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19일, 제17회 직지 청원생명쌀배 전국족구대회 J1 여자부 결승전(UG 족구단 대 세종시 체육회)에서 상식 밖의 판정이 나왔다. 2세트, UG 족구단(이하 'UG')이 6:4로 앞서 있는 상황에서 UG 공격수 이도희가 넘긴 공이 다른 코트에서 굴러온 공과 충돌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도희가 넘긴 공은 세종시 체육회(이하 '세종시')의 한가해가 충분히 받아 공격으로 연결할 수 있었다. 사실 족구대회 특성상 이러한 일이 흔한 일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노 카운트'가 예상되었다. 하지만 주심은 UG의 득점을 선언했다.
이에 세종시의 주장 김예원은 즉시 항의를 했다. 세종시의 주장은 당연히 '노 카운트'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주심의 대답은 다소 황당했다. 아래는 경기 후 세종시에서 협회에 제출한 이의 신청서의 내용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이에 우리 팀 주장 김예원 선수가 항의하며 합의 심을 요청하였으나, 주심은 이를 거부하고 '장애물이나 날아가는 새에 공이 부딪히면 인플레이로 규정되어 있다.'는 답변만을 하였습니다. 이에 우리 팀에서는 해당 규정을 확인시켜 줄 것을 요청하며, 규정이 명시되어 있다면 판정에 승복하겠다고 했으나, 주심은 규정 확인을 거부하고 경기를 속행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족구 규칙 제4장 16조 16항에는 아래와 같이 규정되어 있다.
위 상황은 '기타 장애물이 코트 내로 유입되어 경기 중인 공에 닿거나'라는 규정에 의거 당연히 '노 카운트'로 판정되는 것이 맞았다. 이에 세종시에서는 협회에 해당 심판의 자격 정지 조치와 세종시 체육회 선수단에 대한 정중한 사과를 요청했다.
이의 신청서를 제출하고 약 5일 뒤, 대한민국 족구협회 심판 위원회에서는 아래와 같은 답변이 도착했다. 답변서의 내용을 확인할 수는 없었고, 세종시 선수단에서 대답해 준 내용에 대해서만 언급하겠다.
"결승전을 진행한 주심의 경기 진행 미숙과 규정에 대한 잘못된 해석으로 해당 팀의 경기 결과에 큰 상처를 드린 점에 머리 숙여 사과를 드리고, 심판에 대한 교육을 보다 철저히 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해당 주심에게는 26년도 J1리그 모든 경기에 심판 활동 배정 제외와 보수교육 1회 수료하도록 조치하겠습니다."
심판 위원회 입장에서는 서면상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사과를 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해당 주심에 대한 처벌을 보면 결국 해당 심판은 향후 J1리그 이외의 모든 경기의 심판 활동을 하는데 문제가 없고 보수교육 1회만 받으면 되는 것으로 정리되었다. 이 징계가 솜방망이 처벌인지 적정한 수준의 처벌인지에 대해 논하려는 것은 아니다. 나 역시 대회 당일 현장에 있지 않아서 세종시 선수단의 일방적인 의견만 듣고 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평가는 보류하겠다.
하지만 해당 심판은 아래와 같은 잘못을 하였다.
1. 규칙에 대해 정확한 숙지가 되어 있지 않았다.
세종시 선수들의 주장에 따르면 심판은 '장애물이나 날아가는 새에 공이 부딪히면 인플레이로 규정되어 있다.'라고 답변하였다고 한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 내가 잘못 알고 있는 사항이 있는가 싶어 나는 대한민국 족구협회 홈페이지에 있는 규칙을 찾아 정독하였다. 하지만 'ctrl+F'를 눌러가며 '날아가는', '새'등을 검색해 보았으나 전혀 검색이 되지 않았다. 물론 해당 심판이 '날아가는 새'를 예시로 들어 설명한 것인지 알 수는 없으나 이 상황과는 전혀 맞지 않는 예시를 들었다. 이는 규칙에 대해 전혀 숙지가 되어 있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2. 합의 심을 하지 않았다.
세종시 선수단은 합의 심을 요청했으나 해당 심판은 본인의 판단이 맞으니 이는 합의 심의 대상이 아니라는 답변을 내놓았다고 했다. 결국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판정을 내리는 바람에 본인은 징계를 피할 수 있는 명분조차 잃었다.
이 경우, 적어도 부심 및 라인심과 합의 후 판정을 내렸다면 그것이 설사 오심이었더라도 적합한 절차를 거쳤다는 부분에서 어느 정도의 면죄부(?)가 있었지만 당시 주심은 이를 회피하고 말았다. 동네에서 족구 규칙을 전혀 모르는 일반인들의 족구에서도 이러한 상황이라면 '노 카운트'라고 해서 다시 할 상황을 전국 대회, 그것도 여성부 최강의 자리를 겨루는 결승전에서 이러한 판정이 나왔기에 후속 여파가 컸다.
심판은 권위를 가져야 하고 선수들은 이를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판정 하나하나가 쌓여갈수록 권위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들이 받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심판들의 오심에 관한 이야기는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대회에 출전했었던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말 가관인 경우도 많다. 나 역시 많은 대회에 출전해 경기를 해보았지만 심판들의 황당한 판정과 그에 대한 답변에 기가 차는 일들도 많았다. 수많은 에피소드(?)들을 굳이 이 자리에서 다루지는 않겠다.
익명을 요구한 한 족구인은 이러한 이야기를 하였다.
"심판 교육할 때 '선수들에게 기싸움에서 밀리면 제대로 된 판정을 못 내리는 경우가 있으니 절대로 선수들과의 기싸움에서 지면 안 된다.'라고 교육합니다."
이에 대한 사실을 내가 직접 확인한 적은 없으나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이 '충분히 신빙성 있는 이야기다'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동안의 많은 경험들이 축적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 글을 쓰는 이유가 결코 특정 심판이나 다른 심판들을 비난하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 족구도 생활체육을 넘어 전문체육으로 향하여 가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심판들도 전문체육에 맞는 수준에 올라가야 한다. 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선수들만이 아니다.
'심판들이 보았던 수많은 경기 중 단 한 번의 오심을 가지고 왜 이렇게까지 이야기를 하느냐'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심판들에게는 이 오심이 '수많은 경기 중 단 한 번의 오심'이라고 할 수 있어도 경기를 뛰는 선수들에게는 '단 한 번뿐인 경기'이다. 그 '단 한 번뿐인 경기'가 오심으로 인해 뒤집힐 수 있다고 생각을 바꾼다면 '수많은 경기 중 단 한 번의 오심'이 얼마나 많은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깨달아야 한다.
과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리그 최종전에서 심판의 명백한 오심으로 한 시즌의 우승이 좌절된 적이 있었다. 당시 팀의 감독은 인터뷰에서 '명백한 오심으로 우승이 좌절되었는데 아쉽지 않은가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그것이 축구입니다. 오심도 결국 경기의 일부이기 때문에 아쉽지만 수긍합니다.'
이러한 유럽 축구의 선진 문화에는 '심판들은 오심을 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을 것이다.'라는 감독과 선수들의 10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쌓아온 심판에 굳건한 신뢰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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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충남 심판 이재진 작성시간 26.05.05 아닌걸 아니라고 말할수 있는 단체야만이 제대로된 단체가 아닐까요
정말 간단하고 단순한 규칙임에도 너무나 큰 사건화된것이 마음이 아프네요
심판활동할때가 생각나 마음이 너무나 안좋습니다 아무쪼록 모든게 정식이된 지금
더많은 것이 정식이 돼야 할때이기도하구요 -
작성자다시한번62 작성시간 26.05.05 많은 족구인들께서 되새길수 밖에 없는 대회에서의 유권해석으로 안타까움이 큼니다.
대회당일 경기종료 후 라도 잘못된 부분을 인정하고,해당 팀에 진심어린 사과를 했었다면 하는 마음이 우선입니다.
심판은 권위를 내세우기 위함이 아닌 게임의 조력자로써 모든심판이 대회에 배심을 하고 경기를 진행합니다.
많은 족구인들께서 지켜보시고 격려해주시면 지금보다 더 원활한 경기진행을 하는데 크나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되어 글 올렸으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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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천안청룡 작성시간 26.05.06 심판도 3D 직업입니다 알고는 있었지만 당시 상황에서 긴장한 탓에 그럴 수 도 있고 착각 할 수도 있습니다 모든 것은 철차대로 이의제기도 하시고 사과도 요구 하시고 징계도 하면 될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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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kamaon 작성시간 26.05.06 주위 족구 심판과 얘기해보면 대부분 상식적인 판단을 많이 합니다.
현재 문제는 애매한 규정과 더불어 심판의 개인 판단이 다른 부분이 여러 곳에서 존재합니다.
위의 상황에서 보듯이 심판이 말하는게 상식이라고 우기면 끝나는게 현실입니다.
위의 내용처럼 J1 리그조차 "적혀있는 규정"조차 지키지 않았지만 "경기관리자?"가 나와서도 수정되지 않았습니다.
대족에서는 이런 오심 사례에 대한 명확한 사례와 더불어 해당 문제 발생시 해결 절차를 알려야하고
이런 이의 신청에 대한 판단 중에 논란이 될만한 상황을 항상 숨길 것이 아니라 모두 오픈해야합니다.
심판이 이런 상황에서 이런 판단을 해서 징계가 되었다라는 것을 개인정보를 빼고 모두 오픈해야 오심이 줄겁니다.
위 이의신청결과에도 보면 "심판을 위한 해결책"만 존재하지 "선수를 위한 해결책"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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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천안청룡 작성시간 26.05.06 이의신청서에 해당 심판을 징계해달라고 하는건 정당합니다 다만 자격정지는 요청 할 수 없습니다 징계위원회나 스포츠공정위 소관으로 보여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