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두번째로 라지볼을 쳤습니다.
1~2주일에 한번 쳐보는 듯 하네요.
이번에는 사용장비를 좀 독특하게 준비했습니다.
tsp 히노카본 : 전면 dhs 651(돌출) / 후면 라피드 디텍스
엑시옴 푸가 : 전면 dhs 651(돌출) / 후면 라피드 디텍스
넥시 라지볼
참피온 40mm 3성구(이하 40볼)
라지볼, 탁구, 돌출, 평면 구별 없이 다양한 경우의 수로 쳐보기 위한 조합입니다.
전면과 후면을 돌출과 평면으로 다르게 붙이고 볼도 라지볼과 40볼을 둘다 준비했습니다.
넷트는 라지볼 넷트를 가져갔지만 사용하지는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40볼로 포핸드롱 랠리 연습, 상대는 돌출 저는 평면으로 쳤습니다.
(상대는 여자친구로 2년전에 레슨 6개월 받고 저번 라지볼 시타전까지 한번도 라켓을 잡아보지 못한 거의 초보입니다.
레슨때는 포핸드롱과 백핸드 쇼트, 백핸드 보스카트 정도만 배운 수준입니다.)
비교적 편한 랠리를 이어갔습니다. 10분 정도 치니 편도20회, 왕복40회 랠리를 이어나갑니다.
코스를 약간 벗어나거나 불안정한 볼도 어느 정도 컨트롤 해냈습니다. (어느정도...)
이 상태는 일반 경식 탁구에서 돌출과 평면의 연습과 완전 같은 상황이지만 평면일 때보다 돌출일 때가 생초보에게는
랠리시 좀 더 편하게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다음은 40볼, 둘다 돌출로 랠리해봤습니다.
위와 비슷한 수준으로 랠리해냈고, 저만 돌출로 치다보니 좀 이질감이 느껴졌지 상대는 별차이를 못느끼는 듯 했습니다.
포핸드에 이어 백핸드, 보스카트 역시 돌출을 사용했을 때, 좀 더 편하게 랠리하는 듯 했습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와 라지볼로 바꾸고 위 상황과 같이 연습을 해봤습니다.
랠리는 훨씬 길어지고 볼도 편하게 받아냅니다. 자기는 역시 큰 공이 맞는 거 같다고 하네요.
돌출과 큰 공이 좋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라지볼로 내기를 걸고 게임을 했습니다. 그냥 하는 것보다는 내기를 거니 초심자들은 더 재미있어 하는 거 같습니다.
상대는 돌출, 저는 평면으로 진행.
저는 받아주면서 공격은 안하고 상대는 마음껏 공격하는 형태로 게임을 진행했는데요, 이렇게 진행하니 랠리가 상당히 길어
집니다. 옆 테이블에서 치던 사람들도 구경을 합니다. (레슨 받는 구장에서 안치고 동네탁구장에서 쳤습니다.)
공이 가볍고 크다보니 공기저항이 강해서 볼이 나가는 것 같다가도 테이블 안으로 떨어지며,
볼에 변화가 적은데다가 돌출로 치다보니 라켓을 대충 갖다 데기만 해도 볼이 넘어갑니다.
상대는 포핸드 스매시, 백핸드 스매시 하고 싶은 거 다 해보네요.
그러기를 1시간여 마무리하고 돌아오는데, 여자친구가 하는 말이 "탁구가 좀 재미있는 거 같기도 하답니다."
이 말 듣기가 몇년간 정말 힘들었는데, 라지볼을 야심차게 준비한 저로서는 보람있는 말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세세한 상황까지 말씀드리느라 글이 길어졌는데요,
결론을 하나 말씀드리면 라지볼은 탁구에 관심없는 사람 꼬시기에 정말 좋다는 것입니다.
라지볼이 노인스포츠로 좋고, 초심자에게 좋고 하는 형식적인 말은 까페에 오시는 분들에게는 큰 의미는 없는 거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노쇠하신 부모님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여가활동이 없을까하는 생각에 시작하게 된 것이지만요)
하지만 탁구를 같이 치고 싶은데 잘 안꼬셔지는 상대, 탁구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고 싶은데 너무 차이가 많이나서 재미를 쉽게
느끼지 못하는 상대가 있을 때, 충분히 탁구의 세계로 끌어들일 수 있는 아주 좋은 도구라고 생각됩니다.
여자들도 아이들도 탁구보다는 훨씬 쉽고 빠른 시간에 똑딱똑딱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 라지볼의 큰 장점인 거 같습니다.
퇴근 후 저녁시간대, 주말에 혼자 탁구치러 나가면서 가족들에게 눈치보이시는 분들 한번 시도해보시면 좋을 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