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의 명작 파이버텍 익스트림과 파이버텍 파워를 지난 몇 개월 간 함께 사용해 보고 있습니다.
익스트림을 거의 주력처럼 사용하면서 파워를 계속 비교하며 쓰는 형식으로요.
러버는 두 블레이드 공히 전면 텐존SF와 후면 P7 조합입니다.
이 블레이드들에게 '아디다스의 명작'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이유는... 잘 만들었으니까요.ㅎㅎ
정말 잘 만든 애들입니다.^^
익스트림은 얇은 히노끼 카본 목판으로, 감각과 파워를 겸비한 전진 쾌속 공수용 올라운드 블레이드이고 , 파워는 이름 그대로 전중진을 아우르는 파워 드라이브 공격용 아릴레이트 카본 블레이드입니다.
물론 두 블레이드 모두 다른 용도나 스타일로도 얼마든지 쓸 수 있지만 개략적인 쓰임새는 그렇게 제작되어 있다는 것이죠.^^
파워의 두께가 익스트림보다 좀 두껍습니다. 비교 대상인 타사의 아릴레이트 카본류보다도 두껍지요.
기본 반발력은 거의 비슷합니다.
수치 상으로는 파워가 아주 약간 우위에 있지만 실제로 사용하는 느낌으로는 익스트림이 좀 더 잘 나가는 기분도 있습니다.
그것은 타구 감각에서 느껴지기도 하고 또 공의 궤적에서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는데, 익스트림의 공은 경쾌하게 시원하게 직선으로 뻗는 기분이라면 파워의 공은 정확하게 묵직하게 둔중한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져 주기 때문일 것입니다.
처음 포어핸드 롱을 시작하면 익스트림은 목판의 층층이 다 느껴지는 듯한 확실한 타구감으로 손을 즐겁게 합니다.
파워는 일반적인 아릴레이트 카본, 케블라 카본, 자일론 카본 류의 타사 블레이드들과는 달리 비교적 명확한 감각을 전달해 주며 동시에 약간은 기계적인 듯한 이들 소재 특유의 짧은 울림의 여운을 남깁니다.
둘 다 포어핸드 롱의 감각과 정확성, 구위 등에 높은 점수를 주겠습니다.
백핸드 하프발리 랠리 역시 좋습니다.
특별히 여기서는 파워가 좀 더 우위에 있습니다.
파워는 같은 스윙의 백핸드 하프발리에서 익스트림보다도 훨씬 더 정교하고 뛰어나게 컨트롤되는 능력을 보입니다.
공의 궤적과 관련이 있는 것 같은데, 무게를 가지고 떨어지는 포물선이 안정감을 더해주는 기분입니다.
익스트림은 스피드와 타이밍을 조절하여 변화무쌍한 공을 만들기 쉽고 공의 구질과 궤적을 조절하기가 수월한 반면, 파워는 구질이나 궤적, 타이밍 등은 거의 같은 수준으로 꾸준히 유지되면서 줄기차게 힘있는 공격과 수비를 반복하는 스타일에 매우 적합한 성능을 보입니다.
제가 원래 포어핸드보다도 백핸드 쪽에 훨씬 더 예민한 감각을 지니고 있어서 기본 타법 랠리에서는 두 블레이드의 차이를 백핸드에서 더 크게 느끼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이러한 차이는 드라이브에서 확실히 더 드러납니다.
익스트림의 드라이브가 목판 표면의 히노끼에서 붙잡아 끌고 가며 호쾌하게 뿌려주는 것이라면, 파워의 드라이브는 목판 전체가 공을 감싸안고 품고 가서 원하는 곳에 정확히 내려놓는 것이라고 표현하고 싶네요.
포어핸드든 백핸드든 드라이브 공격에서는 확실히 기분은 익스트림이 좋고 컨트롤은 파워가 좋습니다.
절대적인 회전량은 비슷하나 회전량이나 비거리, 구질 등의 조절은 익스트림이 쉽고, 다양한 포지션과 상황에서 꾸준히 파워드라이브를 구사하며 파워와 정교함을 겸비한 공격 플레이를 계속 펼치는 데에는 파워가 아주 좋군요.
익스트림을 사용하면 '이번에는 부드럽게 루프를 걸어 놓고 다음번에는 보이지도 않을 만큼 호쾌한 광속 파워드라이브를 벼락같이 꽂아 줘야지'라고 생각하게 되고, 파워를 사용하면 '아까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이 공은 쭉 뻗어가다가 엔드라인에서 정확히 떨어져 원하는 지점에 들어갈 것이다'라는 두터운 신뢰를 갖게 됩니다.
블록에서도 역시 비슷한 종류의 차이가 있습니다.
익스트림으로는 공을 죽이는 것, 정확히 받아주는 것, 적당히 튕겨주는 것, 아주 강하게 받아 쳐내는 것 등이 다양하게 잘 구사됩니다. 파워로도 물론 그렇게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상하게도 파워를 들고서는 블록에 변화를 주기보다는 꾸준히 정확하게 정교하게 기계적이리만큼 잘 받아 넘기게 되면서 마치 내가 선수가 되어 기본 연습에 충실하고 있는 것만 같은 착각마저 갖게 됩니다.
각종 대상 기술에서도 거의 그런 양상을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두 블레이드는 형제 맞습니다.
(사실 호적에는 파이버텍 클래식이라는 막내 동생도 하나 있지만... 걔는 너무나 너무나 모범생이어서 05류의 단단한 러버하고만 친하게 어울리며 언제나 착실하게 곧이 곧대로 공부하고 운동하고 생활하고 있기에 그냥 그렇게 잘 살겠거니 하고 분가시킨 지 오래 되었습니다.ㅋㅋ)
익스트림과 파워는 힘도 비슷하고 능력치도 비슷하고 참 닮은 것도 같은데 막상 사용하다 보면 많이 다르게 사용하게 되는 애들입니다.
별 뜻 없이 잡아 들고 플레이를 시작하면 처음에는 비슷하게 출발하지만 운동을 하면 할 수록 본인도 알게 모르게 점차 다른 스타일로 플레이하게 됩니다.ㅎㅎ
위에도 계속 언급한 바와 같이...
익스트림은 호쾌함과 강력함을 바탕으로 스피드와 구질과 회전과 타이밍과 강약을 조절하며 변화를 추구하는 전진 공수형 올라운드에 적합하고, 파워는 무게감과 듬직함과 정확성을 바탕으로 파워를 우선하는 꾸준한 전중진 공격형에 적합한 블레이드라고 봅니다.
아무튼 둘 다 근래 보기 드문 걸작임은 분명합니다.
굴 중 어느 것을 선택할지는 사용자의 스타일에 따르게 될 것이고, 그 선택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하여 비교 사용기를 올리는 것입니다.
두 달 이상을 매일 번갈아 사용하며 비교한 내용입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발트너와 같은 예측불허 스타일을 지향하기에 익스트림을 주력으로 씁니다.
기본기에 충실하면서 정확하고 무게있는 꾸준한 공격 플레이를 지향하신다면 파워를 선택하십시오.
초보분들이나 기본기에 더 중심을 두고 꾸준한 랠리를 원하시는 분께는 막내 범생이 파이버텍 클래식이 좋을 거구요.
공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