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절 위기 놓인 '테우리史' 보전 대책 시급 | ||||||||||||||||||||||||||||||||||||||||
| 제주의 마을공동목장사 - 14.테우리 생활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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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업 떠나며 말 모는 소리도 함께 상실 위기 맞아 "어허 어으 어로로로로 어으~" 제주의 바람을 닮은 할아버지의 노랫소리에 어디선가 풀을 뜯던 말들이 일제히 모여드는 광경은 앞으로 역사 속, 기억 속에서만 만날 수 있는 제주의 풍습이 됐다. '마지막 말테우리'로 불리며 조명 받아온 최고령 말테우리 고태오 할아버지가 말테우리 생업을 떠나면서다. # 경제성 밀리며 사라져간 말테우리 '테우리'는 마을공동목장에서 소나 말을 돌보는 사람을 일컫는 제주어다. 봄부터 초겨울까지, 목장에 말이나 소를 풀어놓는 기간 목장안 관리사에 거주하며 마소를 돌보는 테우리가 예전에는 마을마다 있었다. 보통 사람들이 다루기 어려운 말을 대신 관리해주고 일정한 수입을 얻는가 하면 농번기에는 자신의 말을 이용해 밭 볼리기·연자매 돌리기 등 농사일을 돕거나 운반일을 하며 부가수입을 올렸다. 좋은 목초지를 찾아 풀을 먹이고 설사하는 말은 없는지, 또 발정기에 들어서거나 새끼를 밴 말은 없는지 일일이 살핀 후 수의사에게 알리는 역할도 맡았다. 궂은 날씨에도 아랑곳 않고 산으로 올라가 말 돌보기를 멈추지 않았다. 특히 이들은 농삿일에도 필수였다. 밭에 뿌린 씨앗들이 잘 뿌리 내릴 수 있도록 밭을 고르게 밟아주는 '밭 볼리기' 때는 수십 마리의 말들을 이끌고 다니며 밭을 밟아 흙이 날리지 않도록 했다. 소만 이용했던 타 지역과는 다른 제주만의 고유한 풍속이다. 하지만 '기계'의 등장과 함께 말테우리들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갔다. 경운기를 시작으로 트럭과 트랙터 등 농사용 기계 앞에 말과 말테우리들은 경제성에서 밀려났다. 보리나 조 대신 당근 등 밭볼리기가 필요없는 작물로 바뀐 점도 말테우리들의 수입에 영향을 미쳤다. 결국 다른 일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결국 말테우리는 제주에서 거의 보이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 보전 중점 '맥 잇기' 시급 고태오 할아버지(87·제주시 구좌읍 하도리)는 4대째, 300년 가까이 이어오는 제주 말테우리 역사의 산 증인이다. 어려서부터 말 장사를 하던 할아버지와 아버지 슬하에서 자라 70년 넘게 말과 함께 살아오며 지금까지 말테우리의 맥을 이어왔다. 제주지역 목장을 취재하면서 50~60대 테우리들을 만날 수 있었지만 고 할아버지 만큼 연륜을 갖춘 말테우리는 찾아보기 어려운게 사실이다. 특히 동작이 빠르고 너른 들판에서 자유롭게 달리려는 습성이 강한 말을 다루는 말테우리는 제주 목축사에서 더욱 귀한 존재가 됐다. 하지만 팔순을 훌쩍 넘긴 나이에 자식과 주변의 만류로 지난해부터 생업에서 물러나면서 더이상 구좌읍 너른 들판에서 그의 말 모는 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됐다. 한평생 말을 자식처럼 키우며 살아온 고 할아버지의 은퇴는 단순한 개인사가 아닌, 제주 목축사 보전 측면에서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잠녀문화의 경우 해녀노래가 1989년 제주도지정 중요무형문화재 1호로 지정되고, 관련 조례도 2009년 제정됐다. 구술자료 정리, 해녀박물관 건립,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 등재 추진 등 다방면에 걸친 '문화재화'와 전승·보전 작업이 늦게나마 시작되고 있는 반면 '테우리'에 대해서는 아직 걸음마조차 떼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말 모는 소리만 해도 말을 한곳에 모으는 소리와 목장지 몰고 가는 소리, 밭볼리는 소리 등 유형별로 나뉘어 있지만 이에 대한 연구와 채록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예전에는 경험많은 테우리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었지만 고령의 테우리들이 하나 둘 세상을 떠나면서 맥이 끊길 위기에 놓여 있다. 물론 잠녀와 테우리는 절대적인 숫자나 앞으로의 전승 가능성에서 차이가 큰 것이 사실이다. 잠녀의 경우 공동체적 문화를 기반으로 전승·발전·보전을 꾀하고 있다면 테우리는 사실상 전승이 어려운 만큼 '보전'에 중점을 둔 연구와 생활사박물관 건립 등이 시급하다. 김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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