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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에 다녀왔네요. 북한산성 근처라고 해야할까요.
중성문 찍고 왔습니다.

가기 전에는 진눈개비가 내리더니만
산에 가보니, 거기엔 눈이 왔더군요.

도시에 내리면 진눈개비, 산에 내리면 눈, 이렇게 되기라도 하는 걸까요? ^^
눈이 많이 온 건 아닌데, 살포시 내린 눈들을 보니
배가 고픈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그 눈이 '먹을 거리'로 보이데요.

밀가루 같기도 하고, 설탕가루 같기도 하고, 쌀가루 같기도 하고.
살짝 눈을 맞은 바위들이, 어느새 떡으로도 빵으로도 칼국수 반죽으로도 보이고
그랬답니다. ^^

내려오면서 사진을 좀 찍었네요. 헌데 어두워서 제가 느낀 그 '맛있는 산' 분위기가 잘 안나오지만...
그냥 기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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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가루 곱게 뿌린 넙적한 빵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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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가루 묻은 두툼한 쑥떡처럼 보였는데, 사진에는 그 질감 색감이 잘 안나왔어요.
제가 워낙 쑥떡을 좋아해서는, 군침 가득이었죠.
(쑥도 아주 좋아해요. 아무래도 사람이 덜 돼서 그런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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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묻은 둥글둥글한 떡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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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입자가 하도 고와서.....백설기에 칼집 낸 거라고 봐야 할라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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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넙적한 모양새가, 반죽을 기다리고 있는 밀가루 반죽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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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데 이게 웬일.....현수막들이 여기저기 막 붙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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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보니, 북한동 주민들을 이주시키려나 보더군요.
산자락에서 장사하는 분들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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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에도 왔던 곳인데. 어느새 이런 일이 진행되고 있어 잠시 혼란스러웠죠.
지금도 잘 모르겠어요. 뭐가 맞는 건지.
소박하게 이곳에서 장사하는 분들 이주시키는 게 정말 환경에 도움이 되는 일인 건지.
산 바로 옆 은평 뉴타운이 망치는 환경에 비하면, 암 것도 아닌 것도 같고.

조금은 혼란스러웠지만....
올라가면서 미끄러질까 자이젠을 샀는데...준비없이 간 저한테야
작은 상점이 있어 좋았거든요....

오늘도 내려오는 길에는 해물파전에 서울 막걸리를 몇 잔 먹었는데...
산 타고 내려와서, 짧게 한 잔 걸쳐주는 맛을 제가 또 워낙 좋아하는지라..
상점 수가 그리 많은 것 같지도 않은데, 그들을 이주시키는 게 정말 맞는지
여전히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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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몇잔 걸치고 내려오면서 찰칵!
옷차림새만 보면, 히말라야에 온 줄 알겠어요. ^^
제가 워낙 추위를 많이 타서, 두툼한 모자를 쓴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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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성문 아주 가까이에 '노적사'라는 절이 있어서 잠시 들렀죠.
대웅전에 들어가서 간단히 절도 하구요.

추운 날 산 자락에서 마시는 뜨슷한 자판기 커피맛도 일품인지라
한잔 뽑아먹으려는데, 글쎄 자판기에 컵이 없네요.
슬쩍 종무실에 들어가 컵 이야기를 하니,
자판기에 컵도 넣어주시고, 커피 두 잔을 그냥 내어 주시네요.

공짜라기 보다는, 그 따뜻한 마음에
갑자기 마음이 팍 따슷해 지더군요.

고마운 마음에, 그냥 주신 커피 다 마시고,
내 돈 내고 한 잔 더 마셨습니다.
절에서 공짜 커피 마시자니, 영 맘에 걸리더라구요...^^

이상, 맛있는 산 산행기 끄읕~~~~
북한산에는 아직도 갈 곳이 넘치고 넘칩니다...
절도 많고 바위도 많고.....
가까운 곳에 산이 있어서...
행복하네요....

 

눈 찔끔 오는 평일 오후...사람도 없고...

조용한 산에서 보낸 몇 시간...

오늘이야말로 백수만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제대로 만끽한 것 같네요...  


*^^*

 

그나저나, 내일은 간만에 촛불 지피러 갑니다....

언론악법 상정을 막기 위한...여의도 촛불 문화제...

 

이 추운날, 그것도 백수를...집에 가만히 두지 않는

이놈 세상.....

백수가 때를 잘못 만나, 여러모로 백수의 특권을 누리는 데 힘이 들고 있지요.

내가 뭐 이럴 줄 알고 백수됐나요....

하긴 MB가 대통령 된 해에 백수 자청했을 땐 이런 정도 예상했어야 하는 건데

제가 그런 안목은 모자라갔곤... ㅜㅡ

 

어차피 백수 아니어도 갔을 곳...백수인 제가 안갈 순 없는 거죠 뭐...

세상 탓하기 보담, 세상을 바꾸보려고 조금이라도 움직여보는 게 

백수 건강엔 훨씬 이로운 것 같습니다.....  

다 떠나서, 몸 운동이라도 되는 거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