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한기에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오고가던 고은리 길이지만 오늘 따라 그 길이 새삼 낮설게 느껴집니다. 기계음만 뇌리에 꽂힙니다. 풀 한 포기 길가의 나무 한 그루도 늘 하늘에 떠 있는 구름 한 조각조차 새롭게 보입니다. 멀리서 들려오는 새소리는 마치 내가 첫 나들이를 축하라도 해주는 듯 경쾌하게 들립니다.
그래서 지나간 추억은 회한의 화살이 되어 나의 가슴에 꽂힙니다. 따뜻하고 연한 추억이 많을 수록 이별의 칼날은 더욱 날카로워지는 법인가봅니다.
새벽같이 고은리로 올라와 오늘은 사과봉지를 씌읍니다. 씌울 때마다 조심하지 않으면 봉지의 철사에 엄지 손가락을 찔리기 일쑤입니다. 농사란 정성없이는 아무것도 해낼 수가 없습니다. 오늘도 이렇게 바쁘게 해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2026. 6. 8
춘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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