌 존재가 나타났다는 이야기였다.

그는 사자의 곁에서 잠들고, 가젤과 함께 달렸으며, 들짐승들과 같은 샘물을 마셨다.

사냥꾼들이 놓은 덫을 끊어 놓고, 짐승들이 잡히지 못하도록 길을 열어 주었다.

마치 대지가 스스로 걸어 다니는 것 같은 존재.

그 이름은 엔키두.

그는 어느 부족의 아들도 아니었고, 어느 도시의 백성도 아니었다.

그는 성벽 밖에서 태어났다.

문명이 시작되기 전의 침묵 속에서, 강물이 처음 흐르던 날의 기억 속에서,

인간이 아직 흙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태고의 시간 속에서.

그는 자연이 빚어낸 마지막 아들이었다.

그의 몸에는 짐승의 냄새가 배어 있었고, 그의 머리카락은 들풀처럼 자라 있었다.

그의 발은 길을 찾지 않았다.

왜냐하면 길이란 인간이 만드는 것이었고, 그는 아직 인간의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바람처럼 움직였고, 비처럼 머물렀으며, 산처럼 침묵했다.

그러나 그 침묵 속에는 도시의 수천 명이 모여도 가질 수 없는 깊은 생명의 울림이 숨 쉬고 있었다.

그는 문명을 몰랐다.

왕도 몰랐고, 법도 몰랐으며, 권력도 몰랐다.

그러나 그는 알고 있었다.

새들이 언제 날아오르는지.

짐승들이 언제 두려움에 떠는지.

비가 어느 계절에 찾아오는지.

죽음이 언제 숲속을 지나가는지.

그는 인간이 잊어버린 세계의 언어를 아직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야만인이 아니었다.

오히려 인간이 잃어버린 가장 오래된 지혜의 형상이었다.

그러나 세상은 그를 그대로 두지 않았다.

세계에는 언제나 균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늘이 너무 높아지면 비를 내리는 구름이 생겨나고,

강이 한쪽으로만 흐르면 새로운 물길이 열리듯,

힘이 한곳에 지나치게 모이면 운명은 반드시 그에 대응하는 힘을 만들어 낸다.

우루크에서는 이미 한 존재가 태양처럼 모든 것을 압도하고 있었다.

길가메시.

그는 인간의 가능성이 닿을 수 있는 가장 높은 봉우리였다.

그러나 모든 봉우리에는 그 높이를 증명할 하늘이 필요하다.

모든 왕에게는 자신을 비추어 줄 거울이 필요하다.

그래서 세계는 황야의 침묵 속에서 또 하나의 거인을 준비하고 있었다.

문명에 대한 응답으로서의 자연.

질서에 대한 응답으로서의 야성.

왕관에 대한 응답으로서의 맨발.

성벽에 대한 응답으로서의 들판.

 

길가메시가 인간을 넘어선 힘이라면, 엔키두는 인간이 되기 이전의 순수한 힘이었다.

둘은 서로 정반대였다.

그러나 운명은 언제나 정반대의 것들을 서로를 향해 걷게 만든다.

그 무렵부터 길가메시는 설명할 수 없는 불안을 느끼기 시작했다.

전쟁도 아니었다. 반란도 아니었다.

어떤 적도 성문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영혼은 어딘가에서 다가오는 거대한 발소리를 듣고 있었다.

마치 먼 산 너머에서 천둥이 아직 보이지 않은 채 울려오는 것처럼.

그는 알지 못했다.

그 발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그러나 그의 피는 이미 알고 있었다.

세상 어딘가에 자신과 맞먹는 존재가 태어났다는 것을.

반면 엔키두는 아직 우루크를 알지 못했다.

성벽도, 궁전도, 왕도 알지 못했다.

그러나 그의 가슴 깊은 곳에는 설명할 수 없는 그리움 하나가 싹트고 있었다.

그것은 어떤 장소를 향한 그리움이 아니었다.

어떤 사람을 향한 그리움도 아니었다.

마치 강물이 바다를 알지 못하면서도 끝없이 바다를 향해 흐르듯,

그의 영혼은 자신도 모르는 목적지를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그것은 선택이 아니었다.

신들의 명령도 아니었다.

그보다 더 오래된 것이었다.

세계가 스스로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힘.

별들이 정해진 궤도를 따라 흐르고, 계절이 때가 되면 돌아오듯, 두 존재 역시 서로를 향해 끌려가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의 길은 하나의 지점에서 만나게 될 것이다.

왕과 야성.

문명과 자연.

성벽과 들판.

그러나 그것은 아직 전쟁의 시간이 아니었다.

서로를 무너뜨리기 위한 만남도 아니었다.

그보다 먼저 찾아올 것은 더 깊고도 신비로운 순간이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이라고 믿었던 존재가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하는 순간.

적이 아니라, 거울을 만나는 순간.

서로를 부정하기 전에 서로를 완성하게 될 운명의 순간.

훗날 사람들은 그 만남을 영웅들의 우정이라 부를 것이다.

그러나 신들은 알고 있었다.

그것이 단순한 우정이 아니라,

한 인간이 죽음을 배우기 위해 하늘이 준비한 가장 아름다운 인연이었다는 것을.

 

篇末評

이 편에서 중요한 것은 대립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대립이 발생하기 전에 이미 균형이 설계되어 있다는 구조”이다.

엔키두는 적이 아니라 “길가메시를 인간으로 되돌리기 위해 만들어진 자연의 응답”이다.

〈길가메시〉의 세계에서는 충돌이 우연이 아니다. 충돌은 항상 구조의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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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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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巨邨 | 작성시간 26.06.10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시메온 | 작성시간 26.06.10 강물이 바다를 알지 못하면서도
    끝없이 바다를 향해 흐르듯,
    내 영혼도 내 자신을 모르는 것을
    깨닫게 하네요.
    잘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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