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실(書室)에서 지켜야 할 예의(禮儀) - 牛溪集6권
●서실에 들어온 자는 먼동이 틀적에 일어나서 직접 스스로 침구를 개어 정돈하여야 한다.
●젊은 자는 빗자루를 들고 방 안을 깨끗이 청소하여야 한다.
●차례로 세수하고 머리 빗고 의관을 바르게 해야 한다.
●각자 독서하는 곳에 나아가서 서책을 정돈하고 책상 앞에 단정하게 무릎 꿇고 앉아서 조용히 읽고 외우며, 어지러운 생각을
하지 말고 딴 일을 돌아보지 말며, 남들과 잡담을 나누지 말고 제멋대로 출입하거나 일어나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
●아침밥을 먹을 때에는 나이대로 앉아서 조용히 정돈할 것이요, 희롱하고 장난하며 음식을 다투지 말아야 한다.
●식사가 끝나면 나이대로 나가 밖에서 산보하다가 잠시 후에 다시 서실로 들어와 책자를 정돈하고 선생이 불러 책을 가르쳐
주기를 기다려야 한다.
●이 사이 여가에는 글씨를 쓰든지 -어지러운 초서(草書)는 쓰지 말고 반드시 단정한 해서(楷書)로 써야 한다 - 의리를 강론
하든지 해야지 게으르고 방자하여 제멋대로 안일하게 하지 말아야 한다.
●글을 배운 뒤에는 독서하는 곳에 각자 나아가 오뚝하게 단정히 앉아서 종일토록 책을 읽으며 조금이라도 의심나는 부분이
있으면 곧 와서 질문하되 재삼 반복할 것이요, 조금이라도 그대로 지나치지 말며 조금이라도 한가롭거나 나태하게 하지도
말아야 한다.
●저녁밥을 먹을 때에 식사하기를 위의 의식과 같이 하며 식사가 끝나면 시냇가에 나가서 한가로이 산보하거나 서실 안에 들어
와서 책을 보고 문장을 논하고 습자(習字)를 한다.
●날이 어두워지면 등불을 밝히고 책을 읽으며 밤이 깊어지면 취침한다.
●잠 잘 때는 계집종을 불러 잠자리를 마련하게 하고 취침하되 손을 가지런히 하고 발을 거두며 엉뚱한 생각을 하지 말아야한다.
●날마다 거처할 적에 모름지기 공경할 것이요, 거만하고 방자하며 태만하지 말아야 한다.
●말하는 것은 모름지기 꼭 해야 할 때에만 하고 희롱하거나 웃고 떠들지 말아야 한다.
●기거(起居)하고 앉고 서는 것을 되도록 단정하고 엄숙하게 할 것이요, 기대거나 태만하게 하지 말아야 한다.
●출입할 때에는 걸음걸이를 되도록 편안하고 진중하게 할 것이요, 뛰고 달려 가볍게 하지 말아야 한다.
●출입할 때에는 나이순으로 걸어가되 혹은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요, 빨리 걸어서 어른보다 먼저 가지 말아야 한다.
●온화함과 겸손함으로 자처(自處)하고, 화목함과 공경함으로 남을 대하여야 한다.
●연고가 없으면 출입하지 말아야 한다.
●모든 일은 반드시 겸손하고 공손하고 신중하게 할 것이요, 기세를 올려 남을 능멸하지 말아야 한다.
●아침저녁으로 자주 자신이 익히는 학업을 스스로 점검하고 의리(義理)를 사색하며 체인(體認)하고 실천해서 마음이 조금이라도
방만하고 안일해지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모름지기 근(勤)과 근(謹) 두 글자를 가슴에 새겨 잠시라도 어기지 말아야 한다.
●관을 쓴 어른이 출입하면 어린 자들은 모두 일어난다.
이상 22조항은 서실에 들어온 자가 서로 준수하여 각자 명심해야 할 것이니, 혹시라도 이 약조를 어기고 게으르고 방자하여 독서를 부지런히 하지 않거나, 떠들썩하게 남을 조롱하고 업신여겨 함부로 대하면서 자기를 잃고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어른과 붕우들을 공경하지 않고 남의 타이름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노여워하고 스스로 방자해서 어린아이 같은 마음을 고치지 않는 자가 있으면 제생들이 즉시 의논하여 와서 고하도록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