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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가의 블레이드 개발사 - (1) 히노키가 없어요

작성자TAK9.COM|작성시간15.08.27|조회수1,479 목록 댓글 23




 


스티가의 블레이드 개발에 대해

 

조심스러운 면, 하나.

스티가의 에이젼시로서 스티가의 블레이드 개발사에 대해 정리한다는 것은 하면 좋을 일이기도 하겠지만 무척 조심스러운 마음이 드는 일입니다. 곁에서 지켜 보면서 대충 흐름을 아는 면도 있지만 또 어떤 부분은 실제 같이 부딪혀 이야기하고 논쟁하면서 알게 된 면도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친구의 속살을 뜻하지 않게 남에게 보여 주는 일도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스티가에 대한 칭찬의 내용도 실리겠지만, 또 스티가의 단점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다는 것이 제 마음을 주저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이 글의 기본적인 방향은 스티가가 지금까지 탁구계에 기여해 온 면들을 중심으로 어떻게 발전해 오고 어떤 가치를 추구해 왔는지를 긍정적인 입장에서 조망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글 내용에 다소 부정적인 내용이 실리더라도 그것이 곧 스티가의 가치를 저평가하려고 하는 의도는 아니며 제 스스로가 꾸며서 글을 쓰기 보다는 손 가는 대로 글을 적겠다고 처음부터 마음 먹었기 때문에 그런 면들이 가감없이 기록되는 것이라고 이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결론부터 미리 비쳐 보여 드린다면, 스티가는 블레이드 역사에 있어 감히 세계 어느 여타 탁구 브랜드도 넘보거나 흉내낼 수 없는 대단히 독자적이면서도 품격 있는 길을 걸어 왔습니다. 그러므로 저 역시 스티가의 에이젼시로서 스티가의 역사에 대해 깊은 경의를 표하고 있음을 먼저 전제해 드립니다.

 

 

조심스러운 면, .

스티가 브랜드의 구체적인 역사나 또 블레이드들이 걸어 온 길에 대해서는 그 동안 많은 자료들이 공개 되어 왔을 것이고 제가 아는 것이 그런 자료들보다 더 정확하거나 혹은 디테일 하다고 말씀 드릴 수는 없을 거에요. 다만 넥시 브랜드를 이끌어 가면서 블레이드를 개발하는 입장에서 보는 또 다른 시각이 있으므로 그런 주관적인 시각에 의해 이 글을 적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즉 이 글은 단순히 스티가 블레이드의 역사를 정리하는 차원의 글이 아니며 어떻게 보면 스티가의 보완 브랜드로서 기능했지만 이제는 경쟁 브랜드의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는 넥시의 개발자로서 스티가 브랜드를 바라 보면서 적는 글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 면에서 저의 주관적인 판단이 많이 가미될 것이고 그런 만큼 객관성을 담지할 수 있는 성격의 글을 목표로 하지 않음을 미리 주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조심스러운 면, .

최근 들어 제 글의 길이에 대해서 많이 의식하게 됩니다. 모바일 세상이 되다 보니 글이 길면 핸드폰으로 읽으시기에 어려움이 많이 있으시다고 해요. 그래서 글이 너무 길면 흥미가 반감된다고 하시네요. 저도 공감하구요, 그래서 글을 짧고 요약적인 문체로 적는 것이 좋을까 생각도 해 봅니다.

그런데 글이란 것은 그 사람의 내면과도 같아요. 제가 생각이 길고 복잡한데 글을 짧게 줄인다는 것은 저답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참 잘 못하는 것이 마음을 감추는 것입니다. 마음을 잘 들키는 사람은 초보답다거나, 실력이 없다고도 평가 받을 수 있는 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마음을 잘 감추지 못 합니다. 특히 글에서 더욱 그래요.

그렇기 때문에 제 글은 제 스타일대로 길이도 길 수 있고 또 내용도 조금 깊을 수 있습니다. 이런 면을 감안 하셔서 읽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럼, 글 시작하겠습니다.

 

 

 

스티가와 일본 블레이드들의 경쟁

 

스티가는 모든 사람들이 주지하다 싶이 대표적인 유럽 브랜드입니다. 그리고 유럽 시장에서 큰 인기를 누려 왔지만 상대적으로 우리 나라에서는 크게 주목 받지 못 해 왔지요. 중국 선수들이 스티가 블레이드를 많이 쓴다고 알면서도, 우리 나라에서 스티가 블레이드는 잘 안 나가는 블레이드, 유럽의 힘 좋은 사람들이 쓰는 블레이드라고 오래 동안 여겨져 왔습니다.

그렇다면 왜 그런 인식이 있었을까요?

그런 인식이 우리 한국 탁구계에 만연하게 된 것은 히노키 카본 블레이드의 강세로 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과거 15년 전만 해도 상식과 같은 정보였습니다만, 지금은 이런 얘기도 새롭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겠네요.

 

 

(이 사진도 옛날 사진 같습니다. 지금은 맨 앞 왼쪽에 보이는 사무실 부지 옆에 커다란 검은 색 건물이 하나 더 들어 섰지요. 저 검은 색 건물 중 좌측 쪽 건물이 용품 창고 공간인데요, 아파트 3~4층 정도의 높이로 어마 어마하게 용품들이 쌓여 있구요, 그 안을 지게차가 다니면서 물건을 실어 나릅니다. 가령 제가 라켓 하나를 뽑아 내기 위해 부탁하면 어디서 지게차가 와서 높은 곳까지 팔을 올려 상자를 내려 오지요. 그 안에서 돌아 다니는 지게차 운전사만 4~5명인 것 같구요, 또 공항에서 볼 수 있는 큰 청소차가 계속 청소를 하고 다닙니다. 갈 때마다 부러운 것은 중국 시장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큰 규모의 생산 라인을 돌릴 수가 없지 않을까 싶어요.)

 

 

 

스티가는 유럽 브랜드이면서도 유럽의 북구인 스웨덴에 본부를 두고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블레이드 생산을 본부 사무실 바로 옆 공장에서 진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유럽 브랜드이면서 블레이드를 중국에서 생산하는 경우와는 다소 다른 환경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스티가는 아시아에서 먼 스웨덴에서 공장을 운영하기 때문에 아시아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소재에 기반하지 않고 유럽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소재를 기반으로 블레이드를 제작합니다.

이것이 실제적인 생산품의 구성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인지 한번 생각해 보세요. 일본의 제품들은 히노키라는 특유한 목재를 기반으로 제품군을 개발해 왔습니다. 그러나 스티가는 히노키 목재 시장과는 매우 거리가 멀지요.

 

 

 

히노키 목재는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이 마치 블레이드에 들러 붙는 듯한 성질이 있지요. 그래서 실제로 히노키 표면으로 된 블레이드로 회전이 많은 느린 공을 블로킹 할 때에는 매우 깊이 숙여 눌러 주어야 합니다. 심지어 드라이브 스윙을 할 때에도 수평 스윙에 가깝게 빠르게 긁어 뿌리면 팔이 지나간 뒤에 공이 뒤따라 날아 오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만큼 공이 라켓 표면에 맞는 느낌이 여타의 목재들과는 구분됩니다. 그래서 그런 느낌에 익숙해 지면 쉽게 다른 목재로 가지 못 하지요.

 

90년대 초반, 대다수의 한국 탁구인들은 히노키 단판의 일펜 블레이드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80년대 중반 무렵부터 전략적으로 엘리트 선수들에게 쉐이크 핸드 블레이드가 보급되었지요. 그런데 당시 주니어 선수들에게 쉐이크 핸드 블레이드를 가르쳐야 할 코치진은 대다수가 (99% 아닐까 싶으네요^^) 일펜 사용자들이었습니다. 그래서 10mm 일펜 블레이드가 가진 특징을 선호할 수 밖에 없었지요. 그런데 그때 일본 회사로부터 히노키 표면 층 아래에 카본층을 결합한 빠른 구질의 블레이드들이 제작되어 시장에 소개되었습니다.

히노키 표층이 가진 감각을 유지한다는 것이 우선 한국 코치진에게 편하게 느껴졌을 것이구요, 그리고 10mm 두꺼운 단판만큼이나 빠른 쉐이크 핸드 블레이드라고 하는 점도 매력적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빼 놓을 수 없는 것은 당시 한국 시장은 다마스 사가 거의 대부분의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때였으므로 일펜에서 쉐이크 핸드로의 전환도 자연스럽게 다마스 사가 출시한 제품군 중에서 선택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그래서 차츰 일반 동호인 사이에 쉐이크 핸드 블레이드 사용자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히노키 표층에 카본층이 결합된 제품이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습니다.

(넥시도 한니발오스카를 제일 먼저 출시하였고 지금까지 그 두 블레이드가 가장 많은 판매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흐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 하지요.)

 

히노키 카본 제품의 등장은 사실 넓은 보폭을 중심으로 하는 한 방 탁구 스타일이 인기를 누리는 한국 시장에서 어떻게 보면 적시에 인기를 누릴 수 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 태어 났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차츰 차츰 일펜 일변도에서 쉐이크 핸드 사용자가 늘어 가면서 일본제 히노키 카본 제품들은 시장에서 보편적인 제품으로 입지를 확고하게 세워 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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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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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삭제된 댓글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TAK9.COM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08.28 목재가 아닌 특수 소재에 대해서는 성분 규제는 없지만 양의 규제가 있어요~^^ 어쨌거나 나무가 주재료여야 하지요. 표면층이 나무가 아닌 경우도 사용 불가이구요~^^
  • 작성자나래폭풍 | 작성시간 15.08.28 예전에 본적이 있는거 같아서 찾아 봤더니 있네요
    이제품은 뭔가요???
    http://www.피스.com/goods_detail.php?goodsIdx=209
  • 답댓글 작성자TAK9.COM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08.28 스웨덴 공장이 아닌 다른 공장에서 만든 OEM 생산품으로 알고 있습니다. ~^^
  • 작성자Jorba | 작성시간 16.02.25 유익한 정보 소중히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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