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十篇 歸城之影與勝利之異味
제10편 귀환의 그림자와 승리의 낯선 맛
【題詩】
林戰既終路向城 숲의 전투가 끝나자 길은 도시를 향하고
勝名未暖影先生 승리의 이름이 아직 따뜻해지기도 전에 그림자가 먼저 생기네
非喜非哀非安定 기쁨도 슬픔도 안정도 아닌데
人間之心入深聲 인간의 마음이 깊은 소리 속으로 들어가네
誰知凱旋非終局 개선이 곧 종국이 아님을 누가 알리오
不見安寧亦無明 안녕도 명확함도 보이지 않고
一念回城天色變 한 생각의 귀환에 하늘빛이 바뀌고
一步之內入餘鳴 한 걸음 안에서 잔향 속으로 들어가네
【本文】
그들은 돌아왔다. 먼 길을 지나, 삼나무 숲의 그림자를 뒤로하고,
훔바바의 침묵을 가슴 깊은 곳에 남긴 채, 마침내 우루크의 성벽이 다시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높고 웅장한 성벽. 떠날 때와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도시.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달라진 것은 도시가 아니라, 그 성벽을 바라보는 두 사람의 눈이었다. 길가메시와 엔키두는 돌아오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귀환이 아니었다. 그들은 전리품을 들고 온 것도 아니었고, 새로운 영토를 정복하고 돌아온 것도 아니었다.
그들이 가져온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았다. 손으로 만질 수도 없었고, 창고에 쌓아 둘 수도 없었다.
그러나 그것은 그 어떤 보물보다 무거웠다. 그들은 변해 버린 세계의 구조를 몸속에 품고 돌아오고 있었다.
그들은 경계를 보았다. 그 경계가 흔들리는 순간을 보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세계가 결코 하나의 얼굴만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는 사실을 경험했다.
그 경험은 영혼을 바꾸어 놓는다. 그래서 성문을 통과하는 순간에도, 그들은 이미 떠나기 전의 사람들이 아니었다.
우루크는 환영했다. 나팔이 울렸다.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아이들은 꽃을 던졌고, 노인들은 신들에게 감사를 올렸다.
시장은 축제로 가득 찼고, 광장은 영웅들의 이름으로 울려 퍼졌다.
길가메시! 엔키두! 숲을 정복한 자들! 훔바바를 쓰러뜨린 자들! 도시는 열광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 환호 속에는 설명할 수 없는 거리감이 숨어 있었다.
사람들은 그들을 맞이했지만,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도시가 기억하는 길가메시와 엔키두는 떠나기 전의 모습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돌아온 두 사람은 이미 그 기억을 넘어선 존재가 되어 있었다.
그들은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같은 영혼을 지니고 있지 않았다. 사람들은 승리를 이야기했다.
영웅의 개선. 위대한 업적. 불멸의 명예. 그러나 길가메시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속 어딘가에서 미세한 어긋남을 느꼈다.
승리. 과연 그것이 맞는 말일까. 그는 훔바바를 쓰러뜨렸다. 숲의 경계를 넘어섰다. 인간이 할 수 없다고 여겨졌던 일을 해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마음속에는 환희보다 더 큰 무엇이 남아 있었다. 설명되지 않는 빈자리. 무언가가 끝났다는 감각.
그러나 동시에, 더 거대한 무엇인가가 시작되었다는 예감. 언어는 아직 그것을 설명할 수 없었다. 그
래서 사람들은 그것을 승리라고 불렀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가장 가까운 단어일 뿐이었다. 진실은 훨씬 더 복잡한 곳에 있었다.
엔키두는 더욱 조용했다. 축제는 그의 것이 아니었다. 노래도, 환호도, 술잔도. 그 어느 것도 그의 마음을 붙들지 못했다.
밤이 되면 그는 성벽 위에 올라갔다. 그리고 멀리 동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보이지 않는 숲이 있었다.
삼나무의 향기. 젖은 흙의 냄새. 바람 속에 숨어 있던 오래된 침묵. 그 모든 것이 아직도 그의 기억 속에서 살아 있었다.
그러나 그는 돌아갈 수 없었다. 이제 그는 더 이상 숲의 존재가 아니었다.
그는 인간들의 세계를 알게 되었고, 우정을 알게 되었으며, 운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고 완전히 도시의 존재가 된 것도 아니었다. 그는 두 세계 사이에 서 있었다.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한 채. 그래서 그의 침묵은 점점 깊어졌다.
마치 강물이 바다에 닿은 뒤에도 자신이 원래 강이었다는 사실을 잊지 못하는 것처럼.
길가메시는 또 다른 방식으로 변하고 있었다. 그는 여전히 왕이었다. 왕좌는 그대로였고, 백성들도 그대로였다.
법도 그대로 존재했다. 그러나 왕은 더 이상 예전의 왕이 아니었다. 그는 이제 경계 너머를 보아 버린 인간이었다.
세상이 생각보다 훨씬 넓다는 사실을 아는 인간.
질서가 하나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는 인간. 금지가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을 아는 인간.
그 깨달음은 그를 더욱 위대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동시에 더욱 위험하게 만들었다.
왜냐하면 도시는 언제나 예측 가능한 왕을 원하기 때문이다.
언제 화를 내고, 언제 웃으며, 언제 전쟁을 하고, 언제 평화를 선택할지 알 수 있는 왕. 그런 왕은 안정감을 준다.
그러나 경계를 넘어 본 왕은 다르다. 그는 더 이상 익숙한 규칙 안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그는 새로운 가능성을 본다.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새로운 길을 상상한다.
그 순간부터, 왕은 단순한 통치자가 아니라 변화의 시작점이 된다. 그리고 변화는 언제나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우루크의 백성들은 아직 그것을 깨닫지 못했다. 그러나 이미 느끼고는 있었다.
길가메시에게서 풍겨 나오는 낯선 기운을. 전보다 더욱 깊어진 눈빛을. 어딘가 더 멀리 바라보는 시선을.
그것은 승리한 영웅의 표정이 아니었다. 무언가를 목격한 사람의 표정이었다.
그래서 승리는 점점 무거워졌다. 처음에는 월계관처럼 느껴졌던 것이, 이제는 보이지 않는 짐처럼 어깨에 내려앉았다.
사람들은 기뻐했지만, 길가메시와 엔키두는 침묵했다. 사람들은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두 사람은 알고 있었다.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오히려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는 것을. 숲에서 생긴 균열은 숲에만 남아 있지 않았다.
그 균열은 이미 인간의 세계 속으로 들어와 있었다. 그리고 가장 먼저, 두 영웅의 영혼 속에서 자라고 있었다.
밤이 깊어졌다. 축제의 불빛은 하나둘 꺼져 갔다. 도시는 다시 평온을 되찾아 가는 듯했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이미 또 다른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었다. 작고 조용한 움직임. 아직 누구도 이름 붙이지 못한 변화.
승리 뒤에 남겨진 공백이 천천히 다른 형태를 갖추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리고 운명은, 언제나 그렇듯, 가장 고요한 순간에 다음 장을 펼칠 준비를 하고 있었다.
【篇末評】
이 편에서 중요한 것은 귀환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귀환 이후의 불일치”이다.
〈길가메시〉에서 승리는 완결이 아니라 “세계와 개인 사이의 새로운 비동기 상태”이다.
길가메시와 엔키두는 이제 영웅이 아니다. 그들은 “경계를 넘어선 경험을 가진 존재”이다.
그리고 그 경험은 도시와 완전히 합치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