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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莊子) 내편(內編)-人間世篇(10~18)

작성자우물속의 달|작성시간15.12.10|조회수98 목록 댓글 4

 

 

 

10. <상대에 맞추어 무리없이 처신해야 한다>
 

 

丘請復以所聞(구청복이소문)
"제가 들은 바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凡交(범교) 近則必相靡以信(근즉필상미이신)
무릇 외교란 상대국이 가까우면 반드시 믿음으로써 하고,
交遠則必忠之以言(교원즉필충지이언),
멀면 반드시 말로써 진심을 통하게 해야 합니다.
言必或傳之(언필혹전지)
말이란 반드시 이를 전달하는 이가 있어야 합니다.
夫傳兩喜兩怒之言(부전양희량노지언) 天下之難者也(천하지난자야)
쌍방이 다 기뻐하거나 모두 노여워할 말을 전하기는 매우 어려운 노릇입니다.
夫兩喜必多溢美之言(부량희필다일미지언) 兩怒必多溢惡之言(양노필다일악지언)
대체로 쌍방이 다 기뻐하면 거기에는 반드시 나쁜 말이 많을 겁니다.
凡溢之類妄(범일지류망) 妄則其信之也莫(망즉기신지야막)
지나친 것에는 진실이 없고, 진실이 없으면 믿음을 잃게 됩니다.
莫則傳言者殃(막즉전언자앙)
믿음을 잃으면 말을 전하는 사람이 화를 당합니다.
故法言曰(고법언왈) 傳其常情(전기상정) 無傳其溢言(무전기일언)
그러므로 격언에 이르기를 ‘있는 그대로를 전하고 과장된 말을 삼가면,
則幾乎全(즉기호전)
우선은 안전하리라’고 했습니다.
且以巧鬪力者(차이교투력자) 始乎陽(시호양)
또한 기교로써 승부를 겨루는 사람은 처음에는 정정당당히 맞서지만,
常卒乎陰(상졸호음)
늘 음모로써 마무리하게 됩니다.
泰至則多奇巧(태지즉다기교)
이는 지나치게 열중하다 보니 교묘한 재주를 다 부리기 때문입니다.
以禮飮酒者(이례음주자) 始乎治(시호치)
예의범절에 따라 술을 마시는 이도 처음에는 삼가지만,
常卒乎亂(상졸호란)
나중에는 난장판을 벌이게 됩니다.
泰至則多奇樂(태지즉다기락)
이는 취하게 되면 야릇한 쾌락에 빠져들기 때문입니다.
凡事亦然(범사역연) 始乎諒(시호량) 常卒乎鄙(상졸호비)
일이란 이처럼 당당하게 시작하여 언제나 야비하게 끝납니다.
其作始也簡(기작시야간) 其將畢也必巨(기장필야필거)
시작은 간략하나 마칠 때는 반드시 거창해집니다.
夫言者風波也(부언자풍파야) 行者實喪也(행자실상야)
무릇 말은 바람과 물결이요, 행위는 진실을 잃은 것입니다.
風波易以動(풍파이이동) 實喪易以危(실상이이위)
바람과 물결은 움직이게 마련이며, 진실을 잃으면 위험해 집니다.
故忿設無由(고분설무유) 巧言偏辭(교언편사)
그러므로 노하게 되는 것은 지나치게 둘러대는 말이나 치우친 말 때문입니다.
獸死不擇音(수사불택음) 氣息茀然(기식불연) 於是竝生心厲(어시병생심려)
짐승은 죽을 때 울부짖으며 숨소리는 거칠고 성질은 사나워 집니다.
剋核泰至(극핵태지) 則必有不肖之心應之(즉필유불초지심응지)
사람도 너무 엄하게 다그치면 반드시 좋지 못한 마음으로 대응합니다.
而不知其然也(이부지기연야)
왜 그렇게 되는지 스스로 깨닫지 못합니다.
苟爲不知其然也(구위부지기연야) 孰知其所終(숙지기소종)
왜 그렇게 되는지 스스로 깨닫지 못한다면, 누가 그 결과를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故法言曰(고법언왈)
그래서 격언에도
無遷令(무천령) 無勸成(무권성)
‘임금의 명령을 바꾸지 말고, 일을 억지로 이루려고 하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過度益也(과도익야)
지나침은 덧붙임이 되며 명령을 바꾸거나,
遷令勸成殆事(천령권성태사)
일을 억지로 이루려고 함은 위태로운 것입니다.
美成在久(미성재구) 惡成不及改(악성불급개)
좋은 일을 이루려면 오랜 시일이 걸리고, 나쁜 일은 쉽사리 고칠 수가 없습니다.
可不愼與(가부신여)
그러니 어찌 삼가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且夫乘物以遊心(차부승물이유심)
그때 그때의 상황에 따라 마음을 풀어 놓고,
託不得已以養中至矣(탁부득이이양중지의)
필연의 운명에 몸을 맡긴 채 중용을 어기지 않음이 상책입니다.
何作爲報也(하작위보야) 莫若爲致命(막약위치명)
어찌 일을 꾸며서 행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임금의 명령을 그대로 전하면 됩니다.
此其難者(차기난자)
실은 그것이 어려운 일입니다"

 

 


11. <상대방의 본성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顔闔將傅衛靈公太子안합장부위영공태자) 而問於蘧伯玉曰(이문어거백옥왈)
안합이 위영공 태자의 스승이 되어 떠날 때 거백옥에게 물었다.
有人於此(유인어차) 其德天殺(기덕천살)
"여기에 한 사람이 있는데, 그는 선천적으로 덕이 없습니다.
與之爲無方(여지위무방) 則危吾國(즉위오국)
그와 함께 나쁜 짓을 한다면 나라가 위태로워 집니다.
與之爲有方(여지위유방) 則危吾身(즉위오신)
그와 함께 하려고 하는데, 제 몸이 위태롭습니다.
其知適足以知人之過(기지적족이지인지과)
그의 슬기는 남의 허물을 놓치지 않을 정도이며,
而不知其所以過(이부지기소이과)
자기의 잘못을 알기에는 모자랍니다.
若然者(약연자) 吾奈之何(오내지하)
이런 사람을 제가 어떻게 다루어야 합니까?"
蘧伯玉曰(거백옥왈)
거백옥이 대답하였다.
善哉問乎(선재문호) 戒之愼之(계지신지) 正汝身也哉(정녀신재)
"좋은 질문입니다. 경계하고 삼가 고 부디 당신의 처신을 바르게 하십시오.
形莫若就(형막약취) 心莫若和(심막약화)
겉으로는 그를 따르고 마음으로는 그와 화합하도록 하십시오.
雖然(수연) 之二者有患(지이자유환)
하지만 여기에도 조심할 것이 있습니다.
就不欲入(취불욕입)
따르면서도 그에게 굴복치 말아야 하고,
和不欲出(화불욕출)
화합하면서도 남에게 드러내지 않아야 합니다.
形就而入(형취이입) 且爲顚爲滅(차위전위멸) 爲崩爲蹶(위붕위궐)
겉으로 그를 따르는 것이 너무 지나치면 자빠지고 망하게 됩니다.
心和而出(심화이출) 且爲聲爲名(차위성위명)
마음으로 그와 화합하는 것을 남에게 드러내게 되면 평판이야 높아지지만,
爲妖爲孼(위요위얼)
그것이 곧 재앙의 원인이 됩니다.
彼且爲嬰兒(피차위영아) 亦與之爲嬰兒(역여지위무례)
그러므로 그가 어린아이 같은 짓을 하거든 당신도 함께 어린 아이가 되십시오.
彼且爲無町畦(피차위무정휴) 亦與之爲無町畦(역여지위무정휴)
그가 버릇없이 굴면 당신도 더불어 버릇없이 구십시오.
彼且爲無崖(피차위무애) 亦與之爲無崖(역여지위무애)
그가 방종한 짓을 하거든 당신도 함께 방종한 짓을 하십시오.
達之入於無疵(달지입어무자)
이렇게 그가 제멋대로 행하는 것을 막지 않으면서 차츰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가도록 하십시오"

 


12. <당랑거철(螳螂拒轍: 사마귀의 무모함>

 


汝不知夫螳蜋乎(여부지당랑호)
"당신은 저 사마귀를 아십니까?.
怒其臂以當車轍(노기비이당거철)
그 놈은 곧장 집게를 벌리고 수레바퀴에 맞서는데,
不知其不勝任也(부지기불승임야)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是其才之美者也(시기재지미자야)
이렇게 자기의 재주만을 믿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戒之愼之(계지신지)
경계하고 삼가야 합니다.
積伐而美者以犯之(적벌이미자이범지) 幾矣(기의)
당신의 빼어남을 내세워 그를 거스르면 위태로워 집니다.
汝不知夫養虎者乎(여부지부양호자호)
당신은 저 범을 기르는 이를 아십니까?
不敢以生物與之(불감이생물여지)
그가 범에게 결코 산 먹이를 주지 않음은,
爲其殺之之怒也(위기살지지노야)
그것을 죽일 때 사나움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不敢以全物與之(불감이전물여지)
또한 먹이를 통째로 주지 않는 것은,
爲其決之之怒也(위기결지지노야)
그것을 찢다보면 사나움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時其飢飽(시기기포) 達其怒心(달기노심)
그는 범의 굶주림과 배부름을 제대로 헤아려 그 성질을 이끄는 것입니다.
虎之與人異類(호지여인이류) 而媚養己者順也(이미양기자순야)
범은 인간과 종류가 다르지만, 여전히 기르는 주인을 따르게 되는 것은,
故其殺者逆也(고기살자역야)
범을 기르는 사람이 범의 본성을 따라 거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夫愛馬者(부애마자) 以筐盛矢(이광성시)
또 말을 사랑하는 사람은, 좋은 바구니에 똥을 담고,
以蜄盛溺(이신성닉)
대합에 그 오줌을 받습니다.
適有蚊虻僕緣(적유문맹박연) 而拊之不時(이부지불시)
그러나 모기나 등에가 붙었다고 해서 느닷없이 때리면,
則缺銜毁首碎胸(즉결함훼수쇄흉)
말은 깜짝 놀라 재갈을 물어 뜯고 주인의 머리를 깨거나 가슴을 다치게 합니다.
意有所之(의유소지)
이렇게 사랑하는 마음이 지극하여도
而愛有所亡(이애유소망)
그것을 잃는 수가 있습니다.
可不愼邪(가불신야)
어찌 조심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 이 대목은 권력과 무리없이 공존하는 방법에 대하여 논하고 있다. 즉 자기를 내세우지 말고 권세가와의 마찰을 피한 채, 주어진 여건에 잘 순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자의 대화 치고는 지나칠 정도로 보신에 치중한 셈이다. 이는 무위사상의 현실에의 적용을 말한 것이다.

 


13. <무용지용(無用之用: 쓸모 없음이 곧 쓸모이다)>


匠石之齊(장석지제) 至於曲轅(지호곡원)
도목수 석이 제나라의 곡원 땅에 이르렀다.
見櫟社樹(견력사수)
그는 사당의 신목으로 심어져 있는 상수리 나무를 보았다.
其大蔽數千牛(기대폐수천우) 絜之百圍(혈지백위)
그 크기는 수천 마리의 소를 덮고, 그 둘레는 백 아름이나 되었다.
其高臨山(기고임산) 十仞而後有枝(십인이후유지)
그 높이는 산을 굽어보며, 열길 위에야 가지가 뻗어 있었다.
其可以爲舟者(기가이위주자) 旁十數(방십수) 觀者如市(관자여시)
가지는 배를 만들 수 있는 것이 수십 개나 되어, 구경꾼들이 저자를 이루었다.
匠伯不顧(장백불고) 遂行不輟수행불철)
석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그대로 지나쳐 버렸다.
弟子厭觀之(제자염관지) 走及匠石曰(주급장석왈)
제자는 싫증이 나도록 구경하고 나서 달려가 석에게 물었다.
自吾執斧斤(자오집부근) 以隨夫子(이수부자)
"제가 도끼를 잡고 선생님을 따른 뒤로,
未嘗見材如此其美也(미상견재여차기미야)
이처럼 좋은 재목을 본 적이 없습니다.
先生不肯視(선생불긍시)
그런데 선생님께선 보지도 않으시고,
行不輟(행불철) 何邪(하야)
그대로 지나쳐 버리시니 어인 까닭입니까?"
曰已矣(왈이의) 勿言之矣(물언지의) 散木也(산목야)
"아서라, 아예 말하지도 말라. 몹쓸 나무다.
以爲舟則沈(이위주즉침) 以爲棺槨則速腐(이위관곽즉속부)
그것으로 배를 만들면 가라앉고, 관곽을 짜면 이내 썩어 버리며,
以爲器則速毁(이위기즉속훼) 以爲門戶則液樠(이위문호즉액만)
그릇을 만들면 쉽사리 깨어지고, 문짝을 만들면 진이 배어 나오며,
以爲柱則蠹(이위주즉두) 是不材之木也(시부재지목야)
기둥을 세우면 좀이 슬어 버린다.
無所可用(무소가용) 故能若是之壽(고능약시지수)
이처럼 쓸모가 없어서 오래 산 것 뿐이다"

 


14.<쓸모 없으므로 자신을 보전할 수 있다>

匠石歸(장석귀) 櫟社見夢曰(역사견몽왈)
도목수 석이 집으로 돌아오자 상수리 나무가 꿈에 나타나 말했다.
女將惡乎比予哉(여장오호비여재) 若將比予於文木邪(약장비여어문목야)
"그대는 나를 어디에 비하려는가? 나를 문목에 비하려는가?
夫柤梨橘柚果蓏之屬(부사리귤유과라지속) 實熟則剝則辱(실숙즉박즉욕)
저 아가위, 배, 귤, 유자, 오이 따위는 열매가 익으면 바로 벗기어져 욕을 당한다.
大枝折(대지절) 小枝泄(소지설)
심지어 큰 가지는 부러지고 작은 가지는 휘어진다.
此以其能苦其生者也(차이기능고기생자야)
이는 그 능력으로 인해 자기의 삶을 괴롭히는 셈이다.
故不終其天年(고부종기천년) 而中道夭(이중도요)
그러므로 천수를 다하지 못한 채 일찍 죽는 것은,
自掊擊於世俗者也(자부격어세속자야) 物莫不若是(물막불약시)
세속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세상 일이란 다 이와 같다.
且予求無所可用久矣(차여구무소가용구의)
또한 나는 쓸모 없기를 바란지 오래 되었다.
幾死乃今得之(기사내금득지) 爲予大用(위여대용)
죽음이 가까워진 이제야 이 뜻을 이루어 나의 대용(大用)이 된 것이다.
使予也而有用(사여야이유용) 且得有此大也邪(차득유차대야야)
만약 내가 쓸모가 있었다면 어찌 이처럼 자랄 수가 있었겠는가?
且也若與予也(차야약여여야) 皆物也(개물야) 奈何哉(내하재)
또한 그대와 나는 다 물건이다.서로가 하찮은 물건이니 어쩌겠느냐?
其相物也(기상물야) 而幾死之散人(이기사지산인)
더욱 죽음이 가까워진 쓸모없는 인간이,
又惡知散木(우오지산목)
어찌 쓸모없는 나무의 참된 가치를 알 수 있겠느냐?"
匠石覺而診其夢(장석교이진기몽)
도목수 석이 깨어나 그 꿈 이야기를 했다.
弟子曰(제자왈) 趣取無用(취취무용) 則爲社何邪(즉위사하야)
제자가 물었다. "쓸모없기를 서둘렀다면 왜 사당나무가 되었을까요?"
曰密若無言(왈밀약무언) 彼亦直寄焉(피역직기언)
"쉿, 입을 다물어라. 그 역시 사당에 몸을 맡기고 있을 뿐이다.
以爲不知己者詬厲也(이위부지기자구려야)
이는 자기를 알지 못하는 자들이 헐뜯는다고 여긴 때문이지.
不爲社者(불위사자) 且幾有翦乎(차기유전호)
사당나무가 아니었다면 베어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且也彼其所保與衆異(차야피기소보여중이)
또한 저 나무의 자기를 지키는 수완은 예사 것들과는 다르다.
而以義喩之(이이의예지) 不亦遠乎(불역원호)
그런데 사당나무가 되었다고 칭찬한다면, 역시 당치도 않은 일이다"

 


* 장자는 세속에의 집착이나 얽매임에서 벗어 나야만 참된 자유를 누릴 수 있다고 했다. 그가 유가를 배척하고, 초 위왕의 재상 초빙을 사절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또한 그는 사회참여에 열을 올리던 인재들이 그 재주 때문에 제거되는 사례를 많이 알고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그는 이 산목(散木: 쓸모없는 나무)의 우화를 통해 쓸모 없는 것의 유리함을 내세우고 있다. 이처럼 장자는 세상 사람들이 거들떠 보지 않는 무용(無用)에서 도리어 유용함을 얻게 된다고 말하였다. 이는 난세에서 터득한 그다운 처세술이라고 할 수 있다.

 


15. <상구(商丘)의 큰 나무>

南伯子綦遊乎商之丘(남백자기유호상지구) 見大木焉有異(견대목언유이)
남백자기(南伯子綦)가 상구로 놀러 갔다가 한 그루 이상한 큰 나무를 보게 되었다.
結駟千乘(결사천승) 隱將芘其所藾(은장비기소뢰) 子綦曰(자기왈)
네 마리가 끄는 마차가 천 대라도 그 나무 그늘에 묻힐 만큼 컸다. 자기가 말하기를,
此何木也哉(차하목야재) 此必有異材夫(차필유이재부)
"이것이 무슨 나무인지 모르겠구나. 틀림없이 좋은 재목이 될 수 있을거야" 라며,
仰而視其細枝(앙이시기세지)
우러러 그 나무와 가지를 자세히 살펴 보니,
則拳曲而不可以爲棟梁(즉권곡이불가이위동량)
온통 꾸불꾸불해서 도리(棟)나 들보(梁)로도 쓸 수가 없었고,
俯而視其大根(부이시기대근)
아래로 그 굵은 나무 둥치를 바라보니 속이 텅 비어 있어서,
則軸解而不可以爲棺槨(즉축해이불가이위관곽)
널나무(棺木)로도 쓸모가 없을 것 같았다.
咶其葉則口爛而爲傷(시기엽즉구란이위상) 嗅之(후지)
잎을 씹어 보니 독이 있어서 입이 부르틀 지경이었고, 냄새를 맡아 보니,
則使人狂酲三日而不已(즉사인광정삼일이불이) 子綦曰(자기왈)
어찌나 고약한지 사흘은 구역질이 날 것 같았다. 그래서 자기는 혼자 중얼 거렸다.
此果不材之木也(차과부재지목야) 以至於此其大也(이지어차기대야)
"이건 역시 쓸모가 없는 나무구나. 그러나 그 덕분에 이렇게 클 수 있었을 게다.
嗟乎(차호) 神人以此不材(신인이차부재)
아아! 신인(神人)도 이 나무와 같이 쓸모없음으로써 그 경지에 이른 것이로구나"

 


16. <무용의 쓰임은 아무도 모른다>


宋有荊氏者(송유형지자) 宜楸柏桑(의추백상)
송나라의 형지 땅에는 노나무, 잣나무, 뽕나무 따위가 잘 자란다.
其拱把而上者(기공파이상자) 求狙猴之杙者斬之(구저후지익자참지)
그런데 나무의 굵기가 한뼘쯤 되면 원숭이 부리는 사람이 말뚝으로 쓰고자 베어간다.
三圍四圍(삼위사위) 求高名之麗者斬之(구고명지려자참지)
서너 뼘쯤 되면 집의 들보를 찾는 이가 베어 간다.
七圍八圍(칠위팔위) 貴人富商之家(귀인부상지가) 求樿傍者斬之(구전방자참지)
또한 일곱, 여덟 뼘쯤 되면 귀인이나 부잣집 사람들이 관곽용으로 베어 간다.
故未終其天年(고미종기천년) 而中道之夭於斧斤(이중도지요어부근)
그래서 이 나무들은 제 수명을 다하지 못한 채 일찍 도끼날에 의해 쓰러지는 것이다.
此材之患也(차재지환야)
이는 바로 쓸모있는 것의 재난이다.
故解之以牛之白顙者(고해지이우지백상자) 與豚之亢鼻者(여돈지항비자)
그런데 이마가 흰 소나 코가 비뚫어진 돼지,
與人有痔病者(여인유치병자) 不可以適河(불가이적하)
치질을 앓는 사람은 절대로 강물의 신에게 바쳐지지 않는다.
此皆巫祝以知之矣(차개무축이지지의) 所以爲不祥也(소이위불상야)
이 모두가 상서롭지 못해 제물로 쓸 수 없음을 무당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此乃神人之(차내신인지) 所以爲大祥也(소이위대상야)

그러나 이렇게 불길하다는 점을 신인은 도리어 길한 것으로 여긴다.

 


17. <지리소(支離疏)의 팔자>

支離疏者(지리소자) 頤隱於齊(이은어제)
지리소(支離疏)라는 사나이는 턱이 배꼽에 와 닿고,
肩高於頂(견고어정) 會撮指天(회촬지천)
어깨는 목보다 높으며, 목뼈는 하늘을 향하고,
五管在上(오관재상)
오장(五臟)의 위치가 머리보다 위에 있으며,
兩髀爲脅(양비위협)
두 넓적다리가 옆구리에 와 있는 그런 곱사등이였다.
挫鍼治繲(좌침치해)
곱사로 등이 휘어 있기 때문에 바느질이나 빨래를 하는 데는 안성맞춤이므로,
足以餬口(족이호구)
사방에서 데려다 일을 시키는지라 먹고 지내는 데는 아무 걱정이 없었고,
鼓策播精(고책파정) 足以食十人(족이식십인)
키로 쌀과 겨를 까부는 일이라면 열 사람 가족을 넉넉히 먹여 살릴 만했다.
上徵武士(상징무사)
나라에서 군대를 징발할 때에는 뽑혀 갈 걱정이 없었기 때문에,
則支離攘臂於其間(즉지리양비어기간)
두 팔을 내저으면서 그 곳에 나타날 수가 있었고,
上有大役(상유대역)
큰 공사판으로 부역군을 마구 끌고 나갈 때에도,
則支離以有常疾不受功(즉지리이유상질불수공)
그 만은 병신이라 해서 끌려 가는 일이 없었다.
上與病者粟(상여병자속)
그런데도 나라에서 구제가 있을 때면,
則受三鍾與十束薪(즉수삼종여십속신)
쌀 석 종(鍾)에 장작 열 단은 꼭꼭 받게 되는 늘어진 팔자였다.
夫支離其形者(부지리기형자)
지리소와 같이 그 육신이 뒤죽박죽(支離)이 된 병신도,
猶足以養其身(유족이양기신) 終其天年(종기천년)
자기 몸을 길러가며 하늘이 준 수명을 온전히 할 수가 있는데,
又況支離其德者乎(우황지리기덕자호)
하물며 그 재주와 덕이 모자라는 이야 더 말해 무엇 하겠는가.

 

 

18. <쓸모 없음은 알면서 쓸모 있음은 모른다>


孔子適楚(공자적초) 楚狂接輿(초광접여) 遊其門曰(유기문왈)
공자가 초나라에 갔을 때 광접여가 그 문을 오가며 노래를 불렀다.
鳳兮鳳兮(봉혜봉혜) 何如德之衰也(하여덕지쇠야)
"봉새야, 봉새야, 너의 덕이 쇠했구나.
來世(내세) 不可待(불가대) 往世(왕세) 不可追也(불가추야)
앞날은 기대할 수 없고, 지난 날은 돌이킬 수 없는 것,
天下有道(천하유도) 聖人成焉(성인성언)
천하에 도(道)있을 때는 성인은 이룩하고,
天下無道(천하무도) 聖人生焉(성인생언)
천하에 도(道)없을 때는 성인은 그냥 살 뿐이지.
方今之時(방금지시) 僅免刑焉(근면형언)
지금 이 시국이야 형벌이나 면하는게 고작이지.
福輕乎羽(복경호우) 莫之知載(막지지재)
복은 깃털보다 가벼운데 이를 잡는 사람없고,
禍重乎地(화중호지) 莫之知避(막지지피)
재앙은 땅보다 무거운데 이를 피하는 사람없네.
已乎已乎(이호이호) 臨人以德(임인이덕)
그만 두어라, 그만 두어라. 덕으로써 남 앞에 나서는 것은,
殆乎殆乎(태호태호) 畫地而趨(획지이추)
위태롭다, 위태롭다. 땅에 금을 그어 놓고 허둥대는 것은.
迷陽迷陽(미양미양) 無傷吾行(무상오행)
가시나무, 가시나무. 내 가는 길 그르치지 말라.
吾行郤曲(오행각곡) 無傷吾足(무상오족)
돌아가는 내 발을 다치게 하지 말라.
山木自寇也(산목자구야) 膏火自煎也(고화자전야)
산의 나무는 스스로 베이고, 등잔불은 스스로를 태우네.
桂可食(계가식) 故伐之(고벌지) 漆可用(칠가용) 故割之(고할지)
육계는 먹을 수 있어 잘리고, 옻나무는 칠을 할 수 있어 껍질이 벗겨진다.
人皆知有用之用(인개지유용지용)
세상 사람들은 다 쓸모없는 것의 용도는 알면서도,
而莫知無用之用也(이막지무용지용야)
쓸모있는 것의 용도는 알지 못한다네.


 

* 유가와 도가는 그처세관이 매우 대조적이다. 전자는 적극적으로 현실정치에 참여하여 자기의 이상과 경륜을 이루고자 하는 이들이요, 후자는 세상을 달관한 채 자연속에 파묻혀 유유히 살아가는 이들이다. 공학덕을 갖춘 이가 숨어 지내는 것을 무책임한 일로 여겼다. 다시 말하자면 그는 사회적 존재 이기를 거부하는 은자들의 독선을 지성의 낭비요, 오용으로 생각한 것이다. 이에반하여 도가는 국가적 사업에 참여하기를 거부한 채, 유가의 현실개조 의지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뿐이다. 상호 보완 관계에 있는 이 두 사상은 중국인의 정신 세계에 깊이와 다양성을 제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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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勞加多 | 작성시간 15.12.10 ..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답댓글 작성자우물속의 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12.10 .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시메온 | 작성시간 15.12.10 당랑거철(螳螂拒轍),
    사마귀처럼 무모하게 매달리는지 모르겠네요. 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우물속의 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12.11 시메온님 일일이 찾아 주시고 자취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조만간 장자동영상강의도 올리겠습니다.
    즐거운 금욜 되시고 건강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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