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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중국인 코치를 데려오면 문제가 해결될까요? - 3. 태도의 문제

작성자TAK9.COM|작성시간16.02.11|조회수795 목록 댓글 24

3. 태도의 문제

 

중국인 코치 영입 주장의 기본적인 전제는 영입할 코치는 중국 탁구의 우수성을 잘 알고 있고 또 그것을 한국 선수들에게 잘 전수하려고 노력할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실제 그런 결과가 안 될 확율이 높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유럽 팀 중에서 중국인 코치를 두어 성공적인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우선 의사소통의 문제가 가장 크겠지만, 선수를 키워 내는 것도 많은 차이가 있지요.

유럽의 경우는 선수를 키워 내지 않으면 코치가 클 수가 없습니다. 우수한 선수와 코치는 같이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좋은 선수에 코치들이 전력을 기울이지요.

그러나 중국은 기본적으로 항상 선수가 풍족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를 키우는 데 코치의 역할이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중국의 선수 육성 시스템은 그야말로 적자생존입니다.

국가대표 팀이야 제가 경험하지 못 해서 알지 못하지만, 그 외의 주니어 단계의 선수들까지는 기본적으로 잘 하는 선수만 계속 올라가고 못 하는 선수는 중간에 도태되는 시스템입니다.

선수들의 성장은 그 속에서 자기가 노력하는 것입니다.

코치들이 잡아주고 이끌어 주고 하는 것은 한국이나 유럽에 비해 현저하게 낮다고 봐야지요.

 

일반적으로 한 코치가 담당하는 선수의 숫자 면에서도 한국과 타 국가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유럽의 선진국들은 학교 체육의 일환으로 탁구 선수가 육성되기 때문에 코치는 한 학교의 한 팀에 전담되는 경우가 거의 없고 여러 학교 선수들을 돌아가면서 가르치는 지역 코치 제도가 일반적입니다.

아주 예외적으로 클럽에 소속된 코치들이 있는데, 클럽에 소속된 코치들도 하루 종일 선수를 지도하는 일은 없고 정해진 날짜만 지도하지요.

어쨌거나 한국처럼 10명 내외의 선수를 전담하여 오래 도록 가르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봐야 합니다.

 

또 중국의 경우도 워낙 선수가 많기 때문에 코치 한 사람당 선수의 숫자는 매우 많습니다.

한국 코치들은 선수들을 때려서 말들이 많지만, 중국은 그럴 일도 없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짐 싸서 내보내는 시스템이지요.

 

한국 코치들의 폭행 관행은 사실 전 세계 코치들에게 쇼킹한 이슈입니다.

중국에서도 폭행은 없다시피 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결과적으로 부정적이기는 하지만 그 배경을 살펴 보면 환경 자체가 그만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은 선수 수급이 항상 문제가 됩니다. 팀의 숫자만큼 선수들을 채우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 어떤 선수든 탁구를 시작했다고 하면 계속해서 데려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등학교 팀도 항상 보면 중도 포기하는 선수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코치들은 그 선수들이 중도 포기하지 않도록 노력을 많이 하죠.

 

그렇게 해서 중학교에 올라가면 또 중도 포기자가 생깁니다.

여력상 여러 선수들을 다 지원해서 키울 수는 없고, 일단 뽑으면 그 선수를 끝까지 데려가야 하는 것이 한국 탁구의 현실입니다.

그래서 잘 못 하는 선수들은 때려서라도 가르쳐야 하는 것이죠.

못한다고 방출 시키면 아예 단체전 멤버 구성이 안 되는 것이 대다수 팀들의 현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코치들은 선수를 개별적으로 다 챙겨야 합니다.

중국처럼 잘 못 한다고 방출 시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유럽의 경우는 우리 처럼 단체전을 중시하는 학교별 코치 제도가 없기 때문에 사실 코치들이 팀성적에 연연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잘 못하는 선수도 무조건 가르쳐서 어떻게든 잘 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의무감이 현저하게 적습니다.

유럽의 쥬니어 선수들은 중도 포기가 필수적이죠.

잘 못 하면 다들 중도 포기하고 생활체육인으로 자리매김 하게 되는데요,

아무리 더 하고 싶어도 받아줄 팀도 없고 돌봐줄 코치도 없습니다.

일정 시기가 되면 가려서 선수들만 데리고 올라갑니다.

 

그래서 유럽의 경우는 부모들이 자비 들여서 선수들을 자꾸 훈련 캠프에 보내야 합니다.

그런 특별한 훈련캠프라도 가야 제대로 훈련을 받고 어떤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우리 나라 코치들은 자기 선수들은 다 잘 키워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하면 팀도 해산될 수 있고, 또 단체전 멤버 자체가 구성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정말 절박한 상황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는 거라고 볼 수 있죠.

 

최근들어 초등학교 마다 선수 수급이 잘 안 되서 고민들인데요....

주세혁 선수가 귀화 선수 문제를 지적한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만약 선수들이 성장해서 들어갈 실업팀에 자리가 없다면, 선수 수급이 더욱 어려워 질 것은 뻔한 일이죠.

 

아무튼 이런 환경적인 차이 때문에 중국인 코치들은 정성 들여 선수를 키워 내는 관행 자체를 평생 보지 못하고 지내 왔던 사람들입니다.

그 사람들이 한국 오더니 갑자기 선수들에게 애정을 가지고 열심으로 지도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네요.

열심히 하는 것은 선수들이 하는 것이고 코치들은 가르치기 보다 잘 할 선수, 못 할 선수 구분해서 차등 대우만 하면 되는 그런 투양이 중국의 탁구 토양이니 말이죠.

 

중국의 탁구 학교는 각 층마다 탁구대가 쭉 놓여 있는 복층 건물들이 많습니다.

시합을 하다가 이기면 한 탁구대씩 거슬러 올라가고 지면 내려가는 것이지요.

잘 못하는 선수는 아무리 노력해도 1층만 전전하다가, 결국 자기가 2,3층 올라갈 실력이 안 되는구나 느끼는 순간,

보따리 싸고 집에 돌아갑니다.

어린 선수들이지만 그들을 가르쳐서 요령껏 이기도록 도와 주는 코치를 기대하기 어렵지요.

 

그러므로 이런 환경적 차이가 코치의 태도를 어떻게 갈라 놓을 것인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오스트리아 팀이었던 것 같은데요.. 주니어 팀에 중국인 코치가 한 사람 있었는데, 동료 코치들의 평가가 기억에 남습니다.

....... 적지는 않겠습니다. ^^   

다만 중국인 코치들이 열심히 가르쳐 줄 것이라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운 생각일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저는 민족주의자이거나 국수주의자이거나 하지는 않은데요,

얼마 전에 들은 얘기가 기억납니다.

아랍 에미리트 항공사에서 600명인가, 한국 승무원들을 1차로 채용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워낙 열심히 일을 하니까 기존 승무원들이 다들 그랬다고 해요.

처음 오니까 좀 열심히 하네.. 이렇게 말이죠.

그런데 그 승무원들이 지속적으로 열심히 일하니 모두 놀랐다고 합니다.

그래서 2년 후에 2000명의 한국인 승무원을 선발하겠다고 했지요.

제가 3-4년 전에 들은 얘기입니다.

 

그런데 정말 우리 나라 사람들은 외국에 가면 열심히 일합니다.

그래서 양궁 코치들도 한국을 능가하는 외국 선수들을 길러내지 않나 생각됩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한국적 특성입니다.

낯선 환경을 극복하고 성실히 일해서 높은 성과를 내는 것은 우리 민족의 큰 장점이지요.

 

그렇게 우리 코치들이 높은 성과를 내고 있으니 탁구도 그렇게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실 수 있지만,

의외로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해외에 진출한 중국 코치들의 숫자가 현저하게 적은 것도, 단순히 언어적 장벽만은 아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혹시 해외 대표팀 코치진이 중국인인 경우를 보신 일이 있으신가요?

 

그리고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중국인 코치들이 정말 열심을 내어 한국 선수들을 지도하려고 하더라도, 그들에게는 한국 선수들을 이해할 수 있는 기본적인 경험이나 정보가 부족하고 또 중국 선수들이 왜 그렇게 잘 싸워 이기는지를 정말로 지식적으로 알고 있지도 않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평생 그렇게 열심히 한 가지 전형을 목표로 해 온 것일 뿐이지, 그것을 이론적으로 알아들을 수 있게 지식화 되어 있지 않은 것이지요. 그렇게 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한국 선수들이 알아들을 수 있게 전달하고 그것을 소화활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 주느냐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한국 코치들, 전 세계적으로 매우 우수한 코치들입니다.

열심히 연구하고 노력합니다.

잘 못 가르치면 금방 팀 해체 되거나 쫒겨 날 수 있는 위기 상황 속에서 성장하는 분들입니다.

기본적으로 코치진이나 탁구 훈련 시스템에 대해서는 한국을 따라올 나라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선수층이 얇은 것이 근본적인 문제이지요.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관건입니다.

 

초등학교 선수들부터 잘 수급이 되어야 하는데, 이제 먹고 살 만 해진 우리 나라 경제 상황상, 그렇게 힘들고 어려운 운동을 시키려는 부모님들이 많지 않습니다.

이 문제부터 우리는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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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고슴도치 탁구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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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언젠간마롱껌딱지 | 작성시간 16.02.12 1. 경쟁구도에서 스스로 배운것을 자기것으로 만들고 발전하면 승패 이전에 기본기를 중요시 하는 나라와 선생이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치고 못하면 때리고 학생의 성향은 고려하지 않고 승패만을 강요하는 나라
    2.탁구로 유명해지면 아이돌 못지 않은 대접과 부를 누리는 나라와
    올림픽에서 금매달을 따야 이름석자정도 알리고 부와 명애는 고사하고 은퇴후도 장담 못하는 나라
    3.탁구 경기를 쉽게 접할수 있는 나라와
    야구.축구.골프.낙시를 쉽게 접하는 나라와 어찌 비교가 가능 할까요?
    투자 없는 성공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욕심이지요.
  • 답댓글 작성자언젠간마롱껌딱지 | 작성시간 16.02.12 언젠간마롱껌딱지 초 일류 선수중 김연아 선수의 경우 기술코치와 안무코치에게 구타를 당해서 초일류 선수가 되었습니까?
    세계적인 축구선수나 야구등 일류 선수들이 구타로 만들어 졌습니까? 마롱이나 장지커등이 구타로 만들어졌다고 볼수 없습니다. 김연아 선수의 인터뷰에서 "오서 코치는 기술을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구사할수 있는 스킬을 알려줬고 안무 코치는 나에게 웃는 법을 가르쳤다" 라는 인터뷰를 보았습니다.
    우리의 공부와 훈련이 일본식 주입 방식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해서 라고 보여 집니다. 너무 비관적일수 있지만요..
  • 작성자TAK9.COM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02.12 구타 문제는 언제 한번 따로 글을 올리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탁구계의 만연한 구타 문제는 세대 교체를 통해서 차츰 해결되어 가고 있긴 합니다만, 그래도 그것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바르게 알고 그것을 구분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제가 나설 주제는 아니지만, 그래도 한번 글을 적어 보고 싶네요.
  • 답댓글 작성자첫걸음마 | 작성시간 16.02.12 꼭 잊지 마시고 올려 주세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작성자BLAZE SPIN!! | 작성시간 16.03.08 과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위선자를이 윗선에 앉아 있는한 대한민국의 모든스포츠는 암울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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