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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탁구용품 시장 변화 추세

작성자Oscar|작성시간19.07.26|조회수3,035 목록 댓글 42
국내 시장 및 세계 시장의 추세적 변화에 대한 2019년 여름 상황을 적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몇 가지 소식들 묶어 봅니다.



1. ESN과 다마스사의 대결 추이


최근들어 일본의 터무니없는 정책이 터져 나오면서 일본 상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한국 탁구계에도 서서히 밀려 들고 있는데요, 
그 영향이 러버계에는 어떻게 진행될지 자못 궁금해 지는 상황입니다.
운영자로서 되도록이면 이에 대해서는 글을 적지 않으려고 합니다만,
지켜보는 입장에서 재미있는 상황이기도 하고 여러분들에게도 흥미가 당길 듯 해서 내용을 공유합니다.

다마스사는 1세대 경영진이 물러난 이후 탁구인들을 위한 경영이라는 기존의 큰 틀을 버리고
회사 이익 극대화, 혹은 주주이익 극대화라는 방향을 설정한 것 같습니다.
유럽 시장 내에서 여러 기존 용품 공급처들을 다 끊어 내고 10개 이내의 공급망으로 압축한 것이  
경영진 교체 이후 일어난 갑작스런 변화였는데, 
이것은 오랜 시간 거래해 오면 그 신뢰를 중요시 여겨 어려울 때는 도와 주고 여신도 주면서 거래를 이어가는
기존 일본의 경영 스타일과는 상당히 다른 것이지요.

다마스사의 대표적인 러버인 테너지의 경우 
이제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스폰지 자체의 탄성 강화를 포기하고 부스팅 공정을 도입함으로써,
결국은 중국과 유럽의 모든 업체들이 그것을 당연시 여기게 됨으로써 이제는 ITTF 의 부스팅 금지 조치 자체가 무색하게 된 것도,
(물론 이면에는 ESN과의 러버 경쟁에서 뒤쳐지고 있던 당시 상황에서 급하게 내린 긴급 처방이라는 변명도 있겠지만)
상당히 일본 특유의 원칙주의, 장인정신, 정직함 등의 정신과는 거리가 먼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다마스사는 선수들을 위한 많은 배려를 해 오는 회사로 알려져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면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자국 선수들이 탁구를 잘 치기 때문에 자국 선수들에게 치중하는 면도 있겠지만,
자본의 이익 극대화라는 새로운 원칙에 맞지 않기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다수 후원 중단과 더불어 테너지 러버 고가 정책이었지요.
테너지 러버 가격은 타 국가에 대한 배려나 탁구계 전체적인 성장보다는 선수 시장을 고려한 측면이 크다고 보입니다.
가격을 올려도 해당 러버에 길들여진 선수들은 여전히 구매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는 상황에서,
러버 가격을 높여 감으로 마진율을 높이고, 그 마진 차액으로 줄어든 매출을 극복하겠다는 생각이었겠죠.

그 결과 러버 가격은 전 세계적으로 더 높아지게 되었고, 이는 중국 시장에도 고스란히 적용되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아주 갑작스런 변화가 있었지요.
바로 로제나 러버의 가격 인하입니다.
테너지 러버의 가격은 인상하는 것이 비록 매출은 줄더라도 충성고객에 기반한 회사 이익에는 기여할 것이라고 판단했다면,
로제나 러버는 가격을 내림으로써 타 러버 시장을 빼앗는 효과가 일어날 것이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그 결과 작년에 들리는 소식으로는 중국 시장 내 ESN 러버 판매량이 40%나 급감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중국 시장에서 로제나에 의해 크게 타격을 받은 러버는 아우르스 러버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한국 시장에서 크게 덤핑되면서 인기를 누리는 러버가 에볼루션 (MX-P, MX-S)라면 
중국 시장 내 인기를 누리는 티바의 ESN 러버로는 아우르스가 있었지요.

아우르스의 예를 들자면, 중국 시장내에서 가성비 러버로 많은 인기를 누리며 판매되고 있던 와중에
다마스사의 로제나 가격 인하는 직접적인 타격이 되었습니다.
ESN으로서는 이에 맞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해 졌지요.
이에 대해서 ESN사는 오래 동안 고심해 오던 몇 가지를 전격적으로 도입하게 됩니다.



2. 국내 용품사들의 경쟁상황

2019년 시장을 가로지르는 국내 용품사간의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중입니다.
T모사는 독일의 D브랜드를 빼앗긴 후 자신들이 티바 브랜드를 가져올 예정이니,
이제 탁구닷컴과 거래 끊고 자기들과 거래를 하자고 하기도 하구요,
국내 선수들 후원을 거의 손절하다시피 하고 떠난 다마스사의 빈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했습니다.
심지어는 선계약된 선수에게 더 많은 돈을 주고 계약을 한 이후,
선계약한 브랜드에게 광고 사진을 사용하지 않도록 압력을 넣는 사례도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아시고 계시는 W968 장우진 버전을 둘러싼 공방까지,
전역한 지가 벌써 20년인데, 아직도 전투복을 벗지 못 하고 있네요. ^^

많은 분들에게 자세한 내막을 설명 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제가 기자가 아닌 카페 운영자이기 때문에 참고 또 참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중소규모의 전쟁들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게 된 근본 원인은
탁구용품 시장 전체적으로 마진이 적어지면서 치열한 치킨 게임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탁구용품의 제품 가격 단위가 작기 때문에 적은 투자로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고,
또 시작하면 주위에서 도와줄 사람도 많이 보이기 때문에 용품 사업을 신규로 시작하시는 분들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지요.

최근들어 이런 추세는 비단 탁구뿐만이 아닌 듯 합니다.
밴드를 중심으로 광저우 짠시루에서 유통되는 짝퉁 제품들이 물밀듯이 들어 오고 있고,
쿠팡, 11번가 등의 이름있는 쇼핑몰들에도 짝퉁임을 표방하면서 판매하고 있는 소규모 판매상들이 넘쳐나고 있으니
탁구라고 예외는 아니지요.

그 과정에서 과거의 높은 마진 구조는 차츰 차츰 허물어지기 시작했고,
이제는 누군가가 시장을 차지하면 누군가는 빼앗기는, 
신규 시장의 확보보다도 신규 브랜드 등장 속도가 더 빠른 시장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켜야 할 원칙이 있고, 챙겨야 할 사람이 있다는 점,
그리고 거짓은 자신의 명예와 신뢰를 스스로 버리는 일이며,
이익이나 성장보다 더 중요한 옳은 것들이 있다는 것을 용품사들이 알았으면 합니다.



3. 유투브 시장의 확장

유투브로 큰 돈을 버는 사람들이 생겨나면서, 탁구계에도 유투브 바람이 거세네요.
다음 카페/ 프리챌, 싸이월드 => 네이버 지식 검색 => 네이버 블로그 ...... 로 이어오던 국내 회사의 장악력이
이제는 유투브에게 자리를 내 주고 있습니다.
심지어 검색도 구글 검색이 네이버를 넘어섰고, 이제는 유투브 검색이 네이버 블로그보다 더 유용하다고들 생각하시죠.

이제 저희 카페도 유투버들과 협력하며 같이 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유투버들이 올려주시는 영상에 근거한 용품 정보가 시각적인 신뢰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4. ESN이 스티가의 손을 잡다.

2014년에 작고하신 스티가의 맛츠 사장님은 ESN과 약간 불편함이 있으셨습니다.
자세한 얘기는 생략하겠습니다만,
결과적으로 스티가는 독일 ESN사와는 거리를 두고 경영을 해 왔고,
ESN의 러버 발전 추세와는 상관 없는 회사로, 어떻게 보면 블레이드에 집중하는 회사로 알려져 왔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경영진이 들어선 후 기술진들은 ESN사와 손을 잡을 것을 요청해 왔고
저도 그에 대한 바램은 수 차례 피력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위에 적은 것처럼 ESN사가 중국 시장 내에서 타격을 입게 되자
그 타격을 매꿀 수 있는 파트너가 필요하게 된 것이지요.

짐작이 되시나요?
중국 내에서 가장 큰 인기와 신뢰를 누리고 있는 회사이지만, 러버는 약한 회사,
바로 스티가에 ESN이 러버를 공급하기로 결심한 것입니다.

현재까지 스티가의 신러버는 극비에 쌓여 있습니다.
유럽 시장에서도 지금쯤은 시타한 사람들 얘기가 올라올 법 한데 전혀 없습니다.
특이한 점은 ESN에서 아주 새로운 러버 자체를 올해는 내 놓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티바의 예를 들면 MX-P의 이름을 승계한 MX-P50을 출시했지만,
신러버라고 불리기에는 어려움이 있지요.

그러므로 조만간 등장할 스티가의 러버가 ESN의 최신 기술이 탑재된 신러버일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예측해 봅니다.



5. 리닝과 DHS의 변화 


루프 드라이브님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가 있습니다만,
이 두 회사가 희안한 일을 시작합니다.

일반적인 상식과는 참 다른 관계를 가지고 있는 두 회사가 바로 DHS와 리닝입니다.
리닝은 DHS의 다수 지분을 가지고 있는 회사입니다.
그러나 리닝은 DHS에 대해서 전혀 관여를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DHS도 리닝에 대해서 상당한 거리감을 두고 있지요.

물론 경영층간의 관계를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리닝 이사진과 DHS 사장님은 아주 친하시거든요.
그런데 두 회사간 업무적 협력 관계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서로 디자인을 공유한다거나 제품 정보를 공유하는 것도 없구요,
완전히 별개의 회사이지요.

DHS는 상하이에 있고, 리닝은 북경에 있습니다.
아마도 윗선의 정치적 인맥도 다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런데 이 두 회사가 서로의 독자적 영역을 침범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DHS는 리닝에 대항하는 고급스런 디자인의 옷을 제작하고 있구요,
리닝은 DHS에 대항해서 블레이드와 러버를 기획 중에 있습니다.

DHS의 옷은 조만간에 탁구닷컴에 입고될 예정이구요,
리닝의 제품 제작에 대해서는 많은 부분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더 적을 이야기들이 있을 것 같은데요,
미팅이 있어서 여기까지 적을께요.
혹시 댓글에 탁구계 전반에 대해 궁금하신 내용을 적어 주시면, 다음 편 글에 참조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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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아슬란 | 작성시간 19.07.27 우왕 너무 재밌네요 감사합니다^^
  • 작성자걷기싫어 | 작성시간 19.07.27 재밋게 잘 읽었습니다^^
  • 작성자블랙앤레드 | 작성시간 19.07.27 새로 나올 ESN제 스티가 러버 중에 수비용 평면러버나 수비용 숏핌플이 있을까요?
    마이너를 넘어선 매니악 수준의 장르인지 러버 종류가 너무 적은데, 스티가가 선택의 폭을 넓혀주면 좋겠습니다.
  • 작성자윤탁구[YOONTAKKU] | 작성시간 19.07.27 와 너무 재밌는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
  • 작성자목동옆 | 작성시간 19.07.28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전문가의 눈으로 바라본 견해라 그런지 와닿는 부분이 많이 있네요, 모르고 있던 사실을 알게되니 생각하는 부분도 넓어지네요. 종종 올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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