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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서당(以會書堂)

적석산 유산기 [遊積石山記] 1928년 - 허철(許哲) 허격(許格)

작성자허현|작성시간26.04.30|조회수49 목록 댓글 0

 

積石丘山也奠據鎭鐵兩州之交磈硊酋峷崎崛嶮巇擅大嶺之劒閣者也日隨諸若之後叫嗅大勇踄險摧剛登絶頂之上三峯削立撰雲如學士搢笏而張挾端好如大將登壇而被甲按兵指揮三軍瞠然而驚愕然駿而不覺神眩而魄替也自上峯距中峯有石門呀然高可數尺廣亦如之門之左右有丘石隤下䃢碒懸于絶壑四無側足處而惟當面石級層鱗出入者線此揉攀而余病脚疾非十駕可及也若其奇岩怪石之有虎踞如也走如也翼如也如俯而思者如仰而訴者林林蔥蔥千狀萬象不可殫記也噫有天下之奇絶者必與天下人共之矣今此山在偏海之隅禹迹之所不及益經之所不載而又得如司馬向平之遊以爲山中古事者抑獨何哉蓋古之豪傑之士窮大業抱大器坎坷以沒世而論者不以爲病況山是無情者也於顯晦乎何有抑有一言相諗者余甞遊菘岳木覓而還自以爲大傲視漢南之山今登此山雄峻壯截雖或少遜而其奇麓淸絶可與諸葛之於伊呂也於是乃塔然沮喪內訟于心曰士之有斗箇之才讀得幾十卷書究得幾十伴事魏然自高凌駕千古之賢者何以異此因以爲記以解拙士之管側云  <寡齋遺稿>

적석산(積石山)은 언덕과 같은 산이나, 진동과 철성(고성)의 교차점에 자리 잡고 있어 바위가 험하고 산세가 높으며 가파르니, 대령(大嶺)의 검각(劒閣)처럼 험준함을 독차지하고 있다. 어느 날 여러 벗을 따라 뒤처져 가며 용기를 내어 험한 곳을 밟고 굳센 기운으로 절정 위에 오르니, 세 봉우리가 깎아지른 듯 서 있었다. 구름을 뚫고 솟은 모습은 학사(學士)가 홀(笏)을 잡고 단정히 서 있는 듯하고, 그 위엄은 대장군이 단에 올라 갑옷을 입고 군사를 거느리며 삼군을 지휘하는 듯하여, 눈을 크게 뜨고 보며 경악하느라 정신이 아찔하고 혼백이 빠져나가는 줄도 몰랐다.

상봉(上峰)에서 중봉(中峰)까지는 석문(石門)이 있는데, 입을 벌린 듯 그 높이가 수 척이고 넓이도 그와 같았다. 문의 좌우에는 언덕 같은 바위가 무너져 내릴 듯하고 돌들이 널려 깊은 골짜기에 매달려 있어 사방에 발 붙일 곳이 없으나, 오직 정면의 돌계단이 비늘처럼 층층이 나 있어 드나드는 자들이 실낱같은 길을 더듬어 올라야 하니, 나처럼 다리가 병든 자는 열 배를 노력해도 미칠 수 없는 곳이었다.

그 기이한 바위들은 호랑이가 웅크린 듯, 달리는 듯, 날개를 편 듯하며, 굽어보며 생각에 잠긴 듯하거나 우러러보며 하소연하는 듯하니, 그 울창하고 천태만상인 모습은 이루 다 기록할 수 없다. 아아, 천하의 기막힌 절경은 반드시 천하 사람들과 함께 즐겨야 하거늘, 이제 이 산이 바다 구석에 치우쳐 있어 우(禹) 임금의 발길이 닿지 않고 『산해경(山海經)』에도 실리지 않았으며, 또한 사마천(司마遷)이나 향평(向平) 같은 이의 유람도 얻지 못하여 산중의 옛이야기로 남게 되었으니 이 어찌 홀로 탄식할 일이 아니겠는가.

대개 옛날의 호걸들이 큰 업을 궁구하고 큰 그릇을 품었으되 불우하게 세상을 마쳤어도 논하는 자들이 이를 병통으로 여기지 않았거늘, 하물며 산은 무정물인데 세상에 알려지고 숨겨짐이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다만 한마디 덧붙여 경계하고자 하는 바가 있다. 내가 일찍이 송악산과 목멱산(서울 남산)을 유람하고 돌아와 스스로 한강 이남의 산들을 오만하게 보았는데, 이제 이 산에 올라 그 웅장하고 험준함을 보니 비록 (유명한 산에) 조금 못 미칠지라도 그 기이한 기슭과 맑고 절묘함은 제갈공명이 이윤(伊尹)이나 강태공(呂尙)에 비견될 만하다. 이에 나는 풀이 죽고 기가 꺾여 마음속으로 자책하며 말했다.

"선비가 보잘것없는 재주를 가지고 수십 권의 책을 읽고 수십 가지 일을 연구했다 하여, 우뚝하게 스스로를 높이며 천고의 현자들을 능가하려 드는 것이 이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이에 기문을 지어 못난 선비의 좁은 소견을 해소하려 한다.

 

 

積石在家東一堠地, 而近起居飮食可接也. 歲戊辰秋, 與一二同志遊於山上. 其爲山也, 崷崒磅礴, 撑天奠地, 不知幾千尺幾十里也. 三峯列立, 如伯仲季趨庭而侍立. 如賓介入門而揖容者也. 其第一峯, 全石削成, 如寒鋩長戟林立, 軍伍凜乎若不可犯也. 其第二峯, 玄壁聳出, 如金兜甲士屹立將壇, 指揮千軍, 號令肅肅也. 其第三峯, 微戴石端, 莊靜好如鳳翥鸞翔, 飛騰於雲漢之外也. 若其奇巖怪石之如神剜鬼刻, 有人立而佛趺者, 獸蹲而鳥革者, 方而如矩者, 圓而如規者, 若使米元章當此, 則必鞠躬之不暇矣. 鳴呼! 今日之遊, 豈如景物之役哉 古之豪傑之士, 壯觀於山水之勝, 噓翕吐納, 以豁其心, 醞釀沉濃, 以助其氣, 吐以爲文, 故其辭雄而奇, 浩浩如千頃之濤, 舒爲淪漣, 激爲風雷, 又如千仭之山, 蒸雲蓄雨, 千變萬奇, 暮朝相嬗者也. 豈操觚弄墨日事几案者所可髣彿也哉 余以是自勉, 又勉同遊之諸賢也. <新庵先生文集>

적석산(積石山)은 집 동쪽으로 한 오리(一堠)쯤 되는 가까운 곳에 있어, 일상생활을 하며 먹고 마시는 중에도 늘 접할 수 있는 곳이다. 무진년(1928) 가을, 한두 명의 뜻을 같이하는 벗들과 함께 산에 올랐다.
그 산세는 높고 험하며 드넓게 서려 있어, 하늘을 떠받치고 땅을 누른 모습이 그 높이가 몇 천 척이며 둘레가 몇 십 리인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세 봉우리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은 마치 맏이, 둘째, 막내 형제가 뜰을 지나며 아버지를 모시고 서 있는 듯하고, 혹은 주빈과 부빈이 문을 들어서며 읍(절)하는 공손한 모습과도 같았다.
제1봉: 온통 바위가 깎여 이루어졌는데, 마치 차가운 칼날과 긴 창이 숲처럼 늘어선 듯하여 군사들의 대오가 침범할 수 없을 정도로 위엄이 있었다. 제2봉: 검은 절벽이 솟구쳐 나온 것이 마치 황금 투구를 쓴 갑옷 입은 장수가 장대에 우뚝 서서 천군만마를 지휘하며 숙연하게 호령하는 듯하였다. 제3봉: 꼭대기에 바위를 살짝 이고 있는 모습이 장중하고 정숙하면서도 아름다워, 마치 봉황과 난새가 날아올라 은하수 밖으로 비상하는 듯하였다.
그 기암괴석들은 귀신이 깎아낸 듯 기묘하였는데, 사람이 서 있는 듯한 것, 부처가 가부좌를 튼 듯한 것, 짐승이 웅크린 듯한 것, 새가 날개를 편 듯한 것, 곱자(矩)처럼 네모난 것, 컴퍼스(規)처럼 둥근 것 등 그 형상이 실로 다양했다. 만약 미원장(중국 송나라의 서화가 미불)이 이곳을 보았다면 바위에 절을 하느라 몸을 굽히기에 여념이 없었을 것이다.
아! 오늘의 유람이 어찌 단순히 경치에만 이끌려 다니는 일에 그치겠는가. 예로부터 호걸들은 산수의 빼어난 승경에서 장관을 목격하며, 천지의 기운을 들이마시고 내뱉음으로써 마음을 활짝 열고, 그 기운을 마음속에 깊고 진하게 숙성시켜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길렀다. 그것을 글로 뿜어내었기에 그 문장은 웅건하고도 기이했다. 넓고 넓기가 마치 천 경(頃)의 파도와 같아, 잔잔하게 퍼지기도 하고 때로는 바람과 뇌성처럼 격동하기도 하였다. 또한 높디높은 산이 구름을 피워 올리고 비를 머금어, 아침저녁으로 천만 가지 기이한 변화가 이어지는 것과 같았다.
이것이 어찌 날마다 책상 앞에 앉아 붓을 잡고 먹장난이나 치는 자들이 흉내 낼 수 있는 바이겠는가! 나는 이로써 스스로 힘쓰고, 또한 함께 유람한 여러 벗들에게도 권면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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