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말세의 재즈
이 청 로
혼인신고 없이 사실상 부부로 7년을 같이 산 아내가 가출을 했다. 아직 나의 애정은 그대로인데. 질벅질벅한 부부행위와 열정적인 애정으로 산 것은 아니라할지라도 막노동을 하며 같이 살던 여자가 집을 나간지가 열흘. 나는 방구석에 눈시울이 약간 축축한 눈으로 이렇게 앉아 있다. 마음에 미움 같은 화학반응은 아직 일지 않는다. 볼품없고 기준이 없는 삶이였기에 아내가 집을 나간 것을 당연함으로 받아들이라는 말인가.
아내가 교회 나간지가 3개월 째 되는 날. 가끔 소주 한 잔은 하지만 술에 취한 모습이 전혀 아닌데 얼토당토 않는 말을 지껄였다.
“천국에 아파트 공사가 끝나가고 있는데 당신은 뭐하는 거야. 빨리 청약해야 분양 받는다.”
무슨 소린가? 의아하다. 장난인 줄 알고 장난으로 받았다.
“허허 참, 분양이 무슨 필요 있나 전세 살면 되지.”
눈을 실쭉이 찌푸리며 말했다.
“전세, 전세 얻을 돈은 있어요?”
“허허 이 사람, 전세 못 살면 사글셋방 살지.”
“사글세도 보증금이 몇 천은 될 터인데 보증금은 있어요?”
입에 담지 못할 욕이 아닌데 나를 질식케 하는 욕같이 들린다.
“아- 씨, 그 놈의 돈, 돈은 무슨 필요 있어 노숙하면 되지. 정말 이게 무슨 소리야? 자꾸.”
“그래, 지금 당신 삶이 노숙이나 다름없어요. 나한테와 노숙하는 거지!”
“당신한테 내가 노숙한다고? 허허.”
“그래요. 당신과 5년간 살아 봤지만…….”
“그래서?”
“애는 안 생겨 다행이지. 생겼으면 지웠겠지만.”
“갑자기 못하는 소리가 없네?”
아내는 한참동안 망설이더니 아주 조용하게 지껄였다.
“안되면 보혜사라도 믿어야지.”
“보혜사! 보혜사가 뭐야?”
“…….”
아내는 나를 쳐다보지 않고 방문을 스르르 밀치고 나가 버렸다. 그 이후로 나는 이렇게 일당 8만 원짜리 일도 버리고 방안에 있다. 시간이 머물러버렸는데 방안에 라면봉지와 소주병과 일회용 물 컵이 수두룩 쓰러져 숨 쉬고 있다.
13일째 되는 날 10시경. 낮 술 생각이 약간 나는데 부엌문을 노크했다. 우리 방은 부엌을 통해야 들어온다. 나는 가끔 부엌 물내려가는 구멍에 오줌을 눈다. 그것도 조금도 불평 않던 여자라 내 가슴이 5년 간 이 지경으로 안정되어 있었다.
부엌문을 노크하는 더욱 크게 소리가 들린다.
“누구세요?”
내심 아내일까 싶어 잽싸게 방문을 열었다.
“어- 계시구먼.”
코가 약간 왼쪽으로 찌그러진 집 주인 남자였다. 정말 보기 싫은 주인영감이다.
“어쩐 일로 사장님이?”
“이사 갈 준비는 다 되어 가고 있는가 싶어서.”
“네! 이사요? 그게?”
“왜 그리 놀라시오?”
콧구멍 찌꺼기를 두 번 빨아 당기고 침을 뱉는다. 나를 기이한 물건 보듯 바라본다.
“갑자기 이사라니요?”
“허허, 일 났네. 일 났어.”
큰 낭패다. 설명인즉 아내가 보증금 1천7백만 원에서 밀린 달세를 제하고 미리 받아갔다는 것이다. 100만원은 이사 가는 날 주기로 하고 남겨 놓았다고 한다.
보증금은 내가 낸 것이고, 계약서는 아내의 아름으로 작성했다. 살림을 시작할 당시 ‘뭘 보고 믿느냐’ 의 눈치가 약간 보여 편한 대로 하라고 했고 자연스럽게 아내의 이름으로 계약했었다. 법률상 보증금의 주인은 아내다. 기가 찼다.
비록 ‘노가다 인생’이다. 내 못난 과거가 있었기에 이 여자정도면 족하다 생각했다. 지금이 있기에 이렇게라도 살다보면 미래도 있을 것이고. 그래서 위로 하고 위로 받는 한 덩어리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그런데. 이제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완전히 도망간 희망 없는 상태다. 나는 이제 미쳐버릴 지경이다. 사실을 알고 난 지금, 나는 산산조각이 난 것 같다.
밤중에 소주 한 잔 하고 계속 울다가 내 이 상처를 계속 묵상했다. 5년 동안 같이 살았는데 나도 아내에게 많은 상처를 줬겠지. 내가 준 상처들은 생각하지 못하고 아내로부터 받은 이 상처가 너무 아파 벽에다가 머리를 처박아가며 어찌 치유하나 울부짖고 골몰했다.
새벽 동틀 때쯤에야 아내를 찾아 나가야 한다는 각오가 섰다. 하지만 엄두가 나지 않는다. 혹시 교회를 같이 다녔던 289번 버스 정류장 옆에 있는 ‘쌍민들레꽃집’ 주인아주머니에게 가서 물어볼까 생각한다. 이 아주머니가 아내를 전도했다. 전도한 후 일요일 아침마다 남편과 같이 봉고차를 끌고 와 집 앞에 세워 놓고 우리 방 부엌문 앞에서 기다리다가 아내를 죄수 데리고 가듯 교회로 데리고 가는 아주 열성 신자다. 나한테도 수십 번 교회에 가서 구원을 받아야 한다고 따라다니다시피 하며 졸랐다.
먼저 거기부터 가 봐야 한다.
오늘 오후 다섯 시 경 꽃집 문이 닫혀 있었다. 안면 있는 옆집 열쇠 가게에 물어봤다. 수요일이라 교회에 갔다고 했다. 내가 꽃 사려 온 줄 알고 10시 넘으면 다시 와서 장사를 한다고 했다.
소주 한 병을 사서 꽃집 모퉁이에 앉아 홀짝홀짝 마시며 죽치고 기다리고 있었다. 12시가 다 되어서야 꽃집 봉고차가 왔다. 내가 졸고 있었나보다.
“아저씨 여기서 졸면 안돼요.”
코 왼쪽 모서리에 약간의 곰보 자국이 있는 보기 드문 얼굴의 아주머니다. 나는 평소 그게 좋아보였다. 나는 벌떡 일어났다.
“예. 뭐 좀 물어보려고 기다렸어요.”
“아저씨, 뭐 물어보나 말거나 할 거 없어요.”
“예? 무슨 말씀?”
“아저씨 아줌마 땜에 온 거 아니에요?”
“네. 맞아요. 혹시 우리 집사람 어디 있는지 아세요?”
알고 있다는 눈치다.
“아저씨. 기다리지 마세요. 그 아줌마도 자유이니께. 그냥 두시면 알아서 하겠지요. 지금보다는 상상도 못할 좋은 곳에 있을지도 모르고.”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아내가 집 보증금을 빼서 나갔다구요. 말도 없이.”
“아저씨! 보증금 그게 별거에요. 구원을 받아보세요. 그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 무슨 짓인들 못하겠어요? 헌금 냈겠죠. 헌금 내는 것 당연한 것 아닙니까.”
“무슨 소리? 그게 어찌 당연해요? 그럼 보증금 빼서 헌금했단 말이요?”
“아저씨도 구원 받아보세요. 이해하게 돼요. 구원 받은 사람은 구원받지 않은 사람과는 가정생활을 못해요. 아니 안 해요. 내가 남의 가정 일을 왈가왈부할 수 없지만 그렇다는 얘기요. 구원받은 사람은 구원받은 사람끼리만 살 수 있어요.”
나는 왼쪽 귀 위에 머리털이 다 빠지는 것 같다.
“혹시 그럼 아주머니와 같은 교회 다니긴 합니까?”
말 할 수 없다는 표정이다.
“좀 있으면 우리 집 형제가 가게 문 닫으려 오시니까 얘기를 들어보세요. 남자끼리니까.”
남편을 형제라고 했다. 하기야 남편을 오빠라고 하니까. 지 아버지를 남편이라고 부를 때가 올까마는. 금방 남편이 꽃 가게 문을 닫으려 왔다. 남편은 꼭 배곯은 여우 축냥이 같이 생겼다. 그는 내 물음에 미리 답을 준비한 듯 처음부터 모른다고 했다. 아주머니가 핸드폰으로 내가 와 있다고 미리 말한 것 같다.
“아주머니가 사장님 오시면 예기를 들어보라고 했는데?”
“안 믿는 사람은 말이 안 통하니까 그랬겠죠. 제가 여자들 마음을 어찌 알아요? 댁이 딱하지만, 이것은 종교문제라고 생각해요. 믿음이 좋은 사람은, 사람하고 종교하고 안 바꾼다고요.”
무슨 말인지 이해도 못하고 나는 하는 수 없이 집으로 왔다. 소주 두병 마시고 아침 다섯 시까지 울고 있는데 ‘요즘 일당 8만원이면 적은 돈이 아닌데 왜 일 안 나오냐?’고 전화가 왔다. 오늘은 일꾼이 부족하다고 꼭 좀 나오라고 했다. 그냥 몸이 좀 아프다고 하고 끊었다.
궁리 끝에 아무래도 요즘 교회에 다니고 있는 친구에게 전화를 해 방법을 알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이 친구는 개고기 수육을 먹은 날 밤은 여자를 해탈한 기분으로 만들어 준다는 친구다. 그는 보살이 되려는 돈 많은 여자와 같이 보살이 되자고 동거하다가 신림중학교 뒤 보신탕집에서 개고기 수육의 맛을 알고 난후 보살의 희망을 거두고, 교회의 돈 많은 여 집사를 3년째 꼬시는 중이라고 자랑삼아 말하는 친구인 본 마누라 림수경이가 강원도에 있는 박지원이다. 우리는 서로 만나면 ‘박사장, 전사장’이라고 부른다.
울먹이면서 전화했다.
내말을 들은 박 사장은 재미있는 듯하다.
“허허, 전우태 사장, 여자, 또 하나 얻으면 되지 이 사림아. 또 기회가 왔구만?”
“장난 아니네. 아니야. 집 보증금을 빼갔다구. 나 큰일 났어. 그 289종점 있잖아. 그 꽃집 아주머니 눈치를 보면 교회에 헌금으로 낸 것 같은데.”
“보증금을 헌금, 아이구 씨발 놀고 있네. 이 사람아 어찌 마누라가 보증금을 빼 가냐? 주인이 마누라가 달란다고 내 주냐? 계약이 자네 이름으로 돼 있을 텐데.”
“아- 그게 그 사람 이름으로 했었어.”
“병신, 전우태 사장아. 말이 필요 없다. 택시 하나 잡아가지고 꽃집 봉고차 미행해서 교회가 어딘지 알아나. 내가 동무해 줄게. 아니면 나하고 같이 하든지. 근데 나 내일 모래는 안 돼. 아버지 제사야. 시골 가야 돼.”
“너 집사라며 무슨 제사야.”
“내가 무슨 집사냐? 그 여자 때문이지. 그 여자 덕분에 서당께 3년에 풍월 읊는다고 성경공부는 많이 했어. 내가 공부한 게 아니라 자꾸 들으니까 성경이 귓구멍으로 파고들어 온 게지.”
“자네 시골 갔다 오기 전 내가 어딘지 알아 놓을 께.”
“그래. 한번 집나간 여자는 집에 잘 안 들어오는 법이여. 조심해. 괜히 큰코다치지 말고. 뒤에 조직이 있을 수도 있어.”
“그래!”
교회에 있다는 것이 확실한 것도 아닌데, 있을 거라고 추축이라도 하니 마음이 조금 누그러졌다.
나는 아내에게 내통 안 하도록 ‘쌍민들레꽃집’ 에 전화를 했다. 시골에 당분간 내려 가 있겠다고. 혹시 집사람 만나면 걱정 말고 좀 쉬었다가 집으로 들어오라고 전해 달라고 했다. 아주머니는 요즘 교회에 나오는지 안 나오는 잘 모른다고 말하며 만나면 전하겠노라고 했다. 내 속에 ‘개년’ ‘개년’ 소리가 부글부글 끓었다.
다음날 고시촌 정거장 앞에서 택시를 정차해 놓고 쉬고 있는 기사에게 289 종점 옆 쌍민들레꽃집의 봉고차를 미행해서 그 사람들이 다니고 교회를 좀 알아보자고 했다.
“아- 그까짓 거 미행까지 해요. 미행한다 치고 나 돈 3만원만 주세요. 집에 누워 계세요. 내가 알아서 연락줄께.”
“가능해요?”
“그럼 가능하지. 내 택시 번호 적힌 명함 줄 테니 집에 가서 자요. 내일 모래까지 갈 필요 없어요. 곧 알려드릴게요.”
나는 돈을 주고 방에 와 어젯밤 남은 소주 반병을 마셨다.
한 시간 후에 연락이 왔다.
‘4호선 타고 인덕원역에서........ 거기 왼쪽에 제일 큰 교회건물.....’
감사한 일이다. 이렇게 쉽게 풀리다니. 만약 만나면 무릎 꿇고 사정해야지 마음 사렸다. 설마 보증금 그걸 다 썼을까. 만나기만 하면 지금보다 더 작은 사글셋방 얻으면 되고.
박 사장과 나는 쉽게 교회를 찾았다. 박 사장은 넥타이를 맸고 나는 평상복 차람이다. 나는 박 사장에게 모자를 푹 쓰고 싶다고 했더니 교회에는 모자를 그렇게 쓰면 강도라고 생각한다 해서 안 썼다. 1층, 2층을 둘러보고 강당 제일 위인 3층으로 가야 1, 2층 사람들을 볼 수 있어서 3층으로 가 아래가 잘 보이는 중앙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나는 생전 처음 교회에 와서 이렇게 의자에 앉으니 가슴이 조인다. 나는 아래를 훑어본다.
“어이, 전 사장. 우리 집사님께 너 마누라 바람나 도망갔다 했더니 허 허 웃더라. 오늘 교회 못가고 자네 마누라 찾아주려 간다고 했더니 갔다 오라 하더라고. 그나저나 이 많은 군중 속에서 어찌 아주마를 찾나? 몇 천 명 되겠구먼. 힘들겠는데.”
“그러네. 한 번 훑어보고 못 찾으면 그냥 가지. 막상 와서 보니 엄두가 안 나네. 떨리기도 하고.”
“떨리긴. 그 꽃집 양반들도 어디 있는지 우측 맨 끝에서부터 훑어봐. 훑어보는 데만도 한 시간 이상 걸리겠네. 거리가 멀어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겠어.”
10분 넘게 두리번거렸다. 눈만 침침하고 보이질 않는다. 군중은 계속적으로 노래를 불렀다. 5분정도 더 지나자 천정 몇 군데를 나두고 전등불을 껐다. 캄캄해졌고 아주 고요하다. 단상에만 환상적으로 환해졌다.
“왜 끄지?”
“저 단상만 바라보라고 그러겠지. 그나저나 어두우니 말짱 황이다.”
“박 사장 우리 갈까?”
“아냐.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더 찾아보자. 예배 끝나면 다니며 찾아봐야지. 어이 전 사장, 니 마누라 찾아 왔지 내 마누라 찾으러 왔나?”
“그래, 미안.”
전등이 소등 된 상태에서 노래를 하나 부르고 난 후 세상 뒤집힐 큰 비밀을 알고 있는 듯한 무당 같은 남자가 단상으로 나왔다. 모두 손뼉을 쳤다.
“구원 받은 여러분, 십사만 사천 명 중에 드신 여러분, 잠시 후 포도나무의 몸통이신 보혜사님께서 강대상에 오르시겠습니다. 모두 기립하셔서 박수로 환영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 할렐루야. 오- 아멘. 보혜사님 사랑합니다.’
약 삼천여명은 될 듯한 청중은 일어나 똑 같은 목소리로 고래고함 지르며 미친 듯 박수를 쳤다.
“자, 십사만 사천 명 중 한 사람인 구원받은 형제자매 여러분. 진정하세요.”
목사가 약간 찢어진 소리로, 눈알이 곧 튀어나올 정도로 청중을 바라보며 정중하게 말했다.
“오늘의 성경 말씀은 마태복음 24장 23절에서 51절까지입니다. 자, 같이 봉독합시다. 큰소리로 하겠습니다. 자 구원받은 형제자매 여러분 같이 읽읍시다. 구원이 별로 없는 교회에 나가는 이 땅의 천만 명이 들리도록 큰 소리로 읽읍시다. 시작.”
구렁이 떨어지자 목소리는 교회 벽이 잔금이 날 정도로 웅성거렸다. 성경을 읽어내려 갔다.
읽기가 끝나자 청중은 죽을 준비가 된 사람처럼 희미한 눈으로 단상에 있는 목사를 바라보고 있다.
위아래를 빙 둘러보더니 설교를 시작했다.
나는 어쩔수 없이 설교를 들었다.
대충 이러했다. 설교내용을 들어보니 흥미가 있다가도 불안했다.
<말세입니다. 말세입니다. 심판의 날이 가까이 왔습니다. 종말이 바로 눈앞에 있습니다. 이젠 회개할 기회조차 없을 것입니다. 구원받은 여러분, 당신들 부모님이나 형제들이나 자식들 중 구원을 받지 아니한 자 있습니까? 그들이 지옥에 가도록 놔 둘 작정입니까? 정말 당신 아들이 지금 죽어 지옥에 가도록 놔 둘 작정입니까?
내가 왜 내 능력이 바닷물을 단물로 만들었는지 누가 알겠습니까? 내 손이 왜 병을 낫게 하며, 이 손수건이 왜 애를 낳게 하는지, 왜 내가 구원자인지 아는 사람은 여기 얼마나 될까요? 여러분 내가 보혜사입니다. 아멘 소리 좀 하세요!
-아멘- 아멘-
다른 신을 섬기지 말고 우상을 섬기지 말라 했는데 단 군신을 만들어 우상을 섬기게 하려하고, 우리가 곰의 새끼입니까? 네 부모를 공경하라 했는데 부모를 패 죽이고, 살인하지 말라 했는데 지 뱃속에 있는 자식새끼를 무차별 낙태시켜 죽이고, 그 낙태아를 병원에선 인간이 먹을 약용으로 팔아먹고, 간음하지 말라 했는데 간음을 더욱 열심히 하라고 러브호텔인가 교미호텔을 짓고, 오 하나님이여 개가 하룻밤 자는 개호텔 숙박료가 22만원, 오오 할렐루야. 도둑질 말라 했는데 나라의 똑똑한 제일 큰 두목 아들이 감방으로, 국내에서 도둑질하는 것이 싱거워 외국에 원정 가서 도둑질하고, 거짓 증거 하지 말라 했는데 모두가 닭 잡아먹고 오리발을 내밀며, 내 탓은 없고 네 탓만 있으며 뒤통수치는 것을 위아래 가리지 않고 치고 있으며, 특히 소위 어떤 두목이라는 어른을 보면 마누라는 이것 믿고, 신랑은 저것 믿고, 부부가 서로 다른 믿음을 가지고 그걸 선거 때 표 땜에 그런다고, 한 표 더 받으려고 종교의 자유라고 자랑처럼 희롱하고 있으니…….
구원받은 여러분. 요즘 구원 안 받은 어른들은 모두 이상하지만 아이들도 이상해졌습니다. 초등학생 때부터 간접 간음을 해요. 이것은 말세의 징조 중에 하나인 인터넷 덕분입니다. 인터넷의 음란물 때문에 이제 초등학교 3학년 나이에도 인터넷의 음란 사이트에 접속해 그걸 보고 즐기려 하고 있습니다. 이상한 행동을 하려하고 있어요. 아니 하고 있어요. 이제 이마에 피 안 말랐다는 소리 못해요. 솔직히 인간은 하고 싶어요. 하지만, 나는 보혜사니까 안 하는 거요. 여러분은 내 12지파 제자니까 하면 안돼요. 아멘 좀 하세요.
-아멘 아멘-
어떤 아이는 친구 집에 놀러 갔다가 남녀의 노골적인 성행위 장면을 방영하는 인터넷 방송을 본 뒤 부모를 졸라 초고속인터넷을 설치해 달라, 그렇게 해서, 매일 밤 방문을 걸어 잠그고 음란사이트에 탐닉했다 합니다. 그리고 자위행위를 한다니. 그 아이가 어떻게 변해가고 있겠습니까? 아이들이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것으로 여길 때 어떤 짓을 하는지 상상해 보십시오. 음란의 골방에서 허우적대는 이 세대, 어찌할 겁니까? 이 원조교제의 세대를 어찌할 것입니까?
구원받은 여러분, 요즘 교회를 보십시오. 음녀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음녀의 세상! 음녀입니다! 세상과 짝한 거짓교회를 음녀라 합니다. 이 세상에 엄청난 음녀는 여러분이 아는 거기와 그런데 거기입니다. 저 거짓 교회란 말입니다. 아멘 존 하세요.
-아멘, 아멘-
교회 나가도 구원받지 못한 사람은 어떻게 되는 줄 아십니까? 앞으로 구원을 받지 않은 사람은 모두 이마에 666호라는 표를 받습니다. 바코드 말입니다. 마귀의 두목이 통치를 하기 위해서 입니다. 구원을 받은 사람은 이 666호 표를 받지 않아요. 구원 안 받은 사람들은 이마에 666호라는 바코드 상표를 받게 되어요. 마귀의 두목이 컴퓨터로 사람을 상품으로 통제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 이마에 666호라는 표를 안 받으려면 구원받은 사람들이 모인 이 교회를 찾아 구원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구원이 있는 교회로 데리고 와야 합니다. 다른 교회는 실제 구원이 없습니다. 아멘 좀 하세요.
-아멘, 아멘-
예수님께서는 종말이 있음과 종말 직전에 있게 될 징조들을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무화과나무의 비유를 배우라 그 가지가 연하여지고 잎사귀를 내면 여름이 가까이 온 줄 알라 했습니다. 그러면 인자가 문 앞에 이른 줄 알라 했습니다.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징조가 어떻습니까? 이스라엘이 돌아왔습니다. 여기저기서 지진이 펑펑 터지지 않습니까?
지진이, 쓰나미가 세상을 야금야금 삼키고 있어요. 특히 저 북쪽에서는 김정일이가 엄청나게 많은 사람을 굶겨 죽인다는 소문이 있잖습니까? 내가 갑자기 왜 김정일을 들먹입니까. 말세에는 사람 목숨을 물건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김정일 백성이 사람고기를 먹는다는 소문도 있고. 특히 말세를 불러온 김일성 교주의 아들 김정일 교주가 셋째 아들 김정은인가 하는 그 아를 3대 교주로 세습을 한다고 합니다. 허 허, 우리나라 돈으로 원자폭탄 만들지 않습니까? 그 돈은 애꾸눈이 전달한답니다. 애꾸눈 누구냐고요 여러분은 몰라도 됩니다. 말세의 몸부림입니다.
믿는다는 사람들은 뭡니까 니가 이단이니 내가 이단이니 하며 제 맘대로 성경을 돈벌이로 이용하지 않습니까?
복제인간을 만들었다고 지랄을 떨고 있습니다.
이제 성경책이 없는 나라는 없습니다. 오늘저녁에 홀연히 종말이 옵니다. 늦어도 2년 내에 올 수 있습니다. 종말은 그냥 안 옵니다. 종말은 불로 옵니다. 야금야금 물로 괴롭히다가 불로 몽땅 순식간에 태워버립니다. 저 세상에 있는 자들은 모두 곧 지옥 불에 던져질 것입니다.
구원받은 여러분만 천국에 가고 여러분의 부모나 형제간이나 자식들이 지옥 불에 떨어져, 엄마- 아버지- 내 아들아- 형님아- 동생아- 제발 물 한 방울만 다오 라고 외칠 것인데 그냥 내버려 둘 겁니까? 반드시, 구원 안 받은 여러분의 친인척을 데려 갈 지옥, 지구 어느 한 곳에 하나님이 만들어 놓은 영원히 불 탈 지옥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구원받은 여러분, 불심판 종말이 코앞에 있습니다. 이 시간에 회개 못할 게 뭐가 있습니까. 돈 때문입니까. 아파트 때문입니까. 이제 다 내 놓고 무릎 꿇어야 안 되겠습니까! 구원을 받아야 안 되겠습니까. 괴롭고 슬픕니다.……>
무시무시한 선언이었다. 청중이 너무 조용해지자 목사는 눈물을 닦으면서
‘목이 매여 말하기가 어려워 잠시 쉬었다가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하고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았다.
목사의 말이 끝나자 여기저기서 우는 소리가 났다. 목사는 다시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도저히 마음 괴로워 설교를 못하겠습니다. 쉬었다가……. 그대로 5분만 눈 감았다가 질의응답을 합시다.’
나는 목사의 말에 온 몸이 질려 반사적으로 오줌이 흘렀다. 지옥 불에 죽지도 않고 계속 타기만 할 내 몸을 생각하니 겁이 나서 그런 것이다. 아내고 뭐고 그냥 나가고 싶었다. 박 사장은 멀쩡한 것 같았다.
옆 좌석의 어떤 영감도 뭐가 찝찔한지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다. 나는 옆으로 밑으로 구원받은 사람들의 모습을 둘러보았다. 나와 비슷한데 누가 구원을 받았는지. 어찌 그걸 아는지. 사람 속을 알면 저게 귀신인데.
잠시 후 누군가가 왼쪽 단상으로 올라가 찬송가책을 양손으로 받쳐 들고 찬송가를 개 같이 불렀다. 모두 같이 노래를 불렀다.
한 2분 정도 찬송이 있은 후 다시 설교가 시작되었다.
찬송가를 인도한 자가 ‘이제 질의응답 시간을 갖겠습니다.’ 말했다. 성도들 중 누군가가 질문한 의문점을 풀어주는 질의응답 시간이라고 말했다.
<구원받은 여러분, 이제 질문에 답하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여러분의 많은 질문이 올라 와 있는데, 다른데 꼭 필요한 시간이 있어서 질문에 대한 응답을 빨리 빨리 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한 분이 이런 질문을 해 왔습니다.
질문 내용인즉,
‘한국에 있는 교회들 중에서 우리교회만 구원을 받은 사람이 있는지? 일반 교회에서도 구원을 받은 자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여의도 그 교회에도 구원이 있는지요?’
하는 질문입니다.
천만에 말씀입니다. 아 이거 이렇게 말하면 큰 일 나지요. 미국에도 구원받은 사람이 많이 있고 유럽에도 구원받은 사람이 많이 있고 일본에도 많이 있고, 있습니다. 큰 일 날 소리예요. 구원은 있어요. 구원 받은 사람은 딱 보면 알아요. 우리가 모르는 사람 중에 구원받은 사람이 많이 있어요. 허나, 한국 교회에는 드물다는 말이지. 하나님은 아실 거요. 그, 엘리야가 ‘선지자들은 다 죽고 나만 남았습니다.’ 하니까 하나님이 뭐라고 말씀하신 줄 아세요. 바알에게 무릎을 꿇지 않은 선지자가 7천 명을 남겨뒀다 했어요. 아 대단한 겁니다. 그래, 엘리야가 깜짝 놀랐지요. 네가 알지 못하는 많은 숫자가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실제 구원받은 사람은 너무나 적어요. 우리교회만 구원이 있고 다른 교회는 구원이 없다 그 말이 아니고요. 정말 교회는 다니고 예수를 믿기는 믿는데 만나서 얘기 해보면 아니에요. 구원받은 사람 만나기가 너무너무 힘들어요. 실제 구원 받은 사람은 없어요. 저기, 거기 아주 큰 교회들이 있는데 실제 구원 받은 사람은 별로 없어요. 여러분들이 거기 가서 우리 교회로 데리고 와 구원을 받게 해야 되요. 아멘 좀 하세요. 아멘 좀 하세요.
-아멘, 아멘-
……
내가 구원받은 이후에 전도하면서 느낀 것이 뭔고 하면은요. 일반 교회에서도 여러 번 집회를 했어요. 어떤 데 가서 수백 명이 모인데서 구원받은 사람 손들라 하면은 아무도 없어요. 구원받은 사람 만나기가 정말로 어렵습니다. 그러나 어딘가 있을 거요. 세계적으로는 있을 거요. 몇 백대 일은 안 되겠나 싶어요. 일반 교회도 구원받은 사람 있기는 있겠지요. 혹 있겠지요. 설사, 진정 실제 구원받았다면 구원 받은 사람은 그곳에 붙어있지 못해요. 구원받은 그리스도인이 모인 교회가 어디 있는지 몰라서 어쩔 수 없이 거기 교회 다니는 사람이 있을지 몰라요. 그러나 그 사람 신앙은 바른 신앙이 못돼요. 우리는 죽을 힘 다해 그 사람들을 우리 교회로 데리고 와야 해요. 우리 손으로 발을 씻겨 줘야 해요. 아멘 좀 하세요. 아멘 좀 하세요.
-아멘 아멘-
……
이 문제는 이 정도로 하고요.
다음 질문에 답하겠습니다.
성경 공부를 하고 싶어서 신학원이나 신학대학에 가고 싶은데 가도 될까요? 물었는데요. 한마디로 말해, 안 됩니다. 갈 필요 없어요. 구원을 안 받았으면 가고 싶을 거예요. 구원받았는데 뭐가 필요해요? 목사는 원래 학력이나 자격증이 필요 없어요. 예수가 초등학교를 졸업했습니까? 사도 바울이 신학박사입니까? 구원을 받은 사람은 그런데 가라해도 안가요. 구원받았으면 그만이지 가면 뭘 해요. 학비 안내고 공짜로 그저 공부 시켜준대도 안가요. 갈 필요 없어요. 그 뭣 하려고 가요. 왜 그러냐 하면은 신학교 가보면 정말 거듭난 사람들이 가르치는 선생, 교수는 찾아보기 어려워요. 선생, 교수가 모두 귀신이에요. 모두 돈귀신 같아요. 가르치는 사람이 거듭난 사람이 아니에요. 없어요. 내가 진실로 구원받고 보니 아니에요. 전에는 내가 박사를 존경하고 했는데 구원받고 나니 존경한 게 후회스러워요, 아니에요. 신학교 가면 한마디로 배울 게 없어요. 이 소리 저 소리 이렇고 저렇고 하는 소리에 머리가 쓰레기통처럼 돼 버려요. 신학교 졸업하고 나면 성경까지 의심이 간다니까요. ……. 우리 교회에서 2년 3년만 꾸준히 배우면 어느 신학박사보다 나아요. 그래서 우리 교회가 영생 대학입니다. 무슨 ‘과’라 말할까. 무량감사과 영혼봉사계, 총장님은 하나님이고 교수님은 성령님이고, 목사는 조숩니다. 교과서는 성경책이고, 입학자격은 구원받으면 되고, 공납금은 없음, 교복은 입은 대로고, 졸업은 죽을 때, 하하하…. 아멘 좀 하세요. 아멘 좀 하세요.
-아멘, 아멘-
그 보세요. 구원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교회를 하니까 돈 냄새만 나지요. 그런 교회가 있으니… 그런 교회들은 초등학교에 곰의 자손 단군상을 만들어 세워 놓고, 학생들에게 곰의 자손으로 교육 시킨다 어쩐다 해도 제대로 싸우지 못하는 거 아닙니까? 그사이에서 이단들은 종말이니 말세니 하며 겁주고 뜯어 착복도 하고, 그 밑에 붙어 빼돌리고…. 하나님이 준 권세라며 호화판으로 살고, 세습까지 하고, 몰래 첩 거느리고, 어떤 놈은 교회 오는 특히 젊은 여자나 조지고. 얼마 전 신문에 날리잖아요. 그게 바로 신학원인가 신학대학인가에서 잘못 배워서 그런 겁니다. 그러니 신학교에 갈 필요 없습니다. 보혜사가 있는데 보혜사 밑에 있으면 되요. 신학교 왜 갑니까.
오늘은 물음에 대한 답은 이 두 가지만 하고요. 아, 그리고 오늘 할 말씀 하나 빠졌는데, 구원받은 여러분! 천국에는 부부가 없어요. 세상에 있을 때 잘 해요. 오늘 새로운 전도사 한 쌍이 결혼을 하는데 축하해 주세요. 신랑! 마누라! 그거 별거 아니에요. 이 세상에서 막 싸워도 천국에 가면 별거 아닙니다. 여러분 아멘하세요. 아멘 좀 하세요.>
-아멘 아멘-
설교를 한 목사가 안으로 들어가자 바로 전등불이 모두 켜졌다. 환해졌다. 이게 천국이 아닐까.
소위 구원받은 모든 사람들은 아멘 아멘 하며 손뼉을 치다가 ‘할렐루야’ ‘할렐루야’ 라고 소리쳤다. 많은 사람들이 엉엉 울었다. 어떤 여자는 춤을 추며 울었다.
단상에 젊은 사람이 나왔다.
“광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오늘 오찬을 마차고 오후 2시에 지난 주 전도사 임명을 받은 두 전도사님께서 4층 성령각에서 결혼식이 있습니다. 앞으로 이 전도사 부부가 우리 보혜사 전당에서 크나큰 일을 하시게 될 것입니다. 많이 참석하여 축하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오찬에 특식이 있는데 그 특식은 오늘 결혼할 새 부부가 내는 것입니다. 오찬 많이 드십시오.”
모두 우루룩 출입문으로 향해 밀려갔다. 박 사장과 나는 3층에서 그대로 서서 출입문으로 나가는 사람들을 유심히 살폈다. 아내와 닮은 얼굴도, 꽃집 아주머니도 보이질 않는다.
“식당에서 한 번 찾아보세.”
박 사장이 내 손을 잡으며 말한다.
“그러자.”
1층 복도의 자판기에서 커피를 두 잔 뽑았다. 1층은 서울 올림픽 농구 경기장만 하다. 오전에 처음 들어섰을 때는 이렇게 큰 줄 몰랐다. 대형 마트와 같았다. 우선 교회마을금고가 눈에 뜨였다. 입구에 ‘담보 저리 대출’이라고 적힌 작은 현수막이 걸려 있다.
“교회에 새마을 금고가 다 있네. 마트도 있고.”
내가 중얼거렸다.
“금고가 있어야 담보 대출도 해 주고, 돈도 빌려 주고, 고리대금을 해야 돈 벌지. 전 사장을 잘 몰라.”
“글쎄, 교회에서 장사도 하나?”
“다 먹고 살기 위한 짓이니 신경 끄고, 눈 똑바로 뜨고 자네 마누라나 찾아 이 사람아.”
우리는 교회 내에 식당을 찾아 들어섰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두 식권을 사서 손에 쥐고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긴 뱀처럼 늘어진 줄이었다. 대부분이 여자들이다. 대부분 얼굴이 과부상이다. 여자들만 따로 집회가 있었던 모양이다. 밥값은 3천 원이다. 밥을 받아오는 것을 보니 밥 한 공기와 작은 그릇에 국 한 그릇, 김치깍두기 네 조각이 전부였다. 봉투에 빵이 하나 들어 있는데 이게 오늘 결혼하는 사람이 내는 특식 같았다.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자원봉사자’라는 명찰을 달고 있다. 일반 식당에서 밥값이 보통 4천원인데 여기는 일하는 사람들 모두가 자원봉사자들이라 인건비와 가게세가 필요 없을 것인데, 따지고 보니 밥값이 비싼 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식당 안을 유유히 세심히 둘러보았지만 아내는 물론 꽃집 남자도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점심을 해결해야 되니까 2인분 6,000원을 지불하고 식사를 했다. 먹을 만했다. 네 개뿐인 깍두기도 하나 씹으니 괜찮다. 우리 몇 술 뜨고 있는데 우리 옆에 성가대 예복을 차려 입은 두 여자가 식사도중 일어선다.
“시간 다 됐다. 가서 연습 한 번 하자.”
“아 참 결혼식이 2시지?” 정신 좀 봐.”
키가 약간 큰 여자가 자원봉사자에게 손짓 먼저하고 좀 큰 소리로 말한다.
“자매님 결혼식 축가 불러야 되어 어서 가야 돼요. 그릇 좀 치워 줘요. 미안해요.”
황급히 나갔다.
박 사장이 눈을 치켜들며 말했다.
“우리 혹 결혼식에 한 번 가 볼까?”
“그러자.”
우리도 식사를 마치고 4층 성령각이라는 곳을 찾아 갔다.
입구 왼쪽에 ‘결혼식 예약은 1층 사무실에서’ 라는 입간판이 있다. 안을 삐쭉 들어다 봤다. 바로 시작하려는 중이다.
혹시나 한번 휙 두러보았다.
주례할 목사가 단상으로 나왔다. 곱슬머리다. 얼굴은 미남 조세형 강도님을 약간 닮은 것 같다.
사회자가 말했다.
“축하 형제자매 여러분. 잠시 후 이번에 새로 전도사로 임명 되신 두 분의 결혼식이 있겠습니다. 주례의 말씀을 전해 주실 분은 노인부 보혜사 영접반 지도 목사님이시고 장로교에서 개종하시어 보혜사님의 각별한 사랑을 받으시는 기칠복 목사님께서 하시겠고, 신부와 신랑이 서로 손잡고 같이 입장하겠습니다. 입장하실 때 우뢰와 같은 박수로 맞이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멘, 아멘 외쳐도 괜찮습니다.”
실내가 약간 웅성거린다. 다시 사회자가 개회사를 말했다.
“그럼 지금부터 여의도 쪽 큰 교회에 오래 다녔으니 구원을 받지 못하고 우리 보혜사님을 만나 구원 받고 마포 A구역을 맡고 계시는 전- 고- 조 전도사님과 북한에서 탈출하여 갖은 고생 끝이 자유대한에 와 우리 보혜사님을 만나 구원받고 전도사 임명을 받으시고 이제 남편과 같이 마포 A구역을 섬길 곽- 노- 희 전도사님의 결혼식을 시작하겠습니다. 신랑 신부 입장-”
모두 기립하여 손뼉을 쳤고 군데군데에서 아멘 아멘 소리를 외쳤다. 신랑 신부가 손을 잡고 음악에 맞춰 들어오고 있다. 나는 신자도 아니라 일어나는 게 쑥스러워 앉아 있고 박 사장은 이상한 몸짓으로 나가려는 듯 일어났다. 박 사장이 기절할 듯 말했다
"어- 저- 저거 자네 마누라 아니야?”
나도 박 사장의 소리만으로 기절할 것 같았다.
“무슨 소리! 집사람 이름은 증애란인데!”
“저봐 맞잖아? 자네 마누라.”
아내였다. 개년. 계속 띵한 머리지만 확인이 되었다. 화장을 해서 몰골이 처녀 같다. 예식장이 빙빙 돌았다. 신랑 신부는 미소를 지으며 주례사 앞으로 들어가고 있다.
나는 곧 여기 목사, 전도사, 아내, 모두 모두 죽여 버리고 싶다. 일어났다.
“전 사장, 어디가?”
“소변 좀 보려. 소변 보고 금방 올께.”
나는 아까 점심 먹은 교회식당으로 내질렀다. 아직 주방에서는 뒤처리 청소중이다. 조리실 왼쪽 안쪽에 조리대 옆에 즐비하게 꽂혀 있는 식칼들이 눈에 바로 잡혔다. 흰색 가운과 모자를 쓴 여자가 쳐다보며 손을 젓는다. 들어오지 말라는 신호다. 나는 사자보다 날쌔게 달려가 식칼 두 개를 빼 들었다. 아주머니 들은 꼼짝없이 그대로 있고 듬직한 남자가 튀어나와 가로막았다. 왼손의 칼로 그 사람 오른쪽 귀밑을 찌르고 밀쳐버렸다.
“비켜, 비켜, 비켜- 씨 바------발"
“비켜, 비켜, 비켜- 씨 바------발"
나는 외치며 뛰었다. 예식장으로 칼이 먼저 날아가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