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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전하는 나눔 밥상

작성자戒溢|작성시간15.12.11|조회수69 목록 댓글 2

 

 

한 해의 끝자락이 되자 방등골에도 손님이 잦아진다. 크리스마스와 연말모임 그리고 서로의 안부가 궁금해지는 사람들로 말이다. 팥죽과 배추전,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간단한 닭요리면 거창하진 않지만 따뜻한 한 끼의 소박한 밥상을 차릴 수 있다. 여기에 무드를 더해줄 소소하지만 의미 있는 테이블 데코 몇 가지를 더하면 감성충전 나눔 밥상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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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 위의 불꽃

세밑 밥상인 데다 친구를 초대한 밥상이어서 굵은 초를 준비했어요. 촛불이 켜진 밥상은 언제라도 은근하고 우아하여 격조가 깃듭니다.
새들의 주전부리가 되고 있는 마당의 피라칸다 열매를 잘라다 몇 군데 둘러주었더니 붉고 푸른색의 조합이 파티 분위기를 돋우네요.


한 해를 반추하다
달력 디시매트


연초에 대문짝만 한 달력을 선물 받았어요. 그 크기만큼 날짜만 굵게 박힌 단순한 달력인데 시원한 눈 맛을 주었지요. 달이 지날 때마다 한 장씩 뜯은 달력을 모아두었다가 두꺼운 종이를 덧대어 디시매트를 만들어보았습니다. 한 달 한 달 달력을 자르면서 그달의 날짜를 보자니 별안간 여행을 떠나 이국에서 현지인 생활을 해본 달도 있고 예기치 않은 사고를 당하여 운신이 불편했던 달도 있고 은행단풍이 곱게 물들기를 이제나저제나 고대하던 달에 이르기까지 반복된 숫자만큼이나 다채로운 일들을 겪었군요. 채우지 못할 크기의 그릇을 정해놓고 실패했다고 자책한 적은 없었는지, 나의 교만으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히지는 않았는지도 되짚어봅니다. 그 안에는 세상이 젖도록 울고 싶은 일도, 목젖이 꺾이도록 웃은 일도 두루 공평했습니다. 그러면 되었지요.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니까요. 부족했던 절반은 다가오는 해에 바통을 넘길 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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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날의 위로 한 대접
동지 팥죽


팥이 든 음식을 좋아하는 제게 동지는 계 탄 날입니다. 팥을 삶아 앙금을 내리고 새알심을 빚어야 하는 번다함조차도 기꺼워지니 말이죠. 요즘이야 재료가 흔해서 마음만 먹으면 절기를 가리지 않고 해 먹을 수 있는 음식이지만, 특별한 날에 끓여 먹는 팥죽은 더 각별하잖아요. 팥죽은 쌀을 넣은 팥죽과 새알심을 넣은 팥죽, 두 가지를 섞은 팥죽으로 기호가 나뉘는데 저는 쌀알이 섞이지 않은 새알심 든 죽을 단연 좋아해요. 항아리에 담아둔 팥죽이 다음 날 아침 땡땡 얼어서 셔벗이 될 때면 그 팥죽을 녹여 먹던 즐거운 기억이 잊히질 않는군요. 죽을 쑬 때 집 안에 가득 번지는 훈김은 기분마저 들썩거리게 해 이미 절반은 배가 부릅니다.
작달막한 무로 담근 동치미는 팥죽과 천생연분이죠. 옛 분들은 나박김치를 곁들였대요. 동치미든 나박김치든 여하간 팥죽에 어울리는 곁들임 반찬이에요. 뜨끈뜨끈한 팥죽 한 그릇에 언 몸이 녹고 굳은 마음이 녹습니다. 죽을 쑤면 한 그릇만 달랑 끓여지지 않지요. 이웃들과 나누는 구실이 됩니다. 한 국자 단정하게 담아 뚜껑을 덮고 배달을 다녀와야겠어요.

기본 재료 팥 1㎏, 찹쌀가루 400g, 뜨거운 물 4큰술, 덧찹쌀가루 200g, 물 2ℓ, 소금 약간

만드는 법
1 팥은 찬물에 한 시간 담근 후 깨끗이 씻어 냄비에 자작하게 물을 붓고 포르르 끓으면 윗물을 따라내고 다시 찬물을 부어 팥이 무르도록 삶는다.
2 찹쌀가루에 뜨거운 물을 넣고 치댄 후 새알만 한 크기로 떼어내서 양손바닥으로 비벼 동그랗게 빚는다.
3 ①의 한김 나간 팥을 체에 밭쳐 비벼서 거른다.
4 거른 팥물이 끓기 시작하면 새알심을 넣고 주걱으로 바닥이 눌어붙지 않게 젓는다.
5 새알심이 동동 떠오르면 찹쌀가루를 넣어 걸쭉하게 농도를 내고 불을 줄여 한소끔 더 끓인 다음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6 그릇에 죽을 담고 동치미와 함께 낸다. 기호에 따라 설탕을 곁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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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당당하다
돼지감자를 섞은 시금치샐러드


시금치 씨를 처음 뿌렸어요. 발아가 신통치 않은 데다가 새들이 어린 싹을 쪼아 먹어서 내 몫이 아니구나 여기고는 그냥 내버려두었지요. 루콜라를 따기 위해 들렀더니 차고도 묵직한 초록빛이 시금치 태를 갖추었지 뭐예요. 한 접시 분량의 시금치를 뽑았습니다. 그 당당함이 뿌리부터 이파리까지 고스란히 묻어나서 어찌나 반갑던지요. 내처 돼지감자도 몇 알 캤습니다. 돼지감자는 유럽에선 전쟁 때 비상식량이었대요. 그래서 나이 든 이들이 싫어하는 채소라네요. 왜 있잖아요. 우리도 기근에 시달릴 때 먹던 보리밥이라든지 시래기 등을 어른들은 별로 쳐주지 않는 것처럼요. 그런데 이 돼지감자가 서양에서도 우리나라에서도 몸값이 톡톡한가 봐요. 돼지감자의 효능이 알려지면서일 테죠. 생으로 씹으면 끈적임 없는 마와 우엉 맛이 남아요.

기본 재료 시금치 100g, 돼지감자 60g, 곶감 1개

드레싱 재료 깨소금·올리브오일 2큰술씩, 간장·설탕·식초 1큰술씩

만드는 법 1 시금치는 다듬어서 깨끗이 씻어 물기를 없앤다.
2 돼지감자는 흙이 남지 않도록 씻어 껍질째 얇게 썬다.
3 곶감은 채 썰고 분량의 드레싱을 만든다.
4 접시에 시금치와 돼지감자, 곶감을 보기 좋게 담고 드레싱을 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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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잎 만두는
숭채만두


김장을 끝내고 남겨둔 통배추와 무는 겨우내 마땅찮은 밥상에 구원투수가 되어줍니다. 배춧잎이 만두피가 되는 숭채만두를 쪄보았어요. 숭채는 배추의 다른 이름이에요. 생소하면서 예스러움이 묻어나지 않는가요. 쪄 먹고 남은 만두를 준비되는 채소들과 두런두런 돌려 담아 들깨가루를 푼 육수에 끓이면 또 하나의 일품요리가 탄생합니다.

기본 재료 배춧잎 12장, 닭 안심 300g, 부추 30g, 청양고추 1개, 다진 마늘·간장 1큰술씩, 참기름 1작은술, 다진 생강 ½작은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양념장 재료 간장·레몬즙 1큰술씩

만드는 법
1 배추의 두꺼운 부분은 잘라내고 배춧잎은 소금을 넣은 끓는 물에 데쳐 찬물에 헹군 다음 물기를 짠다.
2 닭 안심과 부추, 청양고추, 마늘, 생강을 모두 다져 볼에 담고 간장과 참기름, 소금, 후춧가루로 간하여 5분간 치댄다.
3 데친 배추 잎에 반죽을 크게 한 숟가락 올리고 잎의 좌우를 접은 뒤 돌돌 말아준다.
4 김이 오른 찜기에 배추쌈을 올리고 10분간 찐다.
5 양념장을 만들어 곁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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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큼한 중독
무 배추전


입이 궁금한 날엔 배추 잎과 무로 전을 부쳐도 별미예요. 배추와 무로 부친 전이라면 싱겁고 데면데면할 것 같잖아요. 의외로 달큼하고 아삭해서 입맛을 끌어당긴답니다. 부침 밀가루를 얇게 입히는 것이 비결이에요. 입에 대면 자꾸 손이 가는 부작용을 주의해야 해요. 배추와 무를 한 접시에 담아서 짜장면을 먹을까 짬뽕을 먹을까 하는 것처럼 분분한 고민도 해결이 되었네요.

기본 재료 무 ⅓개, 배춧잎 6장, 부침가루 3큰술, 물 2컵, 덧밀가루 약간, 들기름·식용유 적당량씩

만드는 법
1 무는 1㎝ 두께로 썰어 끓는 물에 데친다.
2 배춧잎의 두꺼운 부분은 칼등으로 탁탁 쳐서 부드럽게 한다.
3 볼에 부침 반죽을 만들고 손질한 무와 배춧잎에 덧밀가루를 묻혀서 반죽을 얇게 적신다.
4 달구어진 팬에 들기름과 식용유를 반반씩 두르고 무와 배추를 얹어 노릇하게 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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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환호하는
닭 날개 강정


크리스마스나 연말이면 제 모친은 폐계닭 찜을 해주셨어요.
폐계닭은 어감에서도 짐작되듯이 알을 낳는 속도가 떨어진 암탉을 의미하는데요. 육질이 질긴 점이 특징이어서 오래도록 익혀야 해요. 시간을 들인 조리과정이 일반 닭고기와는 다른 쫄깃한 씹는 맛을 낳고, 고기를 그다지 많이 못 먹어내는 제 입맛에도 썩 맞았었죠. 예전에도 흔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구하기도 어려워서 닭 날개로 그때 기분을 내봅니다. 전분을 입혀 튀긴 다음 꿀과 간장에 버무리기만 하면 되는 초간단 강정인데 성별과 나이를 가리지 않고 즐기시더라고요. 뜨거우면 뜨거운 대로, 식으면 식은 대로 다른 맛도 별미고요.

기본 재료 닭 날개 20개(소금, 후춧가루 약간씩), 감자전분 1큰술, 호두 10g, 쪽파 3줄기,
꿀 2큰술, 간장 1½큰술, 튀김기름 적당량

만드는 법
1 씻은 닭 날개에 소금과 후춧가루를 뿌려 밑간하여 잠시 재둔다.
2 호두는 마른 팬에 볶아 다져두고 쪽파는 송송 썬다.
3 주방용 비닐봉투에 감자전분을 담고 밑간한 닭 날개를 넣어 골고루 묻도록 흔든다.
4 여분의 가루는 털어내고 튀김 팬에 기름을 1㎝ 깊이로 부은 다음 닭 날개를 돌려 담는다.
5 불을 켜고 강불에서 노릇하게 튀긴다.
6 다른 웍에 꿀과 간장을 넣고 바글바글 끓으면 튀긴 닭 날개를 넣어 버무린다.
7 접시에 튀긴 닭 날개를 담고 다진 호두와 쪽파를 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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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큰한 정을 나눠요
늙은 호박 퓌레


노랗다 못해 붉게 익은 늙은 호박 한 덩이를 잡았습니다. 껍질을 벗기는 수고와 감당이 벅차도록 한 아름 거리나 되는 호박의 속살을 보니 잡는다는 표현이 와 닿지 뭐예요. 늙은 호박은 크기에서 가늠되듯 한꺼번에 다 먹어내기란 어려워요. 궁리 끝에 호박 퓌레를 끓였습니다. 무르게 익힌 호박에서 단내가 퐁퐁 나네요. 거칠게 으깬 호박에 레몬즙만 짜주면 끝인 초간단 퓌레예요. 유리병에 담아 켜켜이 쌓아 올리니 테이블 위의 센터피스를 대신합니다. 팥죽 회동에 놀러 온 친구들의 돌아가는 손에 한 병씩 들려주려는 계획이에요. 누구는 수프를 끓이거나 누구는 빵 위에 얹어 먹거나 누구는 파스타를 버무리는 등 또 다른 이야기가 피어나겠지요.

기본 재료 늙은 호박 1통, 레몬즙 6큰술, 소금 약간, 유리병 적당량

만드는 법
1 늙은 호박은 껍질을 벗기고 깍둑 썰어 바닥이 두꺼운 냄비에 담아 끓인다.
2 퓌레를 담을 유리병은 찬물에 담고 팔팔 끓인 다음 식힌다.
3 호박이 무르도록 익으면 주걱으로 으깨고 서로 엉길 즈음 레몬즙과 소금을 넣고 한소끔 더 끓인 뒤 유리병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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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박한 시골 처녀
당근 케이크


당근케이크는 재료도 간단하고 만드는 과정이 수월하여 여타의 케이크에 비해 호들갑스럽지 않은 모양과 맛이 납니다. 벚나무 잔가지를 몇 개 꽂고 가루설탕을 솔솔 뿌려 주었더니 금세 계절감이 표현되는군요. 빛 곱게 우러난 홍차를 곁들여서 가는 해, 오는 해에 대한 덕담을 나누어도 좋겠지요.

기본 재료 당근 200g, 호두 50g, 중력분 150g, 소금·계핏가루·
베이킹파우더 1작은술씩, 달걀 2개, 황설탕·홍화씨유 120g씩, 틀에 바를 버터·슈거파우더 약간씩

만드는 법
1 당근은 채 썰고 호두는 마른 팬에 구운 다음 다진다.
2 중력분, 소금, 계핏가루, 베이킹파우더는 체에 내린다.
3 볼에 달걀을 풀고 설탕을 넣은 다음 설탕이 녹을 때까지 섞는다.
4 ③에 홍화씨유를 3~4번에 나눠 섞은 후 ②를 살살 섞다가 당근과 호두를 마저 섞는다.
5 버터를 바른 틀에 반죽을 담고 180℃로 예열한 오븐에 20~25분간 굽는다.
6 케이크가 식으면 슈거파우더를 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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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巨村 | 작성시간 15.12.11 ..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시메온 | 작성시간 15.12.11 동지 팥죽 먹을 날도 며칠 남지 않았군요.
    침만 넘기고 말 것인가 생각을 해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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