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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출범에 대한 의견

작성자Oscar|작성시간20.06.23|조회수685 목록 댓글 26

탁구 리그 출범을 앞두고 여러 가지 의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조심스러운 시기이지만, 저도 개인적인 의견을 정리해서 적어 봅니다.



1. 탁구 리그전 출범은 아래로부터의 움직임은 충분히 있었던 논제입니다.

부수 정립에 대한 대안으로 레이팅 시스템이 꾸준히 거론되어 왔고,

각 지역간 부수 통합을 할 수 있는 대탁의 움직임, 그것을 위한 레이팅제 도입에 대한 요구가

그동안 탁구계에는 지속적으로 있었습니다.



2. 이 상황에서 리그전 출범을 위한 예산안이 책정되고 리그 출범이 발표된 것은 탁구인들에게 대단히 기쁜 일이고,

많은 탁구인들이 선진화된 유럽식 리그전이 도입되거나, 혹은 한국식의 특유한 리그전이 정착하기를 기대해 왔습니다.



3. 저는 지난 시간 몇 편의 글을 통해서 미국의 레이팅 시스템과 유럽식 리그의 차이점에 대해서 글을 적어 왔고,

앞으로 한국에서 프로 리그가 생기려면 어떤 방향으로 움직여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글을 적은 바 있습니다.

앞서 적은 글들을 요약하여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유럽식 리그전은 지역성을 기반으로 한 지역 연고 형태의 경쟁 구도이며 팀 경쟁 시스템이다.


(2) 미국의 레이팅 시스템은 여러 지역 사람들이 연고 없이 모여서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무연고 형태이며 개인 경쟁 체제이다.


(3) 한국은 지역 연고를 기반으로 한 탁구 문화가 약하고 전국에서 탁구 경기가 1일, 혹은 2일 동안 종료되는 형태의 경기들이 많이 진행되고 있어, 시즌 개념을 가진 유럽식 리그 정착이 쉽지 않다.


(4) 현재의 상황으로 보면 레이팅 시스템을 부가적으로 도입하여 지역간 부수 불균형을 해소하는 정도는 가능하지만, 유럽식 리그를 단번에 도입하기는 쉽지 않다.




4. 유럽식 리그 도입이 어려운 근본적인 이유는 유럽의 리그전이 유럽의 생활 방식에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1) 일찍 출근하고 퇴근이 빠르며, 밤 문화나 야근 문화가 없는 독일 등 많은 유럽국가들은 한 두 종목을 자신의 운동으로 삼아 평생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2) 유럽은 지역 공동체를 중심으로 체육관이 운영되고 (사설 탁구장이 전무, 좋은 시설을 찾아 이동하는 탁구인 없음) 체육관을 중심으로 클럽이 운영되며, 자연스럽게 클럽간 대결의 구도가 생깁니다. 그러나 한국은 사설 탁구장을 중심으로 탁구 문화가 형성되었고, 좋은 코치나 시설을 찾아 이동하는 탁구인이 많아 정착된 지역 연고제의 기반이 약합니다.


(3) 유럽은 지역별 클럽에 리그전을 치를 수 있는 경기장 시설이 있으며 경기장과 클럽이 연계되어 있어 자연스럽게 지역 연고에 기반한 리그전 운영이 가능하지만, 한국은 사설 탁구장이 경기장이 되지 못 하고, 탁구인들의 연계는 탁구장을 중심으로 되어 있어 경기장과 동호인 모임은 분리될 수 밖에 없습니다. 즉 유럽은 클럽에서 운동하고 클럽에서 경기하지만, 한국은탁구장에서 운동하고 경기를 위해서는 별도로 대관을 해야 합니다.


(4) 3번의 문제로 인해 한국에 도입되는 리그전은 예산의 상당 부분이 경기장 대관료와 진행료로 사용되어야 합니다.




5. 이런 일을 진행하려면, 한국과 유럽의 상황이 어떻게 다른지를 충분히 숙고하고, 문화와 환경에 대한 차이에 기반한 의견 개진을 해야 할 것인데, 지난 2차례의 발표 내용을 보면 내부적으로 그런 역량이 부족해 보입니다.

1차 발표 내용은 엘리트와 생활 체육의 통합 이후 내부적으로 항상 진통이 있는 상황에서 리그전 출범을 내부 갈등 해소의 기재로 생각한 것은 아닌가 생각되며, 2차 발표 내용은 1차 발표 내용에 대한 많은 비판이 뒤따르자 그에 대한 방안을 내 놓은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 부분 의견 수정합니다. 영상 참조해 주세요. https://youtu.be/0iOrTH8ailY )



6. 저는 한국과 유럽의 탁구 문화가 크게 다르며, 그것을 이끄는 조직체도 많이 다르다는 점을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선 한국은 엘리트 탁구문화와 생활체육 동호인 문화가 다릅니다.


(1) 클럽과 리그전이 연계될 수 있는 유럽은 자신들이 운동하던 곳에서 리그전을 하지만, 한국은 경기를 위해 대관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엘리트 선수들과 동호인들의 눈높이 차이에서 기인한 문제입니다.


(2) 한국 동호인들은 천정 낮은 탁구장에서 탁구장 리그전들을 다양하게 하고 있고, 좁은 공간, 낮은 천정이라도 환경 탓을 하지 않고 경기를 많이 하는 것을 원합니다. 그러나 엘리트 선수들은 평상시에 탁구는 꾸준히 쳐 왔기 때문에 경기를 많이 하려는 것보다는 제대로 된 환경에서 한 두 게임이라도 제대로 하고 싶어 합니다.


(3) 이번 사안에 있어 아마추어 동호인들만 모여서 리그전을 기획했다면, 각 지역 탁구장들을 중심으로 기안하고 대관료와 진행료는 경기 상금으로 확보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엘리트가 기획하게 되면 각 지역의 경기장 대관을 중심으로 생각을 할 것이고, 여러 지역 탁구장에서 선수를 보내 좋은 환경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을 중심으로 생각했을 것입니다.


(4) 엘리트 선수들은 제대로 된 환경에서 자신의 실력 발휘를 하는 것을 목표로 하겠지만, 생활체육인들은 게임을 많이 하고 싶어 하고, 또 부상에 대한 욕심도 당연히 갖습니다.




7. 비판만 하면 이 글은 도움이 덜 될 것입니다.

한국적 상황을 고려한 리그전 도입에 대한 제 나름의 아이디어도 제시해 봅니다.

(지금 시점에서 이런 아이디어 자체가 너무 늦은 것 아닌가 생각은 됩니다.)


(1) 이번 리그전 도입을 두고 생활 체육 출신과 엘리트 출신간 내부 경쟁이 이루어지면 올바른 의사 결정은 어려울 것입니다. 전체 한국 탁구계를 위해서 리그전에 할당된 국가 예산이 무엇을 위해 사용되어야 하는가를 먼저 가름해야 합니다.


(2) 만약 본 예산이 탁구 저변 확대를 위한 것이라면, 생활체육인들을 위해 활용되어야 할 것이고, 엘리트 탁구계에 프로리그 도입을 위한 목적이 우선된다면 엘리트를 위해 쓰여져야 할 것입니다.


(3) 만약 본 예산이 엘리트 프로리그 출범을 위한 예산이라고 한다면, 저는 개인적으로 현재의 엘리트 팀들이 탁구인들이 경기를 보기 위해 찾아올 수 있는 양질의 리그전을 출범시키는 데 사용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한 좋은 사례는 T2 리그나 일본의 J리그가 될 것입니다. 한국 선수들 외 해외 선수들도 참여하는 엘리트들을 위한 리그전 출범은 한국 탁구 발전에 좋은 거름이 될 것입니다.


(4) 그러나 본 예산이 탁구 저변확대를 위한 예산이라고 한다면, 엘리트와 생활체육인이 통합되어서 운동하는 것을 우선시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5) 각 지역별로 본 리그전에 참여할 탁구장들을 모으고, 각 탁구장에서 교차하면서 지역 리그전을 하면 됩니다. 각 탁구장들은 당일 대관을 무상으로 기부하던지, 아니면 매우 저렴한 실비만으로 대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탁구장별 동호인들의 단합을 도모하므로 동호회를 활성화 시킬 수 있고, 당일 경기를 관람하러 오는 인원들도 있으니 탁구장 홍보도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대관료를 아끼게 되면 예산의 상당 부분은 상금이나 부상으로 돌릴 수 있습니다.


(6) 엘리트 선수들이 본 경기에 꼭 참여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미 생활체육 내에도 수많은 은퇴 선수들이 있고, 그들과 엘리트 선수들간의 간극은 크지 않습니다. 대학이나 지자체, 혹은 회사를 대표하는 선수로 소속팀을 위해 운동하는 분들에게 지역 연고를 중심으로 하는 리그전에 꼭 나와야 한다고 강요할 필요는 없습니다.


(7) 본 리그전을 몇 개의 부수로 할 것이냐는 선택지가 있습니다. 각 지역별로 운영되는 부수제를 지역별로 인정한다고 하면 각 지역별로 현재의 부수를 적용해서 1부부터 6부까지 참여를 시키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지역에서 이긴 팀들이 타 지역과 함께 경기를 하게 되면 점차적으로 지역간 부수 격차는 줄어들 것입니다. 혹은 모든 부수를 없애고 올해는 6부를 출범하고 각 지역별로 이긴 팀들이 모여서 올라간 5부와 6부 경기를 그 다음해에 하고, 그 다음해에는 4,5,6부 경기를 하는 방식으로 경기를 늘려 갈 수도 있습니다.


(8) 유럽의 리그제는 지역 연고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서울을 적용하면 6부 리그는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치는 리그이고, 5부 리그는 동별, 4부 리그는 구별, 3부는 서울 동부/서부/남부/북부 리그, 2부 리그는 서울 전체, 1부 리그는 경기도 및 여러 도와 벌이는 경기가 될 것입니다. 이런 지역 연고에 기반한 리그제를 안착시키려면 지역에 근간을 두고 있는 탁구장들이 주체가 되어서, (동호회가 있는 지자체 체육관 포함) 리그제를 출범해야 합니다.


이상 의견 드렸습니다.

본 제안의 배경이 된 더 자세한 생각은 아래 글을 참조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http://cafe.daum.net/hhtabletennis/EbZ3/205?svc=cafe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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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마롱팬Tt | 작성시간 20.06.23 탁구 협회 쓰레기라던데...
  • 작성자재즈핑퐁 | 작성시간 20.06.24 http://www.thepingpong.co.kr/news/articleView.html?idxno=4989

    왜 여기에 안가셨나요ㅠㅜ 모카페 역술가도 참여하는데..
  • 답댓글 작성자Oscar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06.24 저는 안내를 못 받아서 몰랐어요. ㅠㅠ
  • 작성자Oscar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06.24 대탁의 어제 발표안을 오늘 확인했습니다.
    다소간 차이가 있지만 제가 생각하고 있는 안과 상당 부분 겹칩니다.
    다만 예산의 한계로 인해서 실행 단계에 어려움은 있어 보이구요,
    동호인들이 원하는 것과 방향이 다른 점도 있어 보입니다.

    어제 간담회에 참석하셨던 분과 관련된 얘기들을 나눈 동영상을 제작했습니다.
    곧 올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혹시라도 제 글로 인해서 대탁의 실행 방향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생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작성자Oscar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06.24 https://youtu.be/0iOrTH8ailY 첨부된 유튜브 동영상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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