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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탁구의 미래상에 대해 - (6) 그럼 한국 탁구는?

작성자TAK9.COM|작성시간16.05.23|조회수703 목록 댓글 3

글이 너무 오래 동안 중단 되었지요?

앞의 글의 내용들을 다시 살펴 보시기 어렵다면 간단히 아래와 같이 정의하고 글을 이어 가겠습니다.

점빵형 탁구 문화 : 독일 등 유럽의 클럽 문화

장터형 탁구 문화 : 미국의 개인전 위주의 대회 문화

우리 나라의 탁구 문화는 어느 쪽에 가까울까요?


최근들어 레이팅 시스템의 도입 문제가 많은 분들에게 관심을 끌었습니다만,

레이팅 시스템이란 서로 연고가 없는 많은 사람들이 한 장소에 모여 실력을 겨루는 데 크게 도움이 되는 제도입니다.


탁구는 상대적이기 때문에 내가 어느 사람에게는 강하지만, 비슷한 수준의 다른 사람에게는 약할 수도 있는데요,

여러 사람들과의 전적을 점수화 해서 수치로 나타내면 상대성을 떠나 객관적으로 실력을 가늠할 수 있도록 해 주구요,

그 레이팅에 바탕해서 서로 알지 못 하는 사람끼리도 쉽게 상대방의 실력을 예측하고 같이 탁구를 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레이팅 시스템이란 서로 알지 못 하는 사람끼리 같이 탁구 이야기를 하거나 혹은 게임을 즐길 때 도움이 되는 것이지요.

만약 동네에서 같이 살면서 매일같이 만나서 탁구 치는 사이라고 하면 레이팅이라는 것을 굳이 할 필요가 없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레이팅이라는 것은 장터형 탁구문화에서 유용한 것입니다.


그러면 유럽식 클럽 문화는 어떤 것일까요?


유럽의 클럽 문화는 지역적 커뮤니티를 근간으로 합니다.

즉 자기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같이 치는 클럽이 있구요, 해당 클럽에 소속이 되면 탁구 파트너는 그 클럽 내의 사람들이 됩니다.

클럽에 소속되지 않으면 같이 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운동 자체가 힘들지요.


그런데 한 클럽에서도 여러 단계의 리그를 뛰는 여러 개의 팀들이 중복해서 존재할 수 있습니다.


독일 리그를 예를 들면요, 독일은 총20여 단계의 리그로 나뉜다고 합니다.

분데스 리가는 "분데스"라는 말이 국가라는 뜻이구요, 독일 전체를 통털어서 10개 팀이 시합하는 것입니다.

한 해의 결산 후 최하위 팀은 2부 리그로 내려가구요, 2부 리그에서 최상위 팀은 1부 리그인 분데스리가로 올라옵니다.

2부 리그는 독일을 둘로 나누어 절반의 도시만 돌아 다니면서 실력을 겨루구요, 역시 10개팀씩, 총 20개의 팀이 있습니다.

3부 리그는 독일을 4분 해서 그 중 하나에서만 돌아 다니면서 시합을 하지요.

각 소속 지역 리그별로 게임을 해서 해마다 한 팀은 올라가고 한 팀을 하위 리그로 내려 가는 방식으로 운영이 됩니다.


클럽이란 지역의 개념으로 해당 지역의 사람들이 같이 모여서 연습하는 형태구요,

그 클럽에서는 각 리그별로 여러 개의 팀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그럼 이제 질문이 생기지요?

레이팅 시스템도 없이 어떤 선수가 몇 부 리그에서 뛸 것인지를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하는 것이지요.

이것은 해당 클럽 내에서 만들어진 해당 팀에서 결정합니다.


예를 들면 2부 리그의 경우는 5명으로 선수가 구성되어 시합을 하는데요,

해당 클럽에서 2부 리그 팀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그 5명의 선수를 확보해서 리그에 참여해야 합니다.

2부 리그만 해도 우리 나라 실업팀 정도의 수준이 되므로 상당한 실력의 선수들이 시합에 참여하는데요,

그 경우 선수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 하면 그 해의 시합 결과에 따라 강등이 될 수도 있으므로 선수를 스카우트 하기도 합니다.


2부 이상의 선수들은 그렇게 스카우트의 대상이 되고 연봉을 받으면서 시합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구요,

3부 이하에서는 각양각색입니다.

나이 많은 은퇴 선수들이 3-4부에서 활약하면서 용돈 정도를 벌고 있는 경우도 있구요,

아래로 내려갈 수록 동네 친목 단체의 성격이 강해 집니다.


그런데 실력 여하를 떠나서 다른 마을, 혹은 다른 도시 팀과 시합을 하는 시즌이 있다는 것에서 매력이 있지요.

즉 시즌이 되면 경기 일정이 정해지고, 주말마다 시합을 하러 돌아 다니게 되는 거에요.

(그래서 유럽의 탁구 가방들은 대부분 부피가 큽니다. 일박 할 수 있는 짐들을 챙겨서 다니기 때문이지요.)


1부 경기는 유투브로도 다양한 경기 영상들이 올라오기 때문에 별로 낯설지 않으실 텐데요,

이처럼 자기 지역의 명예를 걸고 시합하는 1,2부 팀들의 경기는 클럽 사람들이 구경하러 와서 열띤 응원을 펼칩니다.

낮은 부수의 리그전이야 무료로 경기하지만, 1부 팀들의 경기는 입장권을 사서 구경해야 하구요,

홈-어웨이 방식의 경기므로 열띤 응원전이 펼쳐지지요.


독일 탁구 얘기는 여기에서 잠시 갈무리 하구요,




그러면 한국의 탁구 문화는 어떤가요?



1. 순수 아마추어의 개념에서 현금 협찬 대회로 변화


한국의 탁구 문화는 최근 들어 지자체의 후원에 의한 탁구 시합이 많이 늘어 나면서,

이제 상금을 걸고 하는 전문적인 헌터들이 활동하는 탁구 시합이 된 듯 합니다.

상금을 타기 위해 상위 부수 사람들은 이합집산하면서 팀을 이루어 시합에 출전하구요,

그것 때문에 부수의 문제도 혼탁하지요.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아마추어 탁구 대회는 아마추어라는 특성을 고려해서 상금을 걸지 않았습니다.

현물로 받거나 상품권을 주는 경우는 있어도 현금 대회는 없었지요.

그런데 차츰 차츰 탁구 경기에 현금이 걸리면서, 이제는 아마추어라는 느낌이 많이 희석되었습니다.



2. 부수 문제 심각


부수 제도는 승급 제도를 기반으로 합니다.

그런데 승급이 입상 여부를 기준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입상을 하지 않으면 실력 여하에 상관 없이 낮은 부수에 머무르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낮은 부수에 머무르다가 우승하면서 승급하는 것을 바라고 있습니다.

승급의 기회는 단 한번인데, 우승해서 상금을 타고 승급하는 것이 더 좋은 것이지요.

그래서 부수는 실력의 객관적인 지표가 되지 못 합니다.


사실 하위 부수로 갈수록 인원은 늘어 나는데, 승급 기회는 하위 부수나 상위 부수나 똑같기 때문에

(하위 부수나 상위 부수나 입상자의 숫자가 같다는 말입니다.)

결과적으로 하위 부수의 경우 승급 지체 현상이 더 심합니다.


상금과 승급 제도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한국의 탁구 대회는

개인의 명예와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미국의 레이팅 제도처럼 합리적인 지표가 없고,

자기 지역 사람들과의 정서적 유대 관계와 클럽의 명예를 기반으로 한 독일 제도처럼 끈끈한 연대감도 없습니다.

상품이나 상금이라는 물질적 가치와 조금이라도 속여서 좋은 기회를 잡으려는 탐욕이 개입할 여지가 너무 많습니다.



3. 상금을 위한 팀 급조를 막지 못하는 단체전


실제로 탁구 대회에서 큰 의의를 가지고 있는 것은 단체전입니다.

단체전은 각 탁구장들이 서로 실력을 겨루는 의미를 갖기 때문에 단체전이 잘 운영된다면 탁구장 운영도 활성화 될 수 있습니다.

탁구 시합을 주최하는 입장에서는 선수들이 개인전과 단체전을 같이 뛰어줄 때 경기도 활발하고,

또 실제로 참가비도 선수 명수에 비해 배가 되기 때문에 환영할만한 일이지요.


하지만 단체전에는 많은 문제들이 있습니다.

우선 선수 등록제가 없이 시합을 진행하기 때문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소속감 없이 출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어느 연습 공간을 공유하거나, 혹은 어떤 지역, 직장, 학교 등을 통해 같이 연대를 이루고 있는 사람들이 출전하지 않고,

우승을 위해서 선수를 빌려 온 경우가 있다고 해도 적발할 방법이 없습니다.

자연스럽게 우승을 위해서 서로 머리수를 짜맞춰 급조된 팀들이 시합에 많이 나옵니다.

그러다 보니 순수하게 게임을 즐기려고 한 탁구장에서 나온 팀들이 우승을 노리고 나온 팀들에게 지고 나면

많이 서운한 것이지요. (사실 억울하지요. ^^)



4. 신뢰하기 어려운 부수제에 근거한 단체전

그리고 단체전의 운용은 서로 실력이 상이한 사람들이 한 팀을 이루는 경우가 많으므로

결국 부수제를 적용해서 핸디를 주게 되는데요, 어느 기관에서도 공인하지 않는 부수제를 가지고

핸디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말썽이 날 소지를 가지고 시작하는 것과 같습니다.

지역 부수, 전국 부수 다르고, 지역마다 부수의 기준도 다른 데다가,

특히 승급 기회가 적은 하위 부수의 경우는 그 안에서 실력 편차가 너무 크지요.
그런데 그런 선수들이 모여서 부수에 따른 핸디를 적용하면서 큰 상금을 노리고 단체전을 한다는 것은,

정말 싸움나기 딱 좋은 환경인 것입니다.


그래서 각 대회 운영진마다 단체전 운영에는 많은 부담을 가지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 현재의 대회 운용에 대해서는 이런 문제 말고도 여러 가지 할 말들이 많을 거에요.

그래서 본 글에서 현재의 탁구 대회 들에 대한 모든 문제를 시시콜콜히 적는 것은 분란만 많이 일으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현재의 틀에서 앞으로는 어떤 틀로 가야 하는가 하는 것이지요.


일단 여기서 글 잠시 쉬어 가겠습니다.

다음 편에서 이어 적을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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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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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코디맨 | 작성시간 16.05.23 간단해요 협회에서 관리하면 됩니다 그런데 협회장이란 사람이 비리 착복으로 수사나 받던 상황에서 뭐가 되겠나요. 이전 국민 생활체육 전국탁구 연합회도 상근직원들이 있었지만 1년내내 무슨일
    하는지 알수가 없습니다. 부수관리나 좀 맡아서 했으면 좋았으련만. 지역 협회에 부수와 함께 선수등록시켜서 선수등록되지 않은사람은 대회출전 못하게 하면 간단하죠. 문제는 이런 체계를 한번만 잡아놓으면 간단한 일을 아무도 안한다는거죠. 결론적으로 생체탁구는 아직 생긴지도 얼마안됐고 뭔가 시스템이 자리를 잡으려면 시간이 더 필요한거 아닐까 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TAK9.COM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05.23 예~^^ 의견 감사합니다.
  • 작성자TAK9.COM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05.24 글을 다시 읽어 보니 너무 어둡네요. 서둘러서 뒷편 글을 올리겠습니다. 뒷편 글을 올리시면 이번 편 글이 어두웠던 이유를 조금 더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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