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친 고기가 큰 고기야.
송유옹
아무리 전화해도
없는 번호라고
받을 수 없다고…
왜 전화를 없앴어?
더러운 소리 듣기 싫어서?
내 번호를 지워 버렸어?
내가 그리도 잘못했어?
늘 내 번호가 앞자리였는데.
한번 떠나고 나더니
거기가 그렇게도 좋아?
매일 전화통 불나게 전화하던 놈들이.
두 녀석이 함께 있으니 외롭지는 않고 좋겠지.
그렇다고 여기를 그렇게도 까맣게 잊어 버리다니!
내가 가면 니들 두놈 가만히 두지 않을테니 각오해.
오늘은 장마 오기 전에
유달리 보고싶어
몇번이나 눌렀는데
이제 너희들 번호조차 없다네!
거기는 전지전능한 낙원이라며
그러니 니들이 전화해
내 번호는 그대로 이니.
오늘은 선배들 꼬아서 성당포구 바람의 언덕으로 바람쐬러 갈거야
수업 땡땡이치고.
우리는 예전에 착해서
그런 적 없었더니
늙으니 우리 셋이 함께한 추억이 적잖아.
밥 먹었어?
막걸리 한잔하러 함께 갈래?
요즘은 늦게까지 장사하는 곳이 없어서
우리 셋이 갈만한 곳도 없더라.
이건 세상이 살만해서 그런지
아니면 포기한 건지 모르겠다.
막걸리 좋아하는 우리는
별 재미는 없는 세상이 되었어.
좋은 곳 있나 알아보고 연락할게
전화 살려놓고 기다려.
가고 없으니
니들 만한 놈들도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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