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온 붉은 사랑
-제주 월령리 선인장 군락
멕시코 먼바다, 쿠로시오 난류 타고 제주 서쪽 섬 월령리에 도착한
씨앗 하나, 칼바람 몰아치는 검은 현무암 절벽 틈에 뿌리내려 초록
둥지 틀었습니다. 자라온 나를 보고 사람들은 손바닥을 닮았다고
손바닥선인장이라고 부른답니다.
해마다 6월이 오면 거친 가시 자리마다 노란 꽃잎 피워내고 겨울엔
보랏빛 백년초 열매 보석처럼 매달며 사랑스럽게 살고 있답니다.
뱀과 쥐 막아주던 야트막한 돌담길에서 이제는 푸른 바다를 향해
일제히 손 흔들어 웃음 짓고 또 초록의 손바닥들은 하늘을 향해
희망의 기도를 올린답니다.
모진 슬픔, 가시로 굳어버린 자리엔 마침내 붉게 익어가는 자주색
열매, 펼쳐진 내 손바닥 안에는 그대 향한 타오르던 붉은 사랑 하
나 몰래 숨겨져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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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활의 음악정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