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사의 새 블레이드 "WENGE nano52" 를 사용해 보았습니다.
국내 판매 가격은 22만원 정도로 책정될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나노 카본 테크놀로지 시리즈라는 거창한 개발 컨셉트를 내세우고 총 4가지 제품으로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는데
이름은 각 WENGE nano50, 51, 52, 70 입니다.
이름에 붙은 숫자로 대략 추정할 수 있듯이 앞의 세 개는 5겹 합판이고 70은 7겹입니다.
그리고 게다가 5겹의 각 숫자는 각각의 반발력이나 두께 등의 제원과 비례합니다.^^
즉, 50은 5밀리 살짝 넘는 아주 얇은 올라운드용 오겹합판,
51은 6밀리 좀 넘는 든든한 공격형,
52는 거의 7밀리에 육박하는 강력한 오겹합판입니다.
70은 요즘의 추세에 맞춰 스매쉬보다는 드라이브에 더 어울리는 부드러운 7겹입니다.
카탈로그에서도 70의 반발력은 52보다도 낮게 소개되고 있습니다.
카탈로그는 다음번 상세 사용기에 스캔하여 함께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온통 중국어라 저는 숫자 몇 개 말고는 모르겠으니 회원분들 중 간단하게라도 번역해 주실 분이 계시면 좋겠습니다.^^
우선... 생긴 건 참 잘 생겼습니다.^^
사진을 조금 보시지요. 급하게 핸드폰 카메라로 찍어서 화질이 좋진 않지만 대략 미루어 보이긴 합니다.
케이스는 가격에 걸맞지 않게 수수합니다.
블레이드 표면에 사용된 목재는 WENGE 랍니다. 중국어로 된 카탈로그에는 붉은 나무(홍목)라고 되어 있더군요.
붉긴 하지만 로즈우드와는 다른 거죠?ㅎㅎ 이런 특별한 표면재를 쓰는게 요즘 새로운 추세인가 봅니다.
앞면에는 흰 글씨로 뭐라고 적혀있고 그립은 회색과 흰색으로 이쁘게 디자인했군요.
시리즈 안에서 모델마다 색깔이 다릅니다. 50은 보라색, 51은 밤색, 70은 주황색... 그렇게 기억이 나네요.
카탈로그 스캔해서 다음에 올리면 다들 보실 수 있겠죠.
왠지... 스티가의 로즈우드와 에벤홀쯔, 티바의 센시틱 시리즈, 안드로의 수퍼코어 셀 시리즈의 모습들이 구석구석 보이네요.^^
그래서 이름이 왠지? 웬지? WENGE! ㅋㅋ
뒷면은 그냥...
윙에 "WENGE nano52" 라는 이름이 좌우로 나뉘어 찍혀 있습니다. 스티가는 특허 같은 건 안 해놨나 보네요.ㅎㅎ
가운데 큰 글자는 뭘까요? 댓글 좀.^^
옆에서 보면 회색의 얇은 목재로 사이드를 둘러서 가려 놓았습니다. 이 역시 위에 밝힌 타 메이커들의 시리즈와 같죠.^^
다른 점은 그립의 끝부분은 살짝 열어 놓아 목재 구성을 볼 수 있게 해 놓았다는 점입니다.
제가 사용한 것은 89g 짜리 ST 그립인데 그립감이 아주 좋습니다.
스티가의 피터그립과 안드로 ST그립과 버터플라이 포티노의 굵은 그립 등이 한데 어우러진 듯한...^^
위아랫면은 평평하지 않고 둥글게 처리되어 있고 전반적으로도 둥근데 생각보다 각 잡기가 수월하고 안정감 역시 뛰어납니다.
FL 그립도 잡아 보았는데 가운데 부분이 약간 가는 듯하면서 아래는 와이드하게 퍼져 나가는 굴곡 큰 그립이었습니다.
잡는 순간 매우 편했고 마감이 좋아서인지 손에 착 달라붙는 융화감이 일품이었습니다.
제가 ST를 주로 사용하기에 이걸 고르긴 했지만 사실 실제로 잡아 본 바로는 FL 의 그립감이 훨씬 더 좋았습니다.
그립과 윙 부분의 옆모습입니다.
그립 단면입니다. 촛점이 흐려서 죄송합니다.^^
목재 구성은 표면 홍목이 적당한 두께로 있고 그 밑에 하얀 목재 한 겹, 카본으로 보이는 아주 얇은 검은 층, 그 아래 중심층.
세번째 검은 층이 아주 얇은 카본층으로 보이기는 하는데 시리즈 이름이 나노 카본인 걸 보면 미세한 카본 분말을 접착제에 섞어 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스티가의 카보 시리즈처럼요. 확실한 건 카탈로그의 중국어를 좀 해석해 주시면.^^
구성을 보면 표면에 단단한 목재를 쓰고 특수소재를 중간층 아래에 깊게 배열한, 요즘 또 유행하는 이너포스나 스트라투스 같은 구성입니다. 여러가지 특색 있고 장점일 수 있는 내용들을 각 메이커에서 차용하여 적용한 듯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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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긴 건 대충 그런데... 과연 성능은 어떨지.
매우 높은 가격을 매겨서 자신있게 내놓는 은하사의 새 블레이드니만큼 기대가 됩니다.
순수합판으로서는 가장 높은 가격에 발표되었던 니타꾸의 바이올린과 어쿠스틱, 그 뒤를 잇는 스티가의 에벤홀쯔와 로즈우드 등이 국내 판매 이후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면서 극단적 매니아 층과 터무니없이 값만 비싸다고 비판하는 투덜이 층을 동시에 갖게 된 것에 미루어~^^ 이 은하사의 야심찬 새 제품도 그럴 거라고 대충 짐작은 됩니다.
이제 시타를!
끌림 중시형 러버, 고탄성 하이텐션 러버와의 조합을 한 번에 느껴 보고자 우선 테너지05와 오메가2를 각각 양면에 붙였습니다.
러버를 붙이다 보니 중국 제품답게 블레이드 헤드가 좀 큽니다. 코르벨 정도... DHS 것들과도 같네요.
일반적인 일본제나 유럽제 레귤러 사이즈(157*150)보다 길이와 폭이 2~3밀리씩 큰 사이즈입니다.
정확한 사이즈는 판매원인 탁구닷컴 홈페이지에 제품 사양 소개로 올라오겠지요.
정확한 비교를 위해 요즘 사용하고 있는 몇 종류의 블레이드와 러버 조합들을 함께 꺼내 놓고 시타에 들어갑니다.
우선 기본 랠리를 통한 타구감과 반발력 테스트.
첫인상은? 와우~!!!
아주 훌륭합니다. 타구감과 반발력, 컨트롤 능력 등 뭐 하나 나무랄 데 없습니다.
반발력은 같은 러버를 조합한 미즈타니 준보다 강하군요. 얼핏 느끼기엔 넘치는 힘이 거의 7밀리 짜리 히노끼 카본 수준입니다.
기본적인 타구에서의 컨트롤은 역시 오겹합판답게 뛰어나구요. 아차~ 좀 길다 싶었던 공이 뚝 떨어져 들어갑니다.^^
타구감은... 약간 텅텅거리는 합판다운 울림이 꽤 억제되어 느껴지고...
표면은 단단하나 그 바로 아래 중간층이 매우 부드럽고 또 아주 깊은 곳 중심층에서는 든든히 받쳐주는 느낌...
소프트 터치에서는 전체적으로 적당히 울리면서 경쾌한 듯 컨트롤해주지만 강하게 임팩트 할수록 안에서 더 든든하게 받쳐줍니다. 울림의 피드백이 아주 좋습니다.
변덕스런 가변반발력 같은 것은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손에 느껴지는 감각과 실제 타구된 공의 파워나 궤적 사이에 차이가 거의 없는 정직한 타구감입니다.
누구나 금방 적응하리라 봅니다.
89g 무게의 블레이드에 테너지05 맥스와 오메가2 맥스를 조합했으니 무게가 상당할 텐데 뜻밖에 무게감은 그다지 느껴지지 않고 스윙하기가 편합니다. 무게 중심이 헤드 쪽보다는 그립 쪽으로 있는 듯합니다.
요즘 제가 손목이 아파서 81g짜리 발트너 센소 카본에 양면 헥서 플러스(이 러버 역시 끌림 중시형 중에선 매우 가벼운 편이죠) 조합을 쓰는데, 물론 번갈아 들고 흔들면서 무게를 느껴 보면 차이가 좀 나지만 막상 시타하는 동안에는 이 가벼운 조합과도 그다지 큰 차이를 못느낄 정도입니다.
이는 헤드가 크고 힘있고 두꺼운 블레이드로서는 큰 장점이라고 보입니다.
가볍게 드라이브를 걸어 보니 아주 잘 끌려옵니다.
표면의 붉은 목재가 도대체 무슨 나무인지 자세히 찾아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아무튼 뜻밖에 공을 매우 잘 잡아주는군요.
일반적인 타법에서의 연결성 드라이브는 아주 안정적이고 회전도 많아 만족스럽습니다.
강하게 때리듯 구사하는 한 방 파워 드라이브에서는 힘이 충분하고도 남습니다. 공의 스피드가 카본을 방불케 하네요.
다만 회전의 바리에이션만을 최대한 고려해 얇게 긁어 채는 테크니컬한 루프에서는... 뭔가 모르게 속 빈 듯, 괜히 블레이드의 두께가 느껴지는... 말로는 표현하기 힘드네요.^^
티모볼ALC로 파워 드라이브를 구사하려다가 임팩트가 살짝 어긋날 때 느껴지는, 앞 러버와 뒤 러버 사이가 비어 있는 듯한 공허함과도 같은?... ㅎㅎ
시간이 부족하여 기본 성격만 느껴 본 채 오늘의 시타는 끝냈지만, 첫날의 시타 소감은 한마디로
값을 한다! 입니다.^^
22만원 내외의 가격... 은하라는 브랜드의 국내 인지도에 비하면 정말 높은 것임엔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웬만한 특수소재 블레이드의 가격이 거의 그만큼 씩 하고 있고, 비슷한 류의 순수합판들(에벤홀쯔, 로즈우드, 허리케인 킹 등)이 이미 그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을 생각할 때 이 나노 카본 시리즈의 높은 가격은 잠깐 느껴본 것이지만 그 성능에 비해 그다지 억지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오메가2보다는 테너지05와의 조합이 여러 면에서 훨씬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요즘 추세인 끌림중시형과의 조합에 신경 써서 개발한 듯합니다.
중국러버와도 물론 좋겠지요. 은하꺼니까...^^
기본적인 플랫타법에서는 그다지 큰 차이가 없습니다만, 드라이브를 구사해 보면 차이가 많이 느껴집니다.
오메가2로는 그냥 평범하게 묵직하게 걸리는 드라이브가 테너지05로는 정신없이 많이 돌고 날카롭고 빠르고 강력하게 구사됩니다. 드라이브 종속도 장난이 아니네요... ㄷㄷㄷ
이 글을 시작으로 한 두 차례 더 사용기를 올리겠습니다.
좀 더 시간 여유를 가지고 여러 가지 면모를 꼼꼼하게 살펴본 연후에요.^^
다른 애들, 50과 51, 70은 제게 없으니 대략의 추측만 할 수 있겠는데요... 만약 이들을 입수하신 매니아분 계시면 사용기를 공유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궁금하니까요. 개인적으론 특히 50 이 궁금합니다. 5밀리 살짝 넘는 얇은 올라운드용 순수 목판의 감각이 뛰어날 듯해서요. 그걸 고를 껄 그랬나 봅니다.ㅋㅋ
공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