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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새해를 맞아 작성했던 글입니다. ^^

작성자TAK9.COM|작성시간16.03.11|조회수485 목록 댓글 3




희망.....

2013년을 맞아 넥시의 운영 방향에 대해 여러 생각들을 거듭 하면서
제 마음 속에 맺힌 단어입니다.
사실 지난 해 내내 가장 많이 생각했던 단어이지요.
그래서 넥시 러버로 ITTF에 등록한 이름도 ELPIS (그리스어로 희망을 뜻함) 입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있었던 일들을 돌아보면 지금 우리 세대, 우리 시대에 가장 간절한 것은
희망인 것 같습니다.
때로는 추상적인 것 같고 별로 와 닿지 않는 말인 것 같을 수 있는 단어인데,
지금 제 마음 속에는 이 말이 굉장히 힘이 있고 절박하게 느껴집니다.


사실 희망은 추상적인 단어가 아닙니다.
가난한 나라 사람들의 눈에는 희망이 없습니다.
스스로가 뭔가를 해 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그러니 뭔가 절박한 무엇인가를 위해 나서지도 않습니다.
가난은 그 가난한 모습 그대로 대를 이어 진행되지요.
그런데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으면 그 사람은 달라집니다.


장하준 교수님이 지은 책에서 이런 대목을 읽었습니다.
우리는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게으르고 능력이 없어 가난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들에게 가난을 극복할 수 있는 어떤 계기, 도구가 주어지면
가난한 국민들이 게으름과 나태를 벗어버리는 것은 매우 빠른 시간에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과거 우리 나라 국민들도, 그리고 일본이나 독일 국민들도
매우 게으르고 이해 못할 정도로 나태한 국민들로 평가 되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그 안에 경제 발전의 어떤 계기, 혹은 정신 같은 것이 주어지자
급속도로 변화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희망이 중요합니다.
그 희망이 주어지면 저 가난한 아프리카의 나라 사람들도 일어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시대의 정의를 세우겠다는 좌절된 꿈들도 지속적인 방향성을 가지고 추구될 수 있지요.
한국의 어려운 경제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것도 그 희망을 우리 국민들이 품는 일에서 시작될 것입니다.


탁구를 칠 때도 그렇지요.
언젠가는 한 부수 더 올라갈 수 있다 라는 희망이 없으면
사실 실력이 는다거나 그것을 위해서 노력한다거나 하는 일이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희망을 찾고 싶습니다.
탁구닷컴은 어떤 희망이 있을까요?
올해, 여러분들은 어떤 희망을 붙들고 계십니까?

 

그런데 이 희망의 뿌리에 보다 더 깊은 또 하나의 가치를 저는 생각해 봅니다.


보신 분들이 좀 계시겠지요?
레미제라블을 얼마 전에 두번째로 봤습니다.
어릴 적 동화책으로 읽을 때에는 몰랐던 일인데, 영화를 보면서
장발장에 프랑스 혁명이 담겨 있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영화의 전반부는 가난의 테마로 시작합니다.
장발장은 극심한 가난 속에 어린 조카를 위해 빵을 한 조각 훔쳤다가 19년형을 받습니다.
형기를 마치기 전 가석방을 받아 나오게 되지만 가석방 문서를 들고 다니는 그를
어느 누구도 환영하지 않습니다.
그는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하며 천대를 받습니다.
그런데 그를 한 신부님이 받아 주고 그에게 사랑을 베풉니다.
다 잘 아시는 내용이지요.


그런데 장발장의 가난의 테마를 꿰뚫고 들어오는 판틴이라는 여자가 등장합니다.
너무 가난한 그는 일터를 잃고 헤매이다가 자신의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결국은 사창가까지 이끌려 오게 됩니다.
영화 중에서 10프랑의 돈을 벌기 위해서 생이빨을 뽑는 장면은
너무 섬찟하고 무섭습니다.
가난이 얼마나 절박하고 절절한지 모릅니다.


그런데 그 가난의 테마를 덮고 혁명의 테마가 등장합니다.
가난한 프랑스 국민들은 귀족들에 항거하여 혁명을 꿰합니다.
작가는 가난의 테마보다도 이 혁명의 테마 위에서 보다 더 오래 머무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가난의 테마가 혁명의 테마 속에서 서서히 희석되어 무뎌지는 것도 같습니다.


그리고 조금 지나서 다시 그 혁명을 관통하는 사랑의 주제가 등장합니다.
영화는 후반부로 가면서 그 혁명과 사랑이 교차하면서
점차 혁명은 사랑에게 자리를 양보하죠.


저는 사실 이 대목에서 조금 실망했습니다.
작가가 가난이라는 문제를 제대로 파고들지 않고
마치 혁명으로 가난의 문제를 덮어 버리는 듯 했고,
또 후반부로 갈수록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사랑이 가난도 혁명도 다 덮어 버리는구나,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음악과 모든 내용들이 너무 좋아서 한번 더 영화를 보게 되었지요.
그런데 두번째 볼 때는 많은 것이 다르게 보였습니다.
작가는 가난의 주제를 회피한 것이 아니고 그 주제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서의
혁명을 매우 치열하게 물고 늘어집니다.
한편으로 보면 가난은 누구나 아는 소재이지만 혁명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소재이므로
그것에 무게를 두는 것이 더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그 혁명이 결국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실패하면서
인간은 아주 비참하고 나약한 버려진 존재로 묘사되어 집니다.
그렇게 버려지고 오해받고 아무 것도 보상받지 못하는 인간이라는 존재의 절박한 아픔을,
그러나 마지막으로 갈수록 장발장의 위대한 사랑이
그 모든 아픔과 상처를 보듬고 하늘 높이 피안적인 희망의 가치를 쏘아 올립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너무나 인상적입니다.
저 하늘 나라에 수많은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며 장발장을 맞이 합니다.
영화 속에 묘사된 천국은 수많은 사람들이 프랑스 혁명의 노래를 같이 부르는 곳입니다.
혁명의 정신이 인간 세계 속에서 도달 불가한 추상적 목표로 내팽겨쳐지지 않고
저 천국 속에서 구현되는 것처럼 표현되어 있습니다.
실제 책에서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영화 속의 천국의 모습은
가난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인간들의 모든 노력들을 신이 버리지 않고
아름다운 천국 속으로 다 받아 들인 듯 합니다.


제가 희망이라는 말을 서두에 꺼내면서 이 영화를 이야기 한 것은
우리 시대의 희망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생각해 보기 위한 것입니다.


탁구닷컴을 운영하면서 기업이 할 일이 무엇인가,
그리고 제가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숱하게 많이 고민해 왔습니다.
여러 사정으로 인해 제가 탁구닷컴을 대표하는 대표자로 활동하는 것에 많은 부담을 느꼈고
또 어려운 경제적 여건과 치열한 경쟁 상황 속에서 다소 숨가쁘게 지낸 면이 많이 있었지요.
그 과정에서 제가 탁구닷컴에게 주고 싶었던 것은 탁월함과 신뢰, 그리고 자유로움이었습니다.
그 탁월함과 신뢰, 자유로움이란 원칙을 세우고 그 원칙을 존중함이 필요 했습니다.


그리고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탁월한 제품 개발,
창의적 기업 운영과 적극적이면서 능동적인 의사 소통 등이 뒷받침 되어야
그 탁월함과 신뢰, 자유로움이 가치는 가능할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제 마음 속에 크게 자리잡은 것은 공정함의 가치였습니다.
저를 잘 아는 사람에게만 혜택이 더 가는 구조여서는 안 된다,
탁구를 잘 치는 사람에게만 많은 혜택이 가는 구조여서도 안 된다.
혹은 운이 좋은 사람에게만 많은 헤택이 가서도 안 된다.... 등등
기업 운영의 공정함을 어떻게 담지할 수 있을까 하는 것에도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한편으로 이런 과정 속에서 의사 소통에 대한 물리적인 한계도 느꼈고
또 너무 제 개인의 이미지와 회사, 브랜드의 이미지가 가깝게 결부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생각,
혹은 조금 더 주관적인 단계를 넘어선 객관적인 브랜드로서 넥시를 끌어 올려야 한다는 생각 등
여러 가지 생각들이 한 해 동안 탁구닷컴을 운영하는데 작용을 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 생각들의 어떤 부분들은 조금 교정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 탁월함의 추구,
신뢰의 추구,
공정함.... 그리고 그 가운데서도 어느 정도의 자유로움을 추구한다는 것은
사실 탁구닷컴을 조금 딱딱하고 어려운 회사, 거리감이 있는 회사로 보이도록 했습니다.


그래서 한 해를 지나고 나면서 제 마음 속에 남은 것은,
어떻게 탁구닷컴을 조금 더 따뜻한 회사로 만들까 하는 것입니다.
또 넥시를 어떻게 하면서 부드럽고 친근한 것으로 만들까 하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권위의 문제로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습니다.
학창시절, 그리고 특히 남성들은 군대를 거치면서 권위의 문제에 많이 시달려 옵니다.
가부장적 문화, 또 그것에 결부된 고부간의 갈등 등으로 인해 여성에게도 권위의 문제는
매우 중요한 삶의 질문이죠.


그런데 세상을 바꾸는 것은
결국 그 모든 문제를 뛰어 넘는 사랑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동안 어떤 정의감 같은 것이 제 안에 많이 있었고
탁구닷컴을 운영하면서도 그 정의감의 개념이 필요 이상으로 과도한 반응으로 연결될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뭔가 부당한 일이 있다 싶으면 좀 과하게 반응하는 편이었지요.


그런데 이 시대는 정의의 상실을 보듬을 수 있는,
혹은 정의의 영역이 상실된 것을 보상할 수 있는
사랑의 가치가 요구되는 시대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저는 올해 어떻게 하면 탁구닷컴을 따뜻한 회사로 만들 것인지를 고민하려고 합니다.
무원칙 하고 방향 없이 다 표류하는 것은 물로 안 되겠지요.
지켜야 할 것을 지키고 존중해야 할 것은 고집해 가면서 일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 가운데서도 권위적인 형태로 뭔가 정의로움의 가치를 우선했던 것은
올해 더 부드럽고 따뜻한 "사랑"이라는 더 상위적 가치 앞에 자리를 내 주었으면 합니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할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우선 방향을 그렇게 정하고 살아 가려고 합니다.
더 따뜻하고 더 부드럽고 더 품어주는 회사,
가격이나 품질이라는 가치로만이 아닌,
그 사랑의 가치로 여러분들과 한 해를 지내고 싶습니다.


당분간 이 생각을 담아서 제품 개발과 회사 운영을 해 보려고 합니다.
지켜봐 주시고, 탁구닷컴이 많이 부족하더라도, 여러분들도 사랑의 눈으로 대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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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TAK9.COM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03.11 2013년의 글이지만, 여전히 제 마음과 같습니다.
    따뜻한 탁구닷컴이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
  • 작성자걷기싫어 | 작성시간 16.03.11 오늘 사무실 방문했었습니다. 근무환경도 좋고 자유로운분위기도 좋아보였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TAK9.COM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03.15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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