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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고사(古文故事)

소상팔경(瀟湘八景) - 이제현

작성자허현|작성시간14.09.07|조회수348 목록 댓글 1

 

소상팔경(瀟湘八景) - 이제현/익재난고10권,무산일단운(巫山一段雲)

소상팔경(瀟湘八景)은 중국 호남성(湖南省) 동정호(洞庭湖) 남쪽 영릉(零陵) 부근에서 소수(瀟水)와 상수(湘水)가 합친 곳을 소상이라 부르는데 풍경이 매우 아름다왔다. 송대(宋代)의 풍경화가 송적(宋迪)이 소상의 풍경을 8폭으로 그려 평사낙안(平沙落雁),원포귀범(遠浦歸帆),산시청람(山市晴嵐),강천모설(江天暮雪),동정추월(洞庭秋月),소상야우(瀟湘夜雨),연사만종(煙寺晩鐘),어촌석조(漁村夕照) 8가지의 화제(畫題)를 달았다. 그 후부터 소상팔경을 시사(詩詞)로 노래하게 되었는데,익재(이제현)는 소상팔경을 직접 답사하지는 않았을것으로 보고있다.

 

평사에 내리는 기러기[平沙落雁]

옥새에는 주살이 많고 / 玉塞多繒繳

금하에는 먹이가 떨어져 버렸는지라 / 金河欠稻粱

서로 나란히 줄 이루어 / 兄兄弟弟自成行

만리를 날아 소상에 당도하였다 / 萬里到瀟湘

 

멀리 뻗은 맑은 물 흰 깁을 끌고 가는 듯 / 遠水澄拖練

평평히 깔린 모래 이슬 희게 반짝이는 것 같다 / 平沙白耀霜

나루터에 사람들 흩어졌으니 석양이 가까운 거라 / 渡頭人散近斜陽

앉으려다가 다시 멀리 올라간다 / 欲下更悠揚

 

먼 포구에 돌아오는 돛배[遠浦歸帆]

남쪽 포구엔 찬 밀물 다급하고 / 南浦寒潮急

서쪽 산봉엔 지는 해가 빠르다 / 西岑落日催

구름같은 돛들이 바람 따라 펼쳐져서 / 雲帆片片趁風開

멀리 푸른 산에 비치어 온다 / 遠映碧山來

 

위아래로 나는 갈매기 경쾌한 춤을 추고 / 出沒輕鷗舞

치달으며 줄지은 말들이 돌아오는데 / 奔騰陣馬回

뱃머리의 흰 물결이 눈꽃처럼 부서지고 / 船頭浪吐雪花堆

그림 그려진 북 소리는 봄철의 우레같이 울린다 / 畫鼓殷春雷

 

소상강에 내리는 밤비[瀟湘夜雨]

갈대 서걱이는 포구에 밀물 빠지고 / 潮落蒹葭浦

귤나무 물섬에 안개 가라앉았는데 / 煙沈橘柚洲

황릉사 아래에는 가을철 빗소리라 / 黃陵祠下雨聲秋

고금에 변하지 않는 무한한 이 시름 / 無限古今愁

 

막막하게 깔려 있는 고기잡이 불 어지럽고 / 漠漠迷漁火

쓸쓸한 나그네 배 머물러 있다 / 蕭蕭滯客舟

그 가운데서 어느 뉘와 더불어 맑고 그윽한 운치 함께 즐기나 / 箇中誰與共淸幽

오직 한 마리의 모래밭 갈매기가 있을 뿐이네 / 唯有一沙鷗

 

동정호의 가을 달[洞庭秋月]

만리에 걸쳐 하늘은 물에 떠 있고 / 萬里天浮水

한가을 이슬이 허공을 씻었는데 / 三秋露洗空

달은 해문 동편으로 떠올라와 / 氷輪輾上海門東

푸른 물결 속에서 그림자 희롱한다 / 弄影碧波中

 

출렁출렁 은빛 궁궐 펼쳐져 있고 / 蕩蕩開銀闕

우뚝하니 옥 무지개 꽂혀 있는데 / 亭亭揷玉虹

문득 구름 같은 돛 서풍에 달아올려 / 雲帆便欲掛西風

곧장 광한궁으로 가려고 든다 / 直到廣寒宮

 

강 하늘의 저녁 눈[江天暮雪]

바람이 세어 구름 모습 참담하고 / 風緊雲容慘

날씨가 차 눈내리는 기세 삼엄한데 / 天寒雪勢嚴

체로 쳐 흰 빛 뿌리듯 보드랍게 내리어 / 篩寒酒白弄纖纖

만 채의 지붕엔 소금을 쌓은 듯하다 / 萬屋盡堆鹽

 

먼 포구엔 고기잡이 배 돌아오고 / 遠浦回漁棹

외로운 마을엔 술집 깃발 내려졌는데 / 孤村落酒帘

삼경에 갠 눈빛 은빛 달 시샘하여 / 三更霽色妬銀蟾

다시 성긴 발을 묶어서 달아맨다 / 更約掛疏簾

 

연기 낀 절에서 들려오는 저녁 종 소리[煙寺暮鐘]

초 나라 땅에는 가을 장마 걷히고 / 楚甸秋霖捲

상강 봉우리엔 저물녘 안개 짙은데 / 湘岑暮靄濃

한 번 치고 끝나면 또 한 번 치고 / 一舂容罷一舂容

어디에서 해질녘의 종이 울리나 / 何許日沈鐘

 

달을 흔들며 빈 골짜기에 퍼져와서 / 搖月傳空谷

바람 따라 먼 산봉우리로 건너가고 / 隨風度遠峯

다리 위엔 한 나그네 대지팡이 짚고 가는데 / 溪橋有客倚寒筇

한 가닥 길이 구름 속 소나무 사이로 들어간다 / 一逕入雲松

 

산시에 갠 아지랑이[山市晴嵐]

먼 산마루들은 천 점의 소라 같고 / 遠岫螺千點

긴 시냇물은 한 아름의 옥덩이인 듯 / 長溪玉一圍

해 높이 돋았어도 산골 주막은 문을 안 열었고 / 日高山店未開扉

산기운 푸르른데 남은 안개 가셨다 / 嵐翠落殘霏

 

은은하게 보이는 누대는 멀고 / 隱隱樓臺遠

무성한 풀과 나무는 희미한데 / 濛濛草樹微

장터 다리로는 물고기 사들고 다녔던 것으로 기억하지마는 / 市橋曾記買魚歸

한 번 더 바라보니 그게 아닌 것도 같다 / 一望却疑非

 

어촌의 저녁놀[漁村落照]

먼 산봉우리엔 낙조 머물러 있고 / 遠岫留殘照

여린 물결엔 한 조각 난 놀 비치는데 / 微波映斷霞

대나무 울타리의 초옥은 어부 집이고 / 竹籬茅舍是漁家

한 가닥 길은 수풀 곁으로 돌아갔다 / 一逕傍林斜

 

초록 강언덕에는 쌍쌍의 백로 있고 / 綠岸雙雙鷺

푸른 산엔 점점이 까마귀 앉아 있는데 / 靑山點點鴉

이따금씩 갈대꽃 사이에 두고 웃으면서 말하는 소리 들려오고 / 時聞笑語隔蘆花

탁주를 물고기와 새우로 산다 / 白酒換魚鰕

 

평사(平沙)에 내리는 기러기

취중에 칠한 먹인 양 성글었다 또 빽빽했다 하고 / 醉墨疏還密

망가진 바둑판인 양 가지런했다 또 기울었다 하는데 / 殘棋整復斜

짐작건댄 발자국이 모래에 남아 있을 것이고 / 料應遺跡在泥沙

오고 가고 하는 게 해마다 틀림이 없다 / 來往歲無差

 

물 따뜻해지니 까치무릇 피었고 / 水暖仍菰米

서리 차지니 갈대꽃 피었네 / 霜寒尙葦花

마음이 편하면 이곳을 집으로 삼지 / 心安只合此爲家

무엇하러 하늘 한 끝에서 나그네살이 하는가 / 何事客天涯

 

먼 포구에 돌아오는 돛배

닻줄 풀어 회수의 땅을 떠나 / 解纜離淮甸

작은 배 초 나라 고장 향해가는데 / 揚船指楚鄕

바람 소리 솨솨 물은 망망하고 / 風聲颯颯水茫茫

돛대를 높이 올렸다 / 帆席上危檣

 

뜬 구름 흘러 보내고 / 斷送浮雲影

기러기 놀라 돌아가는데 / 驚廻過雁行

강가의 여인 지는 햇빛 속에 서 있어 / 江樓紅袖倚斜陽

멀리 나그네의 마음 설레게 한다 / 遠引客心忙

 

소상강(瀟湘江)에 내리는 밤비

검푸른 단풍 나무와 / 暗澹靑楓樹

엉성한 반죽의 수풀 / 蕭疏斑竹林

선창의 밤비 소리엔 금하기 어렵구나 / 篷窓夜雨今難禁

베갯머리에 우러나는 고향 생각을 / 欹枕古鄕心

 

두 여인이 뿌린 상강의 눈물과 / 二女湘江淚

삼려대부가 남긴 물가의 비탄 / 三閭楚澤吟

흰 구름 아래 천년토록 그 한이 쌓이고 쌓여 / 白雲千載恨沈沈

창해도 그보다는 깊지 못하리 / 滄海未爲深

 

동정호(洞庭湖)의 가을 달

형산은 널찍하니 북쪽에 임하여 있고 / 衡岳寬臨北

군산은 자그마하게 남쪽으로 다가 있는데 / 君山小近南

그 가운데 칠백 리의 호수가 펼쳐져서 / 中開七百里湖潭

오 나라 땅과 초 나라 땅이 들어와 포함되었다 / 吳楚入包含

 

은하수에 가을 기운 닿아 있고 / 銀漢秋相接

금빛 물결이 온 밤을 장식하는데 / 金波夜正涵

잔 들어 길게 휘파람불며 난새 수레 기다리고 / 擧杯長嘯待鸞驂

잠시 그림자 마주하여 셋을 이룬다 / 且對影成三

 

 

강 하늘의 저녁 눈

저녁으로 접어들어 가는 배 돌려 / 向夕廻征棹

추위를 무릅쓰고 술집으로 올라가니 / 凌寒上酒樓

장강의 구름 눈이 되어 사람을 시름겹게 만들고 / 江雲作雪使人愁

옛 담주가 보이지 아니한다 / 不見古潭洲

 

소리 야무진 구름가의 기러기와 / 聲緊雲邊雁

정신이 맑은 물 위의 갈매기 / 魂淸水上鷗

천금가는 준마 타고 담비 갖옷 두르고 있는 것이 / 千金駿馬擁貂裘

어찌 고기잡이 배에 누워 있는 것만이야 하겠는가 / 何似臥漁舟

 

산시(山市)에 갠 아지랑이

바다 기운은 가을 더위에 쪄오르고 / 海氣蒸秋熱

산의 모습은 아침 비 개어 고운데 / 山容媚曉晴

무성한 소나무 소리 없이 서 있고 / 森森萬樹立無聲

빈 하늘 푸르름이 사람까지 맑게 한다 / 空翠襲人淸

 

거울 속에 여인의 눈썹인 듯 / 鏡裏雙娥斂

베틀에 흰 깁 가로지른 듯 / 機中匹練橫

시내 건너 어디에선가 자고새 울고 / 隔溪何處鷓鴣鳴

구름과 해는 가렸다 또 밝았다 한다 / 雲日翳還明

 

어촌(漁村)의 저녁놀

비 개어 장강이 푸르르고 / 雨霽長江碧

구름 돌아가는 먼 산봉우리 싱그러운데 / 雲歸遠岫靑

한 쪽의 남은 낙조가 수풀에 비치고 / 一邊殘照在林坰

초록빛 그물이 이끼낀 문에 널려 있다 / 綠網曬苔扃

 

물빛은 두꺼운 비단보다 밝고 / 波影明重綺

모래는 먼 별같이 반짝이는데 / 沙痕射遠星

농어와 흰 술로 취했다 깨었다 하고 / 鱸魚白酒醉還醒

일신의 일은 부평같이 맡겨버린다 / 身事任浮萍

 

안개 낀 절에서 들려오는 저녁 종소리. 없어졌다.

 

註: 무산일단운(巫山一段雲)은 쌍조 44자, 전후단 각 4구 3평운체에 따른 것이다. 전후단 제3구가 7언구로 되어 있는것 이외에는 다 5언구로 되어 있다. 전후단 제1ㆍ2구는 대구(對句)를 이루는 것이 통례다. 이제현은 무산일단운조에 의해 소상팔경과 송도팔경 각 2편을 써서 이 땅의 사경사(寫景詞)의 전통을 수립하였다. 조선 시대까지 무산일단운조로 사경사가 여러 문사에 의해 지어졌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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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허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9.08 강희맹 역시 "瀟湘八景(소상팔경)"을 지었다 (續동문선 10권). 이회서당 265번 글 참조.
    우리나라 하동군 악양일대 섬진강과 평사리 풍광이 중국의 소상과 흡사하다하여 同名의 소상공원,동정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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