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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병 바로알기

직업병 바로알기 / 망간 중독

작성자atom|작성시간06.11.23|조회수698 목록 댓글 0
직업병 바로알기 / 망간 중독
장기간 망간 노출 파킨슨증후군 유발
2003년 06월  

망간에 장기간 노출되면 파킨슨증후군이 발생하게 된다. 망간이란 금속은 매우 생소하게 들리지만 마모에 강한 특성 때문에 최근에 사용하는 대부분의 금속제품에 들어 있을 정도도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자기공명촬영에서 나타난 망간 노출자의
고신호강도 소견

손을 지속적으로 떨고 얼굴이 무표정하며 중심을 잡지 못하고 보행을 잘 하지 못하는 노인을 간혹 보게 된다. 이러한 증상을 파킨슨증후군이라고 하는데 뇌의 한 가운데에 있는 기저핵 부위의 신경이 손상되어 생기는 병이다. 아직 그 원인이 무엇인지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 다른 원인에 의해 기저핵 부위의 손상이 생겨 발생한 파킨슨증후군은 이차성 파킨슨병이라고 하고 다른 원인이 없이 신경이 손상된 경우를 원발성 파킨슨병 또는 파킨슨병이라고 한다.
망간에 장기간 노출되면 이와 같은 파킨슨증후군이 발생하게 된다. 망간이란 금속은 매우 생소하게 들리지만 마모에 강한 특성 때문에 최근에 사용하는 대부분의 금속제품에 들어 있을 정도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망간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광산에서 채광해야 하고 원광에서 망간을 제련하고 제련된 망간은 철강제조나 합금제조에 투여한다. 이러한 공정에 관여하는 근로자들은 필연적으로 망간에 노출된다. 용접작업에 사용되는 용접봉에도 망간을 섞기 때문에 용접작업자들도 망간에 노출될 수 있으며 망간 건전지 제조과정의 근로자들도 노출될 수 있다. 또한 외국에서는 과거에 가솔린에 노킹방지제로 첨가하던 납 대신에 망간이 포함된 물질을 가솔린 첨가제로 사용하고 있어 환경오염에 의한 망간에 노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환경오염에 의한 망간노출은 저농도, 장기노출인데 이로 인한 건강장해에 대한 연구에 매우 관심이 높다.
망간에 노출되면 급성 고농도 노출과 만성적인 노출에 의한 건강장해가 나타날 수 있다. 급성 고농도에 노출되면 기분이 들떠 있는 것과 같은 감정상태를 보여주는 들뜸병(조증)의 정신병의 양상을 보인다. 그러나 오늘날 고노출에 의한 급성 중독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망간에 만성적으로 노출되어 망간이 뇌기저핵에 축적되어 신경세포를 파괴하면 감정 장애와 신경근육의 불안정성에 의한 소견이 나타난다. 손 떨림, 가면형 얼굴, 운동근육의 긴장력 증가에 따른 운동근육의 부조화와 같은 파킨슨증후군의 소견이 나타난다.

망간중독에 의한 파킨슨병 젊은층도 발병

파킨슨병에 의한 파킨슨증후군은 일반적으로 고령의 노인에게 나타나지만 망간중독에 의한 파킨슨병은 망간노출이 충분하다면 젊은 연령의 근로자들에게도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 충북 영동에서 망간철을 분쇄하는 작업을 하던 근로자 20여 명 중 6명에서 심한 망간중독이 발생했다. 1차 제련한 순도 99%의 망간석을 상업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작은 크기로 분쇄하는 작업과정에서 높은 농도의 망간분진에 노출되어 망간중독이 발생했다.
1996년부터 1997년에는 조선업체와 건설업 용접근로자에게서 망간중독과 망간중독이 의심되는 소견이 다수의 근로자에서 발생했다. 이제까지 망간 노출은 망간제련, 분쇄 가공이나 제강에 종사하는 근로자들만이 높은 농도의 망간에 노출되는 것으로 생각됐다. 이들 중 일부에서 실시된 뇌자기공명영상 검사에서 뇌기저핵 부위의 고신호 강도가 보여 망간중독의 가능성을 더 크게 했다. 뇌기저핵 부위는 단단한 골조직이 아니고 연조직의 뇌실질로 자기공명영상에서 어둡게 보여야 하나 망간이 흡수되어 금속이 축적되어 있어 신호가 증가해 밝은 영상 소견을 보였던 것이다. 특히 몇 명의 근로자는 파킨슨증후군의 소견을 보였다. 따라서 자기공명영상에서 고신호 강도가 있고 전형적인 파킨슨증후군의 소견을 보인 두 명의 근로자에 대해서는 망간중독으로 인정됐다.
1998년 초부터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서는 용접 및 제련작업자 800여명에 대해 광범위 역학조사를 실시한 결과, 148개의 공기 시료 중 70%가 용접흄에 대한 노출기준을 초과했고 40% 정도가 망간의 노출기준을 초과하고 있었다. 특히 용접작업자의 망간 노출이 높았고 철골구조물을 용접하는 근로자에서 노출수준이 높았다. 혈액 및 요중의 망간농도도 일반 인구집단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혈액 및 요중 망간농도는 공기 중 망간농도와 비례해 증가하는 것은 아니므로 개개인의 노출정도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집단적인 비교에서는 망간에 노출되는 사람에게서 높게 나타나므로 제한적인 노출증거로 사용할 수 있었다. 약 120여명에 대해 자기공명영상을 실시한 결과 망간 고노출 근로자 76명 중 약 50%에서 고신호강도 소견이 관찰됐고, 특히 용접작업자에서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다행히 이들에게 파킨슨 증후군의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용접공에게 발생한 파킨슨증후군

【사례1】 41세의 G씨는 1995년 가을부터 우측 다리가 떨리는 증세가 나타났고 3개월 후에는 우측 손 떨림 증상이 나타났다. 1996년 10월경부터는 주위 사람들로부터 행동이 굼떠 보인다는 얘기를 듣기 시작했다. 손 떨림, 근육 강직, 운동 기능의 저하 등 전형적인 파킨슨 증후군의 소견이 나타났다. 뇌 자기공명영상에서는 뇌기저핵에 고신호강도가 나타났다.


제강작업

G씨는 10여 년간 용접작업을 했는데 작업환경측정 결과 공기 중 망간 농도가 노출기준을 초과하고 있었다. 혈액과 요중의 망간도 일반인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G씨는 망간에 노출되는 업무에 종사하면서 망간에 고노출 됐고, 자기공명영상에서도 망간 과폭로가 확인됐으며, 망간 중독에서 나타날 수 있는 소견이 있으므로 망간중독으로 인정됐다.
G씨는 망간에 노출되었고 망간중독에서 나타날 수 있는 소견이 나타나서 망간중독으로 진단됐지만 과거의 망간중독 환자 O씨와는 약간 다른 임상 증상을 보였다. O씨는 손 떨림은 덜하고 근육 약화가 심하고 뒷걸음을 하지 못했다. 따라서 G씨와 O씨의 차이점을 파악하기 위해 특수검사인 양전자방출단층촬영(동위원소를 이용한 CT검사로써 원발성 파킨슨병이 있는 사람에게는 양성반응을 보이는 검사)을 시행했다.
검사 결과 G씨는 양성반응을 보인 반면 O씨는 정상인과 같은 소견을 보였다. G씨와 O씨가 모두 파킨슨 증후군의 소견을 보이지만 검사 결과에서는 G씨는 파킨슨병과 같은 소견을 보인 반면 O씨는 정상인과 같은 소견을 보인 것이다. 즉 G씨나 O씨 모두 파킨슨 증후군의 소견을 보이지만 그 원인과 기전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 또한 G씨에서 자기공명영상에서 나타났던 고신호 강도는 약 6개월 후에 없어져 이것은 망간중독의 소견이 아니라 노출을 나타내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G씨는 망간에 고노출되고 망간중독에서 나타나는 파킨슨 증후군의 소견이 나타났지만 동시에 원발성 파킨슨병도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G씨의 소견을 망간중독이 아니라 원발성 파킨슨병이라고 판단하기에는 G씨의 질병이 일반적인 파킨슨병이 나타나는 연령보다는 너무 어렸다. 따라서 망간 노출로 인해 파킨슨병이 유발되거나 촉진되었을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사례2】 48세의 O씨는 1998년부터 왼손의 손 떨림, 구음장애, 왼쪽 상지의 근력 저하 등의 소견이 나타났다. 주위 사람들로부터 걸으면서 팔을 흔들지 않는다든지, 작업복 갈아입는 동작이 느리다는 등의 이야기를 듣게 됐다. 이후에는 왼손의 떨림, 발음의 장애, 왼쪽 상지의 근력 둔화 등이 나타나 서서히 진행됐다. 몇 달 후 한의원에서 ‘중풍’으로 진단받고 한 달간 치료를 받았으나 증상의 변화는 없었다. 자기공명영상에서는 뇌 기저핵 부위에 고신호강도 소견이 나타났다. 신경과의 정밀진단결과 근육 강직, 운동 완만, 손 떨림 등 전형적인 파킨슨 증후군의 소견은 보이나 망간중독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걸음걸이, 근육긴장이상, 뒷걸음질하기 어려운 상태 등은 관찰되지 않았다. O씨는 10년간 하루 9시간 이상 용접작업을 했는데 O씨가 근무하던 부서의 망간농도는 노출기준을 초과했고 혈중 망간은 일반인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O씨는 직업력, 작업환경농도, 자기공명영상 상의 망간 침착 소견 등을 볼 때 망간에 폭로된 것이 인정되고, 파킨슨증후군의 신경학적 증상을 보였다. 그러나 신경학적 진찰에서 망간중독보다는 원발성 파킨슨병의 소견을 보이고, 단일광자방출단층촬영에서 원발성 파킨슨병에 합당한 소견이 나타나 원발성 파킨슨병의 가능성이 높아 망간중독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O씨를 비롯한 3명은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법적으로는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받았다.

【사례3】 48세의 J씨는 13년간 용접작업자로 일해 왔는데 1996년부터 성격의 변화와 손 떨림 증상이 나타났다. 1998년부터는 손 떨림이 심해지고 손을 꽉 쥐면 마비증상이 나타났고 2000년에는 근육긴장이상으로 진단받았다. 근육긴장이상은 근육의 지속적이고 불수의적인 수축이 일어나는 질병으로 대부분은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이지만 2차적으로 나타나는 경우에는 뇌의 기질적 이상이나 망간중독에 의한다.
신경전도속도나 근전도검사는 정상이었으나 자기공명영상에서는 전반적으로 뇌가 위축되어 있었고 담창구에서 고신호강도가 관찰됐다. J씨는 특수건강진단에서 당뇨와 고혈압의 소견이 있었고 알코올성 간질환의 소견을 보였으나 다른 질환은 없었다. 흡연, 음주를 했으나 간 질환으로 인해 음주량을 줄였다. 간 질환이 있는 경우 망간 배설을 방해해 뇌에 망간축적을 촉진, 쉽게 망간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J씨는 조선업에서 용접작업을 하였는데 선실 블록을 제작하는 조립반에서 용접작업을 했다. 이 사업장에 대한 작업환경측정에서는 측정건수의 반수 이상에서 노출기준을 초과했다. 망간 노출기준도 11%가 초과했으며 J씨의 혈중 망간과 요중 망간은 일반인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J씨의 근육긴장이상은 망간중독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인정됐다.


<망간중독의 신경학적 특징>

용접공에서 망간중독이 발생해 역학조사를 하면서 여러 가지 현대적인 검사를 통해 이전에 알지 못했던 여러 가지 사실을 알게 됐다. 과거에는 망간중독과 파킨슨병의 소견이 일치하므로 파킨슨증후군이 나타나면 망간중독으로 생각했다. 외국의 망간중독의 수십 년 전에 나타난 것으로 신경학적 검사 이외 현대적인 영상촬영술을 이용하지는 못했다. 십 수 년 전부터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자기공명영상에서 고신호강도가 보이면 망간중독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양전자방출단층촬영, 단일광자방출단층촬영에 의해 망간중독과 파킨슨병은 나타나는 소견은 유사하지만 서로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신경학적 검사 소견도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망간중독에서는 원발성 파킨슨병에 비해 손 떨림이 심하지 않다. 또한 걸을 때 뒤꿈치를 들고 발가락만으로 걷는 걸음걸이가 닭의 걸음걸이와 유사해 지칭하는 ‘닭 걸음’ 소견과 뒷걸음질이 매우 서툴러 쉽게 넘어지는 현상과 자세 불안정과 근육긴장이상 등이 특징적이다. 이러한 소견은 망간중독 환자 모두에게서 항상 관찰되는 것은 아니지만 원발성 파킨슨병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소견이기 때문이다. 양전자방출단층촬영과 단일광자방출단층촬영에서는 망간중독과 파킨슨병이 서로 다른 부위에서 나타나는 것임을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고농도 망간 노출자에게 많이 나타나는 자기공명영상의 고신호 강도는 망간노출을 중단하면 사라지는 것도 확인됐다.

강성규 소장/한국산업안전공단 직업병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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