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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고사(古文故事)

지리산에서 행한 기우제문(祈雨祭文) - 최립

작성자허현|작성시간14.09.25|조회수71 목록 댓글 0

 

최립 (崔岦 1539~1612 호는 簡易,東皐)은 당대 일류의 문장가로 인정받아 중국과의 외교문서를 많이 작성했고 학자들로 부터 명문장가라는 격찬을 받았다. 그의 글과 차천로(車天輅)의 시와 한호(韓濩)의 글씨를 '송도삼절(松都三絶)'이라 일컫었다. (註: 후세에 들어 호사가들이 박연폭포,서경덕,황진이를 '송도삼절'로 일컫기도 한다) 최립의 문장은 일시를 풍미했는데 그의 문집으로는 『간이집(簡易集)』이 있다. 간이집1권에 실린 「두류산(頭流山)에서 행한 기우제(祈雨祭) 제문(祭文)」은 아래와 같다.

 

아 신령이시여 / 維神

호남 영남 웅장하게 걸터앉은 이 신산(神山)은 / 雄跨二南

대지의 기운이 한데로 모여든 곳 / 地氣所會

뱉고 삼키며 구름과 비 내리고 / 吐納雲雨

순식간에 날 흐리고 맑게끔 하시도다 / 欻翕明晦

산에 붙어사는 고을 백성들 / 傅山而邑

땅 위의 초목 길러 먹고 사나니 / 食土之毛

재앙과 은택 내리는 우리 신령님을 / 疇不仰神

그 누군들 우러러 뵈옵지 않으리까 / 以暴以膏

그런데 큰 고을인 우리 진주는 / 晉爲邑鉅

누구보다 앞장서서 기구(祈求)해야 할 터인데 / 祈告宜先

그동안 그 일을 감히 행하지 않으면서 / 前故莫敢

우리를 돌봐 주지 않는다 하였어라 / 云不我專

하지만 백리 천리 사방 어디든 / 方千百里

모두가 신령님이 보살필 땅들인데 / 皆神度內

나의 관할 구역 아니라 하여 / 矧非躬恤

어찌 미리부터 막으실 수 있으리까 / 寧自阻外

생각건대 이번의 모진 가뭄은 / 維玆之旱

지난해보다도 그지없이 참혹해서 / 殆過上年

논과 밭이 거북등처럼 쩍쩍 갈라지고 / 田疇龜拆

골짜기란 골짜기는 불타는듯 하오이다 / 百谷欲然

그래서 보리도 거둬 먹지 못한 채 / 麥穫不食

전야(田野)를 떠도는 사람까지 생겼는데 / 甚者在田

이토록 극심하게 재앙이 반복되니 / 荐災此極

백성들이 하늘을 어떻게 생각하오리까 / 民曷于天

그동안은 신령님께 호소하는 사람 없어 / 向也未愬

신령님이 살펴 주지 않았다 하더라도 / 神或不思

지금 이 하소연까지 들어주지 않는다면 / 今愬不應

신령님을 받들 이유가 어디 있다 하오리까 / 神必無之

신령님 계신 곳을 산에서 찾으려니 / 求神于山

마치도 땅속에서 물을 구하는 듯 / 如地中水

그 처소 아무래도 헤아릴 수 없는지라 / 未測其所

정결하고 그윽한 곳 택했나이다 / 卜其淨閟

제물은 변변찮아도 정성만은 극진하고 / 物薄意精

사람은 미천해도 공심(公心)만은 지극하니 / 人微理公

하다못해 가랑비라도 내려 주시어 / 至而霢霂

감통하신 그 뜻을 보여 주소서 / 如已感通

그리고 다행히 주룩주룩 비 내려서 / 幸遂霈然

농민의 마음 흡족하게 위로해 주신다면 / 慰滿三農

영원히 그 은혜 보답해 드리면서 / 永與報事

신령님의 공덕을 결코 잊지 않으리다 / 無忘神功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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