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고문고사(古文故事)

영가대(永嘉臺)

작성자허현|작성시간18.01.28|조회수338 목록 댓글 0

 

영가대(永嘉臺)는 부산의 자성대공원에 있는 누대(樓臺)이다. 1614년(광해6) 경상도 순찰사 권반(權盼)이 부산진성(釜山鎭城) 근처 해안에 선착장을 만들었는데, 이때 바다에서 퍼 올린 흙이 쌓여 작은 언덕이 생겼고, 이곳에 나무를 심고 누대를 만들었다. 1617년 회답 겸 쇄환사(回答兼刷還使)였던 오윤겸(吳允謙)이 이곳에서 일본으로 출발한 이후 통신사행은 줄곧 이곳에서 해신제를 올리고 일본으로 갔다. 누대의 이름은 선위사 이민구가 일본 사절을 접대하기 위하여 1624년(인조2) 부산에 파견되었다가 이를 보고 권반의 고향 안동의 옛 지명인 영가(永嘉)를 빌려 ‘영가대’라 이름을 붙였다. 영가대의 유사들을 고전번역원의 역문으로 살펴봅니다.

영가대기(永嘉臺記 1624년) - 이민구/동주집3권

부산에서 일본까지의 거리는 바다를 사이에 두고 서로 바라볼 수 있는 정도여서 돛배 한 척으로도 갈 수 있다. 그러므로 배와 전투 장비를 성대하게 갖추고 밤낮으로 바람과 물결을 살피는 한편 화호(和好)의 뜻을 보이면서도 전쟁을 잊지 않았다. 바다는 언제나 큰 바람이 부는 경우가 많아, 소신(小汛)을 전후하여 한두 차례 부는데, 바람이 불면 반드시 전함(戰艦)을 흔들어 부딪치고 부서지니, 다시 수리하는 비용이 대단히 많이 소비된다.

계축년(1613, 광해5)에 순찰사(巡察使) 권반(權盼) 공이 처음으로 지리(地利)를 헤아려서, 넓은 땅을 굴착하여 호수를 만들고 흙을 쌓아 둑을 만들었으며, 옆에 수문을 설치하니 배들이 이곳으로 출입하여 세 척이 한 번에 통과할 수 있었다. 호수의 세로 길이는 큰 전함을 댈 만하고 가로 길이는 전선 30척을 연이어 정박할 수 있었다. 공사를 시작할 때, 백성들이 떼를 지어 일어나 시끄럽게 떠들면서 선방궁(宣防宮)의 고사를 인용하여 비난하였는데, 공의 탁월한 견해로 만세의 이로움을 계획해냈으니, 평범하지 않은 일을 어찌 백성들이 쉽게 알겠는가.

공사가 끝나자 천리(天理)에 부합하고 신이 도와주어 큰 제방이 우뚝하고 넓은 못이 맑고 푸르렀다. 파도가 밖에서 몰아쳐도 안쪽에는 잔물결조차 일지 않으니, 교인(鮫人)이 비단 짜는 방을 옮기고 악어가 그 안에 보금자리를 만들것 같았다. 해약(海若)과 풍이(馮夷)가 온화하게 왕래하니, 황룡(黃龍), 적작(赤雀), 치마(馳馬), 복귀(伏龜), 몽동(艨艟), 여황(艅艎) 등이 즐비하게 늘어서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해 8월에 태풍이 대단히 심하게 불어서, 어패류가 육지까지 떠밀려 왔는데도, 배들이 안전하여 기울거나 흔들리지 않았다. 그러자 지난날 비방하던 자들이 또 모여 다음과 같이 노래하였다.

중추 팔월에 / 仲秋八月

하늘이 큰 파도 일으켰는데 / 天作洪濤

우리의 커다란 배가 / 我有巨艑

가만히 떠있었네 / 載靜載浮

진동하여 놀라지 않았으니 / 不震以驚

배가 아니라 집과 같았지 / 匪舟伊屋

너희들 내말 믿지 못하겠거든 / 爾不我信

일어나 새로 판 호수 보게나 / 起視新鑿

넘실대는 바닷물에 / 渾渾海流

언덕을 만들었고 / 可以成丘

널따란 뭍에 / 衍衍之陸

배가 다니게 되었네 / 可以行舟

아 우리 공에게 / 咨惟我公

실로 하늘이 공적을 주셨고 / 實天與功

실로 하늘이 공적을 주셨으니 / 實天與功

우리 공의 힘만으로 된 일이 아니네 / 匪由我公

당시 전삼달(全三達)이 시종 그 일을 맡았고, 엄황(嚴愰)이 함안군수(咸安郡守)로 있으면서 또한 그 일을 도왔다. 3년이 지난 을묘년(1615, 광해7)에 공이 조정의 명령으로 해방(海防)을 순검(巡檢)할 때, 내가 막좌(幕佐)로 수행하였는데, 그때 항구를 더 손질하였으니 대개 지금까지 십 년이 지났다. 항구의 서쪽은 곧바로 해문(海門)과 마주하기 때문에 파도가 치고 모래가 밀려들어 뱃길이 험난했고, 토석(土石)이 무너져 내려 둑이 날마다 범람하니, 남공(南公)이 탄식하며 공사를 이어나가지 못하는 것을 마음 아파하였다.

갑자년(1624, 인조2) 봄에 내가 경상도 관찰사가 되어 부산에 머물렀는데, 전삼달은 첨절제사(僉節制使)가 되고 엄황은 좌도 수군절도사(水軍節度使)가 되었으니, 지난날 공과 함께 이 일을 경영했던 사람들이 모두 모인 셈이라 의견이 일치하여 공사를 진행하게 되었다. 제진(諸鎭)의 군사들을 대거 동원하여 배를 침몰시켜 기초를 다지고, 큰 돌로 제방을 만들어 큰 파도를 없애고 쌓인 모래를 제거하니, 은연중에 장성(長城)이 빙 둘러 아래로 교룡을 차단해 주고 죽 늘어선 배들은 성가퀴처럼 줄지어 있었다. 그렇지만 진실로 내가 손을 쓰고 힘을 모았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실로 공의 위대한 업적을 마무리한 것이니, 거의 하늘과 땅 같은 차이가 있다.

전에 공이 호수 주위에 모래를 쌓고 그 위에 대를 만들었다. 비록 높은 곳에 올라 멀리까지 보아서 적의 동태를 살피는 것이 주요 목적이었지만, 올라가 탁 트인 전경을 바라보면 눈에 들어오는 빼어난 경치가 바닷가에서 가장 뛰어나다. 대에는 예전에 이름이 없었는데, 내가 비로소 영가(永嘉.안동의 옛 이름)라고 명명하였다. 대개 공의 본관이 영가이니, 또한 강좌(江左)에 사공돈(謝公墩)이 있는 것과 같다.

 

영가대(永嘉臺)에서 해신(海神)에게 제사 지낸 제문 - 이헌영/일사집략(日槎集略)

하늘과 땅 사이에 큰 물 넷이 있으니, 오직 동쪽의 것이 가장 큰 것이다. 모든 흐름의 돌아감이요, 온갖 신령(神靈)의 모임이다. 나라에 신(神)을 높이는 예(禮)가 있어, 제때에 정성들여 제사를 지냈으니, 묵묵히 돕고, 명명(冥冥)한 중에 복을 내리시어, 공덕과 이로움이 백성에 미쳐, 우리나라를 보우(保佑)하시어, 몇천만 년을 내려왔다.

우리는 예로부터 저 해 돋는 이웃 나라와 사귀어 왔다. 이번에 우리들 벼슬아치가 왕명을 받들어 멀리 가게 되었으나, 감히 사신으로 가는 것이 아니므로, 번거롭게 거마(車馬)를 갖추지 아니하고 행장을 차려 가지고 이 바닷가로 왔다. 길일을 가려 길을 떠나게 되어, 만릿길에 배를 띄워서 험한 물결을 건너려 한다. 누구를 의지하며 누구를 믿으랴.

아아! 빛나도다, 높으신 신이여! 이를 맡아 보시어 여기 굽어 임하셨으니, 보호하여 붙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풍백(風伯.바람을 맡은 신)을 꾸짖어 물리치시고, 우사(雨師.비를 내리게 한다는 신)를 명하여 물러가게 하시어, 물결이 고요하여 일어나지 않고, 배가 빠르기가 달리는 것 같아서, 편안하게 가고, 무사하게 돌아오게 해 주소서. 이는 모두 신이 내려주심이 아닌것이 없으니, 삼가 정성을 다하여 목욕 재계하고 이 밤에 제사를 드립니다. 이 희생(犧牲)과 술을 드리오니 흠향하소서.

 

이상정의 <南遊錄> 영가대 부분

저녁에 부산진(釜山鎭)에서 묵었다. 달밤에 영가대(永嘉臺)에 오르니, 남쪽으로는 멀리 절영도(絶影島.영도)가 바라다보이고 서쪽으로는 개운포(開雲浦)와 두모포(豆毛浦)가 내려다보이는데 참으로 절경이었다. 횃불을 들어 현판 위의 시를 읽고서 이어 차운하여 율시 한 수를 지었으며, 밤이 깊어서야 파하였다. 17일에 자성(子城)에 올라 만세덕(萬世德) 장군의 비를 읽고서 또 율시 한 수를 지었다. 저녁에 동래부(東萊府)에 들어가 주조문(朱鳥門)에 올라 시를 지었고, 여관에서 묵었다.

 

달밤에 영가대에 올라 현판 위의 시에 차운하다〔月夜登永嘉臺次板上韻〕- 이상정

잔치 끝나 남쪽 오랑캐 저녁녘에 돌아가고 / 讌罷蠻奴帶夕迴

장마 구름 비로소 다하여 달빛에 꽃 피었구나 / 霪雲初盡月華開

남쪽 관문 자물쇠는 이름난 이곳뿐인데 / 南關鎖鑰惟名府

동해바다 풍연 속에 옛 누대가 서 있어라 / 東海風烟有古臺

한 가락 슬픈 노래 어디에서 울리는가 / 一曲悲歌何處動

백 년의 깊은 울분 이곳으로 오는구나 / 百年幽憤此中來

문미 위 굳센 글씨는 도리어 다정하니 / 楣端健筆還多意

향수가 마음 흔들어 쉬 가라앉지 않네 / 鄕思撩人未易裁

 

부산의 자성에 올라 [登釜山子城] - 이상정

외로운 성의 반쪽 면은 먼 하늘을 굽어보고 / 孤城半面俯長空

밝은 시대 은혜의 물결 만리에 통하누나 / 昭代恩波萬里通

가득 어린 한 기운은 끝나는 곳 가없고 / 一氣冲融無際岸

아스라이 대마도는 동남쪽에 보이는데 / 三山隱約見南東

서생은 혼자서 중원의 일에 눈물 짓고 / 書生獨涕中原事

비석은 괜스레 옛 장군 풍모 품었어라 / 斷石空懷古將風

지금의 세도라면 한번 취할 만도 하니 / 世道秖今堪一醉

슬픈 노랠 사해에서 그 누구와 함께할까 / 悲歌四海與誰同

 

영가대에 올라 [登永嘉臺] - 황경원/강한집2권

누선은 쓸쓸히 빈 모래섬에 매어있고 / 樓船寂寞繫空洲

누대 위 북과 피리 소리는 깊은 수심 일으키는데 / 臺上鼓笳生遠愁

산곽의 황량한 초소에는 가을 풀 우거지고 / 山郭荒譙秋草積

바다어귀 외로운 수루에는 저녁 안개만 떠있네 / 海門孤戍暮煙浮

병사들은 아직 개운포를 나가지 못했는데 / 兵戈未出開雲浦

사신들이 외려 대마주로 통하였구나 / 冠盖猶通對馬州

만력연간의 깨진 비석만 찬 비 속에 있어 / 萬曆斷碑寒雨裏

남은 늙은이의 눈물만 부질없이 흘리게 하네 / 至今遺老淚空流

 

영가대(永嘉臺) - 조긍섭/암서집3권

땅 끝에 푸른 바다 보이고 / 地極生靑海

산이 돌아 푸른 대 솟았네 / 山廻聳翠臺

영웅은 이미 떠나 볼 길 없고 / 英雄嗟已矣

우주는 더욱 아득하기만 하네 / 宇宙轉悠哉

북쪽 길엔 안개와 티끌이 합하고 / 北路烟塵合

남쪽 하늘에는 섬들이 펼쳐져 있네 / 南天島嶼開

높은 난간에 기대어 길게 휘파람 불어 보니 / 憑高一長嘯

눈 아래는 잔처럼 작게 보이네 / 眼底小如盃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