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부안 붉은 노을배 결승전 2세트, 쏘디엔레오파드가 전남체육회에 14:12로 앞선 상황, 김남호의 서브 리시브가 네트에 붙었다. 유대권의 토스에 이은 전휘진의 전매특허 높은 타점에서 발코 비껴 차기 공격이 '꽝'하는 바운드와 함께 아무도 없는 곳으로 날아갔다. 전휘진을 비롯해 유대권, 김남호, 김은준이 손을 높이 들어 올리며 크게 함성을 질렀다.
2024년 창단 이래, 2년 만에 이루어 낸 쏘디엔레오파드의 J1 첫 우승이었다.
그렇게 많은 우승을 차지했던 전휘진도 '너무 오랜만에 하는 우승이라'라고 하면서 말을 잇지 못하고 벅차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팀의 모회사인 (주)쏘디엔은 제약 관련 세일즈 아웃소싱을 주 비즈니스로 하는 회사로서 의약품 판매 대행, 의약품 기술영역 및 컨설팅 업을 영위하고 있는 중소기업이다.
팀의 단장인 이재범 대표이사는 본인이 족구 동호인으로 활동하면서 족구 선수들이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워 실업팀을 표방한 족구 실업 구단을 만들어야 하겠다는 생각에 '쏘디엔레오파드 족구단'을 창단하게 되었다.
물론 처음부터 정상급 기량의 선수들을 좋은 조건으로 영입해 단숨에 최강의 팀으로 만드는 방법도 있었으나 정말로 직장이 필요하고 족구를 계속하기를 원하는 선수들을 우선적으로 영입해 이 선수들을 성장시켜 정상급 팀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팀을 창단했다. 그래서 전휘진, 전유현 정도를 제외하고는 동호인들에게 이름이 잘 알려진 선수들이 적다.
그러다 보니 2026시즌이 시작되기 전, 이들에 대한 평가는 '잘 해봐야 다크호스 정도'였다. 지난 시즌 '대한민국 족구 협회장기'에서 준우승을 거두는 등 준수한 성적을 거두기는 했으나 정상에 오를만한 전력은 아니었다는 평가였던 것이다.
'왕의 귀환' 전휘진과 세터 유대권의 성장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
이미 살아있는 전설 전휘진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수식어가 필요 없다. 하지만 지난 시즌까지 그에 대한 평가는 '확실히 예전만 못하다'라는 것이었다. 과거 출전하는 대회마다 대부분 우승을 차지하는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새롭게 둥지를 튼 팀에서는 예전의 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그의 공백 기간 동안 박서후, 정석희, 박높음 등 신예 공격수들의 성장은 더 이상 그의 정상 등극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나 전휘진은 다시 돌아왔다. 예전의 그 모습으로 말이다. 총알처럼 나가는 안축 밀어 차기, 높은 타점에서 만들어내는 문어발 비껴 차기 공격이 살아나며 우리가 기억했던 그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야말로 '왕의 귀환'이라는 말이 어울려 보인다. 전휘진의 왕의 귀환의 일등 공신(?)은 바로 세터 유대권이다. 지난 시즌 보다 더욱 안정적이고 정교한 볼 터치가 눈에 보일 정도로 큰 성장을 이루었다. 비단 세팅 능력만이 아닌 더욱 넓어진 수비 범위까지 더해 전휘진과 지키는 전위 수비가 지난 시즌보다 훨씬 탄탄해졌다. 이렇게 탄탄해진 전위 수비는 김남호, 김은준, 김재호의 전방 수비 부담을 줄여주며 후위 라인까지 더욱 강력해지게 하는 시너지 효과를 보여준다. 게다가 전유현이 번갈아 공격수로 출전해 전휘진과는 다른 공격 패턴을 보여주며 상대 수비수들을 더욱 애먹이고 있다.
이러한 전력 상승은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즌 첫 대회였던 '부안 붉은 노을배' 우승, '청원생명쌀배' 우승 그리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코리아리그'에서도 3연승을 거두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특히 코리아리그에서는 영월동강배에서 패배를 안겼던 UG 족구단에 3:0 완승을 거두고 설욕에 성공하며 그 기세가 엄청나다. 올 시즌 그 누구도 쏘디엔레오파드가 이런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들의 돌풍은 남자부에서만 그치지 않고 있다. 올 시즌 J1 여자부의 가장 핫한 팀도 바로 쏘디엔레오파드다.
지난 시즌, 여자 일반부의 투윈스포츠 선수들이 모기업의 지원을 받으며 팀명을 바꿔 J1에 입성했다. 일반부에서 항상 정상권의 성적을 유지하기는 했으나 J1에서도 그러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던 이들은 없었다. 이정훈 감독 역시 '일단 대회에서 1승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영월동강배에서 UG 족구단을 꺾는 대 이변을 일으키며 깜짝 준우승을 차지했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코리아리그에서도 2연승을 거두며 UG 족구단과 함께 리그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막내 주장 조사랑의 리더십
이들 돌풍의 선봉에는 당연히 공격수 조사랑이 있다. 실제 만나 본 그녀는 유니폼을 입지 않았다면 거리에서 평범하게 볼 수 있는 가녀린 체형의 한 여자였다. 대화를 나누어 보아도 내성적이고 수줍음이 많다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코트 위에서는 평소의 모습을 도무지 찾아볼 수가 없다. 그 가녀린 체구에서 찼다고 믿어지지 않는 레이저 빔 같은 안축 밀어차기 공격, 2004년생이라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게 발등, 발코, 발날 페인트 공격을 섞어가며 상대를 교란시키는 침착한 경기 운영 능력, 머지않아 J1 여자부 최고의 공격수 중 손에 꼽히는 공격수가 될 확률이 높다. 아니 어쩌면 이미 그런 공격수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조사랑의 능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팀에서 가장 어린 나이이지만 이정훈 감독은 주장 완장을 조사랑에게 맡겼다. 단순히 족구 경력이 팀원들 중 가장 길어서만은 아니었다. 조용하고 차분하지만 흡인력 있는 리더십을 갖추고 있음을 보았고, 무엇보다 대체 불가한 실력을 갖추었기에 동료 선수들도 족구를 할 때만큼은 나이 어린 주장을 군말 없이 따른다. 물론 조사랑 역시 언니들을 존중하는 태도로 팀을 이끈다.
중원의 지휘자 용민아, 그녀가 있었기에...
그리고 이런 조사랑을 코트에서 더욱 돋보이게 하는 이가 바로 세터 용민아이다. 축구 선수 출신에 족구를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공을 다루는 터치 능력이 뛰어나고 세터 수비 능력이 발군이다. 어려운 자세에서도 완벽한 토스를 올려주며 조사랑이 편안하게 공격을 할 수 있게 도와주고, 상대의 강력한 A 킥 찍어 차기를 따라가 받아내는 능력, 상대 공격수와 수 싸움에 능해 연타, 페인트를 잡아내며 수비수들의 수비 부담을 줄여주는 그녀는 중원의 지휘자를 보는 것 같다. 그로 인해 정가영, 성은지, 양선희의 수비가 더욱 안정감을 갖게 되어 탄탄한 수비라인까지 완성되었다.
그리고 백업 세터 박영신까지 수비부터 세터까지 누가 출전해도 비슷한 전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이 팀의 가장 큰 강점이다.
물론 아직 시즌 초이기 때문에 이들의 돌풍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알 수는 없다. 코리아리그에서 남녀 모두 선두에 올라있지만 남자부는 아직 진천 런과 논산시민과의 대결이 없었고, 여자부 역시 2승을 거두었지만 그 상대가 JK-PRO와 충북월드스타, 모두 이번 리그 '2약'으로 평가되었던 팀이다. 이제 남은 경기는 여자부 최강 UG 족구단과 세종시체육회 그리고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려 하는 울산 위민, 모두 객관적인 전력이 이들보다 우위로 평가받고 있는 팀들이기에 험난한 여정이 될 것이다.
하지만 남자부에서는 진천 런, 논산시민과 함께 강력한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았고, 여자부에서는 대회마다 반복되었던 'UG 족구단 대 세종시체육회'라는 식상했던(?) 결승 매치에 새로운 이름이 들어갈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이제 한낱(?) 다크호스에서 족구계가 주목하는 클럽이 되어버렸다는 것은 확실하다.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kamaon 작성시간 26.05.14 쏘디엔레오파드의 부활이 너무도 좋습니다.
신혜성, 이준석 다시 뭉친 논산시민 / 항상 우승후보인 생거진천 함께 막강 3강이 구축되었네요.
올 해부터 LG디오스가 J1 리그에서 갑자기 빠진 공백을 쏘디엔레오파드가 확실히 채우고 있는것 같습니다.
전휘진 선수는 "파추호 족구단" 감독겸임으로 더 응원하게 되네요.
그런데 "파추호 족구단" 실력은 언제쯤 오를까요? ^^;
여성부 조사랑 선수는 이미 전휘진 공격수의 좋음 폼으로 완성형이고,
단지 UG와 세종시 팀을 상대하려면 좀 더 수비의 짜임새가 필요해보입니다.
언젠가 부터 골대녀에서 골키퍼가 승부의 키를 쥐듯이~
UG / 세종시 / 쏘디엔레오파드 경기에서는 세터의 능력에 영향이 커보이네요.
세팀은 공격수 뿐만아니라 세터와 수비수들이 올 한해는 엄청난 성장을 보일 것이라 기대됩니다.
모든 여성부가 서로 성장하길 기대/응원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송한용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5.15 항상 달아주는 댓글 고마워요~^^ 요즘 영호 형이랑 호흡 맞췄던 그때가 자꾸 생각나네요~매주 일요일에 운동하시죠? 시간 되면 한 번 놀러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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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논산 정청식 작성시간 26.05.14 우리 송칼럼님 덕분에 재미진 글들을
접하게 됩니다
정말 족구계의 꼭 필요로했던 바람들이고
쏘디엔 단장님의 족구에대한 열정과 사랑때문에
새로운 활력이 되는듯합니다,
이와같은 구단들이 몇개더 생겨서
새로운 강팀들이 더 탄생되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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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송한용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5.15 많은 팀들이 경쟁하는 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논산시민도 파이팅 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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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백인송왕건 작성시간 26.05.15 쏘디 응원합니다.
조사랑선수 굿 너무너무 이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