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 승천은 성모 몽소승천
성모님은 영혼만 아니라 그 육신도 부패 없이 하늘로 올라가셨습니다. 이것에 대한 의문을 가지는 사람도 많습니다. 사람이 죽으면 일단 땅속에 묻히고 썩게 마련입니다. 그 다음 부활과 승천이 따릅니다. 그런데 어떻게 마리아의 육신은 썩지 않고 하늘로 올라갈 수 있는지? 도대체 인간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인간적으로 생각해 봅니다. 사실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난다는 거 자체가 이해가 되는 것입니까? 이것이 가능하다면 오로지 하느님께서 하시기 때문입니다. 죽은 이를 살려 낼 수 있는 분이시라면, 죽은 이의 육신을 썩지 않게 할 수 있음은 또한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내게도 그런 능력이 있다면 누구보다 우선 내 어머니에게만큼은 그렇게 하는 것이 지극히 인간적인 생각이 아니겠습니까?
마리아의 부활 ﹘ 승천과는 분명 다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이시기에 스스로 부활 승천하셨습니다. 그러나 인간 마리아의 부활 승천은 스스로가 아닌 그분에 의해 올림을 받았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성모 승천을 몽소승천(蒙召昇天 )이라고 했습니다. ‘몽(蒙)’은 능동형을 수동형으로 나타내는 한자로써 ‘부름’을 뜻하는 ‘소(召)’앞에 붙어 ‘불리어졌음’을 피력한 것입니다. 즉 ‘몽소승천(蒙召昇天)’은 마리아가 아닌 하느님의 권능과 은총을 품고 있는 말입니다.
성모 승천을 설명하면서 마리아는 ‘예수님의 어머니’라는 인간적인 면을 말했지만, 사실 이 육적인 이유만으로 마리아가 그런 영광을 받은 것은 아닙니다. 오늘 복음은 세상 모든 사람 가운데서 가장 복된 사람으로 마리아를 소개하는데, 그 아들은 살아있는 어미 앞에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습니다. 그렇다면 어찌 마리아를 두고 ‘세상에서 복된 어미’라 할 수 있겠습니까? 세상에서 입신출세한 아들의 어미가 정말 행복한 어미란 말입니까? 인간적인 면에서 생각할 때는 과연 그렇습니다. 그러나 진짜로 복된 어미란. ‘하느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어미’임을 예수님은 자신의 어머니 면전에서 분명히 천명하셨습니다.(루카11,28 참조) 그리고 하느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지켜낼 수 있었음을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말씀은 꼭 이루어진다는 믿음’이 마리아의 신앙이었고 과연 ‘성모 몽소승천(聖母昇天)’의 복은 하느님 말씀을 믿고 실행했던 마리아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약속이었던 것입니다.
육식의 부패 없는 마리아의 부활 승천은 개신교가 생기기 훨씬 전, 4~5세기부터 갑론을박되어 왔지만, 1950년에야 비로소 교황 비오 12세께서 믿을 교리로 선포하셨는데, 이는 성모 승천이 ‘어느 날 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정통 신앙의 틀 안에서 오랫동안 숙고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이시면서 사람이 되신 예수님의 부활 승천을 인간이기에 있어 죽음은 마지막이 아님에 대한 계시지만, 하느님이 아닌 성모님의 부활 승천은 모든 사람의 부활과 승천을 확인시켜주는 사건이며 그래서 마리아의 신안은 하느님을 향한 전 교회 신앙인 것입니다.
오늘 8월 15일, 일본 식민지 생활에서의 해방을 넘어 원죄조차 없으셨던 성모님을 본받아 우리의 일상 죄에서의 해방을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노광수 그레고리오 신부 ❘ 교구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