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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에어록과 깊이 (2)

작성자TAK9.COM|작성시간15.10.06|조회수759 목록 댓글 16

 

 

요즘은 글을 적다 보면 주절 주절 길어 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글을 길게 적는 것을 진실함이 없는 것, 혹은 부족한 실력을 글로 메꾸려는 것 등으로 보시기도 하는데요,

그래서 심지어는 글을 적지 않는 것이 더 예의 바른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도 많이 합니다.

 

그렇지만 제가 글을 적는 것은 사실 용품을 공급하고 또 개발하는 사람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하는 것을

비교적 감추는 생각 없이 공유함으로써 탁구인들에게 용품에 대한 이해를 돕고

또 탁구닷컴의 내부에서 제품이 개발되는 과정을 나누고자 하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이런 소통을 통해 이해를 돕기도 하지만, 스스로 잘 하고 있는지도 점검하고,

또 나눔을 통해 버려야 할 생각은 버리고 붙들어야 할 생각은 더욱 더 명확하게 붙들게 되기도 합니다.

 

 

지난 번에 에어록 러버에 대해 적으면서 "깊이"라는 요소를 가지고 주제를 전개했는데요,

저는 탁구 용품을 개발하는데 있어 "깊이"라는 요소가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리썸이나 칼릭스, 카보드, 김정훈, 최근의 체데크에 이르기까지, 넥시의 대부분의 블레이드들은 깊이라는 요소를

매우 중요한 제품의 특성으로 간주하고 있구요, 각 블레이드 마다 공을 때려 주는 지점이 표면보다는 조금 더 안쪽에서 느껴지구요,

그리고 어딘가 속에서 단단하게 받쳐 주는 지점을 인식하게 됩니다.

즉 공을 단단하게 받쳐 주는 지점이 라켓의 겉면이 아니고 속 어느 지점으로 설정되어 있다는 얘기입니다.

또 그 속까지 가는 과정도, 부드럽게 쑥 흡수되어 가는 것이냐,

아니면 조금 더 밀어 주는 듯한 느낌을 가진 소재를 힘을 주더 쑥 밀면서 들어가는 느낌이냐 등등...

여러 가지 다른 특성들을 가지고 그것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에어록 러버는 독일 ESN 사의 러버들과 뚜렷하게 다른 하나의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에어록 뿐만 아니라 그동안 인기를 누렸던 대부분의 스티가 러버들이 공유하는 특성인데요,

그것은 표면층인 탑시트와 탑시트를 뒷받침하고 있는 스폰지가 분리되지 않고 하나로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잘 모르실텐데요, 사실 이 지점에서 스티가 러버가 다른 모든 유럽 브랜드들과 구분되고 있습니다.

 

ESN사에서 개발하는 러버들은 과거 티바 러버의 개발사에서 밝힌 것처럼,

표면층과 스폰지의 개발이 별도의 스토리를 가지고 진행되다시피 합니다.

 

예를 들면 제니우스는 표면 끌림을 극대화 했고, 탑시트가 아주 찰진 반면에

스폰지는 끌림을 함께 이끌어 간다기 보다는 스폰지 나름의 개발 과정의 선상에 있는 느낌이 강합니다.

 

반면 원큐의 경우는 제니우스보다는 표면 끌림이 조금 약화되면서 (즉 탑시트의 발전은 조금 유보된 상황에서)

스폰지가 매우 빠른 속도로 잡았다가 되튕기는 형태로 진일보 했지요.

 

즉 탑시트가 한 발 나가면 스폰지가 그 뒤를 이어 한발 나가는 형태로,

탑 시트와 스폰지가 해를 걸러 가며 발전해 온 경향이 있습니다.

 

( 보다 자세한 설명은 링크를 참조하세요. http://cafe.daum.net/hhtabletennis/AL1T/1412)

 

그런데 스티가의 러버들은 탑시트와 스폰지의 개발 방향이 분리되는 느낌이 없습니다.

탑시트와 스폰지가 마치 하나로 움직이는 듯한, 그리고 하나의 방향을 가지고 나아가는 듯한 느낌을 주어요.

어떻게 보면 ESN사보다도 조금 더디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던 것이,

탑시트에 집중하여 획기적인 탑시트가 개발되어 나온다거나,

혹은 스폰지가 갑지가 획기적으로 나온다거나 하는 일이 없었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즉 스티가의 러버들은 항상 표면층과 스폰지가 균형을 이루어 가면서, 어떤 갑작스런 방향으로 튀는 일 없이,

꾸준히 한 방향을 향하여 걸어오고 있는 느낌입니다.

 

이러한 걸음 걸이의 영향으로 스티가의 러버들은 표면과 스폰지의 반응이 어떤 극단적인 하나의 방향을 취한 적이 없습니다.

끌림이 매우 많았다거나, 스폰지의 탄성이 너무 강했다거나, 그런 획기적인 변화가 없었어요.

마치 스티가의 모든 블레이드가, 곧 등장할 텍스트림 카본 재질이 등장하기 전까지 줄곧 그래 왔던 것처럼

.... 모두 알고 계시지요? 스티가의 블레이드들은 스티가다움 속에서 고만 고만하게 일군의 특성들을 유지해 왔다는 것이요....

... 스티가의 러버들은 항상 어떤 경향성을 유지한 채 일군의 방향성 속에서 일관성을 유지해 왔습니다.

 

그래서 칼리브라에서 칼리브라 투어로, 그리고 칼리브라 투어에서 다시 에어록으로, 이렇게 옮겨 오는 것에 큰 부담이 없어요.

독일제 러버들이 한 러버가 나올 때마다 옮겨야 할까, 말까 고민하게 만들었던 것과는 많이 다르지요.

 

그리고 그런 개발의 방향성은 탑시트와 스폰지가 하나로 반응하면서,

공을 깊이 안아 주고 예측 가능한 범주 안에서 반응해 준다는 점에서, 항상 일관성을 유지해 왔습니다.

 

그래서 스티가의 러버들은 믿음직 스럽지요.

유별나게 튀지 않으면서 친구 삼아 지내다 보면 점점 더 강함을 더해 갑니다.

그리고 어떻게 반응해 줄 것인지를 예측하면 그 예측 범위 내에서 활약을 하지요.

 

물론 사람마다 선호는 다 다르겠지요?

특히 티바의 MX-P처럼, 극단적인 찰짐, 클릭감 같은 것들에 매료되어서 다른 러버로 옮겨 가기 두려운 분들도 계시고,

5Q VIP의 편안함과 강력함에 빠지는 분들도 계시지요.

그렇지만 스티가의 러버들이 가지고 있는 믿음직스러움, 예측 가능함, 꾸준함 등에,

그리고 러버 세대 교체에 따라 쉽게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는 편이성 속에

스티가 러버라면 무조건 믿고 따라가겠다는 한 부류의 탁구인들이 형성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 희안하게도, 스티가는 매니아를 형성하고 그 매니아를 꾸준히 끌고 가는 힘이 있어요.

어쩌면 예측 가능한 범주 내에서 움직인다는 것이, 브랜드에 대한 신뢰와 연결되는 것은 아닌가 싶디고 합니다.

 

글 기다리신 분들이 좀 계셨는데, 조금 늦었네요. ^^

제 글에 공감이 되시는지 궁금합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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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고슴도치 탁구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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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TAK9.COM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10.07 예~^^
  • 작성자별처럼 살아라 | 작성시간 15.10.08 사실, 러버의 느낌에 대해선 굉징히 무딘 1인입니다. 일펜 히노키단판쓰고 있고요.

    레슨받은지 4년쯤 되었군요.
    지역4부입니다. 기존엔 mxp 쓰다가 잠시 mxs로 갈아탔었어요. mxs가 확실히 안정스럽다는 건 느낄 수 있었지요.
    다시 mxp로 와서는 오버미스가 많이 납니다.

    에어록에 관심이 갑니다. 한 번 써 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데요,
    3구 걸고 스매싱이나 한 방으로 마무리 하는 스타일입니다. 가끔은 중진에서 랠리를 즐기기도 하고요.

    어떨까요? 써보면 괜찮을까요?
    사용후기들이 대부분 쉐이크 중심이어서 일펜에겐 어떨까싶네요. 제 주변엔 에어록 쓰시는 분이 생각보다 별로 없어서요.
    간단한 답변 부탁드려도 될런지요..?
  • 답댓글 작성자TAK9.COM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10.08 에어록은 아스트로에 비해서는 차분하지만 정직하고 정확한 러버입니다. MX-P와 MX-S를 왔다갔다 하셨으면 적응에 어려움 없을 것 같고 특성도 둘 사이 중간 지점에 위치하늦 것이 많을 것 같아요. 한번 써보시죠~^^
  • 작성자별처럼 살아라 | 작성시간 15.10.08 고맙습니다. 한번 써보지요~^
  • 답댓글 작성자TAK9.COM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10.08 예~^^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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