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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가의 블레이드 개발사 - (10) 중국 선수들과의 교류

작성자TAK9.COM|작성시간15.09.17|조회수1,020 목록 댓글 12




 

 

스티가 블레이드의 개발 방향을 이해한다는 것은 중국 대표팀 선수들이 무엇을 원하는가를 알아 내는 것과도 같습니다. 적어도 지금의 시점까지는 그랬습니다.

스티가는 독자적인 제품 개발이라고 하더라도 중국 대표팀이라는 강력한 참조군을 가지고 있는 만큼 항상 중국의 탑 클래스 선수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염두에 두고 제품 개발을 해 왔습니다. 타 브랜드도 그렇지 않은가 생각하실 수도 있고, 선수들이 원하는 것은 나라와 상관 없이 다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실제로 드러나는 결과물을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례로 한국 선수들의 경우를 보면 대부분 어렸을 때부터 써온 용품으로부터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해당 제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나라 선수들이 어렸을 때 한국 시장은 다마스사 제품 일색이었지요. 선수들이 좋아서 다마스사 제품을 썼을 수도 있지만, 수직적인 문화 속에서 코치들에 의해 조건 없이 주어진 제품들을 쓰게 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러므로 지금도 다마스사는 상대적으로 쉽게 한국의 엘리트 선수들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마스사에서 한국 선수들에 맞춰 용품을 개발한다는 것은 과거 10년 전의 유행 용품을 되풀이하는 것과 비슷한 결과를 빚고 있습니다. 아주 창의적으로 새로운 제품을 추구하고 옮겨 가는 일이 매우 드물지요.

이렇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선수들이 치열한 승부의 세계 속에서 안정적인 선택을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아주 과감하게 새로운 제품으로 옮겨 타는 경우는 드물다고 하겠습니다.

중국 선수들도 그런 경향에서 그리 멀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만,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지요. 중국의 탑 클래스의 선수들은 더 이상 올라갈 데가 없는 최상층에서 서로 경쟁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다른 선수가 쓰는 것을 나도 쓰면 된다는 형태는 아니지요.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요, 한국 선수들은 여전히 중국 선수가 무엇을 쓰는지 관심을 갖는데요, 중국의 탑 클래스 선수들은 그렇게 바라볼 대상 자체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중국 선수들이 더 새로운 용품에 열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중국 선수 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 다른 선수들도 그럴 것 같아요. 쫓아 가고 있는 입장에서는 자기보다 잘 치는 그 선수가 무엇을 치고 있는가를 곁눈질 하겠지만, 정상급에 있으면 자기만의 독특한 무기를 새로 장착함으로써 그 쫓아옴을 방지하고 싶은 것이지요.

예전에 주세혁 선수가 한동안 그래스 디텍스 러버를 사용했는데요, 그 이유 중 하나는 자기 자신에 대해 익숙해져 버린 선수들에게 낯섬을 주기 위한 것입니다. 즉 수비수로서 최정점에 있기 때문에 한 걸음 더 나가기 위해서 새로운 용품을 과감하게 사용할 수 있었던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왕리친 선수가 클리퍼 블레이드를 선택한 것도, 그리고 슈신 선수가 에벤홀즈를 선택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상급에서 다른 사람이 사용하지 않는 용품을 사용해 봄으로 자기가 돌파하기 어려운 어떤 한계를 돌파하고자 하는 마음, 혹은 자기 스타일에 익숙해 있는 경쟁자들에게 낯섬을 주기 위한 용품의 변경 같은 것들이 뒤쫓아 가는 입장보다는 조금 더 자유롭게 실험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스티가는 해마다 중국 리그가 쉬게 되는 겨울철에 중국 탑클라스 선수들을 스웨덴으로 초대하여 신제품 테스트를 행합니다. 그리고 중국 선수들이 원하는 것은 제품에 반영되지요. 그래서 스티가는 스티가 다움을 계속 유지할 수 있습니다. 중국의 탑 클래스 선수들이 원하는 것이 일정한 방향성을 가지고 발전해 왔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중국의 탑 클래스 선수들이 추구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중국 탁구가 한국 탁구와 다른 점이 있다고 하면 그것은 스탠스와 스텝일 것입니다. 중국 탁구는 탁구대에 근접하여 타구하도록 어린 시절부터 가르쳐 집니다. 이것은 드라이브를 배울 때도 마찬가지이지요. 한국, 유럽 선수들과 중국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보면 이 점에서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유럽 선수들은 드라이브 랠리가 들어가면 곧잘 뒤로 물러나고 재미 삼아 로빙 플레이도 자주 합니다. 한국 선수들은 그런 로빙 플레이 하면 코치에게 혼나지요. 지금은 그런 경향이 거의 사라졌습니다만, 몇 해 전에만 해도 수세에 몰려도 어떻게든 포핸드로만 처리하도록 강요되는 경우도 많이 있었습니다. 또 백핸드는 비록 쉐이크핸드 플레이어라고 하더라도 보조적인 역할을 할 뿐이고 결정구는 포핸드 드라이브로 쳐야 한다고 가르치는 경우가 많았지요. 그래서 한국 선수들은 어떻게든 백핸드 위치에서 포핸드 스탠스로 돌아 서려고 합니다. 그렇게 돌아 서려고 하면 공이 오는 동안에 조금 물러 나면서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지요. 그래서 한국 선수들은 앞뒤로 움직임이 많습니다. 반면에 유럽 선수들은 백핸드로 전환하더라도 백핸드로 공격적인 공세를 이어가려고 합니다. 포핸드로 전환하려고 하지 않지요. 그러므로 포백 전환을 위한 앞뒤 스텝은 많이 없습니다. 이것은 중국 선수들도 마찬가지이지요. 특히 판젠동 선수의 세대 이후에는 포핸드 위치에서 백핸드 드라이브를 하는 경우가 점점 더 많아질 것 같습니다. (뒤로 물러난 이후에도 그렇게 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탁구대 위의 공을 처리함에 있어서는 위치에 상관없이 백핸드 스윙으로 공을 처리하려고 하는 경향이 강하지요. 그만큼 작은 스윙으로 공을 끌어 올리는 것이 더 편하기 때문이지요.) 이런 경향으로 인해 중국 탁구는 앞뒤로 큰 걸음을 내딛는 경우가 적고 돌아서기보다는 허리의 뒤틀림으로 공격적인 플레이를 이어 가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반면에 한국 탁구는 공이 어디에 오던지 발을 움직여 정확한 자세로 공을 잡아야 한다고 가르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한국 선수들의 스탠스가 더 화려해 보이지요.

이렇게 한국 탁구와 중국 탁구를 비교하고 보면 한국 탁구는 조금 더 기다려서 타이밍을 잡더라도 강력한 한방을 날려 버리고 싶다 라는 욕심을 가지고 있는 탁구라고 할 수 있구요, 중국 탁구는 최대한 작고 효율적인 다리 움직임으로 뒤로 물러나지 않고 앞에서 공을 처리하겠다는 욕심이 많이 보이는 탁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티가의 슈신 선수가 뒤로 물러나면서 화려하고 강력한 구질로 처리하기 때문에 그렇게 안 보일 수도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중국 탁구는 전진 탁구의 전통을 가지고 있지요. 그리고 그 영향이 톱 클래스 선수들에게도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또 하나의 특징을 든다면 바로 러버의 차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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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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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푸른하늘바라기 | 작성시간 15.09.17 저는 다음편도 기대가 되네요.
    러버이야기가 나올것 같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TAK9.COM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09.17 예, ^^ 러버 이야기가 재미 있어야 할텐데요....
  • 작성자이니에스탁 | 작성시간 15.09.17 뒷이야기가 엄청 궁금해지네요~^^
  • 답댓글 작성자TAK9.COM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09.17 글 올리기 전에 한번 손을 보고 올려야 겠네요. 기대에 부응해야 할텐데요 ^^
  • 작성자Jorba | 작성시간 16.02.25 소중한 정보 감사히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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