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고문고사(古文故事)

역옹패설 서문(櫟翁稗說序) - 이제현/益齋集

작성자허현|작성시간14.02.04|조회수355 목록 댓글 0

 
역옹패설(櫟翁稗說)은 고려말 이제현(李齊賢)이 지은 시화(詩話),잡록(雜錄)집이다. 이 책을 ‘낙옹비설’이라 읽는 것이 저자의 뜻을 좇는 것이라 하는 학자도 있으나, ‘역옹패설’로 읽는 것이 현재는 보편화 되었다. 익재(益齋.이제현)가 역옹(櫟翁)이라고 자호하여 패설(稗說)에 상대되게 하였는데,패설(稗說)이란 민간의 항담(港談),기담(奇談),이문(異文) 등을 말하는 것이다.
전집(前集)에는 역사,인물일화(人物逸話) 등이 있고 후집(後集)에는 시화와 세태담(世態談)이 있다. 전,후집의 각 서문(序文)을 보아도 익재가 역옹패설을 집필한 동기와 본문의 개요를 알 수 있다.
 
전집서(前集序)
임오년(1342) 여름에 비가 줄곧 달포를 내려 들어앉았는데 찾아오는 사람도 없어 답답한 마음을 참을 수 없었다. 벼루를 들고 나가 처마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받아 벼룻물을 하여, 친구들 사이에 오간 편지 조각들을 이어붙인 다음, 생각나는 대로 그 이어붙인 편지 뒷면에 적고서 끝에다 역옹패설(櫟翁稗說)이라고 썼다. 대개 역(櫟) 자에 낙(樂) 자를 붙인 그 자의(字義)는 본래 소리를 따른 것이다. 그러나 재목감이 못 되어 베어지는 피해를 멀리하는 것은 나무로서의 즐거움[木樂]이 되기 때문에 즐거울 낙(樂) 자를 붙인 것이다. 내가 일찍이 벼슬아치로 종사하다가 스스로 물러나 옹졸함을 지키면서 호를 역옹(櫟翁)이라 하였으니, 이는 그 재목감이 되지 못함으로써 수(壽)할까 하는 뜻에서이다. 패(稗) 자에 비(卑) 자를 붙인 그 자의 역시 소리를 따른 것인데, 이를 뜻으로 살펴보면 돌피[稗]는 곡식[禾] 중에 비천한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젊어서는 글 읽을 줄 알았으나 장성하면서 그 배움을 폐지하였다. 지금은 늙었는데도 오히려 잡문(雜文) 쓰기를 좋아하여 그 부실한 것이 마치 비천한 돌피와 같다. 그러므로 그 기록한 것들을 패설이라 하였다.
 
후집서(後集序)
어떤 사람이 역옹(櫟翁,이제현 자신)에게 말하기를, “그대의 전집(前集) 기술(記述)에는 조종(祖宗) 세계(世系)의 원근을 서술(敍述)하고 이름난 공경(公卿)의 언행(言行)도 비교적 많이 실었는데 도리어 골계(滑稽)로 끝맺었으며, 후집(後集)의 기술에는 경사(經史)에 대하여 강론한 것은 얼마 안 되고 나머지는 모두 장구(章句)를 다듬어 꾸민 것뿐이니, 어찌 특이한 조수(操守)가 그렇게 없는가. 이것이 어찌 품행이 단정한 선비로서 해야 할 일이겠는가.”하므로, 답하기를, “둥둥 북을 치는 격고장(擊鼓章)도 국풍(國風)에 들어 있고 너울너울 춤추는 빈지초연장(賓之初筵章)도 소아(小雅)에 편입되어 있는데, 더구나 이 기술(記述)은 본디 무료하고 답답함을 달래기 위하여 붓가는 대로 기록한 것이니, 실없는 이야기가 있은들 뭐 괴이할 것이 있는가. 부자(夫子. 공자)도 장기나 바둑을 두는것이 아무 생각도 안하는것 보다는 현명하다 하셨으니,장구를 다듬는일은 바둑이나 장기를 두는 일보다는 훨씬 나은 일이 아니겠는가. 또한 이 같지 않다면 패설(稗說)이라 이름하지 않았을것이다.”  하였다. 중사(仲思. 이제현의 字)가 서(序)하다. (끝)
 
참고: 櫟翁稗說 구인환 엮음 신원출판사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