世上 萬事 (上)
어느날 미스터 옹이라는 중국인 친구가 놀러왔다. 이런얘기 저런얘기 하다가 그가 사는 이웃에 나이가 꽤 들은 한국노인이 사는데 며칠전서부터 안색이 몹시 안좋더라는 것이었다.
머나먼 타국에서 같은 한국 사람이라 하는데 흥미가 동해서 왜 안색이 안좋으냐 하니까 동맥경화로
늘 약을 달고 다니는 사람인데 며칠전서부터 기동이 없어 이상하게 여기고 가보니 병이 중해 보이더라는 것이었다.
안들은 것만 못한 이말에 같은 한국인이라는데 그냥 있을수도 없어 그길로 그 노인이 산다는 집으로 쫒아갔다.
허우대가 장대한 노인은 등을펴고 곧 일어설것 같은 엉거주춤한 자세로 의자에 반쯤 서다싶이 하고 있었다.
" 편안하게 누워게시지 왜 그런불편한 자세로 앉아 게시나요 ?" 그는 괴로운 표정에 손만 내젓드니 꺼져가는 소리로...
" 숨이 차서요." 하였다
" 뭘좀 드셨읍니까 ?."
그물음에 노인은 얼굴만 찌프렸다. 눈 가장자리로 어두운 그림자가 서려 있는것으로 봐서 직감에 일주일을 못 버팅길것 같았다.
홀홀단신 일가친척 피붙이 하나없다는 노인을 그냥 내버려 둘수도 없는 문제여서 내일 삼수갑산을 가도 무언가 우선 조치가 필요했다.
나는 미스터 옹에게 내가 책임질테니 제너럴 하우스피털에 데리고 가서 입원 수속을 밟아달라고 부탁을 하고는 돈 천불을 주었다.
그 이튼날 열시경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환자의 이름을 대고 나에게 보호자 되느냐고 물었다. 아니라고 할수도 없는일이여서 그렇다고 하니 병원으로 곧 나와 달라는 것이었다 .
무슨 일이냐고 물어도 나와보면 안다 하면서 전화를 끊어버렸다.
아이쿠머니나 ? 그 노인이 밤새 죽었는 모양이군 !
앞이 캄캄하고 가슴이 덜컥 내려 앉았다.
해외에 수십년을 돌아다녔어도 이런일은 처음이라 무척 당황이 되었다.
황망한 마음에 무얼 어떻게 어디서부터 해야될지 얼른 궁량이 떠오르지를 않아 비가오는 마당에 서서 비 맞는것도 모르고 한참을 서성거리고만 있었다.
실은 그냥 서 있었던게 아니라 새벽녁부터 무섭게 비가 퍼부어 도랑이 넘쳐 나... 바람에 떨어진 낙옆으로 하수관이 막혀 물이 부엌문을 통해 집안으로 밀어닥치니 그걸 어떻게 해보려고 나왔다가 미쳐 비를 피하지 못해 돌아다니는 벌래를 잡겠다고 난리를 치는 병아리들이 또한 비를 쫄딱맞으니 그것도 비를 피하게 하기위해 쫒아 다니고 유속의 막힘을 돌리려고 도랑을 막은 쓰래기를 퍼내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죽은 사람을 어찌해야 할껀지 도무지 의견이 떠오르지를 않았다.
한마디로 말해 나는 이미 내정신이 아니어서 무얼 어떻게 진행시켜야 할지 定位力을 잃어버렸다.
이때에 미스터 옹이 그도 먼리 타관객지에서 비명횡사하는 타국사람이 안타까웠는지 빗속을 뚫고 찾아왔다.
그 사람을 보자 나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솟았다.
평소에 그는 나의 마음속 이미지에 정신머리없는 무식한 중국인일 뿐이었다.
왜냐하면 그는 흔히 말하는 사이비 종교에 助長쯤 됐는데 그가 추구하는 종교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이비중 사이비로써 그 근원이 평범한 어떤 도자 운전수인 중국인이 그의 꿈에 나타났는데 하얀 도포를 입고 선몽 하기를 자기를 맞나러 오라고 하는것이 하도 천연하여 평소에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별일도 다있다 싶어 의아한채로 세월을 보내다가 어느날 퀀탄에 볼일이있어 갔다가 하루밤 여관에서 묵게 됐는데 우연히 로비에서 어떤 사람과 마주치게 됐는데 어디서 본듯한 사람이라 기억을 더둠어 보니 꿈에본 그사람이더라는 것이었다.
그래 수인사를 나누고 명함을 받아 주머니에 넣고 볼일을 다보고 집에 돌아왔는데 괜히 쿠알라 룸풀에 자꾸만 가보고 싶더란 것이다.
하여 할일없이 쿠알라룸풀에 가서 어영부영 하다가 배가 고파 점심이라도 간단히 먹을까 하여 어느
노천까폐에 들어갔는데 그사람을 또 우연하게 그곳에서 맞났다는 것이다.
인연 치곤 하도 괴이하여 초대하는데로 갔더니 중국식 무당( 달리 설명이 어려워 무당으로 역을 함) 집이며 꽤 많은 신도가 있었는데 그가 설파하는 도를 듣고 그길로 도통하여 지금 조장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어떤 집이던 방문하게 되면 우선 현관문 앞에 무릎을 꿇고 하늘을 보며 합장을 하고는 무슨 주술인가 잠깐 외고 일어나곤 하였다.
" 마담 설령 그 사람이 죽었다 하더라도 걱정을 말아요.
우리교 사람들에게 연락해 이미 칠일동안 기도를 하기로 했으니...우리 말레시아 중국인들은 객사하면 우선 시체를 집으로 들이지 않고 관에 넣어 대문앞에 놓아 둠니다.
그런다음 밤새도록 기도를 하고 아 ! 우리 종교식으로 장례를 치르기로 결정을 봤어요.
중국의 정통식은 말이오 삼오칠구 하는식의 홀수날을 택해 장사를 치루는데 사람이 죽으면 일단 방 한가운데 자리를 정하고 안치를 한다음 흰 보자기로 시체를 씌우지요, 향을 사방에 피우고 조상꾼들은 대문을 들어서면 바로 무릎으로 기어 시체 안치 한곳을 곡을 하면서 한바퀴 두바퀴 ...많이 돌수록 깊은 슬픔을 나타내는 것이예요.
한편에선 죽은사람을 천도하기위해 무당 데려다 굿을하고 시간시간 천도제를 지내며 죽은 사람이 가져갈 일용품 ...이게 장난이 아닙니다 ...잘사는 사람은 輦에 근래는 롤스로이 자동차, 비행기, 요트, 노예인형, 냉장고, 악기등 갖가지 살림용품, 물론 다 제물용으로 만든것이긴 하지만... 을 바리바리 만들어 만관의 돈과 함께 태워야 하니 장례한번 치루다가 웬만한 집은 거덜나는 판국이라 우리 지존께선 이걸 없애는데 앞장을 서십니다.
장례치루다 거덜나면 죽은사람에게 대한 예의가 절대로 아니라는 거죠 ...산 사람이 제대로 살아 있어야 죽은사람도 대접을 받고 하다못해 젯날 상이라도 제대로 받을게 아니겠읍니까 .
" 정말 ! 그 말씀은 옳은 말씀이군요."
" 우리 지존 께선 이렇게 말씀 하십니다 . 인간이란 태어나서 자손을 퍼트리고 천명을 누리다가 흙으로 돌아가는게 끝이 아니다 그 자손이 잘 되도록 귀신은 스스로 安眠하게 있어야 하고 그래야 자손이 늘 편해 창성할수 있는 것이다. 風水이 라는게 괜히 있는게 아니잔아요.
내가 어제밤에 지존께 말씀 올리니 가난하고 의지없는 이들을 돕는것이 나의 본래적인 뜻이니 신도들은 일주일동안 기도로써 불쌍한 한국인을 천도하라 이렇게 말씀을 하시었읍니다."
" 아이구머니나 그 지존님 고맙기도 하다."
나는 너무나 감격해서 몇번이고 감사의 표시를 하였다.
" 그 사람이 만약에 죽었으면 우선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우선 관을 하나 사고, 육만원 정도 들꺼예요. 싸다고 나쁜게 아니거든요...물론 비싼거야 수천년 묵은 향나무도 있지만 이건 통나무를 파서 예술인이 다둠는데만도 일이년은 걸려요. 그건 다 부자들의 노름이고 ... 병원에서 진단서 끈어주면 경찰서에 신고하고 일단 시체를 집으로 싫고 왔다가 기도를 마치면 화장터로 가는데 한 십만원 정도면 제반 경비가 끝날 것입니다.
가족이 없으니 유골가루는 合身函에 넣을꺼예요.
" 휴우....미스터 옹 같은 친구가 내게 있다는게 정말 감사한 일이군....어짿던 병원에서 오라니 가 봅시다."
제너럴 병원은 敷衍하자면 무료 병원이다.
모스램 재단이며 이곳 말레시아에서는 의사나 개업의가 되려면 3년 정도를 이 병원에서 무료봉사를
해야하며 의료행위 본질의 봉사정신 修行場이기도 한 곳이여서 의사라면 그곳을 거친것을 영예롭게
생각하고 있다.
물론 돈있는 사람들이야 경험이 부족한 했병아리 의사들이라고 무시하고 믿지 못해서 개인 병원으로 가지만 ...말레시아 에서 살고난 지금까지 한국이던 말레시아던 병원하면 나는 이병원 밖에는 모른다.
설령 모국을 방문할 일이있어 갔다가 병이난다해도 병을 고치러 한국병원에 가는게 아니라 서둘러
말레시아로와서 제너럴 병원으로 직행한다.
그 인연으로 말하자면 교통사고 였는데 내 바로 앞질러가던 자동차가 사고를 내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던 순종 부미부트라 (말레이 사람)를 치었는데 혼비백산한 중국인이 몰던 자동차가 가드레일을 드리박고 차가 째지며 운전자는 크게 다치고 오토바이는 튕겨 멀리 날아가더니 곤두밖혀 쫒아가보니 피가 낭자하였다.
나는 우선 경찰에 신고하고 두 사람 운전자 모두를 급한김에 근처에 구경하던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차에 옮겨 싫고서 병원으로 가게 되었는데 바로 지금 말하는 제너럴 병원이었다.
제너럴 병원이란걸 전에서부터 알았던것은 물론 아니다.
이곳 조호에서는 우선 눈에 잘띄는 궁전옆에 위치하고 있고 십여만평의 넓은대지에 어마어마하게
많은수의 붉은벽돌의 단층 건물들로 세워져 병원-마을 같은 기괴한 인상이며 오고가는길에 항상 이방인 눈에 쉽게 들어와 그 병원이 뇌리에 확실하게 콕밖혀 있는 때문이었다.
일단 환자를 응급실까지 데려가면 내 임무는 그것으로 끝이난다.
무료 병원이기에 까다로운 수속절차가 필요없고 입원된 환자는 입원시간으로부터 의사의 손에 일체의 행위가 맞겨지기 때문에 함부로 병원출입도 할수 없으며 후유증의 시비가 있을 일이 없다. 휴유증이
있으면 또 입원하면 되니까....
사고를 낸 사람은 자동차를 구입할때 지급한 보험료가 있으면 망가진 차는 보험사의 책임이고 사고에 대한 경중의 벌칙에 의해 형사상의 책임을 지는것은 돈과는 무관하다.
왜냐하면 일체의 의료행위를 받는것은 무료이기에 가해자나 피해자가 상호간에 시비 붙을 일이 전혀 없는것이다.
미스터 옹의 기억에 의해 입원 병동을 바로 찾아 갔는데 병동실은 십자로로 뻗어 십자로로 교차하는
중앙지점에 진료실겸 당직의 의사들 간호사들이 있는 방인데 사방을 반 스텐드 테이불로 막아 놓았을뿐 언제 어디서나 환자가 손만들면 상호간에 환하게 보이도록 벽이없는 것이었다.
입원실이란곳도 싱가폴의 유스호스텔 고 하우스처럼 생겨 넓은복도에 가운데 길을내고 마주 침대를
놓고 칸막이가 없어 이웃과 화통하게 지낼수 있도록 하였는데 한방에 수십명의 환자가 수용되어 있어도 번잡스럽지가 안아 보였다.
더운 나라이니 넓은 창문은 환하게 항상 열려있고 수십년씩 묵었을 만한 활엽수가 건물을 둘러싸 새들의 의지처인데 방문객이 가져다 놓은 선물용 과자 부스러기 때문에 그걸 훔치러 들어오는 새들의 지져김으로 병실은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복도를 들어서며 미스터 옹이 아는 간호사인지 손을들자 인디안 여자 간호사가 달려 나왔다.
그녀는 나를보자 단박에 환자의 보호자란것을 알아차리고 손짖으로 따라오라며 다른건물 어느방으로 급히 서둘러 걸어갔다.
실은 이런 곳에서 낮모르는 사람의 이상한 인연에 시체를 대할 생각을 하니 가슴이 두방망이질을 치고 있었다.
성큼성큼 걸어가는 미스터옹을 놓치지 않으려고 나는 거의 종종 걸음을 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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