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카페지기 방

스티가의 블레이드 개발사 - (2) 대규모 공장을 설립한다는 것은?

작성자TAK9.COM|작성시간15.08.28|조회수1,187 목록 댓글 27


 

 

 

(에어록 러버를 지난 해에 출시했지요? 에어록은 스티가 러버 개발사에 있어 혁명적인 러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에어록 아스트로의 밑거름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유럽 러버와의 감각적 격차를 단번에 없애 버린 러버라고 할 수 있지요. 특히 블록 시 공을 잡아 주고 짧게 떨어 뜨려 주는 능력은 감탄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듭니다. 그렇다면 스티가의 블레이드 개발은 어떤 행보를 거쳐 오늘에 이르게 되었을까요? 연재글, 두 번째 편을 올려 봅니다.)

 

 

 

 

 

그런데 이러한 일제 일색의 용품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두 유럽 브랜드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티바사라고 할 수 있지요. 탁구닷컴에서 티바의 제품을 수입하게 되면서 티바는 러버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일본 제품 일색의 시장에서 유럽 제품의 인지도를 높여 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후일담이긴 합니다만, 다마스 사의 경영진이 교체된 후 다마스 사가 한국을 방문하여 가장 깊은 우려를 가지고 조사한 업체가 저희 탁구닷컴이기도 합니다. 당시 다마스 사의 새로운 사장님과 일단의 경영진이 이상수, 서현덕, 정영식 등의 걸출한 선수들을 길러 내고 있는 중원 고등학교에 방문하게 되었는데요, 그 날이 마침 제가 중원고등학교 선수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기 위해 방문한 날이었습니다. 당시 중원고등학교는 팀으로서는 다마스 사의 후원을 받고 있었지만 개별 선수 중 4명은 제가 주선하여 티바의 후원을 받고 있었지요. 가뜩이나 한국에서의 매출이 줄어 들고 있다고 위기감을 느끼고 한국 시장을 돌아 보기 위해 방문했다가 자신들이 큰 관심을 가지고 후원하고 있는 중원고등학교에 제가 영어를 가르치기 위해 온 것을 보고 크게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을 것 같습니다.

사실 당시 저는 그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중원고등학교를 방문한 것은 아닙니다. 이야기가 길어질까 봐 짧게 줄이면요, 중원고등학교 선수들과 알게 되면서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영어 공부를 하면 좋겠다 싶어서 제가 자원해서 나서 공부를 시작한 것에 불과합니다. 사실 그때만 해도 제가 젊었고 또 열정도 있었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개인적으로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해 보자 했던 것이지요.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곳에서 딱 마주치고 말았습니다. (중원 고등학교와의 영어 공부는 2년여 남짓 드문 드문 진행하다가 흐지부지 되었습니다. 선수들의 삶이 어떤 것인지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기회였지요. 이래 저래 가슴 아픈 이야기들이 많습니다만, 공개할 만한 것들이 못 되네요. 그때 그 선수들에게도 말했었지만, 저로서는 탁구계를 배운다고 생각하고 일생 단 한번 해보자 했던 것이었습니다.^^)

 

그 방문 이후 다마스 사는 한국에 다마스의 브랜치 회사를 세우고 직접 경영에 나섰지요. 결과적으로 매출에 더 큰 도움이 되었는지 어땠는지는 모르지만, 당시 다마스의 경영진 교체 이후 세계 시장에서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유럽에서도 한국에서처럼 수많은 용품점들이 에이젼시권을 잃고 퇴출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일본 사람들은 사람 사이의 관계를 중시하고 신뢰를 오래 동안 가져 가는 경향이 있다고 알아 왔는데, 지금의 일본 브랜드들의 경영 행보를 보면 전혀 그렇다고 보이지 않습니다. 이익 극대화를 중시하고 실리를 추구하는 모습이 미국의 공격적 M&A 전문가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한편 이러한 일본 브랜드들의 히노키 카본 블레이드에 대한 높은 의존은 최근에 들어와서 극적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일본 사람들이 더 이상 히노키 카본 블레이드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우리 나라와 비슷하게 일본에서도 오래 동안 히노키 카본 블레이드가 큰 인기를 누려 왔는데요, 최근 들어서는 그 인기가 확연하게 줄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그런 류의 블레이드들이 점차 단종되어 가고 있지요.

여러 원인이 있겠습니다만, 기본적으로는 공이 맞는 궤적 자체가 다르다는 것이 근본적인 원인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일본 시장에서는 히노키 표면 자체가 퇴출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개인적으로 히노키 표면에 큰 장점들이 있다고 생각하구요, 그러한 특성을 고려하되 지나친 끌림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제품들을 연작으로 제작해 오고 있습니다. 즉 가장 끌림이 심한 히노키에서(카나프) 그 다음으로 끌림이 심한 웬지층을 사용한 체데크, 그리고 웬지보다 조금 더 끌림이 적은 표면재인 오방콜을 사용한 젤롯에 이어, 이제는 젤롯 보다 조금 더 끌림이 덜한 올람(OLAM)을 곧 출시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넥시는 끌림의 요소, 즉 선의 요소를 중심으로 한 4가지의 제품군을 차례대로 발매하면서 4세대 제품군을 완성하게 됩니다. 이후에 선보일 제품들은 이 4가지의 끌림 중 어느 한 곳에 소속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이러한 일본 제품군들의 행보와 다르게 스티가는 스티가 나름의 독특한 블레이드 개발사를 이어 옵니다.

 

우선 스티가는 블레이드 제작의 표준 모델들을 지속적으로 소개해 온 대표적인 회사라는 것을 유념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즉 스티가의 제품 개발사 자체가 탁구 블레이드의 개발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올라운드류, 오펜시브류, 클리퍼류 라는 말들이 여타 모든 브랜드의 블레이드들을 가름하는 기준이 되다시피 한 것도 이해할 만 하지요.

그러면 스티가는 블레이드를 개발해 오면서 어떤 것을 알게 되고 어떤 것들을 블레이드 제작에 적용하였을까요?

 

 

대규모 블레이드 공장을 설립한다는 것은?

 

아주 아주 최초의 시점으로 돌아가서 만약 여러분이 블레이드를 만드는 공장을 세운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러면 무엇을 중심으로 블레이드 개발을 시작하게 될까요?

우선 특수 소재를 사용한다거나 블레이드를 미려하게 다듬는다거나 하는 것은 큰 관심사가 아닐 것입니다. 그런 경쟁자 자체가 없습니다. 더 빠른 블레이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거나 혹은 디테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거나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지요.

스티가가 태동하던 시기, 그리고 스티가가 성장해 오던 시기의 세계 대다수 공장들의 목표는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보다는 대량 생산과 효율 추구였지요. 즉 당시는 대량 생산 시스템을 만들고 원가를 절감 시켜 시장에 잘 공급하는 것이 중요한 시기였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스티가가 올라운드라는 제품을 100만 자루 판매하였다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당시 스티가는 가내 수공업의 형태로 블레이드 공장을 운영한 것이 아니고 (물론 시작이야 그런 식으로 시작했겠지요.) 막대한 양을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대규모 공장을 세웠습니다. 그러므로 스티가가 최초에 출시한 제품들은 수공예품적 가치(다양화, 커스터마이징, 디테일이나 장식적 요소)를 추구하기 보다는 생산 원가 절감을 목표로 하는 대량 생산 시스템에 의존한 제품들이었습니다.

그러므로 목재 선정에 있어 우선 중요했던 것은 표준화된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목재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가공성이 중요했습니다. 원하는 크기대로 자르기도 편해야 했고, 표면층 등에 사용할 수 있게 얇게 저밀 수 있는 목재들이어야 했습니다.

이것은 지금도 여전히 스티가 제품에 베어 있습니다. 스티가는 희귀함, 디테일 등에 주목하기 보다는 어느 정도는 대량 생산 가능성이 우선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지금도 스티가 제품을 어마어마하게 소비해 내고 있는 중국 시장이 있으니까요.

 

그 결과 스티가 블레이드들은 가공성이 좋아 표준화된 재단질이 가능한 목재들이 우선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목재들로 제작된 제품들은 날개 돋힌 듯이 팔려 나갔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일어납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아디다스맑은물 | 작성시간 15.08.31 중요한 부분은 아니지만, 잘 못 알고 계신 부분이 있어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물론 타마스사에서는 공식적으로 그렇게 말하고 싶었겠지요. 명분이 없었으니. 타마스사가 한국에 진출한 이유는 매출이 줄어서가 아닙니다. 그 당시 신남무역 매출은 사상 최고를 찍었었습니다. 세계 대리점들의 현지법인화는 공장장 출신의 야마다씨가 대표이사가 되면서 외부 컨설턴트들에게 경영 자문을 구했던 결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말씀하신대로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지사를 설립하게 되었지요. 참고만 하세요.^^ 다 지난 일이니.
  • 답댓글 작성자TAK9.COM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09.04 예, 그렇군요~^^
    당시 아는 기자 한 분이 그렇게 전달해 주셔서 그렇게 알고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아디다스맑은물 | 작성시간 15.09.07 기분 나쁠 수 있는 댓글에 이렇게 답글 남겨주시니 제가 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TAK9.COM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09.07 아, 기분 나쁘다니요~?^^
    사실은 바로 잡아야지요~^^
    감사합니다.
  • 작성자Jorba | 작성시간 16.02.25 정보 소중히 공유하겠습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