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하신 서울대 박홍규교수님은 제가 알기로는 그리스철학-프랑스 철학에 정통하신 걸로 압니다. 그분은 제가 일전에 읽은 책에 독일철학에 대한 반감을 심하게 가지셨고 특히 헤겔철학에 대해서 '헤겔철학은 엉터리야. 이성의 간지라는 것에 인간의 자유가 개입할 여지가 있나?'라고 말씀하셨다고 알고 있읍니다.
그런데 사실 프랑스철학도 현대의 구조주의의 경우 구조자체에 집중하는바, 이는 헤겔의 절대이성을 구조로 대치한 것에 불과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물론 프랑스에서도 68혁명이후 구조주의의 이런 정태적인 성격에 반발하여 후기구조주의가 나왔긴 하지만 현상학이나 실존주의쪽에서의 비판이 아닌한 헤겔의 철학에 대한 이러한 비판은 좀 부적절한 느낌이 드는것은 사실입니다.
저는 근대적 이성의 성과를 믿고 인간의 주체적인 가치에 대하여도 신뢰를 보내고 있지만, 동시에 인간은 고립된 유아독존의 주체가 아니고 결국 구성되는 주체일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모순되어 보이기도 합니다. 헤겔의 경우 이러한 주체를 넘어서는 것은 절대이성이었고 구조주의의 경우 구조였읍니다. 제가 라깡에 관심을 기울이는것도, 라깡은 많은 경우 헤겔과 결론을 달리했지만 근본 출발점에 있어서 상징계의 강조는 헤겔의 이성에의 관심과 다를바가 없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라깡의 경우 인식론에 있어서 칸트적인 요소도 잔존합니다. 라깡의 경우 실재(le reel)는 파악불가능하다고 하였는바 이는 칸트의 물자체에 대한 관념과 동일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선배님들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절대이성은 정말로 인간의 자유와 배치되는 것인지? 물론 제가 알기로는 헤겔의 경우 자유 자체를 인륜적으로 구성하므로 이런 난점을 회피하는것으로 알고 있읍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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