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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중국인 코치를 데려오면 문제가 해결될까요? - 1. 용품의 문제

작성자TAK9.COM|작성시간16.02.07|조회수1,440 목록 댓글 10


이번 올림픽이 진행되는 동안 비탁구인들의 여러 평가부터 시작해서 탁구 동호인들의 애정어린 댓글까지 각종 매체에 올라온 다양한 의견들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분은 글을 쓰시기를 우리 여자 탁구가 너무 수비에 치중하는데, 수비가 좋은 것도 좋으나 공격을 못 하면 이기기 어려우므로 처음 가르칠 때는 수비 위주로 가르치다가 나중에 선수가 수비에 능숙해 지면 그 다음 부터는 공격 위주로 가르쳐야 중국을 이길 수 있을 거라고 글을 올리기도 하셨더군요. "대략 난감"이란 말이 딱 맞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또 한번 조명을 받는 의견이 있습니다.

그것은 중국의 귀화 선수들을 받아 들이는 문제에 대한 주세혁 선수의 지적을 유념할 때 더욱 가치가 있어지는 의견입니다.

바로 중국인 코치 영입에 대한 의견들이지요.

 

중국에서 선수를 수입해 귀화시키는 방식으로 중국을 이길 수 없고, 한국 선수들의 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중국인 코치를 영입해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 견해에 대해서 아래와 같은 문제들이 있음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1. 용품의 문제

 

개인적으로 여러 국가 선수들이 참여하는 훈련 캠프를 몇 차례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유럽 코치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들을 수 있었던 솔직한 평가들을 고려할 때 중국 코치가 가진 첫 번째 문제는 용품과 전형의 문제입니다. 중국 선수들이 사용하는 러버는 아시다시피 점착성이 있는 러버들이고, 국가 대표 선수가 사용하는 러버들은 점착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반발력이 높으나 그런 러버를 시중에서 구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중국인 코치들이 어렸을 때부터 사용해 온 러버는 그러한 점착성이 강한 러버들이지요. 점착성이 강한 러버들은 상대적으로 수평 스위과 대상 플레이가 장점이지만 중진으로 밀렸을 때는 공이 뻗지 않는 단점들이 있습니다. 반면 국가 대표들이 사용하는 특수 처리된 러버들은 전진에서도 좋고 중후진에서도 물론 좋습니다. 저도 어렵게 20여장의 중국 국대 러버를 구해서 시타하고 판매한 바 있는데, 일반 러버와의 차이는 현저합니다. (그렇지만 현재 제가 구한 러버도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이 사용한 러버와 같은 수준은 아니고 그 이하의 수준입니다. 올림픽에서 실제 사용된 러버와 같은 수준의 러버는 번호를 매겨서 사용한 이후에도 회수되기 때문에 중국의 해당 선수 외에는 어느 선수도 가질 수가 없는 러버입니다. 탁구닷컴에서 판매되는 러버는 그 바로 밑의 버전 러버로, 이 역시 일반적으로 구할 수는 없는 특수한 러버입니다. 혹시나 오해가 있을 수 있어 이 자리에서 밝혀 둡니다.)

 

바로 이러한 용품의 차이로 인해 중국 선수들이 훈련하는 방식은 여러 면에서 타 국가와는 다릅니다. 대상 플레이를 중시하는 면이 있는 데다가 러버의 특성을 감안하다 보니 타 국가에 비해서 좌우로 종종 거리면서 계속 해서 빠르게 때려 대는 중국 특유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이 선수들이 배워서 사용하고 있는 스텝, 스윙 등을 실제로 타 국가 선수들이 그대로 흉내내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우선 그 전형을 배우려면 그 러버로 바꿔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뭐든 궁극에 가면 다 통하고 비슷하리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탁구의 경우 중국과 한국의 차이는 현저합니다. 한국은 일본식 펜홀더 선수들이 주도했던 국가이므로 기본적으로 제 자리에서 돌아서서 백핸드 공을 포핸드로 잡아 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또 그러한 박자로 타이밍을 빼앗으려면 앞 뒤로 발을 움직여 공간과 시간적 여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우리 나라 선수들의 스텝은 기본적으로 어느 나라보다도 화려하고 앞 뒤 공간을 염두에 둔 큰 스텝이 많습니다. (물론 오상은 선수는 상당한 예외입니다. 오상은 선수는 전형적인 유럽형 스타일에 발을 많이 쓰지 않지요.)

그래서 어린 선수들을 데려다가 볼 박스를 하는 것을 비교해 보면 한국 선수들의 발놀림은 매우 다양하고 또 놀랍도록 화려하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중국 선수들은 뒤로 물러나는 일이 적기 때문에 그런 큰 스텝을 연습하지 않지요.

 

또 유럽 선수들의 경우도 최근 중국인 코치들을 많이 영입했는데요, 그 결과 달라진 면들이 많이 보입니다.

공을 앞에서 잡고 좌우로 종종 걸음을 치면서 물러나지 않는 형태의 전형으로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스타일로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상 드라이브에서는 중국 선수들처럼 하지를 못 하지요.

기본적으로 테이블 밖으로 나오는 공을 강하게 잡기 편한 것이 일반적인 러버들이고 수평 스윙에서의 적중율이 중국 러버만큼 따라와 주지 못한다는 점이 하나의 이유가 될 것입니다.

물론 그 외에도 체형이나 체력적인 면, 근육의 차이 등등, 세세한 이유들은 많이 있겠지만, 유럽 선수들이 중국인 코치를 영입해서 얻은 것들이 정말 중국 스타일로 바뀌는 큰 장점을 취했다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오히려 한 박자를 놓치는 듯 보이더라도 강력한 드라이브와 유연한 연타 플레이로 세계 탁구를 주름잡았던 발트너, 페르손의 시대보다 후퇴한 듯 보이는 면이 있지는 않은가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 중국인 코치를 유입한다면 기본적으로 용품 역시 중국 러버로 갈 것인가의 문제가 관건일 수 있습니다.

중국 러버를 사용하는 선수는 코치가 누구건, 중국 러버의 특성에 맞춰 자신의 전형을 갈고 닦아 나갈 것이고, 반면에 중국 러버가 아닌 다른 러버를 사용하는 선수는 중국인 코치가 가르쳐 주는 것대로 했다가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가 날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크로아티아 주니어 대표팀 감독과 예전에 훈련 캠프에 대해 의견을 나누면서 그런 얘기를 들었습니다.

실제로 선수들을 중국으로 보내보니 뭔가 배운 듯 하긴 한데 써먹지를 못 한다고 말이죠.

그러나 우리 나라에 와서 훈련을 하면서 배운 것들은 매우 유용하게 실전에 활용된다고 했습니다.

그 감독 의견은 러버의 특성이 배우지 못할 기술 영역을 만든 것이 아닌가 하더군요.

저 역시 크게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중국인 코치 영입에 대해서는 중국 러버를 우리 선수들이 사용할 것인지의 문제가 걸림돌이구요,

그렇게 했을 경우 우리는 계속 B급 러버로 플레이하고 중국 선수들은 우수한 A급 러버로 싸울 것이라는 점을 영원한 숙제로 안고 가야 할 것입니다.

 

(위의 글에 대해서 중국인 코치를 영입하되 용품 특성이 적용될 수 있는 분야 외의 것들을 배우면 되지 않겠는가 생각하실 분들이 계시겠지요. 그 분들은 이하의 글들을 추가로 읽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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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고슴도치 탁구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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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팔광 | 작성시간 16.02.12 오래전에 올리신 글이라 하셨는데 지금도 같은 생각이신지요?
    전 선진기술은 배워야 된다는 사고입니다.
    다양함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니다. 중국이 세계최강을 떠나서...
    한국선수와 게임할때 게임수준을 말하는겁니다.
    이기고 지는 문제가 아닌 게임의 수준을... 얼마전 딩닝과 자국의 여자선수경기를 보았는데..
    우리나라 여자선수들 경기수준과 너무 차이가 나더군요.
    이런식으로 계속나간다면 격차가 더 벌어질거라고 생각합니다.
    안타깝네요 탁구가 비인기종목이라 스폰도 많이 없어지고...(운동도 자본주의 원리라서...)
    인기 있는 야구선수 한명에겐 연봉 18억이나 주면서 탁구단 운용은 돈 아까워서 혜체하는 실정이니...
    누굴 탓하겠ㅅ
  • 작성자팔광 | 작성시간 16.02.12 탁구가 발전하려면...첫째는 보는경기로서 재미가 있어야 하는데....좁은구장 (탁구대 하나여서 그런지)
    보는 스포츠로서 한계가 있다는 거지요. 당구도 좁은 구장인데 오히려 경기장은 힘들지만...T.V 에선 보는경기로 경쟁력이 있는것 같스니다. 그래서 전문 채널이 생겼구요.
    경기장에서도 탁구대 하나가 좁으니 좀 멀리 있으면 경기를 자세히 볼수 없다는 한계...
    탁구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어....어케하면 보는스포츠로 흥미를 가질수 있을까?
    고심들 좀 하시고... 좋은 안을 찾아보면 좋은 안이 나오리라 생각합니다.
  • 작성자가을_하늘 | 작성시간 16.05.11 원론적으로 보면, 중국코치는 점착성 러버의 특성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그것을 실전에 반영하는 방법을 완전히 터득하여 전수 하고 있다는 것으로 이해를 했습니다. 그러면, 중국이외의 국가들은 타 회사의 러버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여 실전에 완벽하게 적응시키는 실전적 방법을 아직도 잘 모르고 있다는 것 처럼 들립니다. 그렇다면, 중국 이외의 나라에서는 자신의 특성에 맞는 러버 개발이나 그 러버의 실전적응에 대한 연구에 대하여 보다 심층적으로 접근하고 선수에게 적용할 수 있도록 준비되지 못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어떤 분야의 스포츠에서든 절대적인 것은 없다고 생각됩니다.
  • 답댓글 작성자가을_하늘 | 작성시간 16.05.11 예를 들면 양궁의 경우 결과만 보면 우리나라 선수에게 특화된 것 처럼 국제시합에서의 성적이 매우 우수하며,용품도 국산이 최고로 대접을 받고 있듯이 탁구도 혹시 중국선수에게 특화 된 것은 아닌지...???
  • 답댓글 작성자가을_하늘 | 작성시간 16.05.11 가을_하늘 그리고 지피지기 백전백승의 원리에 따라 점착성 러버의 장단점을 나름대로 연구해야할 필요가 있고 점착성러버 사용 선수를 이길려면, 연습시에도 점착성러버의 공격에 대한 수비연습을 별도로 해야하는 것은 아닌지 ??? 아마추어로서 궁금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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