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변화(卞和.초나라 사람)가 있은 뒤에 변화의 옥(玉)을 귀하게 여길 줄 알게 되었다. 옥이 형산(荊山)에서 생산되지만 사석(沙石)에 묻히는 일은 없는 시대가 없었으니, 모든 사람이 이것을 다 보았지만 누가 이 옥으로 보기(寶器.귀하고 보배로운 그릇)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았겠는가. 반드시 변화를 기다린 이후에야 옥을 티 없이 조탁(彫琢.다듬음)할 수 있었으니, 이렇게 한 이후에야 보기를 이룰 수 있고, 이렇게 한 이후에야 옥의 가치를 높일 수 있었다. 그렇다면 옥은 스스로 귀해지지 못하나 옥을 귀하게 만드는 것은 변화이고, 변화도 이 옥 덕분에 후세에 이름을 전하였다. 그러나 옥이 변화에게 조탁되지 않았다면 어떻게 사석과 달라졌겠는가. 옥은 사람 덕분에 귀해지고 사람은 옥 덕분에 이름이 났으니, 어찌 서로를 의지하는 관계가 아니겠는가.
아, 옥은 조탁하지 않으면 보기를 이루지 못하고, 사람은 배우지 않으면 도(道)를 알지 못하는 법이다. 지금 세상에 누가 변화처럼 옥을 조탁하는 솜씨를 가지고 있는가. 보기가 될 수 있는 물건이 사석 속에 빠진 채 스스로 보기를 이루지 못하는 것을 보면 누군들 옥을 조탁하고 갈아서 보기를 이루게 하고자 하지 않겠는가. 옛사람이 “선달(先達)한 선비가 훌륭한 사람을 만나 의탁하면 도덕(道德)이 창성하고, 후진(後進)의 선비가 훌륭한 사람을 만나 의탁하면 사업이 드러난다. 그렇지 않으면 높은 재능을 가진 사람은 대부분 근심과 비통 속에 곤궁하게 지내고,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은 혁혁(赫赫)한 빛을 세상에 전할 수 없다.”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사람이 도리어 변화와 옥이 서로를 이루어 준 것만 못하다면 어찌 이를 지혜롭다고 할 수 있겠는가.
註: 卞和獻玉(변화헌옥) 고사는 다음과 같다. 변화(卞和)는 옛 중국 춘추시대 초(楚)나라 사람이다. 그는 가공하지 않은 옥 덩어리를 발견하여 초 여왕(厲王)과 무왕(武王)등에게 연이어 바쳤으나 모두들 속임수라 여기고 형벌로 그의 두 다리를 잘랐다. 초 문왕(文王)이 즉위하자, 변화는 옥 덩어리를 품에 안고 형산(荊山)아래에서 통곡 하였다. 왕이 사람을 시켜 그 옥돌을 가공하여 조각하도록 하여 마침내 귀중한 옥을 얻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