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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넥시, 아유스를 선택하다

작성자TAK9.COM|작성시간15.10.30|조회수831 목록 댓글 8

아유스 (Ayous) 라는 목재는 탁구 블레이드에 흔하게 사용되는 목재입니다.

그러나 이 목재가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제대로 이해하고 사용하는 브랜드는 많지 않은 듯 하네요.

 

저는 넥시의 "제2의 물결"을 시작할 때 이런 고민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강하게 스핀을 걸어서 타구할 때와 상대방의 강한 공을 수비적으로 블로킹할 때 그 격차를 크게 늘리는 것이 기존의 어떤 브랜드도 추구하지 않았던 새로운 목표이고 매우 매력적이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이룩하는가 하는 것...."

 

이 고민을 가지고 2가지의 방향을 추구했습니다.

 

먼저는 비교적 이런 성격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하는 기존 블레이드들을 연구해서 거기에 새로운 변형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변종을 시도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탄생한 블레이드는 넥시의 스피어입니다. 이 블레이드는 스티가의 오펜시브 클래식을 기본으로 하고 그것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제작했습니다. 블레이드의 우수함은 미리 확보된 상태에서 출발한 것이나 다름없지만 넥시다운 독특함은 부족했다고 자인합니다.

 

두 번째의 방향은 중간층의 소재를 변경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선호하던 표층 아래의 소재는 그동안 스프루스 재질이었습니다.

저는 스프루스를 카본층과 비슷한 개념으로 사용했습니다.

즉 매우 스피드가 높지만 카본은 아니다 라는 생각으로 사용하였지요.

그런데 만약 때릴 때와 받을 때의 격차를 늘린다는 목표만을 가지고 생각한다면 스프루스나 또 그동안 사용하여 왔던 여타 특수 소재들만 가지고는 부족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새롭게 고려한 소재가 바로 아유스이지요.

 

아유스는 공을 잡을 때 퍼석한 느낌이 있습니다.

공이 라켓에 닿는 순간 그 에너지를 사방으로 흩어 버려 산개시키는 느낌이지요.

그런데 그 다음 순간 공이 닿은 그 접점을 중심으로 단단하게 받쳐 주는 듯한 느낌이 따라 옵니다.

즉 공을 깊이 받아 주되 림바처럼 푹 싸 안아서 면으로 받아 주는 것이 아니고 한 점으로 촛점을 맞춰 받아 줍니다.

그런 다음 그 점에서 공을 단단하게 받쳐 줍니다.

정리하자면 첫 맛은 퍼석하고 끝 맛은 든든한 것이죠.

이것이 아유스가 가진 특징입니다.

 

만약 이 소재를 표면층에 사용한다면 삼소노프 카본처럼 철컥거리는 클릭감이 있는 블레이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 느낌으로는 표면층에 사용한다면 넥시가 원하는 감각을 만들어 내기는 어려웠습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브랜드들은 지금까지 아유스 소재를 중심 소재나 표면층에 사용해 왔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 소재를 중간층 소재로 사용하여 표면층 소재와 같이 조화를 만들게 되면 어떨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유스와 잘 어울리면서도 아유스의 퍼석함을 좋은 감각과 안정적 블로킹, 그리고 또 아유스의 끝맛인 든든함을 살려 줄 수 있는 새로운 표면층 조합은 무엇일지 많이 고민했지요.

그 고민 끝에 탄생한 블레이드가 리썸이었습니다.

 

리썸은 최초 탄생했을 때에는 다소 의문이 가는 상태였습니다.

전혀 새로운 감각, 새로운 성능의 블레이드가 과연 시장에서 인정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의심에 휩싸여 있었지요.

그러나 조금 시간이 지나자 이 아유스 층이 가지는 새로운 특성은 폭발적인 호응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리썸은 연타 드라이브 머신으로서의 확실한 성격을 인정 받았지요.

 

저는 이후 이 리썸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2가지의 새로운 블레이드 설계에 돌입했습니다.

그 하나는 아유스층의 효과에 좀 더 단단한 표면층을 사용하면서 반면에 전체 두께를 현저하게 줄임으로써 그 효과를 극대화 해 보자는 방향이었고, 이것은 칼릭스로 열매맺어졌습니다.

 

또 하나의 방향은 아유스의 특성을 유지하되 리썸에 카본층을 삽입하고 표면층을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히노키 소재로 가 보자라고 생각했고 이것은 스파르타쿠스로 이어졌습니다.

결국 두 블레이드는 다 큰 호응을 얻었지요.

 

최근에 제가 글을 쓰면서 신제품만 좋다고 글을 쓰니 구제품들은 사장시키는 형태인가 하고 의문을 가지시는 분들이 계시는데요..... 저는 커뮤니티에 활동할 때 3가지의 입장을 취하게 됩니다. 하나는 개발자의 입장이구요, 또 하나는 마케터의 입장, 그리고 세번째는 순수한 사용자의 입장입니다. 그때마다 글의 느낌이 다를 수 있을 것 같아요.

 

칼릭스에 대해서는 사실 개발자의 입장에서 매우 자랑스러운 역작이었지요.

그래서 좀 과하게 글을 썼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칼릭스 2를 만들어 가면서 칼릭스를 능가하는 더 나은 제품이라고 글을 쓰다 보니 칼릭스를 아끼시는 분들이 그러면 칼릭스는 무엇인가...하고 의아해 하시네요. ^^

그런데 개발자의 입장에서 칼릭스를 능가하지 못하면 칼릭스 2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칼릭스 2는 모든 개발 컨셉이 칼릭스를 능가하는 것이었습니다.

카보드와는 조금 다르지요.

카보드는 옆으로 펼친다는 개념일 수 있지요. 물론 카보드도 그 기본 개념은 칼릭스와 칼릭스 2를 능가한다는 목표가 전제되어 있습니다만, 그래도 제가 강하게 꼭 그렇다고 말하기 보다는 조금 더 옆으로 펼쳐 놓은 듯한 개발 컨셉입니다.

그러나 칼릭스 2는 정말 순수하게 그 모든 목표가 칼릭스를 능가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것이 그렇다고 그냥 솔직하게 적은 것입니다.

 

나중에 제품이 출시된 이후 여러 평가들이 이어지겠지만, 그 전 단계에서는 개발을 진행하는 저 외에는 뭔가 글을 올릴 수 있는 사람이 없잖아요.

그런데 지금 제 개발 포인트는 다 "능가"라는 측면에 맞춰져 있고 또 놀랍게도 그 목표가 상당부분 달성되었기 때문에 그것을 그냥 솔직하게 적는 것입니다.

사실 칼릭스 2는 칼릭스와 다른 측면이 이러이러하게 있습니다 라고 하는 것이 더 편하고 마케팅적 입장에서 합리적인 글이 되겠지만, <개발자의 입장에서 제품 출시 전 제품을 이끌어가는 단계>에서는 능가라는 표현이 가장 솔직한 말일 듯 합니다.

그래서 그냥 무조건 칼릭스 2를 띄우자 라는 그런 얄팍한 의도에서가 아니라, 어느 정도는 개발자로서 속에 있는 말을 꾸밈 없이 하자는 의도에서 그렇게 적어 나간 것이지요.

 

아무튼 이 칼릭스 2도 이 아유스 소재에 크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즉 이 아유스가 두번째 층에 위치하여 만들어내는 효과가 칼릭스, 칼릭스2, 카보드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렇게 선형으로 발전을 추구하는 것 이외에 저는 옆으로 펼치는 블레이드도 준비 중입니다.

이 경우에는 무엇보다 낫다라는 목표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향하여만 달려가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넥시는 매번 이전 블레이드보다 더 나은 블레이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이것은 여타 브랜드와는 다른 현저한 넥시만의 특성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블레이드의 이름은 아마존입니다.

아마존의 경우는 아유스층을 기존 블레이드보다 크게 늘렸습니다.

기존에 0.7~0.8mm 에 불과했던 아유스층이 아마존의 경우는 1.5mm로 크게 두꺼워 졌지요.

즉 아유스의 한 점에 집중해서 잡아주고 다시 받쳐주는 효과를 극대화해보자라는 의도가 깔려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렇게 제작할 경우는 너무 무겁고 또 퍼석함이 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마존은 아유스층을 태웠습니다.

기존의 블레이드들은 블레이드 전체를 태우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아마존의 경우는 아유스층만 태웠습니다.

즉 표면층의 화이트 애쉬 층은 리썸의 감각을 계승하기 위해 태우지 않은 소재 그래도 쓰구요, 또 중심층도 마찬가지도 태우지 않은 소재이지만 아유스 층만 태워서 더 경쾌하고 가볍게 만든 것이지요.

그러면서도 두께가 2배 가까이 되기 때문에 아유스의 효과는 강화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블레이드의 디자인은 최종 단계에서 조금 조율중입니다만....

디자인적 측면을 떠나서 기능적 측면에서 매우 실험적인 블레이드입니다.

카본이 매우 깊숙히 자리해서 카본의 효과는 매우 작게 조율되어 있구요,

반면에 아유스가 퍽 두껍기 때문에 상당히 다른 독특함을 지니고 있습니다.

 

제가 아직 출시전에 제품의 컨셉을 좀 상세하게 공개했는데요,

그것은 넥시가 항상 새로운 블레이드만 좋다고 극찬하는 것 아니냐는 조언에 대해서 조금 답하고 싶어서입니다.

 

아마존이라는 블레이드도 매우 특이하고 도전적인 블레이드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더 낫다라고 글을 적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블레이드가 늘어가면서 항상 매번 좋으니 다 사야한다라고 글을 적는 것은 문제가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되요.

하지만 블레이드를 설계하면서 제게 중요한 것은 이 작업이 스스로에게도 즐거움을 주는 유익함이 있는가, 그리고 스스로가 만족하는가 하는 측면이지요.

그래서 개인적 시각을 글에 담을 때가 자주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추후 실제 제품으로 그 진실성이 증명되어야 할 사안이기 때문에 거짓이거나 신제품을 많이 판매하기 위한 상술의 차원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이런 측면을 이해해 주세요.

 

더불어 이제 넥시의 "제 2의 물결"의 제작에 담긴 비밀이 공개되었네요.

혹시 다른 브랜드가 제 생각을 따라올까요?

하지만 이렇게 제작 노트를 공개하는 것도 넥시를 아껴 주시는 여러분들에 대한 배려의 일환이라고 생각해서 솔직하게 다 적었습니다. 궁금하신 내용이 있다면 댓글 주세요.

 

감사 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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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고슴도치 탁구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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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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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슈미아빠 jw | 작성시간 15.10.30 TAK9.COM 감사합니다!!
  • 작성자┗┣ 변대리 | 작성시간 15.10.30 오늘도 좋은 탁구역사저널과 개발자로서의 고민의 흔적이 많이 내포되어 있는 글을 읽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루에 한 개씩 올리시는것(이번 글은 이전 글입니다만 ^^) 자체가 많이 힘이 드시겠지만 애독자(?) 분들을 감안하시어 포스팅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
  • 답댓글 작성자TAK9.COM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10.30 예, 이곳은 옛날글을 올리는 곳이라 올리기 어렵지는 않아요~^^
  • 작성자아스테로페 | 작성시간 15.10.31 언젠가 봤던글인데 싶었어요 ㅎㅎㅎ
  • 답댓글 작성자TAK9.COM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10.31 예, 원래 이 방은 옛날글 다시 올리는 방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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