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에 13세였으니 지금은 40대 중반쯤 됐겠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살던 7학년 남자아이 앤디 스미스가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에게 편지를 썼다.
"엄마가 내 침실을 재난(災難)지역으로 선포했어요. 내 방 청소할 팀을 고용할 수 있도록 재난구호기금을 신청하고자 합니다. 부탁드립니다."
자기 방을 엉망으로 만들어놓고 엄마가 꾸중을 하자 당돌하게도 대통령에게 이런 편지를 보낸 것이다.
"앤디에게.
답장이 늦어 미안하구나. 중국에 다녀왔어. 돌아와서야 네 편지를 봤단다. 너의 재난구호 요청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검토가 이뤄졌다. 그런데 한 가지 기술적 문제가 있음을 지적해야겠구나. 재난구호는 재난 선포를 하는 당국이 신청하도록 돼 있단다. 이번 경우엔 네가 아니라 네 침실을 재난지역으로 선포한 엄마가 신청 당사자라는 얘기이지.
그건 그렇다 치더라도 구호기금에 더 큰 문제가 있단다. 5월 4일 현재 539개의 허리케인이 왔고, 수많은 홍수·산불·가뭄·지진이 잇따르고 있는 건 잘 알고 있겠지? 내 말은 남은 구호기금이 위태로울 만치 줄어들었다는 거야.
내가 한 가지 제안을 할까? 우리 정부는 지역 차원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더 잘해낼 수 있는 것들까지 직접 나서서 해주는 행정적 잘못을 반복해왔어. 하지만 이제는 '민간분야 주도'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문제들은 국민이 자발적 행위로 해결하도록 요청하고 있단다.
내가 보기에는 엄마가 네 방을 재난으로 선포한 데는 지극히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것 같구나. 따라서 앤디 너는 그 재난지역에서 또 하나의 자발적 프로그램을 출범시킬 아주 좋은 위치에 있다는 걸 말해주고 싶구나."
레이건은 편지 말미에 "엄마께 안부 여쭤주렴"이라고 덧붙였다. 엄마의 손을 들어주며 "네 방은 너 스스로 청소하는 것이 옳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