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들이 돌아오길 기다리다 하느님도 우시고 예언자도 울고
부르심을 받고 예레미야가 첫 번째 환시에서 본 것은 ‘편도나무 가지’의 ‘북쪽에서부터 기울어진 끓는 냄비’였습니다.(1,1116) 편도나무는 이른 봄 가장 먼저 꽃망울을 터뜨리는 꽃이고 기울어진 끓는 냄비는 곧 쏟아질 판국을 의미하니, 곧 북쪽 적군들(바빌론)에 의해 닥칠 재앙을 가리키는 환시였지요. 그러나 분면 아직까지는 심판을 되돌릴 기회가 있었습니다. 편도나무(히브리어‘사켓’)는 ‘(보호하려고)지켜보다’라는 뜻의 동사 ‘사캇’(시편 127,1참조)을 연상시키는 일종의 언어유희로서, ‘다인 백성이 죄로부터 돌아서길 기대하며 지켜보고 계시는’ 하느님의 마음을 시사합니다. 또 하느님께서 물레를 돌리며 진흙을 빚었다. 뭉개질 반복하는 옹기장이의 모습을 예레미야에게 보여주시면서 당신 백성이 부디 충실했던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주길 바라시는 마음을, 백성이 죄악에서 돌아선다면 재앙을 즉시 거두시겠다는 의지를 말씀하시기도 했지요.(18,7-11:36,참조)예레미야는 이렇듯 하느님께서 인내하고 계신다는 것을, 백성에게는 아직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사람들의 온갖 비웃음과 놀림 속에 깊이 상처받고 탄식하면서도 그들을 포기하지 않았던 게지요.
“배반한 이스라엘아, 돌아오너라. 나는 자애로우니 진노하지 않겠다.”(3,12-15.22:4,1-2)하시는 하느님의 호소에 이스라엘 백성은 그러겠다고 응답하지만 말뿐이었습니다. (3,22ㄴ-25)그 어떤 회유의 호소에도 꿈쩍도 하지 않고 스스로 멸망으로 치닫는 백성을 지켜보시는 하느님의 마음을 예레미야는 그분의 ‘눈물’로 표현합니다. “내눈에서 눈물이 흘러 밤낮으로 그치지 않는다. 처녀 딸 내 백성이 몹시 얻어맞아 너무도 참훅한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14,17) 어리석고 완고한 백성을 차마 버리지 못하시는 하느님의 본마음을 알기에(9,1) 예레미야 역시 그분과 함께 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 내 머리가 물이라면 내 눈이 눈물의 샘이라면 살해된 내 딸 내 백성을 생각하며 밤낮으로 울 수 있으련만!”(8,22-23) 죄와 불신으로 멀어진 이들에 대한 아버지 하느님의 마음은 언제나 ‘연민’임을 알게 되는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