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리 속 어느덧 백발의 나이 되었네 / 亂離滾到白頭年
몇 번이고 죽어야지만 그러질 못했네 / 幾合捐生却未然
오늘 참으로 어쩌지 못할 상황 되니 / 今日眞成無可奈
바람 앞 촛불만 밝게 하늘을 비추네 / 輝輝風燭照蒼天
요기가 자욱하여 황제의 별 옮겨 가니 / 妖氛晻翳帝星移
침침한 궁궐에는 낮이 더디 흐르네 / 九闕沉沉晝漏遲
조칙은 앞으로 더 이상 없으리니 / 詔勅從今無復有
종이 한 장 채우는 데 천 줄기 눈물이라 / 琳琅一紙淚千絲
금수도 슬피 울고 산하도 찡그리니 / 鳥獸哀鳴海岳嚬
무궁화 세상은 이미 망해 버렸다네 / 槿花世界已沉淪
가을 등불 아래서 책 덮고 회고해 보니 / 秋燈掩卷懷千古
인간 세상 식자 노릇 참으로 어렵구나 / 難作人間識字人
짧은 서까래만큼도 지탱한 공 없었으니 / 曾無支厦半椽功
살신성인 그뿐이지 충성은 아니라네 / 只是成仁不是忠
결국 겨우 윤곡이나 따르고 마는 것을 / 止竟僅能追尹穀
부끄럽네, 왜 그때 진동처럼 못했던고 / 當時愧不躡陳東 (끝)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