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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중국인 코치를 데려오면 문제가 해결될까요? - 2. 전형의 문제

작성자TAK9.COM|작성시간16.02.11|조회수629 목록 댓글 6

(본 글은 1편, 용품의 문제에 이어서 쓰고 있습니다. 1편을 먼저 읽고 읽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2. 전형의 문제

두 번째로 생각해야 할 것은 전형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중국 탁구가 매우 폭이 넓고 다양하리라고 생각합니다만, 실제로 중국 탁구는 굉장히 트렌디하고 전국에 걸쳐 중국적인 한 가지 스타일만이 지배합니다. 분명 연구하고 그 결과 진화하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선수를 길러 내는 과정에서 각 개별 선수들이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다양하게 개성을 발휘할 수 있는 그런 문화가 아니기 때문에 중국 탁구는 매우 천편 일률적인 한 가지 전형을 전국의 수천만명이 계속해서 똑 같이 연습하는 그런 시장에 가깝습니다.

상대적으로 보면 한국이 전형의 측면에서 훨씬 더 다양합니다.

학교 체육을 보면 어느 학교든지 수비수 한 두명과 다양한 롱핌플 러버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고 (이것은 선수들의 미래를 위해서 바람직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초등학교 코치들이 직면한 현실의 문제이지요. 이 부분은 나중에 좀 더 후술하도록 하겠습니다.) 또 과거 현정화 선수를 비롯해서 숏핌플 러버로 화려한 각광을 받았던 선수들도 있기 때문에 숏핌플 전형도 비록 지금은 사라졌다고 말할 수 있지만 여전히 그 불씨를 가지고 있습니다.

세계 1위의 남녀 수비수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가진 장점도 어마어마하게 크지요.

 

유럽 어느 팀의 여자 선수가 훈련하는 모습을 저희 지금은 실업팀 수비 선수인 한 선수와 지켜 보면서 아주 안타까왔던 적이 있습니다. 우리 나라 선수들은 어느 누구든 공을 몸 안 쪽으로 최대한 끌어 들여 큰 스윙으로 강하게 찍어 내리는데 그 선수는 팔을 쭉 벋어 공을 가볍게, 정말 보기에도 가볍게 받아 내는 식으로 계속 훈련을 하고 있더군요.

문제는 그것을 바로 잡아 줄 코치가 없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전형을 경험하지 못했으니 수비수를 키워낼 수도 없고, 그렇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비 전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팀이 되는 것이지요.

 

최근에는 조금 달라진 양상도 있습니다만, 과거 유럽 클럽에서는 우리 수비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았습니다.

(생각해 보니 지금도 마찬가지네요. ^^)

우리 수비선수들의 유럽 내 승율이 매우 높기 때문이지요.

 

아무튼 우리 나라 탁구는 여러가지 면에서 볼 때 중국이나 유럽보다도 훨씬 더 다양한 전형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 다양한 전형들을 다 알고 제대로 비교해 가며 가르칠 수 있는 코치진은 전 세계에서 오직 우리 나라 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코치가 가진 경험치, 또 실제적인 지식의 다양성 등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뛰어나다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 나라 코치들이 유럽 탁구를 잘 알고 또 중국 탁구를 잘 알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유럽의 코치들도 매우 열심히 가르칩니다. 또 국가간의 교류가 활발해서 우리 선수들과는 조금 다른 의미에서의 다양성을 항상 경험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기본적으로 다양한 탁구를 어린 시절부터 경험하면서 성장하고, 중국과 유럽은 중국적 탁구, 유럽적 탁구 속에서 성장한다는 차이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몇 차례 유럽 쪽에 선수들을 데려가서 전지 훈련을 해 본 결과, 정말 훈련의 강도, 깊이, 성과 등에 있어 유럽 탁구가 한국 탁구와는 현저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실 유럽은 국가 대표 선수가 되지 않고서는 취미 수준의 탁구를 한다고 볼 수 밖에 없지요.

 

지금 독일 분데스리가 1부 선수로 뛰고 있는 필립 플로릿츠 선수와 총 3 차례에 걸쳐 같이 훈련 캠프를 경험했는데, 특별한 훈련 캠프가 열리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 주일에 2번 정도, 그것도 4시간 정도 탁구를 치는 것이 전부더군요.

그런데 한국은 1년이면 거의 360일 정도를 주니어 선수들이 탁구를 치고 있습니다.

그것도 하루 종일 탁구만 하며 지내는 경우가 태반이지요.

그러니 우리가 가진 훈련 시스템이 결코 세계적인 경쟁력에서 뒤질 수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중국인 코치를 영입한다고 하면 이런 훈련 시스템에 그들이 적응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힘들 수도 있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이런 강도 높은 훈련 환경 속에서 우리 선수들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다양한 롱핌플 선수, 숏핌플 선수들과 또 공격형, 수비형을 망라해서 다 경험하면서 성장합니다.

상대적으로 중국인 코치들은 자신들이 배우고 평생 보고 지낸 한 가지 전형만을 고집하기 쉽습니다.

다른 탁구에 대해서 편협할 수 밖에 없는 환경에서 지냈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그렇게 해서 중국이 세계를 재패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어쨌거나 그 코치들이 비교적 오만하고 고집스러운 것은 사실이고, 그것이 선수들의 다양성에 해가 될 수 있는 측면이 분명 있습니다.

 

 

(참고로 사견이지만 한국 탁구계에서 매우 민감한 부분일 수 있는 것 한 대목을 적습니다. 각 초등학교마다 선수를 키우는 코치들은 롱핌플 러버를 사용하거나 혹은 숏핌플 러버를 사용하는 선수들을 보유하려고 합니다. 앞으로 공이 바뀌게 되면 그런 선수들의 앞 날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현재 상황에서 롱핌플이나 숏핌플 러버로 운동하는 선수들이 실업팀까지 가는 것은 매우 쉽지 않습니다. 또 어린 선수들이 정말 그 전형이 맞는지에 대해서 선수 자신이나 부모님이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코치 선생님의 의견을 다 따르기 마련인데, 코치가 선수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고 그 전형을 요구하기 보다는 팀이 이기기 위해서 한 두명을 희생양이 되더라도 다양한 전형을 두려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문제의 소지가 있지요. 한편으로는 박봉 속에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든 코치 생활, 또 성적에 따라 언제든지 실직할 우려도 안고 있는 현실 등을 고려하면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압박 속에 팀 성적을 위해서 선수의 전형을 의도적으로 배치하려는 경향을 비난만 할 수는 없기도 합니다. 그러나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도 초등학교때 무심코 받아들인 그 전형에 대한 결정이 자신의 일생을 그렇게 만들었다는 것 때문에 후회하는 선수들이 있다는 것은 매우 가슴아픈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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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고슴도치 탁구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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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탁구하수★ | 작성시간 16.02.11 페북에 유승민 선수가 남긴 글이 생각납니다. 프로야구 이승엽 선수가 FA로 2년 36억원에 재계약했는데, 탁구단 1년 운영비 10억원이 아까워 팀을 해체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안타까운 맘을 전했는데요. 탁구로 성공할 수 있다는 토대를 만드는 것이 숙제네요ㅠ
  • 작성자전주이레 | 작성시간 16.02.11 좋은 글 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TAK9.COM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02.12 감사합니다. ^^
  • 작성자언젠간마롱껌딱지 | 작성시간 16.02.12 탁구 이제 우리나라에서 비인기 종목 운동이 된것은 아닌지.... 아직도 탁구장에 가면 많은 분들이 운동을 하지만.... 중국은 정치가들도 탁구를 즐긴다죠..?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골프를 즐기고요.. 문제가 한 두가지겠습니까만은 탁구이 발전을 그래도 기대합니다..
  • 작성자가을_하늘 | 작성시간 16.05.11 이것은 실현 불가능한 제안일지라도 한번 시도해봐야 할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말해봅니다. 우리나라도 스포츠 강국으로 발전하기를 원한다면, 모든 초, 중, 고등학교 학생들이 하나 이상의 스포츠를 의무적으로 선택해서 클럽활동을 하도록 시스템화하고, 각 학교별로 1가지 이상 특화 스포츠 과목을 선정해서 그기에 소요요되는 예산을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스포츠 복지를 제안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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