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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고사(古文故事)

何處難忘酒(하처난망주.어디에선들 술 잊기 어려워라)

작성자허현|작성시간23.06.05|조회수243 목록 댓글 0


● 東山齋應製詩(동산재 응제시) - 곽여(郭輿)/동문선11권
어느 곳에서 술 잊기 어려웠던고 / 何處難忘酒
보연이 허행하여 돌아가셨네 / 虛經寶輦廻
부귀한 집의 작은 잔치에 참례했다가 / 朱門追少宴
단조의 찬 재를 떨어뜨렸네 / 丹竈落寒灰
밤새껏 고을 유생들과 술 마셨더니 / 鄕飮通宵罷
새벽녘에 성문이 열렸네 / 天門待曉開
지팡이로 봉래 길을 돌아오면서 / 杖還蓬島徑
나막신에 낙성 이끼 묻혀 왔더니 / 屐惹洛城苔
나무 아래 청의동자 알리는 말씀 / 樹下靑童語
구름 사이에 옥황님이 오셨더라고 / 雲間玉帝來
오관(한림원 관원)이 모두 다 쓸쓸해 하고 / 鼇宮多寂寞
용어가 오랫동안 서성대다가 / 龍馭久徘徊
붓을 뽑아 시 한 수 써 놓으시고 / 有意仍抽筆
사람 없는 대에 혼자 오르셨다고 / 無人獨上臺
일월을 뵙지 못했사오니 / 未能瞻日月
진애로 향했던 것 못내 한이라 / 却恨向塵埃
머리를 긁적이며 계하에 서고 / 搔首立階下
시름을 머금고 돌에 기대니 / 含愁傍石隈
이런 때 술 한 잔 없을 양이면 / 此時無一盞
제 어찌 촌심을 위로하리까 / 豈慰寸心哉
 
註: 동산재(東山齋)는 고려 예종때 동산처사(東山處士) 곽여(郭輿)가 살던 곳이다. 그를 총애하던 임금이 어떤 날 미행(微行)하여 산재에 이르니, 마침 그가 성중(城中)에 들어가고 없는지라 한참 배회하다가 시 한 수를 벽에 쓰고 돌아갔다. 뒷날 임금이 또 거둥하여, 그의 손을 잡고 시를 구호(口號)하라 하매 응제(應製)하였다.
 
● 何處難忘酒(하처난망주) 2수 - 김상헌/청음집4권
어느 곳에 있을 때 술 잊지 못할까 / 何處難忘酒
빈 서재에 홀로 깨어 있을 때이네 / 空齋獨起時
뜰과 지붕 고요하여 달빛은 밝고 / 月明庭宇靜
새벽 이슬 축축하여 옷 차가운데 / 衣冷露華滋
골육들은 천애 멀리 떨어져 있고 / 骨肉天涯隔
전원 모습 꿈속에서 그리웁다네 / 田園夢裏思
이런때 술을 한 잔 안 마신다면 / 此時無一盞
무슨 수로 슬픈 마음 위로할 것인가 / 何以慰心悲
 
어느 곳에 있을 때 술 잊지 못할까 / 何處難忘酒
외론 신하 멀리 유배 가 있을 때네 / 孤臣遠謫時
풍상 겪어 얼굴빛은 초췌해지고 / 風霜顔色悴
옷소매는 눈물 흔적 남아 있다네 / 衣袖淚痕滋
변방 관산 길엔 짙은 안개 끼었고 / 苦霧關山道
고향 생각 간절한데 등불은 조네 / 殘燈故國思
이런때 술을 한 잔 안 마신다면 / 此時無一盞
무슨 수로 슬픈 마음 위로할 것인가 / 何以慰心悲
 
● 何處難忘酒(하처난망주) - 이행/용재집6권
어디에선들 술 잊기 어려운데 / 何處難忘酒
남쪽 변방 비바람치는 날이라니 / 蠻天風雨辰
덧없는 인생 만리 밖의 꿈이요 / 浮休萬里夢
적막한 신세라 백 년의 몸이로세 / 寂寞百年身
울울한 가슴을 터놓기도 귀찮고 / 鬱鬱披襟倦
침통하게 무릎을 자주 껴안노라 / 沈沈抱膝頻
이러한 때 한 잔 술이 없으니 / 此時無一盞
앉은 사이 백발이 새로 돋아나네 / 華髮坐來新
 
何處難忘酒(하처난망주) 聯句(연구) - 권필/석주집 별집1권
어디에선들 술 잊기 어려운데 / 何處難忘酒
천애 먼 타향에 한 해가 저무는 때 / 天涯歲暮時 -汝章-
해가 지니 관새엔 눈으로 어둑하고 / 日沈關雪暗
바람이 급하니 수가 소리 구슬프다 / 風急戍笳悲 -子敏-
변새의 말은 들어서 외려 익숙한데 / 塞語聞還慣
고향의 서신 보는 것이 더디구나 / 鄕書見較遲 -汝章-
이러한 때 한 잔의 술도 없으니 / 此時無一盞
어떻게 나그네 시름을 달래리오 / 何以慰羈離 -子敏-
 
● 何處難忘酒(하처난망주) 效白樂天(효백락천) 2首 - 유호인/속동문선6권
어디에선들 술 잊기 어려운데 / 何處難忘酒
오랑캐를 막기 20년이 되었네 / 防秋二十年
국경의 달은 황혼에 나직하고 / 黃昏低塞月
푸른 바다는 오랑캐 하늘에 닿았네 / 靑海接故天
철마는 항상 국경을 경계하는데 / 鐵騎邊常警
고향 편지는 기러기가 전하지 않네 / 鄕書雁不傳
만일 이럴 때에 한 잔 술이 없으면 / 此時無一盞
나그네의 회포는 더욱 망망하리라 / 覇抱更茫然
 
어디에선들 술 잊기 어려운데 / 何處難忘酒
나이 많아 벼슬을 두고 돌아오나니 / 衰齡謝事歸
다친 기러기는 날개 접기를 생각하고 / 傷鴻思戢翼
늙은 말은 굴레를 감당 못하네 / 老驥不任鞿
숲 골짜기는 지나가는 사람 없고 / 林壑無人過
구름 길에는 날아가는 꿈이 있네 / 雲途有夢飛
만일 이럴 때에 한 잔 술이 없으면 / 此時無一盞
어떻게 이 해질녘을 보내리 / 奈此送殘暉
 
註: 백낙천은 그가 지은 <勸酒十四首并序>에서 "予分秩東都居多暇日閒來輒飲醉後輒吟苦無詞章不成謡詠毎發一意則成一篇凡十四篇皆主於酒聊以自勸故以何處難忘酒不如來飲酒命篇" 즉, 내가 동도(東都:洛陽)에 살면서 한가로운 날이 많았다. 한가하면 술을 마시고 취하면 시를 읊으니 만약 시문(詩文)이 없었으면 노래를 부르지 못했을 것이다. 매번 생각이 날 때 한 편씩 만들다 보니 14편이 되었는데 모두가 술에 관한 것으로 자작하며 즐기던 것이어서 何處難忘酒(하처난망주)와 不如來飮酒(불여래음주)로 이름 붙였다. 유호인은 이를 본받아[效]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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