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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고사(古文故事)

무후초려시(武侯草盧詩) - 이익/성호사설29권

작성자허현|작성시간22.08.12|조회수518 목록 댓글 0

 

《삼국연의(三國演義)》에 실린 제갈무후(諸葛武侯.제갈량 혹은 제갈공명)의 시에,

큰 꿈을 누가 먼저 깨었는고 / 大夢誰先覺
평생을 나 자신이 스스로 알지 / 平生我自知
초당의 봄날에 낮잠이 족하니 / 草堂春睡足
창문 밖에 해가 더디고 더디네 / 窓外日遲遲

하였는데, 이 시가 과연 무후의 소작(所作)인지 상고할 길이 없다. 《주자대전》 별집에, “무후의 초려시를 써서 장이도(張以道)에게 주었다.”라는 말이 들어 있으니 혹시 이 시를 두고 이름이었던가? 대개 아름다운 작품임에 틀림없다.
한 편 20자가 모두 순순히 읽어 내려가면서 해석되고 거꾸로 새기는 것이 없다. 당시(唐詩)가운데 오직 왕유(王維)의 난가뢰(欒家瀨) 한 절구만이 그렇게 되었다. 이것이 더욱 어려운 것이다. 윗 글귀는 《장자(莊子)》의 제물론(齊物論)에서 나왔으니, 대개 우주(宇宙)의 사이에 하고한 경영과 사업을 큰 꿈으로 삼은 것이다. 그러므로 굳이 애를 써서 임금이니 또는 목자(牧者)니 하는 것이 모두 꿈 가운데의 일이거늘, 저들이 스스로 깨달은 것처럼 하는 것은 어찌 말을 아는 자가 되겠는가? 오직 이것이 한 꿈이 되는 것을 깨달아야만 바야흐로 안다고 할 것이다.
무후가 이미 스스로 알고 있기 때문에 모려(茅盧)를 나가서 그가 사업을 도모하고자 아니한 것이다. 그리고 아래 둘 글귀는 다시 비로소 완전(宛轉)하게 나왔다. 이미 이와 같음을 알았을진대, 스스로 마땅히 나의 수면(睡眠)에 맡겨둘 따름이니, 저 창문 밖의 해가 더디고 더디더라도 족히 나의 즐거움을 방해할 수 없을 것이다.

註: 무후초려시(武侯草盧詩)는 유비(劉備)가 남양(南陽) 초당(草堂)으로 제갈량(諸葛亮)을 찾아갔을 때 제갈량이 읊은 시로서 삼고초려(三顧草盧)한 유비를 맞이하는 제갈공명의 호방함과 기개를 나타냈다. 아래는 삼고초려도(三顧草盧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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