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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리 <역마> 문제2

작성자☆현주샘☆|작성시간09.04.30|조회수807 목록 댓글 0
[1~5]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앞의 줄거리> 화개 장터에서 주막을 운영하며 사는 옥화는 아들 성기가 타고난 역마살을 없애기 위해 절에도 보내보고 책전을 열어주기도 하는 등 갖은 노력을 기울인다. 어느 날, 체 장수 영감이 딸 계연을 데리고 와 옥화네 주막에 맡기고 떠난다. 옥화는 계연을 성기와 결혼시켜 역마살을 극복하고, 성기를 정착시키려 한다. 그러나 계연은 옥화의 이복 동생임이 밝혀지고 성기의 사랑은 천륜에 의해 좌절된다.


㉠ 계연의 시뻘겋게 상기된 얼굴은, 옥화와 그녀의 아버지가 그녀들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도 잊은 듯이 성기의 얼굴만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으나, 버드나무에 몸을 기대인 성기의 두 눈엔 다만 불꽃이 활활 타오를 뿐, 아무런 새로운 명령도 기적도 나타나지 않았다.

“오빠, 편히 사시오.”

하고, 거의 울음이 다 된, 마지막 목소리를 남기고 돌아선 계연의 저만치 가고 있는 항라 적삼을, 고운 햇빛과 늘어진 버들가지와 산울림처럼 울려오는 뻐꾸기 울음 속에, 성기는 우두커니 지켜보고 있을 뿐이었다. <중략>

보는 사람마다 성기의 회춘을 거의 다 단념하곤 하였을 때, 옥화는 ⓐ이왕 죽고 말 것이라면, 어미의 맘속이나 알고 가라고 그래, 그 체 장수 영감은, 서른 여섯 해 전 남사당을 꾸며 와 이 ‘화개 장터’에 하룻밤을 놀고 갔다는 자기의 아버지임에 틀림이 없었다는 것과, ⓑ계연은 그 왼쪽 귓바퀴 위의 사마귀로 보아 자기의 동생임이 분명하더라는 것을, 통정하노라면서, 자기의 왼쪽 귓바퀴 위의 같은 검정 사마귀까지를 그에게 보여 주었다.

“나도 처음부터 영감이 ‘서른 여섯 해 전’이라고 했을 때 가슴이 섬짓하긴 했다. 그렇지만 설마 했지, 그렇게 남의 간을 뒤집어 놀 줄이야 알았나. 하도 아슬해서 이튿날 악양으로 가 명도까지 불러 봤더니 요것도 남의 속을 빤히 들여다보는 듯이 재줄대는구나, 차라리 망신을 했지.”

옥화는 잠깐 말을 그쳤다. 성기는 두 눈에 불을 켜는 듯한 형형한 광채를 띠고, 그 어머니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다.

“차라리 몰랐으면 또 모르지만 한번 알고 나서야 인륜이 있는디 어쩌겠냐.”

그리고 ⓒ부디 에미 야속타고나 생각지 말라고 옥화는 아들의 뼈만 남은 손을 눈물로 씻었다. 옥화의 이 마지막 하직같이 하는 통정 이야기에 의외로 성기는 도로 힘을 얻은 모양이었다. 그 불타는 듯한 형형한 두 눈으로 천장을 한참 바라보고 있던 성기는 ⓓ무슨 새로운 결심이나 하듯 입술을 지그시 깨물고 있었다.

아버지를 찾아 강원도 쪽으로 가 볼 생각도 없다, 집에서 장가들어 살림을 할 생각도 없다, 하는 아들에게, 그러나, 옥화는 이제 전과 같이 고지식한 미련을 두는 것도 아니었다.

“그럼 어쩔라냐? 너 졸 대로 해라.”   

“…….”

성기는 아무런 말도 없이 도로 자리에 드러 누워 버렸다.

그리고 나서 한 달포나 넘어 지난 뒤였다.

성기가 좋아하는 여러 가지 산나물이 화갯골에서 연달아 자꾸 내려오는 이른 여름의 어느 장날 아침이었다. 두릅회에 막걸리 한 사발을 쭉 들이키고 난 성기는 옥화더러,

㉡“어머니, 나 엿판 하나만 마춰 주.” 하였다.

“…….”

옥화는 갑자기 무엇으로 머리를 얻어 맞은 듯이 성기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지도 다시 한 보름이나 지나, 뻐꾸기는 또 다시 산울림처럼 건드러지게 울고, 늘어진 버들가지엔 햇빛이 젖어 흐르는 아침이었다. 새벽녘에 잠깐 가는 비가 지나가고, 날은 다시 유달리 맑게 개인 화개 장터 갈림길 위에서, 성기는 그 어머니와 하직을 하고 있었다. 갈아입은 옥양목 고의 적삼에, 명주 수건까지 머리에 질끈 동여매고 난 성기는, 새로 맞춘 새하얀 나무 엿판을 질빵해서 느직하게 엉덩이 즈음에다 걸었다. 윗목 판에는 새하얀 가락엿이 반넘어 들어 있었고, 아랫 목판에는 팔다 남은 이야기책 몇 권과 간단한 방물이 좀 들어 있었다.

그의 발 앞에는, 물과 함께 갈리어 길도 세 갈래로 나 있었으나, 화갯골 쪽엔 처음부터 등을 지고 있었고, 동남으로 난 길은 하동, 서남으로 난 길이 구례, 작년 이맘때도 지나 그녀가 울음 섞인 하직을 남기고 체 장수 영감과 함께 넘어간 산모퉁이 고갯길은 퍼붓는 햇빛 속에 지금도 하동 장터 위를 굽이돌아 구례 쪽을 향했으나, 성기는 한참 뒤 몸을 돌렸다. 그리하여 그의 발은 구례 쪽을 등지고 하동 쪽을 향해 천천히 옮겨졌다.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옮겨 놓을수록 그의 마음은 한결 가벼워지어, 멀리 버드나무 사이에서 그의 뒷모양을 바라보고 서 있을 어머니의 주막이 그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져 갈 무렵 하여서는, 육자배기 가락으로 제법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가고 있는 것이었다.              - 김동리, '역마'


1.  ㉠의 서술상의 특징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외면 묘사를 통해 인물의 내면 심리를 드러내고 있다.

② 객관적 입장에서 사건의 경과를 간결히 요약하고 있다.

③ 치밀한 배경 묘사로 서정적인 분위기를 그려내고 있다.

④ 상징적 사물을 통해 인물의 내면 심리를 암시하고 있다.

⑤ 인물의 내면 심리를 분석하여 직접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2.  ㉡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② 새로운 인물의 등장을 암시하고 있다.

③ 암울한 현실을 뚜렷이 부각시키고 있다.

④ 내적 갈등이 해소되었음을 암시하고 있다.

⑤ 향토적인 분위기로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3.  윗글을 시나리오로 각색하려고 할 때, ‘대사(臺詞)’로 바꾸기에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② ⓑ       ③ ⓒ       ④ ⓓ       ⑤ ⓔ


4.  윗글을 통해 상상할 수 있는 장면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5.  다음은 윗글을 읽고 독서 노트를 쓴 것이다. 작품에 대한 감상이 적절하지 않은 것은?

      역 마

지은이 : 김동리  출판사 : 푸른 하늘

읽은 시기 : 2002년 8월 11일

주요 등장 인물 : 성기, 계연, 옥화, 체 장수 등

감 상

    장터는 장돌뱅이들이 모였다 흩어지는 곳이다.그래서 ㉮배경으로 제시된 화개 장터는 단순한 배경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작품 전체의 주제와 관련이 있다. 그리고 ㉯‘성기, 체 장수 영감’ 등은 역마살을 지닌 운명의 사슬에 묶여 있다. 게다가 ㉰계연과 결혼시켜 아들의 역마살을 극복해 보려던 옥화의 시도는 실패하고 만다. 어쨌든 ㉱그의 유랑이 아버지를 찾는다든가 사랑에 빠졌던 계연을 찾아 떠나는 데 있지 않음은 확실하다.죽을 고비를 넘긴 성기가 집을 떠나는 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역마살의 운명을 극복하려는 시도로 보아야 한다.

① ㉮       ② ㉯       ③ ㉰       ④ ㉱       ⑤ ㉲






[정답]
1.①   2.④   3.④   4.③   5.⑤


[해설]

현대 산문(소설), 김동리 ‘역마’

 인간과 운명의 갈등을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은 태어나면서부터 운명적으로 역마살(驛馬煞)을 지닌 성기가 그 역마살을 풀어 보려 하지만 결국 자신의 운명에 순응하여 길을 떠나는 것으로 종결된다.


1.
[출제 의도] 서술상 특징 파악

 계연의 시뻘겋게 상기된 얼굴이나 성기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는 모습, 버드나무에 몸을 기댄 채 불꽃이 활활 타오르는 성기의 두 눈에 대한 묘사를 통하여 계연과 성기가 헤어지는 상황의 심리 상태를 제시하고 있다.

[오답 피하기]

 사건의 전개를 서술자가 세부적으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간결하게 요약하고 있다는 설명은 적절하지 않으며, 치밀한 배경 묘사도 ㉠에는 나타나 있지 않다. 또한 인물의 내면 심리를 분석하고 있지도 않다.


2. [출제 의도] 구성 요소의 기능 파악

 계연과 헤어진 후 앓아 누웠던 성기는 기운을 다시 회복한 후, 엿판을 맞춰 달라고 요구한다. 죽음과 유랑의 길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할 상황에서 자신의 운명에 순응하여 유랑의 삶을 선택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은 성기가 내적 갈등을 해소하고 유랑의 삶을 선택하였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오답 피하기]

 ② 새로운 인물의 등장과 관련한 단서를 찾을 수 없으며, 이후에도 새로운 인물은 등장하지 않는다.


3. [출제 의도] 다른 상황에의 적용

 ⓓ를 시나리오로 각색하는 경우라면 표정 연기로 처리를 하여야 한다. 새로운 결심을 한 듯 입술을 지그시 깨무는 모습을 대사로 처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오답 피하기]

 ⓐ와 ⓑ, ⓒ는 ‘옥화’의 대사로, ⓔ는 ‘성기’의 대사로 바꿔 각색할 수 있다.


4. [출제 의도] 장면의 추리

 계연은 성기와 헤어질 때 기적과도 같은 명령을 기대하였다. 하지만 성기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우두커니 지켜보고만 있다. 즉, 붙잡아 주었으면 하는 계연의 마음은 아랑곳없이 성기는 계연을 가지 말라고 붙잡지 않는다. 따라서, 성기가 계연을 가지 말라고 붙잡는 장면은 상상할 수 없다.

[오답 피하기]

 ①은 체 장수 영감이 옥화에게 계연을 맡긴 것, ②는 성기가 앓아 누워 있는 것, ④는 ‘팔다 남은 이야기 책 몇 권’이라는 말, ⑤는 엿판을 메고 떠나는 마지막 부분을 통해 상상할 수 있는 장면이다.


5. [출제 의도] 감상의 적절성 평가

 운명적으로 타고난 성기의 역마살을 풀어 보려고 옥화는 갖은 노력을 한다. 절에도 보내고 계연과 결혼시켜 정착시키려 하지만 허사가 된다. 결국 병을 앓고 난 후 성기는 자신의 운명에 순응하여 엿판을 메고 길을 떠난다. 따라서 독서 노트에 제시된 ㉲는 적절한 감상이라 할 수 없다.



[
2002학년도 11월 고2 전국연합학력평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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